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베이스의 K시리즈와 알루미늄 베이스의 Q시리즈, 그리고 새롭게 출시하고 있는 V시리즈 등 다양한 소재와 풀배열, 텐키리스, 미니배열, 어고, 엘리스 등 여러 가지 배열의 기계식 키보드를 끊임없이 출시하는 브랜드인 키크론을 알고 계신가요? 키크론은 이미 출시된 제품 중에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새롭게 리뉴얼 한 모델에 PRO라는 네이밍을 붙입니다. 지난번 다루었던 키크론 K8 PRO를 생각해 보시면 쉽게 이해가 가실 겁니다. 이번에는 75배열로 출시된 울트라 슬림 키크론 K3 키보드의 부분 업그레이드 모델인 키크론 K3 PRO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키크론 K3 PRO는 울트라 슬림 기계식 키보드라는 K3의 아이덴티티를 계승합니다. 전작과 달리 K3 PRO는 VIA/QMK를 공식 지원하기에 키매핑과 매크로를 활용하여 여러 가지 작업이나 업무에 보다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키캡 소재나 스위치 구성도 바뀐 것이 눈에 띄는데요, K3 PRO에 적용된 LSA 프로파일 키캡은 스텝 스컬쳐가 적용되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장기간 타건할 때 생길 수 있는 부담을 줄이는데 한몫하고 있습니다.
1. 패키지 및 언박싱
다른 키크론 키보드와 동일한 형태의 제품 박스입니다. 제품 특징은 아래와 같습니다.
- 75배열(84키)
- 유선 / 블루투스 5.1
- 역방향 스위치 (LED 지원)
- 핫스왑 지원(게이트론 LP)
- 게이트론 LP 스위치(청/갈/적) 탑재
- 이중사출 PBT 키캡(LSA 프로파일
- 분리형 케이블(C타입)
- 울트라 슬림형(높이: 키캡 포함 최대 22mm)
- WIN / MAC / iOS / Android / Linux 지원
리뷰 모델은 측면 프레임이 알루미늄인 K3PH3입니다. 23년 2월 현재 키크론 공식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서 정가 184,000원, 할인가 164,000원에 판매 중입니다. 풀알루미늄이 아닌데도 가격이 상당한 편입니다. 키크론에서 자체 할인이나 행사를 자주 하는 편이니 구매를 희망하신다면 행사를 기다려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블루투스는 3대의 기기와 페어링 전환을 하며 사용할 수 있습니다. 기기 전환 시 조금의 딜레이가 있지만 불편하지 않은 정도입니다.
박스 내부에는 스펀지 재질의 완충재가 사용되어 배송 중 파손을 방지해 줍니다. 개인적으로 지금처럼 상단에 덮개용 스펀지를 제공해 주는 키보드를 좋아하는데요 스펀지를 잘라서 하판에 넣어주면 통울림이 완화되기 때문입니다. K3 PRO 자체가 엄청 슬림한 모델이라 통울림이 거의 없고 하판에 얇은 흡음재가 들어가는지라 굳이 넣어줄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구성품은 키보드, C타입 케이블, Win용 키캡, 키캡 풀러, 스위치 풀러, 가이드 3종입니다.
퀵 스타트 가이드를 통해 블루투스 연결 방법과 VIA 이용 방법을 알 수 있습니다. 영어와 한자로 기재된 제품 설명서는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소 아쉽습니다. (리뷰용 제품이라 그럴 수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MAC 용 키캡이 장착되어 있기에 여분으로 윈도우용 키캡과 ESC, ENTER 키캡이 제공됩니다.
키캡 풀러와 스위치 풀러입니다. 와이어 형태의 키캡 풀러는 키캡 교체용으로 최종템이라고 볼 수 있죠. 함께 제공된 스위치 풀러는 사용 시 힘이 많이 들어가는 구조이지만, 게이트론 LP 스위치가 기판과 강하게 장착된 것이 아니므로 스위치 교체가 어렵지 않습니다.
