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개월 동안...

회사 일에 AI를 싹 다 붙여봤어요. 콘텐츠, 계약서 검토, 정산, 채용, CS까지요. 실제로 사무실 일은 절반쯤 줄었는데, 지나고 보니 진짜 승부처는 화려한 프롬프트 기술이 아니었더라고요. AI한테 일 시키기 전에 미리 해둔 밑작업, 즉 데이터 정리가 전부였습니다. 이걸 깨닫기까지 몇 달을 헤맸네요.


직접 세팅하고 돌리면서 삽질 끝에 건져 올린 팁들. 중요도 순서라기보단 실제로 겪었던 순서대로 풀어볼게요.




[1단계: 일 시키기 전에 밑작업부터 치기]

  1. 일단 회사 툴 계정부터 전부 법인 명의로 통일하세요 직원 바뀌거나 퇴사해도 AI에 쌓아둔 데이터랑 프롬프트가 안 날아가요. 남의 회사 15년 다니면서 담당자 퇴사하고 계정 꼬여서 일 터지는 걸 너무 많이 봐가지고, 저는 시작부터 이거 원칙으로 박고 들어갔습니다.

  2. 잡다한 메모는 노션이든 옵시디언이든 한곳에 냅다 쌓으세요 그래야 AI가 내 평소 말투랑 생각하는 방식을 먹고, 남의 글이 아니라 '내 글'을 써줍니다. 카톡 나와의 채팅 같은 데 흩뿌려두면 아무 쓸모가 없어요. 폴더 나누고 태그 다는 거 귀찮으면 그냥 한 군데 던져두기만 하세요. 나중에 AI한테 "알아서 정리해줘" 시키면 끝입니다. 저도 처음 서너 달은 그냥 막 던져뒀어요.

  3. 사진이랑 영상 소스는 무조건 한 폴더에 다 몰아넣으세요 그래야 릴스든 카드뉴스든 "야, 이 폴더 보고 만들어봐" 한 줄로 끝납니다. 운영 중인 클래스 드라이브를 기획 문서 폴더랑 미디어 폴더 딱 두 줄기로 싹 뜯어고치는 데 이틀 내내 걸렸거든요? 근데 그 뒤로 콘텐츠 뽑는 속도가 차원이 달라졌어요. 제발 이것부터 하세요.

  4. 고객 데이터는 구글 시트나 에어테이블 표 하나로 합쳐두세요 표 하나로 묶여 있어야 "이번 달 재수강 비율 몇 퍼야?"라고 한 줄 툭 던졌을 때 바로 답이 나와요. 여기저기 흩어진 엑셀 파일 5개 하나로 합치느라 일주일 동안 진짜 머리 쥐어뜯었는데, 그 뒤로 매달 수십 시간을 벌었습니다. 제일 귀찮은 게 제일 남는 장사더라고요.

  5. 다달이 돈 나가는 정기 결제 서비스부터 리스트업해두세요 안 쓰는 계정에서 줄줄 새는 쌩돈을 AI가 귀신같이 찾아서 영문 환불 메일까지 싹 써줍니다. 티처블 안 쓰는 휴면 계정에서 몇십만 원 빠져나간 걸 뒤늦게 발견한 적이 있어요. AI한테 상황 털어놨더니 환불 요청 메일부터 거절당했을 때 칠 2차 메일, 카드사 이의제기 문구까지 세트로 쫙 뽑아주더라고요. 작은 회사일수록 이런 고정비 관리 필수입니다.



[2단계: 당장 머리 아픈 일상 업무 쳐내기]

  1. 정산 파일은 무조건 "검산해줘" 한 번 돌려보세요 사람 눈으로 세 번을 뚫어져라 본 엑셀에서도 기어이 수식 오류를 찾아냅니다. 실제로 한번 잡아낸 날 등골에 식은땀이 쫙 흘렀는데, 그 뒤로는 정산 파일 넘기기 전에 무조건 AI 검산 거쳐요.

  2. 계약서 초안은 변호사 가져가기 전에 AI한테 먼저 던지세요 수익 배분, 저작권, 개인정보 조항에서 구멍 난 걸 기가 막히게 짚어줍니다. 강연 제휴 계약 볼 때 픽셀 데이터 소유권 조항 빠진 걸 AI가 먼저 잡아냈어요. 제가 세 번을 정독하고도 놓쳤던 건데 말이죠. 변호사님 대신까진 아니어도, 사전 필터링용으로는 돈값 차고 넘칩니다.

