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돗개는 1993년, 대전에서 진도까지 300km가 넘는 거리를 달려 주인을 찾아온 '돌아온 백구 이야기'로 잘 알려졌다. 이 일화에서 볼 수 있듯이 진돗개는 영리하고, 귀소성이 뛰어나며, 한 주인에게 평생 충성할 정도로 애착심이 강하다. 한국의 토종견, 진돗개에 대해 알아보자.
역사
진돗개는 전라남도 진도의 토착견에서 유래되었다. 먼 옛날, 육지와 단절된 진도에 이 중형견이 자리잡게 된 계기로는 ‘중국 남송 무역선에서 기르던 개가 조난으로 인해 진도에 유입돼서’, ‘몽고군의 군견이 진도에 잔류해서’ 등 다양한 추측이 있으나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참고로 ‘진도개’와 ‘진돗개’는 맞춤법뿐만 아니라 그 의미도 다르다. 진돗개는 말라뮤트, 허스키처럼 일반적인 개의 품종을 말하지만 진도개는 진도에서 태어나 혈통 관리가 잘된 진돗개를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진돗개는 천연기념물 제53호로 지정돼 있는데, 진도에서 자라 우수한 혈통을 가진 ‘진돗개’는 천연기념물로 인정돼 진도 안에서 보호를 받지만, 외모나 체형 등이 기준에 충족되지 못한 진돗개들은 진도 밖으로 반출된다. 운이 좋으면 ‘황구, 백구’ 등으로 불리며 실외견으로 사육되지만, 최악의 경우 복날 사람들의 몸보신을 위해 희생되기도 한다.
진돗개는 역삼각형 머리에 쫑긋 솟은 귀, 둥글게 말려 올라간 긴 꼬리를 갖고 있다. 눈에는 얇은 쌍꺼풀이 있고, 주둥이는 길고 날렵해 잘생겼다는 느낌을 준다. 한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배우 원빈을 닮았다 하여 ‘견빈’이라고 불리게 된 개도 진돗개다.
<백구>
<황구>
진돗개의 털은 황색, 흰색, 검은색, 잿빛색, 호랑이 무늬, 네눈박이 등으로 다양하며 털 색 혹은 무늬에 따라 개 구(狗)자를 붙여 황구, 백구, 호구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한편 진돗개는 짧고 거친 느낌의 이중모를 갖고 있는데, 덕분에 추위와 먼지, 빗물 같은 환경 영향을 덜 받는 편이다. 게다가 털 빠짐이 어마어마한데, 털갈이를 할 때는 탈모로 의심할 만큼 증상이 심해진다. 만약 진돗개와 접촉이 잦거나 실내에서 키울 경우 매일 빗질을 해주기를 바란다.
1.5세가 되면 체고 45~55cm, 무게 15~23kg의 성견으로 자란다(1세가 성견인 소형견과 달리 중형견은 보통 1.5세를 성견으로 본다). 평균수명은 14~15세이며, 토착견인 덕에 다른 개들처럼 견종에 따른 유전 질환이 적다. 그래서 기본적인 관리만 잘해줘도 소형견만큼 장수할 수 있다.
먼저 진돗개는 실외에서 주로 생활하니 심장사상충과 기생충에 감염되지 않도록 매달 구충제를 먹여줘야 한다. 또 지나치게 짧은 길이의 목줄은 진돗개의 활동 반경을 제한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목줄을 당길 때마다 목에 자극이 가해져 갑상선 같은 중요 기관을 망가뜨릴 수 있으니 주의한다.
진돗개의 기본 성격은 점잖고 신중한 편이지만 경계심과 사냥 본능이 강해서 사나운 개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진돗개는 자기 영역과 주인 보호를 위해 움직이기 때문에 만약 진돗개가 있는 집에 들어가거나, 산책 중 진돗개에게 지나치게 가깝게 접근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공격 받을 확률은 극히 낮다.
또 진돗개는 머리가 좋고, 보호자에 대한 충성심이 매우 높아서 성견을 입양하거나 갑자기 보호자가 바뀔 경우 기존 보호자를 찾아 가출(?)하거나, 새 보호자와 유대감을 쌓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또, 한 가지 진돗개의 장점이자 단점은 타고난 사냥꾼이라는 것이다. 진돗개는 뛰어난 후각과 청각, 민첩성을 이용해 본능적으로 사냥을 학습하며, 자기보다 몸집이 큰 대상과도 맹렬하게 싸운다. 그래서 사냥과 경비견으로 우수하지만, 자기보다 약해 보이는 개체가 있으면 사냥 본능을 드러내는 성향이 있어서 어린아이, 노인, 닭이나 고양이 같은 작은 동물을 키우는 가정에는 추천하지 않는다.
이 외에 진돗개는 굉장히 깔끔한 성격이라서 집, 식사 공간이 지저분하거나 배변 장소가 가까우면 크게 스트레스를 받는다. 가능한 진돗개가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는 대형 우리를 추천하나,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목줄 길이를 1m 이상 늘려서 진돗개의 기본적인 활동 반경을 유지해주자.
산책
대형견에 가까운 중형견이기 때문에 활동량이 많다. 하루 2번 이상 강도 높은 산책이나 운동을 추천한다. 특히 진돗개는 자기에게 주어진 임무가 없으면 우울증에 빠지기 쉬우므로, 산책을 하지 못하는 날에는 사냥 본능을 자극하는 장난감이나 놀이를 통해 할일을 만들어주는 게 좋다.
또, 진돗개는 자기 영역을 침범하는 대상에 민감하고 특히 수컷 동물들을 심하게 경계하기 때문에 다른 동물들을 마주치기 어려운 장소나 시간대의 산책을 추천한다. 반려 중인 진돗개가 심하게 예민할 경우 산책 중 입마개를 착용하는 방법도 고민해보길 바란다.
초보 집사들을 위한 팁
진돗개는 경계심이 크기 때문에 낯선 사람의 접근, 스킨십을 싫어한다. 그러니 집을 처음 방문하는 손님이 진돗개를 함부로 만지는 일이 없도록 사전에 주의를 주자. 또 진돗개는 한 번 문 사냥감은 절대로 놓지 않을 만큼 사냥 스킬이 뛰어나다. 그러니 다른 동물과 싸우지 않도록 주의하자. 만약 기존에 키우던 진돗개 외에 새로운 가족을 입양할 경우, 이성인 동물을 합사하는 것이 안전하며, 아직 3개월 이하 강아지라면 반드시 사회화 훈련을 시켜야 개물림 사고 같은 문제 상황을 예방할 수 있다.
진돗개 보호자에게 추천하는 강아지 용품
1) 마사지하듯 부드럽게 죽은 털을 제거해주는 브러쉬 장갑2) 옷에 묻은 털을 깨끗하게 제거하는 미니청소기3) 산책 시 물림 사고를 방지해주고 강아지도 편히 착용할 수 있는 입마개4) 산책 시 낯선 사람의 접근과 물림 사고를 막아줄 접근 펫티켓 인식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