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지텍, 레이저, 커세어, ASUS ROG, 레오폴드, 덱, 한성, 체리, 키크론, 앱코 등 기계식 키보드 시장은 이미 수많은 브랜드에서 여러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삼성전자의 이름을 달고 출시된 게임용 기계식 키보드 SK-CG200BR을 다뤄보도록 할 텐데요, 과연 게이밍 키보드 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한자리 차지할 수 있는 제품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삼성전자 SK-CG200BR 기계식 키보드는 87개의 키로 이루어진 텐키리스 키보드입니다. 게임에 불편함이 없도록 모든 키가 동시 입력이 가능한 것과 이중 사출된 조약돌 모양의 키 캡이 적용된 점, 그리고 측면 디퓨저를 통해 LED가 발산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또, 스위치 핫스왑 기능을 제공하기에 고장 난 스위치를 교체하거나 다른 종류의 스위치로 바꿔 색다른 타건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둥근 페블 형태의 키 캡은 아무래도 사용성(기능성)보다는 디자인에 치우친 멤브레인 형태가 많았는데, SK-CG200BR은 기계식 키보드에 해당 키캡을 적용했기에 실제 게임에서 어느 정도의 퍼포먼스를 보여줄지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삼성공식파트너 두인디지텍에서 유통하며 가격은 리뷰일 기준 80,300원입니다.
패키지 및 언박싱
여느 키보드와 마찬가지로 박스 겉면에는 키보드 레이아웃이 프린팅 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박스의 전체적인 컬러는 블랙&퍼플 컨셉이네요. 좌측 상단의 삼성 로고가 키보드에 있다니, 조금 어색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제품 특징을 한글로 볼 수 있다는 것도 하나의 장점이 될 수 있는데요, 기계식 키보드를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꽤나 유용한 정보입니다.
박스를 개봉하면 완충재 속에 안전하게 포장된 키보드를 볼 수 있습니다. 포장상태 양호.
구성품: 키보드, 한글 설명서, 브러시, 키 캡 풀러, 스위치 풀러로 간소하면서도 있을 건 다 있습니다.
키보드는 은빛 플라스틱 하우징 위에 조약돌 모양의 키캡이 장착되어 있으며 유선으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전체적인 레이아웃을 보면 일반적인 키 캡으로 교체하더라도 무리 없이 호환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중사출 형태의 키 캡이라 레이저 각인 보다 내구성이 보다 뛰어나다 할 수 있겠네요.
사용설명서는 '사진+한글 설명' 조합이라 기계식 키보드를 처음 다뤄보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먼지 제거용 브러시는 키보드 청소 및 관리에 꽤나 도움이 될 것 같은데 그 외 키 캡 풀러나 스위치 풀러는 엔트리 한 제품입니다. 특히 키 캡 풀러를 사용할 때 키캡에 스크래치가 생길 수 있으니 다른 방식의 키 캡 풀러 사용을 권장 드립니다.
케이블 포함 키보드 무게는 약 747g으로 살짝 가벼움이 느껴지는 정도입니다. 흡음재 없이 속이 비어 통울림이 발생하지 않을까 생각되는 무게입니다.
제품 디테일
삼성전자 SK-CG200BR는 기계식 키보드는 컴팩트한 텐키리스 디자인이라 데스크 공간에 여유를 줍니다.
키 눌림 상태를 나타내는 LED 인디케이터는 따로 존재하지 않으며 '캡스 락'이나 '스크롤 락' 키를 눌렀을 때, 해당 키에 백색의 LED가 점등되는 것으로 확인이 가능합니다.
키 캡 영어 부분은 LED가 투과되지만 한글 부분은 LED가 투과되지 않습니다.
'FN' 키와 여러 가지 키를 조합해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상하부 하우징은 플라스틱이 사용되었습니다. 제품마다 다르겠지만 측면에 RGB 디퓨저를 넣기 위해 상하부 하우징이 딱 들어맞지 않아 약간의 유격이 존재해 통울림이 걱정됩니다.
편평한 이중사출 키 캡(스텝 스컬쳐2 미적용)이 장착되었으며 높이가 48mm라서 팜레스트 없이 사용하면 손목이 쉽게 피곤할 수 있습니다.
패브릭 재질의 케이블에는 노이즈 필터가 있으며 USB 커넥터는 금도금 처리가 되어 있습니다. 패브릭 재질이긴 해도 부드럽고 잘 휘는 소재가 아닌 뻣뻣한 느낌입니다.
하판 소재는 흰색 플라스틱이며 4개의 미끄럼 방지 패드가 존재합니다. 아쉽게도 키보드 각도 조절은 할 수 없습니다.
3갈래의 케이블 방향 고정 홈이 있어 사용자 PC 환경에 따라 알맞은 위치에 케이블을 고정해서 키보드를 사용하면 됩니다.
키보드 하우징 테두리와 LED 디퓨저에는 보호 필름이 부착되어 있어 오염이나 스크래치 발생을 줄이고자 하였습니다. 청소 및 관리가 용이하고 LED가 잘 드러나는 비키 스타일입니다.
키 캡 및 스위치, 그리고 타건
이중사출(Double Shot) 키 캡이 사용되었으며 영문에만 LED 투과가 가능합니다. 키 캡 마감은 상당히 깔끔하며 만졌을 때, 부드러우면서도 거슬 거리는 질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사용된 스위치는 오테뮤(OUTEMU) 적축(리니어) 스위치입니다. 걸림이 없어 편안한 타건이 가능한 제품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심심한 타건감이기도 합니다.