C타입 충전 및 연결 케이블은 노이즈 필터가 있습니다. 케이블은 파라코드 방식이며 부드럽다기보단 다소 뻣뻣한 느낌입니다.
라이트 그레이 컬러의 키크론 K 시리즈 키캡과 다르게 K PRO 모델의 키캡은 컬러 톤이 다소 짙은 편으로 차이를 두고 있습니다. K3 PRO도 마찬가지입니다. 내부 배터리는 1,550mAh로 용량이 크진 않지만 블루투스 모드에서 최대 약 100시간 작동을 보장합니다. (LED Off: 100시간, LED 최소 밝기: 33시간) 다만 LED 광량을 최대로 해놓고 쓴다면 배터리 소모는 그만큼 늘어날 수 있으니 유의하셔야 합니다.
2. 제품 디테일
키보드는 75배열이며 총 84개의 키가 다닥다닥 붙어있는 형태입니다. 우측 모디열이 1U 사이즈이며 방향키 위치가 다른 키와 인접해 있어서 배열 적응에 시간이 꽤 걸릴 수 있습니다. 모디열은 기본적으로 MAC 용 키캡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측면 프레임(상판)이 알루미늄이라 서늘한 감각을 줍니다. 알루미늄을 사용했지만 사이즈도 작고 높이도 낮은 편이라 키보드는 약 525g 정도로 상당히 가볍습니다.
키크론 키보드답게 ESC와 ENTER 키 캡은 눈에 띄는 컬러가 사용되었습니다. 찍힘이나 이염도 없고 전체적인 도장과 마감이 무척 훌륭한 편입니다.
키보드 상단 좌측에 위치한 2개의 스위치로 유무선 연결 방식과 OS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키캡과 스위치가 훤히 드러나는 비키타입이며 키캡 높이도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키보드 상단 가운데에는 충전 및 유선 연결을 위한 C타입 포트가 있습니다. 옆에 있는 작은 LED로 충전 유무 확인이 가능합니다.
키보드 하판은 ABS 소재이며 5개의 범폰이 있어 가벼운 무게임에도 미끄러짐을 방지해 줍니다. 각도는 '0˚, 6˚, 9˚' 3단계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슬림한 하우징에 LP 스위치를 채택해서인지 높이가 낮은 편이며 팜레스트 없이 장시간 사용해도 손목이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스텝 스컬쳐라고 부르긴 애매한데 LSA 프로파일의 키캡은 위치별로 경사가 있어 손목이 받는 불편함을 해소하고 있습니다. 대충 보면 팬터그래프 키보드라 느낄 정도로 슬림 합니다.
리뷰 제품은 게이트론 LP 갈축으로 타이핑을 할 때 걸림을 느낄 수 있습니다. 타건 시 일반적인 택타일 스위치보다 소음이 적게 들렸습니다.
스테빌이 주로 사용되는 위치 외에도 1.75U 사이즈의 키캡을 장착하는 부위(casp lock 등)에도 스테빌 철심이 보입니다. 키캡에도 철심을 잡아주는 부분이 있습니다.
스테빌 철심과 용두 사이에 구리스 재질로 윤활이 되어있으며 체리식 보강형 스테빌을 사용했습니다. 별도의 보강판 없이 하우징 상판이 보강판 기능을 하는 비키타입 키보드입니다.
스위치는 LED가 위로 향한 역방향이며 3핀 스위치만 호환됩니다. 소켓을 보면 일반적인 기계식 스위치와 다리 부분의 체결 위치가 달라서 해당 규격을 지원하는 스위치만 장착이 가능합니다. 핫스왑이기 때문에 다른 축을 느끼고 싶다면 청축이나 적축 같은 다른 게이트론 LP 스위치를 따로 구매하셔도 됩니다. 찍먹용으로 적축과 청축 스위치 하나씩 동봉되었다면 더 좋을 것 같네요.
역방향이라 스위치 윗부분에 LED 빛이 들어옵니다.
