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셋을 경험해 본 유저들이라면 알고 계실 EPOS 젠하이저의 H3 헤드셋을 소개하여 드립니다. 특징을 요약하면 275g의 가벼운 무게와 밀폐형 구조, 멀티힌지, 스피커 하우징과 스튜디오품질 마이크, 멀티플랫폼이 지원됩니다. 3,5파이 커넥터로 PC 뿐만 아니라 콘솔 같은 여러 플랫폼에서 활용이 가능합니다. 23년 1월 기준 12만원 초반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필스전자를 통해 유통되고 있습니다.
■ EPOS에 대하여
H3 헤드셋 리뷰에 앞서 EPOS, 젠하이저, 필스전자의 관계가 사실 너무 궁금했었습니다. 기업의 역사에 관심이 많아서 유튜브에서도 이런저런 영상을 보곤 하는 성격인데 다행히 필스전자에서 제공해 준 자료와 각 홈페이지의 내용을 바탕으로 모든 궁금증을 풀게 되었습니다. Demant는 덴마크의 보청기 전문회사로 1904년에 설립되었고 1945년에 설립된 독일의 젠하이저(SENNHEISER)와 2003년에 합작하여 젠하이저 커뮤니케이션이란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이후 게이밍 제품의 특성, 고객에 특화된 음향제품들의 운영 포지션을 위해 EPOS란 회사가 설립되었고 국내의 필스전자를 통해 EPOS 제품들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EPOS는 Demant와 젠하이저의 게이밍 전문 공동 브랜드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구성품
제가 지금까지 만나보았던 헤드셋 종류의 포장박스는 무척이나 얇은 두께와 강도로 포장지를 뜯었을 때 박스의 최소 한 곳 정도는 찌끄러져 있던 경험이 많았습니다. 때문에 큰 기대 없이 EPOS H3를 열어 보았지만 단단하고 잘 짜여진 박스와 충격완화용 충진재 덕분에 포장재의 슬림화로 잊혀져만 가던 개봉의 즐거움을 다시금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유선 연결형인 만큼 PC용 분리형 케이블과 콘솔용 통합 케이블이 제공됩니다. 플레이스테이션이나 XBOX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멀티플랫폼을 지원하는 H3의 특징이 돋보이는 구성입니다. 메뉴얼은 간단한 한글로 기재되어 있지만 그림으로 잘 표시되어 있어 사용법을 익히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케이블 재질 또한 패브릭으로 되어 있어 유연하고 가벼운 움직임을 제공해 줍니다.
■ 외형
EPOS H3는 블랙과 화이트 2가지로 구성되며 마이크 일체형 디자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화이트 버전은 블랙과 이중 색상으로 조합되어 있는 반면 블랙은 단일 색상으로 차분하고 안정된 전형적인 헤드셋의 느낌을 전해줍니다. 블랙 무광 가운데 이어컵 중앙의 유광 블랙은 디자이너의 의도에 따라 포인트로 입힌 것 같습니다.
멀티힌지(Multi Hinge) 구조의 스피커는 착용 시 다양한 두상에 맞추어 유연하게 위치하게 되므로 옆으로 가해지는 장력을 분산시켜 안락한 착용감을 만들어 줍니다. 음향기기 전문 기업이다 보니 아무래도 음향 뿐만 아니라 착용적인 측면에서도 타사에 비해 많은 노하우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덕분에 모자를 쓰거나 두상이 커도 충분히 커버할 수 있을 만큼의 사용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볼륨 조절은 헤드셋 착용 시 우측에 위치해 있습니다. 고정형 케이블들로 된 헤드셋은 보통 케이블에 컨트롤러가 있어 사용 중 움직임에 지장을 주곤 했는데 유닛 일체형에 프리한 케이블의 움직임으로 사용 편의성을 높혀주고 있습니다. 헤드셋을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돌렸을 때 조절이 잘 안 된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실착용 후 직접 해보니 크게 이질감이 들거나 불편한 부분은 없었습니다.
이어폰에 비해 헤드셋이 가지는 장점도 많이 있지만 단점으로 여겨지는 부분은 아래로 가해지는 헤드셋 무게인데요 1시간 이상 사용하다 보면 적은 무게라 하더라도 헤드셋의 무게가 부담되곤 합니다. EPOS H3는 압력분산형으로 헤드셋의 무게를 머리 전체로 분산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으며 인조가죽의 재질로 땀이 베이지 않도록 제작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디테일한 설계임에도 압력이 느껴지는 건 헤드셋이기에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생각하며 개인적으로 무게보다는 귀부분의 땀이나 습한느낌으로 인한 불편함이 더 빠르게 오기 때문에 무게 부분은 크게 신경이 쓰이진 않았습니다.
