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나는 성당에서 만났다.
그는 수녀가 되려던 나에게 삭발까지 하고 구애를 했다.
처음부터 쉽지 않은 결혼이었다.
변변한 직장이 없던 그를 우리 부모님은 완강히 반대했다.
그러나 나에게 그는 사랑하는 일이 얼마나 따뜻하고
행복한 일인지 알려준 사람이었다.
따뜻한 봄날, 우리는 결혼했고 곧 영훈이를 낳았다.
이어 둘째 규빈이도 생겼다.
임신 3개월째, 가장 행복해야 할 때
갑자기 남편이 쓰러졌다.
첫 번째 발병이었다.
친정 식구들은 유산을 권했다.
남편 없이 아이들을 키우며 고생할
막내딸을 두고 볼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난 그럴 수 없었다.
고집을 부려 규빈이를 낳았다.
그리고 기적이 일어났다.
남편이 완쾌 판정을 받은 것이다.
왼쪽 대장을 상당 부분 잘라내고 그 힘들다는
항암 치료를 견디며 남편은 완치되었다.
남편에게 가족은 힘이었고,
버티는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암은 또다시 남편을 찾아왔다.
이미 복부 림프절까지 전이되었지만, 그 사실을 말하지 못했다.
암은 급속도로 퍼져가고 있었다.
CT 촬영을 하고 병실로 돌아온 남편에게
"힘내"라고 말했지만 그를 위로할 수 없었다.
"아빠! 왜 목소리가 작아?"
"병실이라 그렇지."
"아빠?"
"응, 왜?"
"아파요?"
"아니."
"거짓말, 아프면서..."
남편이 다시 입원한 후 아이들도 뭔가를 느끼는지
부쩍 아빠에게 자주 전화를 한다.
그리고 병원에 갈 때마다 자꾸 우는 규빈이와
나는 약속을 해야 했다.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지 않기.'
지금까지 나는 남편에게 나아질 것이라고만 말했다.
더 이상 손쓸 방법이 없는 상태라고 말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
남편에게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이 필요했다.
나와 시동생은 어렵게 입을 떼었다.
모든 이야기를 다 들은 남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며칠 후 나는 남편을 휠체어에 태우고 병원 복도를 산책했다.
갑자기 남편이 밖으로 나가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밖엔 너무 춥다고 아무리 말려도 듣지 않는다.
할 수 없이 밖으로 나갔다.
다행히 날씨는 생각보다 따뜻했다.
생각해 보니 입원 후 남편은 외출하지 못했다.
이것은 그가 지상에서 만나는 마지막 바람, 햇살이었다.
남편은 천천히 이별을 준비하고 있었다.
남편은 더 늦기 전 아이들에게 인사를 남기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 그의 마지막 인사를 찍게 되었다.
그 어느 때보다 더 정성껏 남편을 단장해 줬다.
세상에서 제일 잘생긴 내 남편이
나에게 먼저 말을 건넨다.
"고마워."
"뭐가 고마워.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인데."
남편은 씩 웃으며 내 얼굴을
처음 본 사람처럼 만진다.
"화장해도 되고, 안 해도 되고.
이렇게 봐도 예쁘고, 저렇게 봐도 예쁘고.
.
.
미안하다.
너에게 행복을 못 줘서 미안하고,
너에게 짐만 가득 주고 가서 미안하다.
나중에 아이들하고 너무 힘들면...
.
.
재혼해."
어느 날 남편에게 극심한 호흡 곤란이 왔다.
남편의 숨소리가 계속 거칠다.
"조금만 힘내. 지금까지 잘해왔잖아. 응?
애들 데리고 올 거야. 눈 떠봐. 응?"
나는 아직 남편의 손을 놓을 수가 없다.
학교에 있던 아이들을 막내 삼촌이 데려왔다.
아이들이 서럽게 운다. 늦기 전에 말해야 한다.
"아빠, 고맙습니다."
"아빠, 사랑해요."
그는 들었을까? 남편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그렇게 남편은 우리 곁을 떠났다.
그를 만나고 사랑하고 부부가 된 지
9년 8개월 만이었다.
남편이 떠난 후 우리의 생활은 여전하다.
아이들은 점점 슬픔을 벗고 명랑해졌다.
