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더욱 몰입감 있게 즐기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소리'입니다. 눈으로 보고, 손끝의 감각으로 컨트롤하며, 시원한 타격음과 함께 보이지 않는 적들의 위치를 바로 '소리'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그만큼 '소리'는 보이는 것 이상으로 많은 정보를 담고 있는데요, 얼마나 그 정보를 게이머에게 잘 전달해 주는지가 승/패를 결정한다 해도 과언은 아니겠지요. 그래서 많은 게이머들은 음향장비에 상당한 투자를 아끼지 않습니다. 가격적인 부분도 무시할 순 없지만, 예를 들어 사운드 카드를 사용한다면 최소한의 지출을 통해 더욱 좋은 사운드를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EPOS 젠하이저 GSX300 게이밍 외장 사운드 카드가 바로 가격 대비 상당히 좋은 퀄리티의 '소리'를 들려주는 장비입니다.
명품 음향기기 전문 업체 젠하이저를 모르는 게이머는 거의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거기에 EPOS │ 젠하이저는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및 게이밍 헤드셋의 독립적인 회사로 게임용으로 설계된 고급 오디오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한마디로 젠하이저의 '기술력'과 '노하우'로 만든 게이밍 제품으로 보시면 됩니다. 퀄리티 있는 브랜드에서 만든 제품인 만큼 사용하기 전부터 기대감은 정말 상당합니다. GSX1000과 GSX1200과 같은 하이엔드 사운드 카드가 이미 출시되어 있지만. GSX300의 경우에는 엔트리급으로 사이즈, 구성, 편의성을 줄이는 대신 사운드 퀄리티를 챙기는 합리적인 제품이라 생각됩니다.
젠하이저만의 화이트&블루 컬러로 이뤄진 박스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GSX300 사운드 카드는 화이트&블랙 2가지 컬러로 출시했습니다. 저는 묵직하면서도 차분한 느낌을 좋아하는지라 블랙 컬러를 선택했습니다.
젠하이저 공식 GSX300 스펙을 살펴보면 눈여겨볼 부분이 바로 샘플 레이트와 헤드폰 임피던스입니다. 샘플 레이트는 기본 24 bit 96 kHz를 지원하고, 7.1 가상 채널을 사용할 시 16 bit kHz를 지원하며 헤드폰 임피던스 값은 25~75Ω라고 표기되어 있습니다. HD600과 같은 고가의 헤드폰과 패시브 스피커를 사용할 경우 출력에 있어서 부족함을 느낄 수 있겠지만, 일반적인 게이밍 헤드셋 테두리에서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출력을 보여주리라 생각됩니다. GSX300의 주된 목적이 게이밍 사운드라 이런 부분에서 합리적인 선택을 했다고 보입니다. 언어(표기되어 있지는 않지만) 또한 한글을 지원하는 것이 마음에 듭니다.
박스 곳곳에 GSX300의 스펙과 특징이 표기되어 있고, 특히 높은 해상도와 7.1 서라운드 사운드, 커스텀 버튼을 강조하고 있네요. 젠하이저라 신뢰가 가는 건.. 저뿐인가요?ㅎㅎㅎ
개봉 스티커를 잘라주고 박스를 열면,
GSX300 본체와 케이블이 보입니다. 간소하지만, 제품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포장은 깔끔하니 마음에 드네요.
구성품으로는 GSX300 본체와 USB 케이블, 설명서와 보증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본체를 제외한 유일한 구성품이라 할 수 있는 USB 마이크로 5핀 케이블의 품질은 무난하지만, 젠하이저 로고가 새겨져 있다는 작은 차이가 소장의 가치를 높여주네요.
딱! 봐도 귀엽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면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게 느껴집니다. 이런 디자인은 다양한 PC 환경에도 어울릴 수 있는 장점이 있지요.
볼륨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는 볼륨 노브와 사운드 커스텀 버튼은 전면에, 후면에는 USB 포트와 헤드셋/마이크 포트가 있습니다.
옆에서 보았을 때에는 볼륨 노브가 올라가는 구조로 디자인되었습니다. 손으로 조절하기 편한 각도입니다.