체리식 스테빌라이저가 적용되어 있으며, 하얀색 그리스로 스테빌 윤활이 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핫스왑 키보드인 만큼 스위치를 교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오테뮤 스위치 수명이 높은 편은 아니라서 스위치 불량이 발생했을 때 자가 교체가 가능하며, 다른 스위치의 타건감이 필요할 때 스위치만 구매해 언제든 교체할 수 있습니다.
기판을 보면 3핀 스위치만 호환이 되며 위쪽에 LED가 위치한 역방향입니다. 역방향 키보드의 장점은 키 캡의 문자 부분에 대한 LED 투과가 잘 된다는 점이지만 단점으로는 일부 체리 프로파일 키 캡과 호환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죠. 결국 RGB 뽕에 집중한 느낌입니다.
삼성전자 SK-CG200BR 기계식 키보드에 사용된 오테뮤 적축 스위치를 살펴보겠습니다. 3핀이며 LED 광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상부 하우징이 투명합니다.
뚜-따! (카일 스위치와 같은 방식의 하우징입니다.)
분해해서 이리저리 만져봤는데 슬라이더(스템)이나 하우징, 스프링에 윤활이 되어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타건 시 스프링 소음이나 서걱임이 느껴진다면 간단한 윤활 작업을 통해 잡음을 제거하거나 타건감을 개선할 수 있어 보입니다.
오테뮤 적축은 처음 써봤는데 키압이 45g 정도로 게이트론 황축보다는 살짝 가벼운 느낌이었습니다. 윤활이 되어있지 않음에도 스위치에서 발생하는 서걱임이나 스프링 소리는 생각보다 크지 않았습니다. 다만 내부에 흡음재가 없고 텅 빈 공간이 많다 보니 키를 입력할 때 팅팅하는 통울림이 느껴졌습니다.
스테빌 윤활이 생각보다 잘 되어 있는지 스테빌이 있는 키를 타건했을 때 균일한 타건감과 타건음이 느껴졌습니다. 먹먹한 스테빌을 선호한다면 상당히 마음에 들어 하실 겁니다. 물론 스페이스바 특정 부분에 철컥이는 부분이 있기는 한데 그 정도는 10~20만 원 하는 기성품 기계식 키보드 대부분 제품과 큰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비키 + 핫스왑이라 '테이핑+ 철심 수평 + 용두 발톱' 등 작업이 보다 용이하기도 합니다.
통울림이 심한 편이라 체결된 나사를 풀어서 흡음재를 넣어주기로 하였습니다.
PCB 기판에 테이핑 작업도 진행했습니다. 사진은 나사 구멍을 피해 뼈대만 붙이고 있는 장면이며 실제로는 3겹으로 빽빽하게 붙여주었습니다.
신슐레이트(3T)로 하판을 꽉꽉 채워줬습니다.
다시 나사를 체결해서 통울림이 개선되었는지 타이핑해 보았습니다. 애석하게도 통울림 부분에선 드라마틱한 개선이 되질 않았네요. 그래도 '텡텡!'에서 '티잉' 정도로 통울림이 줄어들긴 했습니다.
RGB 패턴 및 게임 플레이
삼성전자 SK-CG200BR 기계식 키보드는 전용 소프트웨어를 제공하지 않아 매크로나 키 매핑 기능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RGB는 내장된 패턴 효과를 사용해야 하는데요, 19가지의 RGB 패턴과 9가지의 컬러를 지원하며 측면 RGB 디퓨저도 9가지 모드로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꽤나 넓습니다.
대부분의 기계식 키보드에서 사용하는 방향키를 이용한 방식으로 LED 광량이나 패턴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으며 'FN' 키와 'ScLk', 'Pause', 'Ins' 키를 조합하여 RGB를 제어할 수 있습니다. 비키 형태라 그런지 광량이 준수합니다.
게임 중에는 정신이 없어서 통울림을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모든 키가 동시 입력이 되는 제품이다 보니 게이밍에서 키 씹힘 현상은 발생하지 않았구요 버튼을 누를 때 입력되는 응답 속도도 지연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다만 키 캡의 디자인이 일반적이지 않다 보니 조금 어색함을 느낄 수 있었고 팜레스트 없이는 손목에 부담이 가서 팜레스트를 절로 찾게 되더군요. 게임 성능 자체만 놓고 보면 합격입니다.
종합 평가 및 추천 사용자
8만 원대의 키보드라면 게임 성능뿐 아니라 키보드 자체의 완성도도 어느 정도 높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가격대에 많이 팔리는 체리 MX Board 3.0S TKL와 비교했을 때, 'RGB + 핫스왑'을 제외하면 통울림, 하우징 재질, 마감 등 전체적인 퀄리티가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며칠간 사무실에 가져다 놓고 사용해 봤는데 '삼성 로고를 달고 이런 디자인과 RGB를 보여준다니 인상 깊다'라는 의견이 꽤 있어서 저처럼 수십 개의 기성품 키보드를 다루는 사람과는 다른 생각을 지닌 분들도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사실 저도 '삼성 + 텐키리스' 조합이 신선하긴 했습니다.
삼성전자 SK-CG200BR 기계식 키보드는 도전정신이 강하게 담긴 제품이라 생각하는데, ODM이 아닌 OEM 제품이라면 시장 조사를 좀 더 면밀히 하고 차후에는 개선된 제품으로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길 바라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