나는 아직 아침저녁으로 그가 보냈던 문자를 본다.
생전 그와 나누었던 평범한 메시지가
이렇게 소중한 선물이 될 줄 그때는 몰랐다.
가끔 남편이 있는 곳에 찾아간다.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그의 앞에 가면 눈물이 쏟아진다.
마음 놓고 울 수 있는 곳이다.
난 아직 그가 사무치게 그립다.
앞으로도 내내 그리울 것이다.
그러나 또 이 추억이 있어서 나는 살아갈 것이다.
그를 떠올리면 그는 언제나 함께 있다.
바람이 불면 그가 내 머리를 쓸며 내 곁에 와 있는 듯하다.
눈을 감고 그에게 말한다.
안녕, 여보.
안녕, 영훈 아빠.
===================================
과거 'MBC 휴먼다큐' 편에 방송됐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사랑 곁에 주렁주렁 조건을 달아놓습니다.
그리고 세상의 잣대로 사랑의 조건을 평가합니다.
무엇이 남을까요?
남는다 한들 남은 것 중 하나라도
진정한 사랑보다 값진 게 있을까요?
곁에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니라
곁에 있고 싶기 때문에..
당신이 선택한 그 사람을 다시 한번
돌아봐 주세요.
자유게시판
추억이 있어서 나는 살아갈 것이다
-
1
[네이버] 2025 LG 그램 15 가정의 달 선물, 특선물에서 4.21-5.8까지
공감 1 -
2
인기순위 상위권의 14K 심플 미니 사각 루비 반지 NPR26847, 저렴해졌어요
공감 1 댓글 1 -
3
[퍼플랩] 네이버 가정의 달 행사, 특선물에 오피스~하이엔드 4종 참여!
공감 1 -
4
[네이버] ASUS 노트북 라이젠5 비보북 가성비 사무용 포토샵 대학생 직장인 인강용 (47만혜택가)
공감 1 -
5
[네이버] 4/22 (화) 오후 7시 더해지는 혜택 LG 그램 16 PRO 루나레이크 화이트 출시 기념!
-
6
[네이버] 크라켄or스트릭스 포인트 탑재한 비보북 S 16 OLED, 젠북 S 16 OLED 리뷰 이벤트
-
7
[롯데ON] LG그램 AMD 15ZD80T-GX76K 출시 LIVE! 혜택 + SSD 256G 증정+ 추가혜택!!!
-
8
[11번가] 특가61만!!! ASUS ExpertBook P1 P1503CVA-S70532 인텔 i5-13420H AI 노트북
-
9
[네이버] 기능성 카라 반팔 티셔츠 8,000원 배송비 3,000원
공감 1 -
10
인기순위 상위권의 바르타 AGM80(폐배터리 반납), 저렴해졌어요
-
11
[지마켓/옥션] LG 울트라와이드 모니터 29WQ500 / 34WQ6500W 최대 25% 할인 혜택
공감 1 -
12
옥션 카드지갑 MAW031L 00198 001 (191,290/무료배송) 구매찬스
공감 1 -
13
APPLE 에어팟 프로 2세대 맥세이프 USB-C MTJV3KH/A(해외구매) (258,300/무료배송) 구매찬스
-
14
[지마켓,옥션] LG 24~32인치 사무용,게이밍,4K,스마트 까지! 스타배송 할인특가 안내(4/21~27)
공감 2 댓글 1 -
15
[네이버]HP게이밍노트북, 가정의달 선물은 특선물에서! 선착순 쿠폰다운 받으세요!
공감 2
-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L19 벗꽃엔딩05:03:36읽음 10 -
바람이 차갑네요.
L20 까망여우04:18:18읽음 11 -
4월달 날씨...
M8 무한제리사랑02:01:44읽음 23 댓글 1 -
이젠 밤늦게 운동해도 덥고 습하네요
L7 myfanta01:32:49읽음 24 댓글 2 -
[주간랭킹] 이번주는 13위네요.
