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가 달리면서 발생하는 바람으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기술을 인도의 물리학자가 발명했다. (오토헤럴드 DB)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바람을 에너지로 바꾸려는 인류의 도전은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돛단배에서 풍차, 대형 터빈을 거쳐 인류에게 가장 깨끗한 에너지를 공급해 온 바람이 이제 전기차를 충전하는 ‘꿈의 기술’이 될지도 모른다.
전기 동력을 이용한 이동 수단의 가장 큰 불편은 ‘충전’이다. 믿기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충전소도, 플러그도 없이 바람만으로 주행 중 전기를 생산하는 새로운 전기차 기술이 인도의 한 과학자에 의해서 연구되고 있다.
바람으로 충전하는 기술을 개발한 인물은 인도 마하라슈트라의 물리학자 사탸음 쿠마르 자(Satyam Kumar Jha) 교수다. 그는 아내 프리티 자(Preeti Jha)와 함께 차량 주행 중 발생하는 바람을 전기로 전환하는 초소형 풍력 발전 시스템을 설계했다.
실시간으로 배터리를 충전하는 이 방식은 세계 최초다. 일반적인 풍력 기술이 강풍이나 고속 주행 환경에 의존하는 것과 달리 이 시스템은 시속 30km 이하의 저속 도시 주행 환경에서도 충전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거대한 터빈도, 복잡한 장치도 필요 없다. 아주 작은 장비만으로 정체된 도심에서도 배터리는 충전된다. 실제로 이 전기차는 주행을 멈추지 않는 한 배터리 잔량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현실화 한다면 충전소 부족, 긴 대기 시간, 충전 비용 등 기존 전기차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더욱 인상적인 점은 이 기술이 어떤 대기업이나 국가 기관의 프로젝트가 아닌 개인 연구자의 실험실에서 탄생했다는 것이다. 전기차 인프라가 부족한 인도, 특히 농촌과 저개발 지역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고려된 이 기술은 단순한 도심형 전기차 솔루션을 넘어선다. 자 교수는 “이 시스템은 오히려 전력 수급이 불안정한 지역에서 더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현재 이 기술은 상용화 초기 단계에 있으며 자 교수는 기술을 확산시킬 제조사와 투자자를 찾고 있다. 그는 “우리는 에너지 혁명의 문 앞에 서 있다. 이 기술은 단순한 실험이 아니라, 실제 삶을 바꿀 수 있는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말했다.
충전소도, 플러그도 필요 없는, 바람이 곧 연료가 되는 전기차 시대가 열릴지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자 교수의 기술 역시 이론에 그치고 있으며 가능성이 전혀 없는 그리고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그러나 상상을 현실로 바꾸기 위한 과학자들의 집요하고도 무모한 도전이 계속되는 한, 그 가능성은 먼 미래의 일이 아닐수도 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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