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B경영연구소에서 발표한 '2021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많이 키우는 고양이 1위는 코리안숏헤어다. 코리안숏헤어는 한국 토종 고양이로 우리가 길에서 흔히 마주치는 길고양이들 중 상당수가 코리안숏헤어에 속한다.
그런데 코리안숏헤어는 국제고양이협회 등에서 인정하는 정식 품종이 아니다. 그렇다고 경주 동경견이나 풍산개처럼 고유의 유전적 특징에 따라 분류한 묘종으로 보기도 어렵다. 생물학적 특성으로 보면 코리안숏헤어는 도메스틱 숏헤어 즉 특정 고양이 품종에 속하지 않는 혼혈 고양이로 분류하는 게 맞지만 우리나라에서 워낙 오래 서식했고,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고양이다 보니 '아메리칸 숏헤어', '브리티시 숏헤어'처럼 국가 이름을 붙여서 '코리안 숏헤어'라고 부르게 되었다.
오늘부터 100부작으로 연재 예정인 '묘종백과' 첫 시간에는 '코리안숏헤어'라고 불리는 도메스틱 숏헤어에 대해 알아본다.
도메스틱 고양이는 혈통을 알 수 없는 고양이를 뜻한다. 털 길이에 따라 숏헤어, 미디엄헤어, 롱헤어로 분류할 수 있는데, 그중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고양이가 단모종인 도메스틱 숏헤어다.
정확한 기원은 알 수 없으나 코리안숏헤어의 경우 삼국시대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며 쥐들이 불경을 갉아먹지 못하게 주로 절에서 사육되었다고 한다. 길고양이가 많다 보니 과거에도 길고양이로만 길러졌을 거라 생각할 수 있는데, 조선시대에는 숙종도 길렀을 만큼 나름 가정묘로 수요가 있었다. 지금은 우리나라 반려묘의 25%를 차지할 만큼 가정묘로 인기다.
다양한 혈통이 섞였기 때문에 털 색과 조합, 패턴이 제각각이다. 털 색은 검정, 흰색, 갈색, 황색, 회색 등으로 다양하며 코리안숏헤어는 흰색, 검정, 황갈색 믹스에 다양한 태비(줄무늬)가 들어간 유형들이 많다.
특히 황갈색 털에 줄무늬, 회색털에 줄무늬를 가진 고양이들이 많아서 각각 치즈태비, 고등어태비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또 코리안숏헤어는 아메리칸숏헤어보다 태비가 좀 더 가늘고 얼굴 모양이 각졌다는 특징이 있다.
혈통에 따라 차이가 크다 보니 체고 20~30cm, 무게 4kg~10kg으로 다양한 편이다. 우리나라에는 5~7kg대 고양이들이 많다. 평균 수명은 15~20세 정도로 긴 편이다.
도메스틱 숏헤어는 혼혈종이다 보니 다른 묘종에 비해 유전 질환이나 합병증 위험은 적은 편이지만 과식으로 비만이 되기 쉬우니 식이관리와 운동에 신경써주길 바란다. 이 외에 심장병 발병 비율도 높다 하니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아주자.
워낙 다양한 혈통이 섞였기 때문에 성격 또한 제각각이다. 같은 코리안숏헤어라도 어떤 고양이는 느긋하게 쉬는 것을 좋아하고, 어떤 고양이는 활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좋아한다.
또 어떤 고양이는 고양이 본연의 성격대로 독립적인 반면, 어떤 고양이는 개냥이처럼 집사와 내내 뒹굴며 같이 놀아주기를 바랄 수 있다.
놀이
모든 고양이가 그렇듯 도메스틱 숏헤어 역시 스트레스를 줄이고 건강한 몸매 유지를 위해 하루 5~10분씩, 5회 정도 사냥놀이를 해주는 게 좋다. 특히 고양이는 심심하고 지루하면 한밤중에 울기, 우다다다, 소변 테러 같은 문제 행동을 일으키기 때문에 낚시대, 퍼즐, 공 등의 장난감을 다양하게 준비해놓고 늘 새로운 자극을 줘야 한다.
참고로 도메스틱 고양이는 과거 쥐를 쫓던 본능으로 인해 낚시대처럼 사냥 본능을 자극하는 장난감을 사용해주면 반응이 좋다.
모든 고양이가 그렇듯 도메스틱숏헤어도 다양한 경험을 풍부하게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따뜻한 햇빛이 들어오는 곳에서 기분 좋게 뒹굴거릴 수 있도록 방석을 놔줘야 하고, 고양이 필수 행동인 수직 운동을 도와줄 캣타워와 숨숨집, 스크래쳐도 필수다. 또 고양이는 화장실과 식사 장소가 지저분해도 스트레스를 받으니 이 두 곳은 특히 청결하게 관리해주자.
도메스틱 숏헤어 보호자에게 추천하는 고양이 용품
1) 고양이 낙상을 방지할 창문 안전망2) 고양이와 병원갈 때 필수인 이동장3) 고양이들이 환장하는 낚시대 장난감4) 고양이의 음수량을 늘려줄 분수형 급수기5) 고양이들이 사랑하는 간식 츄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