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먼 스피츠는 포메라니안의 증조할아버지격이나 손주격의 포메라니안이 훨씬 유명한 탓에 포메로 싸잡아 불리는 비운(?)의 견종이다. 사실 나도 얼굴만 봐서는 구분을 잘 못하겠다. 참고로 스피츠라 하면 포메라니안처럼 털복숭이 귀여운 개들만 의미하는 듯하나 사실 늑대와 유전적으로 비슷한 견종들을 통칭한다. 그래서 재패니스 스피츠는 물론 사모예드, 허스키, 말라뮤트, 시바견 등 스피츠로 분류되는 견종들은 사촌 관계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시간에는 그중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저먼 스피츠에 대해 알아보자.
역사
본래 북유럽 근처에서 사육되던 견종이었으나 중세시대, 바이킹에 의해 독일과 네덜란드에 유입되었다. 덕분에 초기에는 북극의 추위에도 활발히 움직일 수 있도록 큰 덩치를 가졌었으나, 독일의 어부와 상인들이 재산을 지키기 위한 경비견으로 사육하면서 몸집은 점점 작아진 반면, 작은 소리에 반응해 짖어 알리는 경비견 능력은 강화됐다.
<울프스피츠>
<포메라니안>
18세기경에는 독일의 상류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가정견으로 신분이 업그레이드됐고, 20세기부터는 크기에 따라 토이스피츠(포메라니안), 미니어처 스피츠, 미디엄스피츠, 자이언트스피츠, 울프스피츠(케이스혼트)로 구분되었다. 이중 토이스피츠와 울프스피츠는 몸집이 다른 미니어처, 미디엄, 자이언트와 달리 성격과 외모도 차별되는 점이 많아서 별개 견종으로 인지하는 경우가 많다.
<저먼스피츠>
<포메라니안>
저먼 스피츠와 포메라니안를 구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몸집을 보는 것이다. 포메라니안은 3kg 내외의 초소형견인 반면, 저먼 스피츠는 10kg 내외의 중형견인 데다 주둥이가 좀 더 길쭉하다. 이 외에 복실복실한 털이나 목 주변을 둘러싼 러프, 쫑긋 솟은 귀, 아몬드형 둥근 눈은 포메라니안과 비슷하다.
저먼 스피츠는 장모종에 이중모견이라 털 빠짐이 심한 것은 어느 정도 각오해야 한다. 그나마 이틀에 한 번씩 빗질을 해주면 죽은털이 제거돼 털 날림을 조금은 줄일 수 있다. 참고로 여름이 되면 저먼스피츠 계열 아이들(당연히 포메 포함)이 더워 보인다고 털을 빡빡 미는 사람들도 있는데, 저먼스피츠 중에는 털을 지나치게 짧게 깎으면 탈모가 생기는 알로페시아 증후군을 앓는 개들도 있으니 주의하자.
털 색의 경우 크기가 작아질 수록 색이 다양해지는데, 울프스피츠와 자이언트 스피츠의 털 색은 3개 이하인 반면(울프는 회색), 미디엄스피츠부터는 검정, 브라운, 옐로, 레드, 크림, 화이트, 그레이, 오렌지 등으로 털 색이 다채롭다.
1살이 되면 미디엄스피츠는 체고 30~38cm, 무게 10~12kg으로, 미니어처 스피츠는 체고 24~30cm, 무게 3~5kg으로, 자이언트 스피츠는 체고 43~55cm, 무게 17~18kg의 성견으로 성장한다. 평균 수명은 13~15년 정도이며, 품종 개량을 적당히(?) 거쳐서 유전질환이 적고 건강한 편이다. 다만 진행성 망막 위축증 같은 안구 질환과 슬개골 탈구, 피부 질환을 주의해야 한다.
포메라니안의 증조할아버지격답게 영리하고 호기심이 많으며, 주인에 대해 헌신적, 순종적이다. 또 이해력이 뛰어나고 보상심리가 커서 칭찬만 잘 해주면 기본훈련은 물론 다양한 개인기도 수행할 수 있다. 다만 주인과 애착관계가 형성되지 않으면 "님이 뭔데 나한테 이런 걸 시킴?" 같은 반응으로 무시할 수 있으니 아이의 훈련 성과가 좋지 않다면 먼저 친해지길 바란다.
저먼 스피츠의 단점은 잘 알려진대로 지나친 경계심이다. 과거 경비견의 본능으로 인해 작은 소리에도 잘 짖고,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가 커서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는 사나운 편이며, 물림 사고도 잦다. 그래서 외부인 방문이 잦은 집이나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은 추천하지 않는다.
운동량이 많지는 않아서 하루 2~3번, 10분 내외의 가벼운 산책만 해줘도 충분하다. 또 스피츠는 머리가 좋고 호기심이 많기 때문에 노즈워크와 운동을 결합한 보물 찾기를 해주면 좋다. 보물 찾기란 집 곳곳에 간식을 숨겨놓고 아이가 보물을 찾듯 냄새를 추적해 간식을 찾는 놀이다. 참고로 저먼 스피츠는 추위에는 강하지만 더위에는 취약하기 때문에 폭염이 심한 한여름에는 해가 진 후 저녁 산책을 권한다.
저먼 스피츠는 아직도 경비견으로 사육하는 곳이 있을 만큼 낯선이에 대한 경계심이 크다. 그래서 잘 짖고, 소리도 크기 때문에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에서 반려는 권하지 않는다. 가정에서 사육할 경우 반드시 다양한 경험을 시켜주는 사회화 훈련을 해주길 바라며, 특히 어릴 때 자동차, 발걸음, 천둥번개 등 다양한 생활 소음을 들려줘 적응시키면 낯선 소리로 인한 짖음이 줄어들 수 있다.
저먼 스피츠 보호자에게 추천하는 강아지 용품
1) 머리를 사용해 통 속 간식을 빼먹는 간식볼2) 죽은털 제거에 좋은 브러쉬3) 생활 소음 훈련에 좋은 블루투스 스피커4) 훈련 성공 시 칭찬과 함께 주기 좋은 간식5) 산책 시 경계가 심한 반려견을 위한 펫티켓 인식표ㄴ https://prod.danawa.com/info/?pcode=97179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