바닥면에는 미끄러짐을 방지하기 위한 고무패드가 양옆으로 붙어 있습니다. 실제로 사용하면서 느낀 점은 309g의 무게가 무거운 편은 아니지만, 적당히 묵직하면서도 고무패드 덕분에 쉽게 끌려오거나 손으로 조절할 때에 밀리지 않았습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사운드 블라스터X G6 와 크기를 비교하면 높이는 GSX300이, 길이는 G6가 좀 더 긴 편입니다. 확실히 볼륨 노브를 통한 조절은 GSX300이(순정 상태에서) 편리해 보입니다.
USB 케이블을 PC와 연결해 주면 볼륨 노브에 파란 LED가 점등됩니다.
볼륨 노브는 매끄럽게 돌아가는 것이 아닌 살짝 드드드드- 걸리는 느낌으로 부드럽게 돌아갑니다. 걸리는 느낌이 있어서 직관적입니다.
모니터 옆에 놓고 사용하기에 좋은 사이즈입니다. 뭔가 깜찍(?)해보이네요.ㅎㅎㅎ
GSX300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줘야 합니다.
https://blog.naver.com/feelselectronics/221918555786
필스전자 블로그에서 링크를 통해 Gamingsuit를 다운로드하고, 설치를 완료(설치 완료 후 한 번의 재부팅이 있습니다) 하면,
GSX300 장치 펌웨어를 업데이트합니다. 설명에 따라 업데이트를 완료하면 모든 과정 끝!
소리 설정에 들어가 보면 GSX300이 기본 장치로 잡혀있는 게 보입니다. 각각의 속성에 들어가서 고급 탭에 샘플 속도 및 비트 수준을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이 막혀져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아마도 소프트웨어와 연동되어 그런 것 같은데, 직접 선택할 수 없다는 부분은 아쉽게 느껴지네요.
바로 테스트를 진행하기 위해 헤드셋을 연결해 줍니다.
헤드폰 / 마이크 모두 3극 분리형 플러그만 지원하며 3.5 4극으로 되어 있는 헤드셋이나 이어폰은 별도의 4극-3극 변환 케이블이 필요합니다. 실 사용에서 불편한 점은 없지만, 4극 단자도 지원해 줬다면 하는 바람은 있습니다.
테스트에 사용할 리시버는 번들 이어폰과 쿠거 폰텀 헤드셋입니다. 둘 다 10만 원 안쪽으로 구매할 수 있는 제품으로, 중/저가의 리시버에서도 사운드 카드의 효과를 볼 수 있는지 테스트를 진행해보고 싶었습니다. 아무래도 사운드 카드 입문용으로 GSX300을 사용할 때 고가의 헤드셋보단 10만 원 내외 헤드셋을 많이 사용하시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먼저 사운드 커스텀 버튼을 누르면 모드와 설정에 따라 컬러가 변경됩니다.
서라운드 사운드 모드에서 2.0(파란색)과 7.1(빨간색) 사운드 효과를 선택할 수 있고,
*현재 커스텀 버튼을 통해 LED는 변경되지만, 소리가 바뀌지 않는 현상이 있습니다.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개선된다고 합니다. 참고해 주세요.
프리셋 스위치 모드에서는 4가지 프리셋(뮤직, e-스포츠, 무비, 플랫)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변환 속도는 상당히 빠른 편입니다.
각각의 프리셋은 젠하이저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설정으로 맞춰져 있습니다. 기본 설정에서 이퀄을 만질 수 있다는 점 외에도 60~16k까지 세밀한 이퀄 설정은 상위 기종인 GSX1000과 1200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디테일함을 보여주었습니다. 기본 설정만으로도 상당 수준의 소리를 들을 수 있지만, 이퀄을 조금이라도 다룰 수 있다면 그 이상의 퀄리티 있는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나만의 프리셋을 만들고 저장할 수 있는 기능도 있습니다. 좌측 하단에 보이는 2.0 모드와 7.1 모드를 화면에서 클릭을 통해 변경할 수 있고, 7.1 모드 시 '반향'이 활성화되는데, 옆의 슬라이드를 움직여 공간감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마치 극장에서 보는 느낌처럼 제법 괜찮은 수준의 사운드를 들려주었습니다.
