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 공동경비구역 JSA 다시보기 (완전 분해 ^^;)
'친구' 라는 영화가 끝나가는 무렵에 웬 JSA 얘기냐 하시겠지요? ^^;
JSA 가 제가 지금까지 본 한국 영화 중에 가장 기억에 남아 있네요.
작년 개봉 이틀째 날 극장에서 본 이후로 10번 정도 보았습니다.
비디오로 2번 보았고 나머지는 전부 mpg 파일로 보았습니다.
비디오 빌려서 제가 ATi Rage Fury Pro 로 캡쳐해서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습니다. 700MB 짜리로 딱 두개 분량으로 만들어서요.
그 어떠한 영화보다 비난/비추가 적었던 것 같군요.
이 영화를 감명 깊게 본 분들이 대부분일텐데요.
그럼에도 영화 얘기를 막상 해보면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분들은
그리 많지 않더라구요. -_-;
정우진을 남성식이 죽인것으로 아는 분들도 아직 계실 정도로.....
그래서 영화를 다시 한번 보면서 영화의 전개 순서대로
몇몇 눈에 띄는 장면을 대충 적어 보겠습니다.
이 글은 하이텔 movie 란에 올리려고 쓰는 글입니다.
이곳 다나와 쉼터 게시판에도 올려 봅니다.
공동경비구역 JSA 에 대해 알고 싶은 것 스무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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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공동 경비 구역 JSA
감독 : 박찬욱 (1963년 생, 서강대 철학과 졸업)
주연 : 송강호, 이병헌, 김태우, 신하균, 이영애
제공 : 제일제당 CJ 엔터테인먼트,
제작 : 명필름
원작 : DMZ (저자 박상연, 1972년 생)
개봉일 : 2000년 9월 9일
1. JSA (Joint Security Area)는 무엇인가?
한국전쟁(6.25 전쟁)은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으로 일단 휴전됩니다.
당시 정전협정에 의해 재도발을 최대한 막아 보기 위한 방법으로
군사분계선을 기준으로 남북으로 각각 2KM 씩 총 4KM 폭의
비무장 지대 (DMZ; DeMilitarized Zone)을 설정합니다.
비무장 지대 내에는 군대가 주둔할 수 없으며 소총 반입도 금지됩니다.
그리고 DMZ 출입은 군사정전위원회의 허가하에만 출입이 가능합니다.
또한 그 출입 인원의 수도 최대 1000명을 넘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군사분계선은 155마일 길이로 동서로 늘어져 있습니다.
이중 154 마일은 한국군이 담당하고 판문점 주위의 1마일은 UN 담당입니다.
판문점 주위의 직경 800미터 지역이 JSA 입니다.
이 지역은 원래 남북 공동 경비 구역으로 경비병들의 왕래가 가능했지만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이후 군사 분계선을 서로 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2. 왜 이수혁과 남성식이 미군 화이바를 쓰고 있는가?
위에서 보듯이 판문점 주위의 1마일 JSA 는 UN 군 담당 지역입니다.
이수혁과 남성식이 소속된 공동경비구역 경비대 역시 UN 군 소속입니다.
예비역들은 눈치 채셨겠지만 이들의 장비 역시 모두 미군 장비입니다.
소총과 무전기, 그리고 험비 지프 모두 미군 장비입니다.
이수혁이 지뢰 밟은 후 시도하는 무전 교신의 내용과
DMZ 수색시 무전기서 흘러나오는 교신 절차 부호 모두 우리군꺼 아닙니다.
어떻게 아냐구요?
저 군에서 무전병 했습니다. ^^;
3. 각 캐릭터의 뒷배경은 어떠한가?
(1) 오경필 중사 (송강호 분)
인민 무력성 직할 경비대 중사
어떤 사건에서 부하를 감싸다 JSA 근무로 좌천된 것으로 설정.
(2) 이수혁 병장 (이병헌 분)
공동 경비 구역 경비대 병장
평범한 지방 대학교의 사격 선수 출신으로 설정
-> 속사와 명사수인 배경, 영화에서는 언급 없었음
(3) 남성식 일병 (김태우 분)
공동 경비 구역 경비대 일병
서울의 명문대학 출신으로 운동권 학생으로 설정
-> 정우진과 주체사상에 대한 토론 부분이 있다고 함
(4) 정우진 전사 (신하균 분)
인민 무력성 직할 경비대 전사
김일성 대학의 엘리트 출신으로 설정
-> 오경필의 미제 찬양에 다소 빈정 거리는 곳이 있죠. ^^;
(5) 소피 E. 장 (이영애 분)
스위스군 정보단 소령
-> 원작에는 베르에르 인가 하는 이름의 남성입니다.
