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27일, 세계 최대 인터넷 스트리밍 사이트 트위치의 국내 서비스가 종료된다. 트위치는 다른 나라에 비해 10배 이상 높은 대한민국의 망 사용료 때문에 현저한 손실을 안고 있으며, 최대 화질을 720P로 낮추는 등 네트워크 수수료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으나 더이상 서비스를 지속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국내 트위치 스트리머와 시청자 모두에게 큰 충격을 안겨준 망 사용료 논란, 과연 사실일까? 또한 한 순간에 ‘디지털 유목민’이 된 유저들은 어디에 둥지를 틀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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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위치 국내 철수, 정말 망 사용료 때문일까?

사실 ‘망 사용료’로 인한 국내 철수는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다. 이미 1년 전 망 사용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 세계에서 오직 한국에서만 720p 화질 제한이라는 강수를 두면서 큰 논란이 되었기 때문이다. 당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는 ‘정당한 사유 없이 서비스 이용을 어렵게 할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위법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민감한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트위치는 결국 동영상 화질 저하를 감행한 데 이어 VOD 기능까지 중단하면서, 방송 클립이나 하이라이트 등 다시보기 서비스를 제한했다.

한국 시청자에 대한 이같은 규제 역시 점점 늘어가는 망 사용료 부담이 원인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대신증권 자료에 따르면 트위치는 지금까지 연 500억 가량의 망 사용료를 납부해왔고, 2022년 10월에는 900억에 가까운 트래픽 비용이 예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추정치로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 없다. 그러나 한국 망 사용료가 다른 나라에 비해 지나치게 높고, 이것이 국내에서 서비스를 지속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한 것은 사실인 듯하다. 화질 제한 논란 당시에도 트위치는 스트리머들에게 망 사용료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국내 통신사들과 망 사용료를 협상하려는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포착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판도라TV, 엠군, 엠앤캐스트 등 군소 스트리밍 플랫폼은 과도한 망 사용료를 견디지 못해 사업을 철수했고, 꾸준히 망 사용료의 부당함을 주장해 온 왓챠는 ‘매출의 10%를 망 사용료로 지불하고 있다’며, 국내 망 수수료가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최대 15배 비싸다고 밝히기도 했다.

결국 해외와 다른 국내 환경으로 인해 다른 나라에 비해 수익 환경이 좋지 않았고, 화질 제한 등 여러 가지 방법을 고안했으나 더이상 이같은 손해를 감당하기에는 문제가 있다고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에 피해는 고스란히 국내 이용자들에게 돌아갔다. 트위치 한국 철수 소식이 알려지자 통신사들의 과도한 망 사용료 부담이 도마 위에 올랐고, 통신 3사는 뒤늦게 재협상 의사가 있다고 밝혔으나 비난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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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위치 떠난 ‘디지털 유목민’ 어디로 갈까?

사진 출처: 우왁굳 유튜브

이제 갈 곳을 잃은 70만 트위치 유저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 국내 스트리밍 플랫폼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던 트위치 한국 철수가 결정되면서, 트위치 이용자 수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평균 70만 명에 이르던 일간 이용자 수는 점점 줄어들어 60만 명대로 떨어졌고, 다른 스트리밍 플랫폼들은 이탈자를 유입시키기 위해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트위치와 전통적인 대립 구도에 있었던 아프리카TV가 수혜를 누릴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네이버도 빨랐다. 2023년 12월 6일 트위치가 국내 철수 소식을 전한 이후 2023년 12월 19일, 네이버가 발빠르게 ‘치지직’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치지직은 네이버가 만든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2024년 2월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트위치 이용자 수가 10만 명 가량 이탈하면서 아프리카TV가 트위치의 일간 이용자 수를 제치긴 했으나, 아프리카TV 이용자 수가 크게 늘지 않고 제자리 수준인 반면 치지직은 서비스 첫 날 이용자 수 42만 명을 기록한 뒤 지난 12일까지 30만 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방송 채널 수 증가폭 역시 아프리카TV의 3배에 달해, 트위치를 떠난 스트리머들이 새로운 보금자리로 치지직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60만 이상 팔로워를 가진 인기 스트리머 서새봄냥, 풍월량, 한동숙 등은 치지직에서 방송을 시작한다고 알렸고, 침착맨은 당분간 치지직, 아프리카TV, 유튜브에서 동시 송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100만 팔로워를 가진 인기 스트리머 우왁굳과 우왁굳이 만든 버추얼 유튜브 그룹 이세계아이돌은 아프리카TV로 이적한다고 발표했다. 

