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유통분석 담당인 운영자A입니다.
갑자기 날이 많이 더워졌네요..
아이를 키우는 집이라면 이 시기 즈음부터 지겹게 보는 신발이 있습니다. 바로 크록스인데요.
놀랍게도 크록스는 작년 다나와 신발 카테고리에서 나이키, 아디다스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거래액을 기록했습니다. 몇 개 되지도 않는 시즌성 라인업으로 뉴발란스, 스케처스의 거래액을 상회한 것이죠. 그 배경에는 ‘신꾸(신발꾸미기)’ 트렌드가 있습니다.
크록스는 신발 홀에 ‘지비츠 참’이라고 하는 장식을 끼워 자기 개성에 맞게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습니다. 지비츠를 이용한 꾸미기 문화가 유행할수록 프레임 역할인 크록스의 인기도 높아진 것이죠. 크록스 꾸미기 유행은 작년 4월 즈음 티핑포인트를 맞게 되고, 거래액도 크게 상승합니다. 작년 크록스의 거래액은 다나와 기준 YoY 57% 증가했고요. 올해 역시 5월 3주 크록스 거래액이 WoW 25% 증가하며 크록스 붐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꾸미기 바람은 크록스 뿐이 아니라 패션잡화 업계 전반에 일어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신꾸는 크록스에 지비츠를 끼우는 것을 넘어 이제 일반 스니커즈에 리본을 묶거나 스티커를 붙이는 방식으로 확대되고 있고요. ‘백꾸(가방꾸미기)’를 위한 키링(=백참)은 어린이에서 '어른이'의 유행으로 옮겨가는 추세라고 합니다. 키링의 경우 다나와에서 그리 유의미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는 않지만, 올 1분기 거래액이 작년 전체 거래액의 87%에 달할 정도로 명확한 성장세를 보이고는 있네요.
갑작스레 떠오른 '○꾸' 트렌드는 ‘잘파세대’의 니즈가 시장에 반영되기 시작한 결과라 볼 수 있는데요. 작년 글래드 트렌드리포트에 따르면 잘파세대의 38%가 소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재미’라고 응답했다고 합니다. 유행을 추종(ditto)하는 성향, 재미를 추구하는 성향의 교집합이 꾸미기 트렌드가 된 것이죠.
10대가 시장을 좌우하긴 어렵습니다만, 최근 10대에서 시작된 유행이 유통가 전반의 트렌드로 bottom-up되는 경우가 많아지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한편으로는 저처럼 잘파세대 자녀를 보유한 헤비쇼퍼 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것도 잘파 트렌드가 시장에 빠르게 녹아드는데 영향을 주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