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ously on The DPG girls.”
- DPG의 소녀들 지난 이야기 -
중앙 시가지에 도착한 윈과 일행. 사원 앞 제단의 광장까지 유도되면서, 거리에 퍼진 갖가지 해괴한 소문들을 듣게 된다. 하여 사태의 심각성이 한층 더 엄중한 지경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윈은 무조건 납작 엎드려서 사죄부터 해야겠다고 마음먹는다.
한데, 대중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재판을 담당한 고승들이 아니라 사원의 여신 본인이었다. 여신의 남다른 위용과 아름다움, 고운 목소리를 듣고 윈의 가슴속에서는 살짝 미묘한 감정들이 꿈틀거렸다.
- DPG의 소녀들은 사랑을 싣고. 009 -
언제나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사미콩콩쥐의 뇌파 일기!
날짜 : 서기 2465년 @월 @일!
날씨 : 히어로가 데뷔하기 딱 좋은 맑음!
“하하하! 이 몸께서 다시금 등장하셨다!”
* 본문에 등장하는 인물, 제품, 단체 및 사건은 실제와 무관한 것으로 전부 다 허구임을 밝힙니다. 본문은 오직 다나와 상시 보상 이벤트의 “DPG 활동 미션 <일일 퀘스트> 언제나 열려있는 DPG”의 퀘스트 달성을 목적으로 얼렁뚱땅 재편집되고 있습니다. 즉, 영양가 제로입니다. *
“And Now.”
하나, 더는 주저해봐야 무엇하리오. 윈은 곧바로 몇 걸음 앞으로 기어나가 넙죽 엎드린 채로 하소연했다.
“오해가 있었습니다! 전부 다 사실이 아닌 헛소문들입니다!”
조금 과한 성량의 외침일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주변의 모든 이가 다 들을 수 있도록 하는 편이 좋을 테니까….
“여름 한 철 도움을 바라시는 회원 여러분께 설비를 제공했을 뿐입니다! 하여, 비용을 받아 비축한 저희 동쪽 거점의 가공품은 여기 가져온 짐차에 실은 것이 전부입니다! 운 좋게도 유충과 성충 몇을 직접 포획할 수 있었던 것뿐 이옵니다! 저나 나이 든 회원들의 자력으로 얻어낼 수 있었던 당첨은 아니었지만…. 도움을 준 것은 그저 제 또래 나이의 떠돌이 소녀 전사였습니다! 저희가 감히! 감히! 또 다른 여신님을 섬긴 것이 아니옵니다! 그 제 또래 나이의 여전사는….”
“아, 쉿. 거기까지.”
마치 모든 것이 다 귀찮다는 듯, 갑자기 윈의 하소연을 끊어버린 여신의 목소리.
“뜬소문, 헛소문, 괴소문, 그딴 건 다 필요 없고.”
뜻밖에 칠흑처럼 차갑고도 선명한 소리. 여신의 까칠한 목소리가 거듭 울려 퍼지자, 열심히 읍소하던 윈의 숨소리는 물론 술렁이던 군중들의 잡음까지 가라앉았다. 마치 쥐 죽은 듯, 단숨에 주변의 모든 소음이 잦아들었다.
잠시 윈에게 쏠려있던 군중들의 시선이 곧바로 여신님의 손끝 한 점으로 전환되었다.
“알아. 엽서 백 통을 보낸 사연이 당첨되었다고 해도, 무슨 큰 비리라도 있었던 것 마냥 다들 떠들어댔겠지. 관계자가 아니냐며 다들 물고 뜯고 신도 났겠지.”
여신은 베일로 가려진 입술 앞으로 중지를 들어 올려 몇 번 휘적거렸다. 그리고는 “딱~!”하는 소리가 나도록 손가락을 튕겨 보였다.
“아, 실로 그랬거나 말았거나. 누가 믿었거나 말았거나.”
이어 칠흑 같은 어둠이 싹 다 가신 맑고 고운 여신의 목소리가 다시금 되살아났다.
“여섯 개 든 것 중에서 정성을 뽑아내 바침은 신성한 성전의 율법 안에 명시된 말씀입니다. 그러할진대…. 여섯 개 든 것 중에서 하나가 아니라니요? 그다음의 하나라니요?”
“아! 그, 그것은….”
이어지는 여신의 혀 차는 소리. “쯧쯧.” 하면서 흔들리는 여신의 고갯짓에 윈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정론이다! 이건 헛소문 따위가 문제가 아냐!’
