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위(사진출처 - 삼국지M)
유비에게 관우, 장비, 조자룡, 황충이 있었다면 조조에게는 하후돈, 전위, 조인, 장료 등이 있었습니다. 이 가운데 전위(典韋,?~197)는 조조를 사지에서 구하고 전사한 장수로 '삼국지' 시대를 통틀어 최고의 용맹과 힘을 가진 장수였습니다.
전위가 조조을 만나기 이전 진류 태수 장막(張邈)의 병사로 있을 때 지휘관의 군영 문에 걸어두는 깃발인 아문기(牙門旗)의 깃대가 쓰러졌습니다. 깃발이 매우 크고 바람이 거세게 불어 여러 병사가 달려들었는데도 깃대를 세우지 못할 때 전위는 한 팔로 들어 바로 세웠습니다. 이 일로 장막은 전위를 눈여겨보지만 하필 전위가 사람을 죽이는 일이 발생하고 맙니다. 전위는 산으로 도망쳤고 호랑이를 때려잡는 모습을 사냥을 하던 하후돈에게 발견돼 조조의 장수가 됩니다.
삼국지 전투 (사진출처 - 중국드라마 삼국)
처음 전위는 조조 휘하에 있는 수백 명 중 한 명의 초급장교에 불과했습니다. 조조가 복양성 전투에서 여포에게 포위당해 위급한 상황에 이르자 포위망을 뚫을 장수를 선발합니다. 하후돈의 부하였던 전위는 선발대에 지원하고, 특공대와 함께 방패 없이 갑옷만 겹쳐 입고 여포군의 남쪽 포위망을 뚫는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서쪽에서 여포의 다른 군사들이 달려오며 활과 쇠뇌를 마구 쏘아대 더는 돌격할 수 없었었습니다. 전위는 여포의 군사가 가까이 오면 화살을 쓸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몸을 웅크리고 있다가 가까이 오자 천둥같은 소리를 내지릅니다. 이에 여포의 병사들이 겁을 먹고 물러나자 조조는 포위망을 뚫을 수 있었습니다.
조조는 전위를 도위(연대장급)로 승진시키고 자신의 호위대장으로 발탁합니다. 호위대장이 된 전위는 날이 밝으면 온종일 서서 조조를 지켰고, 밤에는 조조의 장막 부근에서 잠을 잤습니다. 전위와 함께 하는 장수들은 그의 사졸 중에서 선발해 전투에서 항상 적의 진영을 제일 먼저 함락시켰습니다. 조조가 용맹스럽고 충성스러운 전위를 아끼지 않을 수 없었을 겁니다.
조조의 영원한 호위무사!
경극 삼국지 전위 분장( 사진출처 - 바이두)
197년, 조조가 형주를 정벌하고 완성에 도착하자 장수(張繡)가 항복을 합니다. 조조는 장수와 그의 부하들에게 성대한 연회를 열어 돌아가면서 술을 줍니다. 이때 전위는 날이 한 척이나 되는 큰 도끼를 들고 술을 받는 사람들을 주시했습니다. 장수와 그의 부하들은 조조보다 조조 뒤 전위 때문에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조조가 장수의 미망인 형수 추 씨 부인과 정을 통하는 일이 생깁니다. 조조에게 원한을 가진 장수는 자신의 모사 가후의 도움을 받아 전위를 술 취하게 한 뒤, 경계가 느슨해 진 틈을 타 습격을 감행해 조조를 제거하려 합니다. 하지만 술에 취한 전위라도 두려워 전면 습격은 망설였고, 결국 뒷문으로 돌아 들어가 공격을 합니다. 갑작스러운 습격에 전위는 갑옷과 무기도 없이 조조가 도망갈 수 있도록 장수의 군사와 전투를 벌입니다. 전위는 병사들의 창검을 빼앗아 적을 베어 넘겼지만, 병졸들의 무기가 너무 약해 모두 부러지고 맙니다. 그러자 맨몸으로 달려들어 적을 때려죽였고, 수십 번 창에 찔리고도 혼자 남을 때까지 격투를 벌입니다. 결국 장수가 활을 써서 전위를 죽입니다. 전위는 눈을 부릅뜨고 선 채 죽었기 때문에 장수의 병사들은 그 모습을 두려워하여 감히 그 옆을 통과하지 못합니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조조는 전위가 죽었다는 소식에 눈물을 흘리며 부하들을 모아 전위를 위해 곡을 합니다. 장수의 공격으로 조조는 장남 조앙(曹昻)과 조카 조안민(曹安民)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피붙이를 잃은 것보다 전위를 잃은 것을 더 슬퍼했습니다. 소설에서는 다른 부하들의 충성을 유도한 것이라 보기도 하지만, 조조가 인재에 대한 욕심이 남달랐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가식적인 행동은 아니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