4. 등장하는 개 이름은 '우람이'?
정우진이 기르던 개가 초반에 잠깐 비칩니다.
소피가 수사를 할 때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지나가는 부분입니다.
여기서는 상당히 크게 성장한 것으로 나옵니다.
최만수 상위가 식당에 가져다 주라고 우진에게 명령한 후
우진이 개를 놓아 주려고 합니다.
그 개가 사건 후에도 살아서 떠돈다는 것으로 보아도 될듯 합니다.
엔딩 크레딧을 보면 '강아지 우람이' 라고 이름 올라갑니다. ^^;
5. 병사 수첩은 왜 귀퉁이가 붙어 있나?
우진이 그림을 그리던 병사수첩을 소피가 뒤져 봅니다.
병사 수첩은 귀퉁이가 모두 붙어 있습니다.
서점에서 못 보게 만화책 귀퉁이를 붙여 놓은 것 처럼 말입니다.
우진이 자기가 그린 그림을 남이 못보도록 한 것일까?
제가 고민끝에 내린 결론은 사건 당일에는 비가 왔는데
총격전으로 양측의 초소가 모두 박살이 난 상태인지라
빗물이 스며들어 수첩이 젖어서 마른 후 붙어 버렸다 입니다. ^^;
6. 지뢰는 밟았는데 왜 안터지나?
이건 많이 지적 받은 JSA 의 '옥의 티' 입니다.
우리군이 쓰는 지뢰중에 밟아도 안터지는 지뢰는 없습니다.
특히 영화에 등장한 지뢰는 M16A1 대인 지뢰 입니다.
오경필이 해체해서 선물한 건 M16A1 의 압력뿔과 뇌관부 입니다.
M16A1 은 두가지로 매설이 가능합니다.
완전 매설하면 압력뿔에 4~9kg 무게가 실리면 즉시 터집니다.
부분 매설하면 같은 무게가 실릴때 즉시 2m 정도 공중 도약 후 터집니다.
영화에서는 완전매설 후 압력뿔에 의한 압력식이 아닌
인계강선에 의한 부비트랩 식으로 매설되어 있습니다.
즉, 지나가다 선에 걸려 선을 끌어서 압력이 걸리면 터지는 겁니다.
그러니 이수혁이 선에 걸린 상태는 일단 지뢰가 동작하기 전입니다.
이수혁은 그대로 발을 뒤로 빼서 선을 놓아주면 되는 거였습니다.
그리고 오경필이 이 지뢰를 해체하는 것 역시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제 1,2 안전핀과 적송마개가 없으면 해체하기가 쉽지 않은 넘입니다.
그러나 이 정도는 모두 영화적 허용으로 봐 줄 수 있는 정도..
현실 고증 부분에서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영화가 훌륭하니까..... ^^;
7. 소피는 왜 남성식도 사건 현장에 함께 있었다고 믿었나?
이수혁과 남성식이 사용한 권총은 베레타 입니다.
영화를 유심히 보신 분들은 모두 이해한 내용입니다만...
베레타의 탄창은 15 발 들이 입니다.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베레타 총탄은 모두 10 발 입니다.
북한군이 입은 피격 상처는 모두 11 발 입니다.
최만수 2 발, 정우진 8 발, 오경필 1 발 입니다.
한발은 끝내 못 찾았다고 나옵니다.
(나중에 오경필의 증언으로 카세트와 함게 버렸다 입니다)
즉, 베레타에서 발사된 총알은 모두 11 발 입니다.
이수혁이 반납한 권총(실제로는 남성식의 권총) 탄창에는
5발이 남아 있었습니다.
15발 들이 탄창인데 계산상 16 발이 되는 겁니다.
그런데 탄창에 15 발을 넣더라도 약실에 1발을 미리 장전한
상태에서 탄창을 삽탄할 수 있으므로 이수혁을 테스트 합니다.
장전 스타일은 개인의 버릇이라는 판단으로 2회 테스트 합니다.
이수혁은 약실에 1발을 더 장전하는 습관이 없으므로
소피는 누군가 1 명이 더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남성식은 남측 초소에서 이수혁을 구하기 위해
권총을 한발 쏘았으나 그 후 바로 고장이 났다고 진술합니다.