상상했던 최악의 상황…. 그 이상으로, 더한 극한의 나락 속에 빠져드는 기분이었다.
여신 본인이 성전의 원리주의적인 화두를 끄집어냈다. 그렇다면…. 지난 17년간 살아온 윈의 회원 인생 그 한순간 한순간을 모조리 다 끄집어내 되새김해보아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아, 이 순간만큼은….’
윈은 더는 어찌해야 할지를 알 수 없었다.
‘도리가…. 없다!’
한데 바로 그때, 누군가의 크고 명랑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우~하~하~하~! 찾았다~! 네 이놈~! 문제의 첫 번째 경품~!”
모두의 경악 위로 갑자기 튀어 오른 새빨간 소녀, 제단의 높은기둥 위에 내려앉아 냉큼 “이 몸! 등장!”하면서 큰소리쳤다.
“너 또한 이 사미님께서 물귀신처럼 붙잡아 함께 반품 시켜 주마~!”
아무도 모르게, 쥐도 새도 모르게 화물칸 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었던 4 코어 소녀, 무언가 엉망이 된 이벤트의 세 번째 경품 소녀 CPU-Doll 사미콩콩쥐였다.
“아니?!”
"웬 놈이냐?!" 하는 수행원들의 고성과 함께, 다수의 수행자와 전사들이 미소녀가 우뚝 올라선 기둥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하하하! 가르쳐 줄 이름 따위는 없다!”
병장기를 꺼내 들고 주위를 둘러싼 무리를 향해 새빨간 미소녀는 연신 웃어댔지만, 애초에 양극 간의 소통에는 이미 사용하는 언어부터가 너무 달랐다. 하여, 온전히 성립조차 될 수 없는 물음과 답변 사이에, 이 순간 기적적으로나마 눈빛의 소통이 가능했던 것은 오직 두 소녀뿐….
“님이 왜 거기서 나와요?!”
“그것이 ‘암행’이니까. 끄덕!”
당연히 군중들의 상황인식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저것이, 시방 뭐라는 겨?”
“몰러. 걍 지 혼자 막 쳐 웃는 디?”
그저 불쾌하다는 표정 하나만큼은 사원의 여신님 또한 마찬가지였다.
“갑자기 웬 난리람. 참으로 요란하군요.”
“뭐? 뭣이 어째?! 너! 나랑 똑같은 경품 주제에! 어디서 혹세무민 따위나 하고 있어?!”
“여신의 통치라는 건 원래 이런 거죠.”
“여신? 너 따위가 여신?! 네가 여신이면, 이 몸께서는 공주님이시겠다!”
“아, 예. 그러시던지요. A2MD 공화국의 빈유 공주님.”
“뭣이?! 이 Intal 제국의 금발 양아치 @이!”
“반사.”
“자동 반사!”
“Ctrl+C, Ctrl+V.”
“그, 그렇다면, 매크로 무지개 RGB 반사!”
한데 뜻밖에도, 사원의 여신과 사미콩콩쥐 사이에서는 온전한 대화가 성립되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것도 완벽하리만큼 부드럽게.
‘아니? 어떻게?’
이는 여신이 내뱉던 곱고 아름다웠던 말씨가 금세 다른 언어로 탈바꿈했기 때문이었다. 조금 더 귀 기울여 들어보자니, 새빨간 어린 소녀의 말투와 100% 일치하는 Swag 넘치는 외계어로 탈바꿈해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 어쨌거나 저쨌거나! 배송 완료 보고는 물론이요, 정품 인증도 하지 않고 기본 모드로 작동하고 있는 괘씸한 녀석! 이 몸께서 심판해주시겠노라!”
“흥! 참으로 무례하군요.”
“잠깐만요! 지금 둘이서 무슨 대화를 계속하고 있는 거예요?!”
윈이 몹시도 당황한 눈빛으로 사미를 바라보며 급하게 다그쳐 묻자, 사미는 엄지손가락을 한 번 번쩍~! 치켜들고서는 다시금 여신과의 설전을 계속해서 이어나갔다. 여신은 여신대로 주변의 시선 따위 아랑곳하지 않는 나긋한 몸가짐으로, 더불어 삐딱한 눈빛으로 사미콩콩쥐 하나만을 계속해서 노려보았다.
- To Be Continued…? -
"장이 불편하십니까? 쾌변이 아쉽습니까? 그런 것 없답니다!"
~(^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