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새로 냉동고를 들이려고 놓을 자리를 찾느라 주방으로, 다용도실로 왔다갔다 했어요. 아빠는 그 와중에 마당에도 나갔다 오시기도 했고요.
대략 둘 자리를 다 정하고 났는데 제 방에 있던 댕댕이가 안 보이더라구요. 큰방에 있나 보니 없고, 작은방에 가 보니 또 없고, 다시 제 방을 봐도 없고, 거실 댕댕이집에도 소파 뒤에도 없네요.
다용도실에 따라왔다 문을 닫는 바람에 갇혔나 가 봐도 없고, 가끔 식탁 밑에 들어가기도 해서 봤지만 없고, 아빠 따라 마당에 나갔나 가 봐도 없어요!
다시 집으로 들어와서 댕댕이 이름을 부르며 찾는데도 이놈이 아무 반응이 없는데 정말 하늘로 솟았는지 땅으로 꺼졌는지 알 도리가 없더라구요.
목에 방울 목걸이를 해서 조금만 움직여도 소리가 날 텐데 아무 소리도 안 나고 감쪽같이 사라져서 '세상에 이런 일이'에 제보할 판이다 싶다가 제 방에 왔는데 글쎄....
글쎄 제 방 좌식 책상 밑에 쭈구리고 들어가 있지 뭐예요. 꼼짝도 않고... 서서 찾아다니다 보니 얘가 안 보였던 거예요.
제가 댕댕이 털을 직접 깎아주는데, 도구들이 다용도실에 있어서 다용도실 갔다 오면 털 깎고 목욕 하는 날인 걸 알고 숨곤 하거든요. 그럴 때 손을 내밀면 으르렁거리는데 이날도 손 내미니 으르렁대네요.
좌우지간 그런 의심으로 숨어있던 게 아닐까 예상합니다만, 이것도 추측일 뿐 이날 댕댕이가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