그러나 소피는 이것을 믿지 않고
남성식도 북측 초소에서 권총 한발을 쏘았다고 판단합니다.
(미군은 탄약 관리가 허술한가 봅니다. ^^)
(개인 스타일대로 장전 발수가 틀릴 수 있다니...흐~ 농담입니다)
8. 오경필과 정우진의 정권 부분에는 상처가 있다.
정우진의 시체 검시 장면, 라스트 병원서 오경필과 소피의 마지막 만남
등의 장면에서 북한군의 손등, 정권 부분은 굳은 살과 같은 상처가 보입니다.
몇번 영화를 볼때 이것이 은근히 눈에 띄는데
백병전 및 개인 전투 훈련으로 인한 굳은 살이라고 생각합니다. ^^;
9. 이수혁은 왜 소피의 목을 졸랐나?
이수혁과 남성식에 대한 심문 중 남성식이 투신을 하게 됩니다.
그 현장에서 이수혁은 소피의 목을 조르고 죽이려(?) 합니다.
소피가 사실을 하나식 파헤쳐서 남성식의 알리바이를 깨고
남성식이 그 죄책감에 투신까지 하자 그랬겠지요?
10. 설원에서 남북한 수색대가 마주치는 경우가 있는가?
'절대로 없다' 입니다.
제 군생활 경험상 이런 일이 일어나면 초 비상 사태입니다.
DMZ 라고 해도 각각의 측면에 적 칩입 흔적을 조사하는 정도...
군사 분계선은 절대로 넘을 수 없습니다.
그건 특수한 목적의 침투조나 할 일이겠지요.
5~60 년대에 혹시 있었을까 몰라 현재로선 절대 불가능 합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맘에 안드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_-;
지뢰 사건 후 오경필과 이수혁의 재회를 위한 이벤트였겠죠.
11. 스키파카는 뒤집어 입었는데 다른건 그대로?
설원이라 온통 흰눈 천지...
당근 국방색에서 흰색으로의 장비/복장 위장이 이루어집니다.
스키 파카 뒤집어서 입은 것 까지는 좋았는데...
왜 하이바는 안 뒤집었냐? ^^;
그리고 완장 가리개는 왜 아무 표식도 없는 상태지?
남방 한계선 이북으로 출입시 왼쪽 팔에 MP 완장 찹니다.
약속된 출입 표식이고 사단 마크도 가려줍니다.
짚차도 앞 범퍼에 흰색 바탕 DMZ Police 가래개 부착합니다.
차량 번호를 가려 소속과 탑승자 정보 가리기 위함이지요.
(이거 달고 별판에 별 네개 달고 사진찍기가 취미였습니다 ^^;)
근데 영화속에선 항상 '공동경비구역 경비대' 완장을 차다가
DMZ 수색시만 깜장 민무늬 완장을 차고 있군요.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네요.
물론 경비병이 DMZ 패트롤 한다는거 자체가 말이 안되지만...
12. 판문점 셋트는 2층이다
실제 판문점은 3층짜리 건물입니다.
그러나 양수리의 셋트는 2층입니다.
영화내내 잡히는 앵글 상 2층까지 밖에는 안나오므로 2층으로 지었다네요.
13. JSA 는 애초에는 19세 미만 관람 불가 였다 ?
긍정적으로 그려진 북한군이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당초 미성년자 관람 불가로 등급 판정이었지만
절묘한 남북 화해 무드의 타이밍으로 15세 이상으로 등급 판정받았다는 후문
14. JSA 는 왜 떴을까?
가장 큰 이유는 절묘한 타이밍이었겠죠?
물론 원작이 쓰여지고 크랭크 인 되던 당시는 아직 남북의 사이가
쌀쌀하던 시절이었으니 시대를 잘 만난 작품이라고 하기엔 힘듭니다.
하지만 개봉당시 남북관계가 절묘하게 도와주었다고 생각됩니다.
정상회담...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함께 볼만한 영화라고 할 정도로...
게다가 영화의 내용과 평가가 대부분 호의적이라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소문 덕에 흥행 대성공 이었다고 봅니다.
저도 개봉 이튿날 기대없이 보고 며칠 만나는 친구들 마다 추천하고 다녔네요. ^^;
15. 외국에서도 떴을까?
일본에서는 2001년 5월 26일에 개봉했습니다.
지금까지 70여만명 동원이고 추가 상영관덕에 100만 예상하네요.