  3. 프로그램 에러 뜨면 검색하지 말고 에러 메시지 통으로 복붙하세요 영상 편집 툴 플러그인 에러 났을 때 문구 그대로 긁어 넣었더니, 알고 보니까 유료 전용 기능이라고 30초 만에 알려주더군요. 혼자 구글링하면서 한 시간 삽질했던 게 너무 허탈했습니다.

  4. 자주 들어오는 질문들은 FAQ 문서로 한 번 싹 묶어두세요 고객 문의 답변 초안을 AI가 그 문서를 기준으로 일관되게 써줍니다. 수강생 응대 메시지를 노션에 정리해 두니까 담당 직원이 바뀌거나 자리를 비워도 답변 톤이 절대 안 깨져요.

  5. 채용공고도 AI랑 머리 맞대고 세트로 짜세요 공고문 본문뿐 아니라 면접 질문, 평가표, 온보딩 체크리스트까지 한 방에 뽑힙니다. 마케터 뽑을 때 원티드용이랑 맘카페용 말투를 다르게 뽑아서 올려봤는데, 진짜 지원자 결이 확 달라지더라고요. 같은 포지션도 말투 하나로 오는 사람이 바뀐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6. 보도자료 쓸 땐 "네이버 송고 규격으로 써줘"라고 콕 집으세요 매체별 양식을 AI가 이미 꿰고 있어서 양식 찾느라 시간 날릴 필요가 없습니다. 출간 기념회 보도자료를 버전별로 뽑아내는 데 한 시간도 안 걸렸어요. 예전 같으면 반나절은 족히 붙잡고 끙끙댔을 일입니다.

  7. 행사 장소 알아볼 땐 "네이버 지도에서 싹 다 긁어와"라고 하세요 스페이스클라우드 같은 대관 사이트만 보던 좁은 시야가 지도 전체로 뻥 뚫립니다. 예전엔 플랫폼 서너 군데 뒤지는 게 고작이었는데, 네이버 기준으로 긁으니까 플랫폼에 안 올라온 알짜배기 공간이 훨씬 많더라고요. 후보가 10군데에서 40군데로 늘어나는 거 보고 그동안 대체 뭘 봤나 싶었습니다.



[3단계: 콘텐츠 & 브랜딩 뽑아내기]

  1. 따라 하고 싶은 레퍼런스부터 무조건 모아두세요 "이 느낌으로 써줘" 한 마디가 어줍잖은 프롬프트 백 줄보다 백배 낫습니다. 주얼리 브랜드 인스타 굴릴 때, 해외 본사랑 결 맞는 국내 브랜드 캡션 10개를 먼저 들이밀었어요. 거기에 우리 해시태그 3개 제한 규칙만 얹어주니까 첫 초안부터 방향이 전혀 안 빗나갑니다. 내 취향 설명하느라 프롬프트 길게 쓸 바에 레퍼런스 10개 던져주는 게 제일 빠릅니다.

  2. 경쟁사 인스타 링크 싹 긁어모아 두세요 좋아요랑 댓글 터진 패턴을 AI가 긁어와서 "요즘 시장에서 뭐가 먹히는지" 표로 딱 정리해 줍니다. 15년 동안 감으로 하던 벤치마킹이 숫자로 증명되는데, 제 감이 틀렸던 적도 꽤 많아서 속이 좀 쓰리긴 하더라고요.

  3. 대표 본인 얼굴이랑 목소리 샘플은 미리 따두세요 숏폼 초안을 AI가 싹 치고 나가고, 본인은 최종 검수만 하면 됩니다. 같이 일하는 크리에이터 대표님 마케팅 릴스를 이렇게 돌려봤는데, 아직 살짝 어색한 컷은 있어도 "아 이번 주엔 또 뭐 찍지?" 하는 소재 고갈 스트레스는 완전히 사라졌어요.

  4. 길 가다 생각나는 잡생각은 무조건 음성으로 녹음해두세요 이동하면서 3분 중얼거린 게 저녁에 훌륭한 블로그 초안이 됩니다. 사실 지금 이 글도 절반은 차 운전하면서 말로 떠든 거 정리한 거예요. 시간 없어서 글 못 쓴다는 핑계는 이제 끝났습니다.