밴드의 길이 조절부에는 01~10까지 숫자가 표시되어 있어 좌우측의 길이를 동일하게 쉽게 맞출 수 있습니다. 표시가 없었다면 움직일 때 걸림을 마음속으로 세고 맞췄을텐데 직관적으로 숫자가 눈에 보이니 무척 간편하고 편리했습니다.
마이크는 3개의 연결부로 구분되는데 가운데는 고무재질로 되어 크진 않지만 안쪽과 바깥 쪽으로 어느 정도의 움직임이 가능하게 설계되었습니다. 여기에 Lift-Mute를 지원하는 마이크로 ON/OFF 변환을 빠르고 간단하게 실행할 수 있습니다.
EPOS H3의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되는 이중소재 쿠션 부분입니다. 쿠션의 옆부분은 인조가죽, 귀에 맞닿는 부분은 패브릭 소재로 되어 있어 만졌을 때 촉감이 좋고 피부와의 마찰에도 통증이 크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사용을 위해 케이블 체결 후 사운드바의 오디오잭에 연결을 해보았습니다. PC용 케이블은 끝까지 밀어 넣으며 완체결을 해주어야 합니다. 살짝 걸린 상태에서 연결했더니 한 쪽만 들리기에 고장인 줄 알았습니다.
보급형의 H3라 ANC 같은 기능이 없기에 단순한 헤드셋 수준의 음질이겠구나 했는데 일반적인 USB헤드셋과는 확연한 보여주는 수준에 매우 감탄하였습니다. "게이밍"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출시했었던 일부 헤드셋에 대한 실망감들이 EPOS H3로 모두 클리어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고음의 쨍함 부분은 다소 약한 것으로 느껴지지만 저음은 충분히 괜찮을 정도로 울려주는 것 같습니다. 다만 너무 낮은 저음은 좀 뭉개지는 느낌도 있어 보입니다. (음질은 개인적 평가의 비중이 높으므로 직접 청음을 추천드립니다.) GSX300이라는 EPOS젠하이저의 외장사운드카드와도 호환이 된다고 하니 추가적이니 부스트(?)를 쓴다면 더더욱 괜찮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 마이크
EPOS H3 기능 중 하이라트인 스튜디오 품질의 마이크입니다. 헤드셋의 마이크는 품질이 좋지 않다는 인식을 확 바꿔주었을 정도로 매우 뛰어납니다. Demant와 젠하이저의 오래된 보청기 기술이 녹아져 있는 만큼 울림과 노이즈 없는 깨끗한 목소리를 픽업할 수 있어 제가 쓰는 USB 지향성 마이크를 EPOS H3로 바꿀 수 있을 정도로 감탄했습니다. 마우스의 클릭이나 키보드의 타건 중에도 목소리는 깨끗하게 전달,녹음이 가능합니다. 다만 마이크를 너무 가까이 대면 "ㅍ" 같은 파열음이나 숨소리가 크게 들릴 수 있으므로 이 부분만 신경 써서 사용한다면 여느 마이크 부럽지 않은 환경을 갖출 수 있습니다.
■ 마치며
이전까지 하이엔드급의 헤드셋을 사용해 본 경험이 많이 없었기에 헤드셋에 대한 기대감은 크게 없었습니다. 중저음이 고르지 않고 고음에서불안한 음질의 헤드셋을 과거 오랜 기간동안 (당시엔 몰랐음) 사용했었기에 오히려 무선이어폰을 주로 다루곤 했는데요 이번 EPOS H3를 경험해 보고 가장 먼저 느낀 점은 음향전문기업의 제품은 달라도 뭔가 다르구나라는 점입니다. EPOS 라인업 중 보급형에 위치한 H3임에도 음질이나 마이크 부분의 성능은 저가형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며 출력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된 스피커부의 안정감은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음원 출력이라는 헤드셋의 주된 역할을 논외로 두더라도 마이크의 성능이 월등히 좋기 때문에 녹음용이나 채팅용으로 사용해도 충분히 소장, 애용할 가치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아쉬운 점은 H3가 EPOS 제품군 중 보급형 라인으로 구분되어 있어 GSP670이나 GSP370, H3Pro처럼 전용 소프트웨어가 제공되지 않는 것입니다. 마이크 성능이 매우 뛰어나기에 마이크를 200%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있다면 마이크 활용에 더 중점을 두는 유저들에게 좋은 어필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스마트폰과도 연결하여 듣고 싶은데 요즘의 출시되는 스마트폰에는 3.5파이 단자가 없어 추후 연결 젠더가 구비된다면 꼭 한 번 들어봐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EPOS H3 리뷰를 마치도록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 구매링크
https://prod.danawa.com/info/?pcode=14165849
"필스전자로부터 제품을 제공받았으며 직접 사용해 보고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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