어떻게 보면 의외로 적은 관객동원이지만 나름대로 선전입니다.
개봉일에 호타루등 일본내 초기대작과 맞붙었었고
미라2, 진주만, 슈렉, 툼레이더, AI 가 줄줄이 개봉되었지요.
한국에서 슈리(일본에선 쉬리를 슈리라 발음 합니다 ^^;)를
꺽은 영화다 라는 타이틀로 기대를 모았던 것에 비해서는
다소 쳐지는 결과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만...
한가지 기분이 좋은 것은 일본에서도 대부분 호평이라는 것.
일본내 영화 만족도 조사 사이트에서는 1위를 했더군요.
16. 총격의 순서 정리
제 1 발
: 남성식이 무전기를 꺼내는 최만수 상위의 가슴을 쏨
제 2 발
: 이수혁이 총을 다시 꺼내는 정우진의 머리를 쏨
(이 총탄은 카세트에 박혀 오경필에 의해 개울에 버려짐)
(이 사라진 한발이 남성식의 알리바이를 깨는 증거가 됨)
제 3 발
: 남성식이 1초 차이로 늦게 정우진의 손가락을 쏨
(이후 이수혁이 오경필에 2회 발사 하지만 모두 불발)
(이수혁의 권총은 이렇게 1발 발사 후 고장남)
제 4 발
: 정우진이 쓰러지며 총탄이 발사되어 이수혁 무릎 관통
(이수혁 권총을 떨어 뜨림)
제 5 발 ~ 제 10 발
: 남성식이 패닉 상태에서 정우진에게 난사
(정우진 쪽으로 걸어갈 때 떨어진 이수혁의 권총을 차고 나감)
(정우진을 몇발 쏜 후 오경필을 겨냥하나 이수혁이 불러서 멈춤)
제 11 발
: 오경필이 남성식의 총으로 최상위 머리를 쏨
(오경필은 남성식의 총을 이수혁에게, 이수혁의 총을 줏어 남성식에게 줌)
(여기서 이수혁과 남성식의 총이 바뀌게 됨)
제 12 발
: 이수혁이 남성식 총으로 오경필 어깨를 쏨
17. 이수혁은 왜 자살했나?
위의 총격신 정리에서 보듯이 정우진의 치명상인 머리 관통 총탄은
남성식이 아닌 이수혁에 의해 발사된 것으로 밝혀집니다.
그러나 이수혁은 마지막에 소피로부터 이 얘기를 듣기 전까지
남성식이 먼저쏘고 자신은 정우진의 손가락을 쏜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사실이 밝혀진 후 충격과 죄책감 때문이었겠지요.
소피는 1초 누가 먼저 쏜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했지만...
자기를 형이라 부르던 사람을 자신이 죽였다는 건 충격이지요.
18. 내가 뽑은 JSA 웃긴 대사 베스트 5
1위 : 소식이 왔을 때 절대 참지않는 것이 참된 변비 환자의 자세다.
2위 : 살려주세요~
3위 : 뭐 아는게 있어야지 팔아먹죠.
(남성식의 북 초소 첫 방문 후 이수혁이 남성식에게
우리가 불륜을 저질렀냐 군사 기밀을 팔아 먹었냐? 라고 하자)
4위 : 기걸 내가 만드네?
(남성식이 핵미사일 그런거 안만들면 되잖아요 라고 하자)
5위 : 형, 대~
(공기 놀이서 남성식의 압승 후 이수혁이 오경필에게)
19. 내가 뽑은 JSA 명대사 베스트 5
1위 : 실전에선 말이야 뽑는 속도 같은건 중요하디 않아.
전투 기술 기런거 없어.
얼마나 침착한고 얼마나 빨리 판단하고 대담하게 행동하느냐,
기게 다야.
2위 : 씨발, 형이고 뭐고 다 필요 없어. 결국 우린 적이야.
3위 : 정말로 전쟁 나면 우리도 서로 쏴야 돼?
4위 : 따뜻하구만~
5위 : 아~ 오마니 생각 나는구만.. (이등병의 편지가 흐른다)
20. 내가 뽑은 JSA 명장면 베스트 5
1위 : 라스트의 흑백 엔딩 사진
2위 : 이수혁이 구출되는 순간의 오경필
3위 : 이수혁과 오경필의 대질 심문 장면
4위 : 오경필의 초코파이 장면
5위 : 북측 초소서 놀이할때 손 맞잡고 서로 넘기기 하는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