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마시고 있던 원두가 슬슬 떨어져 가는 타이밍이라 로스팅을 해야할때가 되서
주말에 시간을 잡다보니 마침 스승의날이어서 겸사겸사 학원에 다녀왔습니다.
선물을 뭘할까 하다가 먹는걸로 정하고 간단하게 케잌을 하나 구매했습니다.
보이는 케잌중에 딸기데코가 있는 딸기생크림케잌으로 구매를 했습니다.
고생하신다고 인사하고 드렸는데 같이 먹자고 하시는데 나중에 집에 가져 가셔서 혼자
드시라고 드렸습니다. 예전에는 평일 같으면 스승의날 선물도 들어오고 분위기가 좀 괜찮았는데
요즘은 평일에도 스승의날 이라고 해서 뭔가 특별한 날은 아닌 평범한 날이라고 하네요.
오늘 로스팅할 생두는 몇일전에 소개해드린 에티오피아 코케허니 내츄럴(허니, 감귤, 코코아)의 향미가 있는 생두입니다. 매번 로스팅을 할때마다 항상 어느정도는 걱정이 앞서는데 과연
이번에는 생두가 가진 모든 향미를 다 살릴수 있을지가 관건이라 긴장이 살짝 됩니다.
하지만 생두의 특성을 잘 알고 들어가면 그리 어렵지도 않은 로스팅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미디엄으로 진행할 예정이며 양이(2Kg) 많아서 미디엄 바로전과 후로 두가지
포인트를 기준으로 로스팅을 해보려고 합니다.
일단 손상(결점두)된 생두가 있을수 있으니 핸드 픽 작업을 좀 했습니다.
결점두가 나오면 로스팅 결과물이 안좋은 방향으로 흘러갈수 있어서 잠시 작업을 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게 결점두로 대충 눈에 띄는 결점두만 추리니 1Kg 기준으로 약 50g씩 나와서
2Kg 기준 100g 정도가 나왔습니다. 대략 2Kg 기준으로 300g 정도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적게 나왔습니다.
자 슬슬 로스팅 준비를 합니다. 오늘 사용할 로스터기는 좌는 이지스터, 우는 태환 로스터기
입니다. 오늘은 간만에 두가지다 사용하기로 하고 예열을 충분히 하고 있습니다.
예열하는 동안 에티오피아 모모라 내추럴 아이스를 내려주셔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날이 덥다 보니 에어컨을 가동해도 로스터기 열때문에 더워서 종이컵으로 4잔을 마셨네요.
좌측 이지스터 로스터기부터 시작입니다. 어느정도 예열이 진행되서 생두 투입전입니다.
생두 투입후 중간중간 상태도 확인하고 있습니다. 슬슬 갈변화라는 과정을 겪으면
달달한 향미와 함께 생두의 색깔이 점점 원하는 색상으로 진행됩니다.
제가 원하는 미디엄에서 아주 살짝 넘어간 포인트로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배출후 빠르게 식혀주는 과정중입니다.
우측의 태환 로스터기 로스팅중 생두 상태입니다. 슬슬 색상이 원하는 쪽으로 잘 나오고 있네요.
제가 원하는 결과물중 미디엄에서 약간 라이트쪽 라이트미디엄쪽으로 산미를 더 느낄수
있는 포인트로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좌측과 우측 로스팅 결과물이 색상이 다른게 보이시는지 모르겠네요.
좌측은 라이트미디엄쪽 우측은 미디엄으로 차이가 살짝 있습니다.
라이트미디엄은 산미가 더 뚜렷해지고 미디엄쪽은 산미를 살짝 잡아주면서 바디감이나
농도가 약간 더 진해집니다. 라이트미디엄은 제가 마실거고 미디엄은 부모님이 좋아하셔서
부모님이 드실 예정입니다. 이중 두가지다 절반이상은 가정의 달이라 선물로 나갈 예정이네요.
학생들하고 드실거 필요한만큼 가져가시라고 하고 남은 결과물이네요.
결과물이 나왔으니 한잔 마셔봐야겠죠. 로스팅 직후라 가스가 아직 있지만 추출해 봅니다.
그라인더인데 이녀석 제가 탐내는 물건입니다. 말코닉 과테말라라는 그라인더인데
다나와 기준 가격이 280~290만원정도 합니다. 그라인더 하나로 맛차이가 확연히 나는
편견을 깨주는 녀석입니다. 가정용 머쉰보다 그라인더에 더 투자해야 하는 이유중에 하나로
나중에 혼자살게 되거나 가게를 차리게 되면 필요한 녀석중에 한놈입니다.
더가비라는 추출도구로 물만 부어주면 일정하게 맛을 내주는 장점으로 이번에는 이녀석으로
추출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종이 필터에 분쇄한 원두를 넣었습니다. 고른 분쇄 결과물이 잘 보이시는지 모르겠네요.
골고루 균일한 사이즈로 분쇄 결과물이 너무 맘에 드는 그라인더 입니다.
분쇄 직후라 향미가 장난이 아닙니다.
편하게 물을 부어주고 잠시 기다리니 추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선생님과 반씩 나눠서 마셔봤습니다. 가스가 아직 안빠졌는데도 불구하고 맛이 상당합니다.
허니, 감귤, 코코아 향미가 모두 잘 나타나는 결과물이라 만족스럽네요. 처음에는 감귤맛의
산미 포인트가 훅 들어오고 바로 코코아의 맛이 오면서 목넘김의 여운이 달달한 허니의
향미가 치고 들어옵니다. 처음과 다르게 마시면서 온도가 살짝살작 내려갈수록 꿀의 향미가
진하게 입속을 가득 채우네요. 3일정도 숙성후 가스가 빠지면 정말 맛있겠다라는 생각이
바로 드는 한잔이었습니다.
이렇게 완성된 결과물을 가지고 오려는데 선생님이 그냥 가면 섭섭하다고 아까 내려주셨던
에티오피아 모모라 내추럴을 로스팅 해둔게 조금 있다고 싸주셨습니다.
덕분에 한동안은 커피 걱정은 없는 시간이 될거 같습니다.
스승의날 그냥 집에서 보내기 보다는 학원에서 선생님과 재밌는 로스팅시간이었던거 같네요.
로스팅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도 많이하고 뜻 깊고 재밌는 시간이 빠르게 흘러간거 같습니다.
남은 주말 잘 쉬시고 즐거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