  5. 홈페이지 만들 땐 외주 맡기기 전에 AI로 초안부터 올려보세요 프레이머 같은 툴로 AI 붙여서 올리면 금방 만드는데, 진짜 장점은 그 다음이에요. 카피 문구 하나 바꾸겠다고 외주 업체에 메일 보내고 며칠씩 기다리던 시절이 끝납니다. "이 부분 문장 좀 바꿔줘" 하면 1초 만에 수정되니까요.



[4단계: 퇴근 후에도 돌아가는 자동화 & 원격 세팅]

  1. 똑같은 프롬프트를 두 번 썼다면 바로 저장해 두세요 세 번째부터는 사람이 손으로 칠 게 아니라 자동화로 넘겨야 할 신호입니다. 세 번 반복되는 일은 n8n 같은 툴로 넘겼어요. 처음엔 슬랙으로 입금 알림 뜨는 아주 단순한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환경이 바뀌어서 n8n도 안 쓰게 됐지만요.)

  2. 사무실 컴퓨터에 밖에서 접속할 수 있게 원격 환경을 뚫어두세요 빡센 대형 작업은 그냥 컴퓨터에 걸어두고 쿨하게 퇴근하면 됩니다. AI는 야근 수당도 안 받고 밤새 일하니까요. 테일스케일(Tailscale)로 사무실 맥미니를 집 노트북에 묶어뒀는데, 복잡한 공유기 설정 없이 앱만 깔면 끝입니다. 카페에서 커피 마시면서도 사무실 컴퓨터에 AI 일감 싹 물려둡니다.

  3. 고객 단톡방에 AI 모니터링 봇을 박아두세요 몇백 명 있는 단톡방을 사람이 24시간 감시할 수는 없잖아요. 예전엔 자다가도 깨서 단톡방 뒤적거렸는데, 지금은 "환불", "오류", "안 돼요" 같은 키워드가 뜰 때만 AI가 제 폰으로 알림을 쏴줍니다. 그때만 슥 들어가서 수습하니까 일 터지는 경우가 싹 사라졌어요.

  4. 그 단톡방 대화는 매일 밤 요약해서 지식으로 쌓아두세요 알림만 받고 넘기지 말고, 매일 밤 대화를 요약해서 노션에 쌓아두면 엄청난 VOC 데이터베이스가 됩니다. 고객들이 평소에 어디서 막히고 뭘 궁금해하는지가 매일 쌓여요. 저희 다음 클래스 커리큘럼도 사실 이 요약 데이터 뜯어보다가 나왔습니다.



[5단계: 멘탈 관리와 절대 잊으면 안 되는 원칙]

  1. 뜬구름 잡는 일 말고 아주 작은 잔심부름부터 시키세요 "사업계획서 써줘"보다 "회의록 정리해줘"가 백만 배 낫습니다. 저도 첫 달은 회의록이랑 메일 답장 쓰는 것만 시켰어요. 처음부터 거창한 거 시켰다가 실망하고 때려치우는 사람 여럿 봤는데, 작은 일에서 신뢰가 먼저 쌓여야 그 다음 큰 그림이 눈에 들어옵니다.

  2. AI한테 "이 제안의 단점과 리스크를 싹 다 반박해봐"라고 시키세요 외부에서 들어온 제안이 우리한테 진짜 득인지 냉정하게 판별해 줍니다. 유명 채널이랑 콜라보 제안 들어왔을 때 솔직히 이름값에 혹할 뻔했는데, AI가 "상대방만 배부른 구조"라고 표로 팩폭 날려준 덕에 정신 차리고 거절했어요. 대표는 주변에 반대해 주는 사람이 없어서 이런 브레이크가 진짜 소중합니다.

  3. 그래도 마지막 최종 검수는 무조건 사람이 직접 하세요 AI는 틀린 소리도 아주 당당하고 그럴듯하게 짓걸이거든요. 계약서든 정산이든 보도자료든 발송 버튼 누르기 전엔 무조건 제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합니다. AI가 덜어주는 건 '작업 과정'이지 '최종 책임'이 아니에요. 내가 모르는 걸 AI한테 시키면 걔가 개소리를 해도 알아채질 못합니다. 위에서 말한 것들을 굳이 손수 다 세팅해 본 이유도 이거예요. 직접 만져본 사람이어야 AI가 낸 삑사리를 잡아낼 수 있습니다.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