마이크 설정도 단순하지만, 활용성이 높은 기능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순서대로 음성 강화 설정은 끄기/WARM/CLEAR 세 가지로 되어 있고, WARM 경우 목소리가 부스팅 되며 저음이 좀 더 강조되는 느낌이 듭니다. CLEAR는 저음이 줄어들고 중 저음이 깔끔하게 들리는 느낌이랄까요? 저음이 강하면서도 두터운 목소리에는 CLEAR를, 목소리가 작고 톤이 높은 경우에는 WARM 모드를 사용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GAIN은 마이크의 음량을 슬라이드로 조절하는 기능입니다. SIDE TONE은 자신의 목소리를 헤드셋으로 들을 수 있는 기능입니다. 역시나 소리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NOISE GATE는 마이크를 통해 소리가 들리는 최소의 음향 레벨을 조절할 수 있고, 노이즈 제거는 마이크를 통해 들어오는 환경음을 차단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NOISE GATE의 경우 최대치로 올리면 작은 목소리는 묻혀버리는 경향이 있어서 0~30 정도로 만 설정해두는 것을 추천드리고, 노이즈 제거 역시 0-50-100% 3단계로 50%만 두어도 생각보다 노이즈를 잘 잡아주었습니다.
GSX300은 게이밍이라는 명칭이 있는 사운드 카드인 만큼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G6과 비교해 테스트해보았습니다. 아무래도 그동안 쭉- G6를 통해 소리를 들었으니 비교가 될 수밖에 없지만, 가격적인 부분도 있기에 직접적인 비교보다는 GSX300DML 성향에 대해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다양한 FPS 게임 중에 가장 즐겨 하는 오버워치와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로 진행해보았습니다. 배틀 그라운드보다 사운드 플레이의 중요성은 적은 편이라 말하지만, 오버워치는 한타에서의 사플(사운드 플레이)과 몰래 숨어서 궁을 쓰거나 스킬을 쓰는 적의 방향을 정확히 캐치할 수 있는 것 또한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게임이다 보니 프리셋 중에 e-스포츠 모드로 플레이해보았는데, 개인적으로는 무비 모드에서 더 만족스러운 사운드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e-스포츠 모드는 중/고음이 강해지고, 좀 더 쨍-한 느낌이 드는 사운드인데, 음의 분리도와 방향감은 무비 모드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귀가 쉽게 피로해지는 느낌이 있어서 좀 더 부드러우면서도 저음이 살짝 더 강조된 무비 모드가 듣기에는 더 좋았고, 타격음이 더 맛깔스러웠습니다. 그리고 g6와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 방향감은 사실 조금 놀랍다는 느낌이 들 정도. 오버워치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방향감이라면 배그에서도 상당히 좋은 느낌을 주리라 생각됩니다.
아, 그리고 화이트 노이즈에 대해 궁금하셨던 분들도 많으실 텐데, GSX300을 사용하면서 다양한 리시버를 연결해보았지만, 화이트 노이즈는 경험할 수 없었습니다. 정말 깔끔해요.
위의 프리셋은 아스트로 a50의 이퀄인데요, 갑자기 a50 프리셋을 설명하는 이유는 해외 콜옵 플레이 유저들에게는 아스트로 a50이 상당히 좋은 평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저도 a50 무선 헤드셋을 사용하는지라 a50 전용 콜옵 프리셋을 설정해서 사용하는데요, 정말 좋은 사운드와 방향감, 공간감을 들려줍니다. a50뿐만 아니라 g6를 통해서도 콜옵 플레이를 즐겨보았지만, GSX300는 a50의 공간감, g6의 부스팅과 다른 기본 설정에서 정말 깔끔한 소리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소리의 성향이라는 게 개인의 취향에 따라 좋다, 별로다 라고 할 수 있겠지만, GSX300은 호불호가 적은 말 그대로 깨끗한 소리가 들린다고 해야 할까요? 심심한 소리는 아니고, 기본기가 탄탄한 뼈대와 같다고 표현하고 싶어요. 거기에 이퀄을 통해 살을 어떻게 붙이느냐에 따라 다양한 소리를 들려줄 수 있는.. 전달이 잘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발전 가능성이 보이는 재능 있는 GSX300이라고 표현하고 싶네요.
