쭈꾸미 낚시를
한창 즐기던 3년 전 가을 어느날..
손가락 말초신경 조차 예민해진 그때...
아 물었구나!
히트다 히트!!
(쭈꾸미 따위에 흥분해 송구)
- 이 느낌 알쥬? -
그런데 그때 이녀석이 그렇게 가셨답니다.
이녀석 너~~ 초릿대... (초릿대란?)
히트 순간, 뽀자직! 부러지며 절 버리고 깊디 깊은 수중으로 가셨더랬죠.
마음 약한 저는... 정이 넘치는 저는... 미련 빼면 저체중이 분명 할 저는,
이 놈을 여태 버리지 못했습니다.
첫사랑의 기억처럼, 제 첫 낚시대라 아직까지 고이고이 모시고 있던거죠.
- 앙ㅜ앙ㅜ 다시 봐도 맘이 쎄함 -
그렇게 3년이 지난 오늘...
적당 길이를 측정하고 냅다 가위질을 해댔습니다.
그리고 여기 자석이 있습니다.
촬영 스튜디오에 무언가를 거치할 때 사용하는, 개당 3000~5000원 가량의 네오디움 마그네틱.
네에? 무슨 말을 하는 거냐구요? 주어가 뭐냐구요? 이제 못참으시겠다구요?
(아몰랑)
그다음 나사홀에 박혀 있던 고리를 뺀 다음
가위질로 길이 조절한 그녀석을 꼬옥 끼워 넣습니다.
뭐 두께가 딱 떨어지진 않아 조금은 헐겁네요..
돼지표 본드를 발라볼까 싶었지만 나중을 위해
테이핑만 했습니다.
- 결과는 덕지덕지, 과정은 신중신중 -
테잎에 지문이 지문지문하게 남으며 참 안깔끔하네요.
마침 노란 전기테잎이 있어 이쁘게 포장해 봅니다.
안 예쁘네요.
b.u.t
좌절하지 않습니다.
멀리서 보니 괜찮네요.
모든 준비는 끝났습니다.
저는 금손인가봐요.
짜라란~
여러분들이 종종 감탄해 마지 않는 그 두껍디 두꺼운 포장질이 이뤄지는 이곳.
네 이제 밝힙니다.
이것은 뽁뽁이 포장재 디스펜서 입니다.
이걸 시중에서 사려면 가격이 무려~~~~~
...
에어캡 디스펜서 (눌러서 가격확인)
이제 마무리 단계 입니다.
낚시대는 쇠붙이처럼 단단하진 않아 조금은 휘어지기에
뽁뽁이 두루마리가 옆으로 빠질 수 있겠죠.
진짜 마무리 갑니다.
DPG 컵받침이 이렇게 쓰일 줄이야.
중앙에 약간의 난도질을 행한 후
낍니다.
쑤우욱~
아 완벽해.
오늘의 일기 끝.
-드렁큰 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