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팔에 새겨진 가장 따뜻한 목소리

열한 살 자폐 스펙트럼 장애 소년, 헌터.
헌터는 늘 태블릿 화면의 자판을 두드리며
세상과 이야기를 나누곤 했습니다.
하지만 기계란 언제든 꺼질 수 있는 법이지요.
어느 날, 식당에서 갑작스레 태블릿 배터리가 방전되자
헌터의 세상도 캄캄하게 멈춰 서는 듯했습니다.
가족들이 모두 난감해하는 순간,
헌터는 조용히 식탁 위 냅킨 한 장을 펼쳤습니다.
그리고 서툰 손길로 컴퓨터 자판 속 알파벳들을
하나하나 삐뚤빼뚤 그려 넣었습니다.
작은 두 손가락으로 종이 자판을 꾹꾹 누르며,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을 엄마에게 전하던 헌터.
종이 위를 오가는 작은 손가락을 지켜보던
엄마 제시카는 가슴이 미어지며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다짐했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어떤 순간에도
내 아들의 목소리가 끊기지 않게 하리라.’
엄마는 자신의 팔뚝 위에 커다란 키보드를 새겼습니다.
그 자판 위에는 알파벳뿐만 아니라
아들의 마음을 보듬어 줄 ‘예’, ‘아니오’,
‘웃는 얼굴’, ‘슬픈 얼굴’,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랑해요’ 버튼도
함께 새겨 넣었습니다.
“내 몸에 천 개의 흉터가 남더라도,
내 아들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길이 생긴다면
저는 기꺼이 그렇게 할 것입니다.”
이제 헌터는 배터리가 꺼질까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언제든 따뜻한 엄마의 팔 위에 손을 얹고,
누구보다 또렷하게 누릅니다.

그것은 세상 그 어떤 벽도 허물어내는,
가장 깊고 위대한 사랑입니다.





인
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