후지필름일렉트로닉이미징코리아는 9일 서울 송파구 후지필름 코리아 잠실 에비뉴엘점에서 바랜 작가 개인전 ‘사물의 결’을 열고 오늘부터 내년 1월 29일까지 전시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매일 스쳐 지나가는 사물들이 하나의 결로 이어지며 새로운 장면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관람객에게 보여주는 자리다.

바랜 작가는 오랜 시간 사물의 고유한 결을 펜드로잉으로 기록해왔다. 작가에게 펜은 언제나 손끝에 남아 있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도구였으며, 펜 한자루로 사물의 결을 깊숙하게 파고드는 과정 그 자체가 창작의 즐거움이었다. 무엇이든 묘사할 수 있다는 확신은 곧 작가의 화풍으로 이어졌고, 이를 바탕으로 탄생한 ‘사물의 결’ 시리즈는 일상 속 사물과 풍경을 채집하듯 모아 한 화면 위에 서로 다른 조각을 연결하고, 각 요소가 만들어내는 리듬을 곳곳에 남겼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그동안 축적해온 펜드로잉 조각들을 한 공간에 펼쳐놓는 형태로 구성됐다. 관람객은 화면 속 작은 요소들 사이를 이동하며 선의 흐름을 세밀하게 읽을 수 있으며, 다시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보면 서로 다른 사물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하나의 장면으로 완성되는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대표작 ‘Texture of the things’는 ‘사물의 결’ 시리즈의 본질을 가장 잘 담아낸 작품으로, 각 요소가 자연스럽게 얽혀 하나의 화면을 구성하고 있어 작가가 선을 통해 사물을 탐색해온 방식이 그대로 드러난다. 또한 겨울을 주제로 한 ‘Texture of the Winter’는 계절의 온도와 주변 사물들이 남긴 결을 차분하게 해석하며 시리즈의 확장성을 보여준다.

작가는 매 선을 긋기 전, 그 선이 정말 필요한지 스스로에게 질문해왔다고 말한다. 어디까지 묘사해야 하고 무엇을 남겨두어야 하는지, 화면 안에서 각 요소가 어떻게 어울릴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한 끝에 한 장면이 완성됐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사물의 결을 하나씩 따라가며 읽어보고, 멀리서 전체가 응축되는 순간을 경험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향후에도 ‘사물의 결’ 시리즈를 다양한 레이아웃과 방식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후지필름 코리아 임훈 사장은 “이번 전시는 우리가 매일 마주하지만 쉽게 지나치는 대상들의 결을 섬세하게 포착해 보여준다”며 “관람객이 선의 방향을 따라가며 익숙한 사물 속에서 새로운 감각을 발견하고 자신만의 리듬을 읽어내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에비뉴엘점에서는 전시 기간 동안 바랜 작가의 포스터 14종과 엽서 12종으로 구성된 굿즈도 함께 선보인다.

이준문 기자/jun@newsta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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