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글은 슈나우저, 코카 스파니엘과 함께 3대 악마견으로 유명한 견종이다. 그러나 이 역시 오해다. 비글은 원래 사냥꾼을 도와 작은 동물들을 사냥하던 하운드(수렵견)종이기 때문에 실내견으로 키우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실내에서 키워도 말썽 피우지 않는 천사 같은 비글을 원한다면 최소 하루 1시간, 3회 이상 격렬한 산책을 해줘야 할 것이다. 이번 시간에는 악마견이라 오해 받지만 사실은 천사견인 비글에 대해 알아보자.
역사
<폭스하운드>
<비글>
비글은 고대 그리스 때부터 사냥에 동원된 하운드종의 일종으로, 정확히는 대형견인 잉글리시 폭스하운드에서 유래됐다. 그러다 18세기 중반에 들어 그보다 작게 개량된 중형견 사이즈의 비글이 등장했고, 이들은 뛰어난 후각과 추적 능력을 사용해 주로 토끼 사냥에 활용되었다.
한편 비글의 후각은 일반 냄새뿐만 아니라 약물, 화학 성분 등을 감지해낼만큼 우수한데, 이 때문에 마약과 밀수품 탐지에 동원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비글은 사람을 잘 따르고 개체간 균일성이 뛰어나 임상 실험 시 안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이유로 동물실험에도 많이 이용되었다. 동물실험을 거친 비글은 대부분 안락사 후 부검 등이 이용되었기에 최근에는 비글을 이용한 동물 실험을 반대하는 여론이 강해졌고, 이에 동물 실험을 하지 않거나 실험에 사용된 비글을 일반 가정견으로 입양 보내는 사례도 늘어났다.
비글은 축 늘어진 커다란 귀와 동그란 눈, 두툼한 주둥이를 가진 중형견이다. 그래서인지 외모만 보면 악마견 3종 중 가장 쾌활하고 장난기 많아 보인다. 체구는 중소형견에 가까울 만큼 작은 편이지만 오랜 세월 사냥개로 활약한 덕에 단단한 근육질로 이뤄졌으며 날씬하고 날렵한 인상이 강하다.
털은 단모종에 단일모지만 날씨 변화에 강한 편이라 추운 겨울에만 잘 신경써주면 된다. 한편 비글은 털 빠짐이 심해서 365일 털 관리를 각오해야 하며, 특히 짧고 굵은 털이 사방으로 날리기 때문에 실내에서 반려 중이라면 포집력 강한 공기청정기 1대는 들여놓는 게 좋다(안 그러면 옷에 비글 털이 고슴도치 가시처럼 박혀 있는 참사가;;)
털색은 검은색, 갈색, 흰색, 적갈색 등으로 다양한데, 보통 흰 색을 베이스로 2개 이상 색이 섞인 얼룩무늬 유형이 많다. 이 외에 드물지만 단색 털로 뒤덮인 비글도 존재한다.
비글은 1.5살이 되면 체고 33~40cm, 무게 10~16kg의 성견으로 자란다. 간혹 ‘포켓비글’ 혹은 ‘미니비글’로 불리는 체고 30cm 이하 비글도 거론되는데, 과거 엘리자베스 1세 여왕 시절에는 사냥꾼들이 주머니에 넣고 다닐 만큼 작은 비글들이 있었지만 유전병 등의 문제로 오늘날 비글들처럼 몸집이 커졌으며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진짜 미니 비글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고 한다. 참고로 비글들 중 다 성장해도 체고 33cm 크기를 넘지 않는 비글들은 포켓비글에서 유래되었다고 보면 된다.
비글의 평균 수명은 10~15년으로 관리만 잘해주면 충분히 장수할 수 있다. 비글은 귓구멍이 밀폐된 구조라서 곰팡이성 외이염 같은 귓병이 나기 쉬우니 귓속을 청결하게 관리해줘야 하며, 유전적으로 눈, 피부, 관절, 척추 쪽이 취약하니 해당 부위에 질환이 생기지 않도록 신경써 줘야 한다. 이 외에 식탐이 강해 비만이 되기 쉬우니 정량 급식을 추천하며, 일 권장 식이칼로리와 운동량도 잘 지켜줘야 한다.
사냥개 출신이라 체력과 지구력이 뛰어나고 호기심이 넘쳐나며, 냄새 맡기와 땅 파기를 매우 좋아한다. 하지만 이는 성향이고 기본적인 성격은 온순, 낙천적이라 비글이 등장한 해외 창작물을 보면 순하거나 영리한 점, 호기심 많은 점을 강조한 비글 캐릭터들이 많다(예: 스누피, 윌레스와 그로밋)
또, 비글은 사냥을 위해 다른 친구들과 무리 생활을 했기 때문에 다른 동물들과 친화적이고, 적응력도 뛰어나다. 또 사람을 매우 잘 따라서 처음 보는 낯선 이도 경계하지 않고 반가움을 표현한다. 또 낙천적이고, 애교도 많은 편이라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치료에도 곧잘 활용된다.
한편, 이러한 비글의 성향은 시츄, 말티즈 같은 일반 소형견 사육 환경과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단점이 되는데, 먼저 사냥견에서 비롯된 에너지와 호기심을 충족해주지 않으면 이를 집 안에서 해소해 인터넷에서 흔히 검색되는 ‘악마견이 다녀간 현장’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또 사냥감을 보고 짖던 습성으로 인해 헛짖음이 있는 편이며, 고집도 세서 훈련이 쉽지 않다. 또 붙임성이 너무 좋아서 먹여주고, 재워주는 주양육자나 처음 보는 낯선 사람에게나 동등하게 애교를 부리고 잘 따라서 보호자에게는 허탈감을 주기도 한다.
산책
악마견 비글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하루 최소 1시간, 3회 이상 보통 난이도로 산책을 나가거나, 인라인 등을 사용해 2시간 이상 강도 높은 산책을 해주거나, 철인3종에 나가는 프로운동러가 산책을 담당해줘야 할 것이다. 그만큼 비글의 에너지는 어마어마하다.
또, 산책을 하더라도 단순히 걷는 것보다는 달리기, 냄새 맡기, 땅 파기 등 사냥개일 때 하던 다양한 활동들이 충족될 수 있는 코스로 운동을 시켜야 비글의 만족도가 채워질 것이다.
만약 비글이 매트리스, 인형 같은 데다 강한 굴파기를 시전하거나, 집안의 물건 파괴, 하울링 등의 문제 행동이 심해진다면 에너지를 충분히 소화하지 못했다는 뜻이니 당장 러닝화 신고 100M 달리기 할 각오로 산책에 나서길 바란다.
비글은 시츄 못지 않게 식탐이 강하다. 특히 얘들은 점프력이 어마무시해서 식탁 높이 정도는 우습게 뛰어 오르기 때문에 음식을 비글의 사정권 내에 놓지 않도록 주의한다. 또 비글은 쓰레기통도 잘 뒤지기 때문에 이를 방지할 덮개 있는 밀폐형 쓰레기통을 사용하길 바란다.
또, 비글은 고집이 강하고 제멋대로인 기질이 있어서 운동을 충분히 시켜줘도 훈련이 돼 있지 않으면 집에서도 문제 행동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사회화 훈련과 복종 훈련을 시켜줘야 한다.
비글 보호자에게 추천하는 강아지 용품
1) 죽은 털 제거에 좋은 강아지 브러쉬
2) 운동량 높은 강아지 산책에 도움줄 인라인 스케이트
3) 강아지의 휴지통 뒤지기를 방지할 덮개형 쓰레기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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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강아지 귓속 오염물을 닦아줄 이어클리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