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향기기의 로망은 역시 나무 하우징...이라는 말을 나무 재질 이어폰 리뷰 때마다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이니 뭐 어쩌겠어요. 이번에도 나무로 만들어진 멋진 이어폰을 들고 왔습니다. 그것도 가을에 어울리는 단풍나무 말이죠.
단풍나무 질감이 예쁜이어폰
싸코 도토리 DRC-3G 인이어 이어폰 써보니
왠지 참나무로 만들어졌을 것 같은 도토리 DRC-3G가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단풍나무 하우징으로 예쁜 질감이 느껴지는 인이어 이어폰이며, 한정판으로 모과나무를 사용한 녀석도 있다는군요. 제가 사용해볼 녀석은 개중에서 단풍나무를 사용한 민트 색상의 제품입니다.
나무를 사용한 것치고는 비싸지 않은 가격 49,000원을 정가로 내세운 제품이라 그런지 구성품은 최소한으로 갖추어 놓았습니다. 이어폰 본체와 이어팁, 선정리벨크로가 전부죠.
싸코 도토리 이어폰은 좋은 재질을 아낌없이 사용했다는 인상이 엿보입니다. 품질 좋은 직조 케이블에 접착제를 쓰지 않고 압착하여 마감한 인라인 마이크의 마감은 수준급이네요. 플러그와 Y 스플리터의 플라스틱 사출 마감만 조금 더 신경 쓰면 완벽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유닛부의 단풍나무는 이 이어폰의 정체성이니만큼 깔끔한 표면 가공이 되어 있으며, 이어팁과 가까운 부분은 도금한 금속 재질로 마무리되어 있습니다. 싸코 측에서는 예쁜이어폰 컨셉을 잡고 있나 본데, 이 정도면 저는 인정입니다.
나무 재질의 이어폰은 대부분 먹먹한 저음을 들려주는 경향이 있지만, 싸코 DRC-3G의 소리는 비교적 깔끔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음악을 들었을 때, 저음이 강하게 들리지 않고, 잔향도 길지 않는 게 특징. 웅웅 울린다는 인상을 주었던 여느 나무 이어폰과 다른 느낌이에요.
기본적으로 차음성이 좋고, 이어팁이 큰 편이라 귀를 꽉 채우는 덕분에 저음이 별로 새어나가지 않아 상대적으로 적은 저음으로도 탄탄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심심한 소리는 아니라 음악을 듣는 재미를 해치지는 않아요.
저음이 다른 음역을 덮어버리지 않아서 그런지 중/고음역이 돋보이는 도토리 이어폰입니다. 비슷한 수준의 다른 제품에 비해 해상도가 뛰어나지는 않지만 음색이 어두워지지 않도록 충분히 환기해주는 느낌이며, 자극적인 소리가 들릴 수 있는 음역은 약화된 느낌이 인상적이네요.
소리 외적으로 음악 감상에 영향을 주는 부분을 꼽아보자면, DRC-3G의 터치노이즈 문제가 있습니다. 싸코 측에서는 터치노이즈 방지라면서 사용자들을 안심시키지만, 이어팁을 제외한 유닛부가 귀에 전혀 닿지 않고 단단한 재질만 사용한 것에 대한 반동인지 터치노이즈가 좀 심한 편이랍니다. Y 스플리터 위쪽으로는 TPE 케이블을 쓰거나, 이어폰 클립을 하나 준비해주면 좋지 않았을까 싶어요.
지금까지 싸코 도토리 DRC-3G 인이어 이어폰을 살펴보았는데요... 보기 좋은 디자인과 부담스럽지 않은 음색이 매력적인 이 이어폰은 구매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선의 여지가 많긴 합니다만, 정가에 비해 실 판매가가 아주 저렴한 만큼 예쁜이어폰을 위해 디자인 값을 조금만 더 쓴다고 생각해도 좋겠네요.
이 글은 제품을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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