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영역 동물이라 자기 구역을 벗어나면 불안해한다. 이 같은 성향 때문에 산책하는 고양이는 장화신은 고양이만큼 희귀하다. 그런데 유튜브를 보면 하네스를 차고 유유자적 산책을 즐기는 몇몇 고양이를 볼 수 있다.
혹시 딥페이크 기술을 쓴 영상이 아닐까 의심들 수 있겠지만 이 영상들은 조작이 1도 없는 찐이다. 그리고 영상에 등장한 고양이들은 10중 9은 오늘 소개할 고양이 ‘노르웨이숲’일 가능성이 크다. 오늘은 놀숲으로 더 유명한 노르웨이숲 고양이에 대해 알아보자.
이름 그대로 노르웨이가 원산인 고양이다. 노르웨이에서는 숲고양이로 불리며 이곳의 민담과 신화에도 자주 등장할 만큼 오랜 역사를 가졌다. 11세기경 바이킹족이 터키에서 데려온 앙고라 고양이에서 유래했다는 설과 터키, 러시아의 긴 털 고양이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는데, 전자쪽이 조금 더 유력하다.
현대에서는 개냥이로 사랑받는 가정묘지만 불과 200년 전만 해도 노르웨이숲 고양이는 북유럽의 혹독한 추위 속에서 숲과 마을 거리, 사람들의 집을 길고양이처럼 떠돌며 생활한 불쌍한 친구들이었다. 20세기에는 전쟁으로 인해 멸종 위기까지 처했다가 후반에 들어서야 겨우 개체수가 복원되었다.
개로 치면 대형견에 들어가는 섭스텐셜 체형의 대형묘다. 메인쿤과 더불어 몸집이 큰 고양이로 유명하며, 특히 뒷다리 근육이 발달했다. 노르웨이 숲은 수 세기 이상 북유럽 추위를 견디게 해준 이중모의 장모종 털을 가졌으며, 특이하게도 이 털은 여름에는 가벼운 털로 털갈이 됐다가 겨울에는 보온성이 뛰어난 두꺼운 털로 바뀐다.
또 보기와 달리 잘 뭉치지 않아서 빗질도 주 1~2회 정도만 해줘도 되지만, 공포의 털갈이 시즌인 봄과 가을에는 매일 빗질을 해서 죽은 털을 제거해줘야 털 테러를 피할 수 있다.
성묘가 되면 암컷은 3~7kg, 수컷은 5~10kg까지 자란다. 대형묘다 보니 1살이면 다 크는 다른 고양이들과 달리 천천히 오래 자라는 편인데, CFA에 따르면 5살까지 자랄 때도 있다고 한다. 평균 수명은 8~14년 정도다.
노르웨이숲은 오랜 야생고양이 생활 덕에 병치레가 적고 튼튼한 편이지만 비대성 심근증과 고관절 이형성증, PK 결핍증, 글리코겐 저장 질환, 그리고 알러지가 발생하기 쉬우니 해당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건강검진을 잘 받아주자.
사람을 잘 따르고 정이 넘친다. 머리도 좋아서 가족은 물론 자주 방문하는 손님도 알아보며 사교성도 좋아서 다른 고양이와 강아지, 어린 아이들과도 잘 지낸다. 특히 칭찬 받는 것을 좋아하고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 것을 즐겨서 항상 사람들 곁에 있길 바란다. 하지만 독립적인 성향도 있어서 사람의 무릎을 차지하는 것보다는 가까운 곳에 앉아서 함께 놀거나 수다 떠는 것을 선호한다.
이뿐만 아니라 노르웨이숲은 환경 적응력이 뛰어나고 겁이 없으며 호기심이 많다. 그래서 산책을 데리고 나가도 거부감이 크지 않고 빠르게 적응해서 산책냥이는 물론 고양이와 여행의 꿈도 실현할 수 있다.
야생의 본능이 남아 있어서 사냥 놀이를 굉장히 좋아한다. 노는 모습을 보면 실제로 사냥하듯 매복했다가 대상을 추격하고 낚아채며 노는데 이런 특성에 맞춰 실제 사냥감이 된 것처럼 놀아주면 노르웨이숲의 사냥 본능도 충족해주고 집사와 유대감도 높일 수 있다.
사냥감이 된 것처럼 노는 법은(당연히 실제 사냥감이 되라는 것은 아니고), 낚시대 끝에 쥐나 새와 비슷하게 생긴 인형을 달아놓고 사냥감처럼 숨었다가 빠르게 이동하는 등 야생의 동물처럼 움직여 고양이를 자극하면 된다. 특히 노르웨이숲처럼 낮잠을 길게 잤다가 밤에 에너지가 폭발하는 애들은 이렇게 놀아줘야 힘을 빼서 밤에 잠 깨우지 않고 잘 잔다.
노르웨이숲은 야생의 본능이 남아 있어서 실제 숲에서 생활하는 것처럼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환경풍부화를 해줘야 한다. 환경풍부화란 캣타워, 캣워크, 캣휠, 스크래처, 숨숨집 등 다양한 시설을 설치해 고양이가 상하 수직운동, 점프, 달리기, 숨기 등 다양한 행동을 경험할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을 말한다.
특히 노르웨이숲은 뒷다리 근육이 강해서 점프를 잘하기 때문에 캣타워는 높은 제품을 설치해주는 게 좋다. 또 스크래처의 경우 골판지보다 사이잘삼 로프로 감싼 제품을 추천한다. 또 앞에서 설명했다시피 노르웨이숲은 사람을 좋아하지만 어느 정도 독립적인 영역을 만들어줘야 하기 때문에 책상이나 침대, 소파 가까이에 노르웨이숲이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게 좋다.
노르웨이숲 보호자에게 추천하는 고양이 용품
-거친 촉감을 선호하는 고양이를 위한 사이잘삼 스크래처-운동량 높은 고양이를 위한 캣휠-수직 운동, 수평 운동, 점프, 스크래칭까지 고루 가능한 캣타워-산책냥이 필수품, 하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