M3 히이로진00:28:49읽음 35 공감 1 댓글 3
-
[포인트 마켓] 아트뮤 PD PPS 140W 4포트 GaN 접지형 충전기 GT410 (리뷰제품)(색상랜덤)
M3 히이로진00:24:21읽음 38 공감 1 댓글 2 -
비 온 뒤 맑고 큰 일교차
M7 천사다나와00:16:46읽음 30 공감 1 댓글 3 -
4월 22일 박스오피스
M1 하늘을담은와인00:11:34읽음 37 공감 1 댓글 2 -
계란말이 만들기 고인물
L18 야거커티스00:03:08읽음 30 댓글 3 -
철도차량용 스프링 만드는 과정
L18 야거커티스00:02:10읽음 27 댓글 1
-
오늘은 오랜만에 운동 제대로한 느낌이었네요.
M3 히이로진25.04.22.읽음 27 댓글 2 -
화요일 일과 마무리
L20 아피홀릭25.04.22.읽음 40 댓글 2 -
주간랭킹 4위 했어요.
L20 angeless122425.04.22.읽음 51 공감 5 댓글 8 -
39살 엄마의 마지막 소원
L18 야거커티스25.04.22.읽음 54 공감 3 댓글 5 -
비 내리니 더 우울모드가
L20 skybulam25.04.22.읽음 46 공감 4 댓글 6
-
우리나라 개인정보는 이젠 공공재인 느낌이네요
L7 myfanta25.04.22.읽음 69 공감 5 댓글 8 -
무료 나눔으로 요긴하게 쓸만한 미니 PC를 받았네요
M20 야간순찰™25.04.22.읽음 222 공감 8 댓글 12 -
4월 22일 지구의 날
L12 이 방 인25.04.22.읽음 46 공감 2 댓글 5 -
오늘 신경외과에....
L20 까망여우25.04.22.읽음 43 공감 2 댓글 2 -
SK 텔레콤 유심 관련 정보 유출 사건이 있었나보네요
L20 카리스마승부사25.04.22.읽음 85 공감 6 댓글 11
-
서버 장비 청소
L18 야거커티스25.04.22.읽음 84 공감 6 댓글 7 -
최신 과자 물가
L18 야거커티스25.04.22.읽음 83 공감 5 댓글 10 -
신경 치료 받으러 치과에 다녀왔습니다.
L11 느낌하나25.04.22.읽음 154 공감 11 댓글 14 -
4/22(화) 하루 종일 비 내리는 화요일 15,226보를 걸었습니다.
L11 느낌하나25.04.22.읽음 65 공감 6 댓글 7 -
돌솥비빔밥
L11 까부수자25.04.22.읽음 62 공감 6 댓글 8
-
화요일 오후네요
L20 아모스125.04.22.읽음 65 공감 7 댓글 10 -
비가 오는 날입니다
L10 웅끼끼25.04.22.읽음 78 공감 8 댓글 12 -
오늘 비오네요
L12 otosan25.04.22.읽음 61 공감 7 댓글 9 -
위험한 바다속 하강조류
L18 야거커티스25.04.22.읽음 113 공감 8 댓글 11 -
교황 선거를 '콘클라베' 라고 부르는 이유
L18 야거커티스25.04.22.읽음 81 공감 5 댓글 4
-
미세먼지 정상이네요
L13 HomeRun25.04.22.읽음 109 공감 11 댓글 14 -
4월 다나와 래플 이벤트 당첨자 발표 났네요
M4 plc-wave25.04.22.읽음 207 공감 14 댓글 26 -
4월 다나와래플 당첨자 발표되었습니다.
L8 Ohhana25.04.22.읽음 152 공감 13 댓글 14 -
스프라이트 신제품 제로 Chill 출시
L8 신상매냐25.04.22.읽음 146 공감 12 댓글 17 -
최근 쥬씨에서 출시한 가성비 요아정 ㄷㄷ
L8 신상매냐25.04.22.읽음 181 공감 12 댓글 15
-
스테이플러 심으로 만드는 자동차
M4 plc-wave25.04.22.읽음 95 공감 8 댓글 11 -
추억이 있어서 나는 살아갈 것이다
M1 파노백작25.04.22.읽음 191 공감 13 댓글 13 -
2000년대 마곡역 주변 변천사
M4 plc-wave25.04.22.읽음 136 공감 11 댓글 17 -
2019년 청와대 방문 기념품.
L12 이 방 인25.04.22.읽음 153 공감 11 댓글 17 -
4/22 전국 날씨
L18 야거커티스25.04.22.읽음 62 공감 6 댓글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