다시 게임 이야기로 들어와서 콜옵을 즐기면서 방향감과 발소리는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확실히 적을 구분해서 돌아볼 수 있는. 단, 거리감과 같은 세밀한 부분은 잘 느낄 순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 2.0 서라운드 모드도 괜찮지만, 7.1 가상 사운드로 플레이해보는 것도 추천드려봅니다. 방향감이나 구분감은 약해지지만, 게임을 집중력 있게(빡겜)하는 것이 아닌 편안하게 즐기기 위함이라면 웅장하면서도 울림이 있는 소리가 생각보다 꽤 괜찮고, 재밌게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 너무 재밌게 봤던 영화가 포드 v 페라리라는 영화인데, 극장에서 봤을 때 그 전율을 잊지 못하겠더군요. 물론 제가 가지고 있는 음향 장비를 통해 그 느낌을 다시 경험하기에는 힘들겠지만, 새로운 음향 장비가 생길 때마다 꼭 한 번씩 보게 되는 영화입니다.(나중에라도 꼭 고오오오급 앰프나 하이엔드 스피커, 헤드폰으로 감상해보고 싶네요ㅎㅎ)GSX300는 웬만한 메인보드 내장형 사운드 카드보다는 더 좋은 소리를 들려줍니다. 특히 엔진의 배기음이 뭉개지는 소리가 아닌 제법 디테일하게 구분되는 게 생각보다 괜찮게 들려졌습니다. '요 녀석 봐라? 제법이네?' 이런 느낌이랄까요? 엄청난 퀄리티까지는 아니지만, 이 정도면 집에서 여유 있게 영화를 보면서 즐기기에는 충분합니다.
처음 GSX300의 가격을 듣고 '사운드 카드 시장에서의 포지션은 이 정도겠구나' 예상했던 제 생각을 보기 좋게 빗나가게 한 제품이었습니다. 공식 가격은 105,000원대이고, 현재 출시 특가로 75,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면 아주 만족스러운 가격입니다. 정가로 구매한다고 해도 충분한 가격 값을 한다고 생각하고, 게임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사운드 퀄리티는 입문용 그 이상의 가치가 있었습니다. 좀 더 개선의 필요성이 보이는 소프트웨어는 아쉽게 느껴지지만, 이제 막 출시한 제품이고 추후 업데이트가 예정이라고 하니 이 부분은 좀 더 기다려보면서 살펴봐야겠네요. 아, 4극 단자의 미지원도 조금은 아쉽고요. 아무래도 4극-3극 변환 케이브를 준비해야 한다는 번거로움도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사용자를 배려한 편의성이나 간결하지만 활용성이 높은 소프트웨어. 거기에 기본기가 좋은 깔끔한 소리는 한 단계 발전한 게이밍 환경을 꾸미고 싶으셨던 입문자분들의 갈증을 해소해 줄 수 있는 사운드 카드입니다.
사실 사운드 카드보다 리시버를 교체하는 편이 더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방법이겠지만, 리시버를 교체하는 비용 대비 더 적은 지출로 만족스러운 사운드를 들을 수 있으니 그동안 자신이 사용하던 헤드폰과 이어폰에 답답함을 느끼셨던 분이라면 GSX300 게이밍 사운드 카드는 아주 좋은 선택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아! 그리고 같은 브랜드 제품군인 GSP600 헤드셋과의 궁합이 그렇게 좋다고 하니 혹시나 모를 지갑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불상사(?)는 잘 대비하시고요.ㅎㅎㅎ
한 줄 평 : 입문자용이라고 말하지만 입문자용 같지 않은 입문자용 같은 너.
GSX300으로 시작하셨다면 게임을 승리하기 위해 남은 것은 바로 자신의 손..ㅠㅠ(크흑..)
이상으로 EPOS 젠하이저 GSX300 게이밍 외장 사운드 카드의 솔직한 사용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본 사용기는 EM BEST와 필스전자로부터 물품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그러나 어떠한 조건 없이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작성되었음을 분명히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