시청자들은 인기 스트리머를 따라 대거 이동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트위치 종료 전까지 각 플랫폼의 스트리머 쟁탈전은 상당히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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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TV VS 치지직, 승자는 누가 될까?

 #숲SOOP #탄탄한시청자층 #이미지변신

사실 아프리카TV는 트위치와 악연이 깊다. 2016년 아프리카TV가 스트리머들에게 호스팅 비용이라는 명목으로 수백만 원의 광고비를 요구하고 유튜브 동시 송출을 금지하는 등 갑질 행위로 논란이 되었을 때 아프리카TV 내 게임 스트리머들이 트위치로 대거 이동했기 때문이다. 이때 트위치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인기 스트리머들을 영입하기 위해 공을 들였고, 이후 시청자 수가 크게 증가하면서 국내 1위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자리잡는 데 성공했다.

아프리카TV는 이후 호스팅 비용을 폐지하고 유튜브 동시 송출을 일부 허용하는 등 운영방침을 개선했으나, 아직까지 고질적인 문제에서는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바로 ‘선정성 논란’이다. 아프리카TV는 오래 전부터 별풍선(유료 상품)을 유도하기 위한 BJ들의 자극적인 방송으로 수많은 사회적 문제를 만들어왔다. 아프리카TV 특유의 폐쇄적인 문화도 이같은 부정적인 이미지 형성에 한 몫한다. 얼마 전 아프리카TV로 이적한 트위치 1위 스트리머 우왁굳 역시 아프리카TV 이적을 고민한 단 한 가지 문제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꼽았을 정도.

아프리카TV의 새로운 이름, 숲(SOOP)

이에 아프리카TV는 칼을 뽑았다. 2006년부터 사용해 온 ‘아프리카TV’라는 이름을 숲(SOOP)으로 변경하면서 이미지 쇄신에 나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TV를 상징하는 ‘BJ’, ‘별풍선’ 등의 명칭도 완전히 새롭게 바꾸고, 동남아시장을 타깃으로 한 글로벌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이와 함께 최대 1440p 고화질 라이브 지원과 AI 챗봇 등 새로운 기능도 도입할 예정.

아프리카TV는 2006년부터 오랜 시간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어온 만큼 탄탄한 이용자 층을 확보하고 있으며, 스트리밍 환경이 우수하고 후원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다. 따라서 이번 이미지 개편에만 성공한다면, 트위치를 대신해 국내 대표 스트리밍 플랫폼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새로워진 아프리카TV 숲(SOOP) 글로벌 베타 버전은 2분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네이버파워 #E스포츠 #훌륭한접근성

치지직은 네이버에서 출시한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이다. 국내 1위 포털 네이버에서 서비스하는 만큼 접근성이 뛰어나고 주목도가 높으며, 네이버 페이와 연동되어 간편한 후원이 가능하다. 네이버 쇼핑에서 모은 포인트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 또한 강점. 무엇보다 치지직은 네이버 게임을 골자로 한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이다 보니, 트위치 주 이용자 층을 흡수하기가 수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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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치 철수 소식에 발맞춰 베타 서비스 오픈을 앞당기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트위치에서 이탈하는 유저를 최대한 흡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전체적인 UI도 트위치와 매우 유사해 적응하기가 쉽고, 트위치 구독기간 이어가기 서비스를 통해 트위터에서 구독하던 스트리머 리스트를 자동으로 가져오면서 구독기간도 그대로 합산될 수 있도록 했다.

치지직에서 제공하는 트위치 구독기간 이어가기 서비스

다만 치지직 역시 오픈과 동시에 논란이 불거졌다. 한 스트리머가 욱일기가 그려진 옷을 입고 방송을 진행한 것이다. 이후 치지직이 성범죄자를 비롯한 전과자들과 자극적인 성인 방송 스트리머들을 여럿 합격시킨 것으로 드러나면서 문제가 되었고, 치지직은 이용약관 개정을 통해 위법행위 및 선동 이력이 있는 스트리머를 규제하고 음란물을 필터링하는 AI 기능을 추가했다. 또한 24시간 모니터링 등 강력한 규제로 유해 콘텐츠를 적극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네이버는 국내 최대 e스포츠 리그인 LCK 개막에 맞춰 네이버 e스포츠와 치지직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시청자들의 선택권을 넓혀 만족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며, 이 밖에도 네이버 검색이나 카페 등 자사가 보유한 서비스들과 연계를 통해 경쟁력을 키워나갈 전망이다. 트위치 철수로 심화되는 플랫폼 경쟁, 과연 승자는 누가 될까?

기획, 편집 / 다나와 홍석표 hongdev@cowave.kr

글 / 박다정 news@cowav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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