광량이 부족한 편은 아니지만 비투과 키캡과 옹기종기 붙어있는 키 배열 탓에 비키 타입임에도 LED 효과를 크게 체감하기는 어렵습니다. 키조합이나 VIA를 통해 RGB 제어가 가능합니다.
PBT 재질의 이중사출 키캡이 장착되었는데 K3는 ABS입니다. 사실 모든 PBT 키캡이 100% PBT가 아닌 ABS와 혼합인데 PBT 함량과 가공에 따라 질감이 다릅니다. 모든 제조사에서는 성분비를 비공개하는 터라 키캡 퀄리티만으로 판단하는 게 좋겠죠. K3 PRO에 장착된 키캡은 내부 전체를 이중사출하지 않고 상단과 기둥 부분만 흰색으로 덮어 높은 구조입니다. 표면에서는 소량의 거슬 거리는 질감도 느낄 수 있습니다.
리뷰 제품은 영문 버전 키캡이 사용되었지만 한글 키캡이 장착된 제품을 구입하신다면 한글 부분은 레이저 각인이 되어 있을 겁니다.
3. 스위치 및 타건
3PIN 게이트론 LP 스위치가 사용되었으며 저는 택타일인 갈축 제품입니다. 표기된 키압은 55 ± 15gf입니다.
흔히 우뚜게황이라 부르는 게이트론 황축 PRO와 비교해 보면 40%가량 얇아진 두께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스템을 무시하고 하우징만 측정한 두께입니다. 스템을 포함한 높이는 12.2mm이며, 우뚜게황은 17.9mm였습니다.)
스위치 분해를 해봤습니다. 슬라이더 부분에 돌기가 있어서 타건할 때 접점부와 닿으며 걸리는 느낌을 줍니다. 스프링은 2단인데 숏+숏의 느낌이네요. 하우징과 슬라이더, 스프링에는 소량 윤활이 되어 있어서 타건할 때 발생하는 서걱임을 다소 완화시키고 있습니다. 다만 공장윤활이다보니 스위치마다 균일한 윤활 상태는 아닙니다.
갈축이며 타건할 때 약한 걸림이 느껴집니다. 강한 구분감을 원하셨다면 다소 심심할 수 있겠지만 적축(리니어)에서 밋밋함을 느꼈다면 갈축도 괜찮은 선택입니다. 키캡 높이가 낮고 스위치도 얇은 LP 구조다 보니 소음이 타건할 때 나는 소리가 크지 않습니다. 일부 윤활이 고르지 않은 스위치는 부분에서는 스프링 소리가 들리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잡음이 크진 않습니다. 서걱임이 심하지 않아 순정으로 쓰셔도 양호한 상태이며 윤활 후 차이가 궁금하기에 저는 윤활을 해주려 합니다. 슬림한 키보드를 꽉곽 눌러 담았기에 통울림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4. 마무리
옵션을 좋아하는 키크론 답게 K3 PRO도 다양한 모델이 존재합니다. 핫스왑 유무, LED 지원(백광 or RGB) 등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니(타오바오 기준, 리뷰일 기준 국내는 핫스왑, RGB 모델만 유통) 필요한 모델을 선택해 후회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뭣도 모르고 싼 게 최고다 싶어서 구매했던 키크론 K8은 핫스왑도 아니고(솔더링), LED도 백광만 나오는 제품이어서 나중에 땅을 치고 후회한 기억이 나네요.
K3 PRO는 컨셉이 확실합니다. 슬림 하고 가벼워서 휴대가 용이한 것이죠. 작지만 84개의 키를 꽉꽉 눌러 담았기에 배열만 적응할 수 있다면 업무나 작업용 키보드로 사용하더라도 문제가 없습니다. 거기다 VIA나 QMK를 지원하기에 매크로, 키매핑을 이용할 수 있어서 활용도가 높죠. MAC OS와 완벽 호환되므로 아이패드나 맥북과의 궁합도 좋습니다. 높은 휴대성 덕에 언제 어디서든지 작업이 가능하니 이동이 잦고 수시로 작업을 해야 하는 분에게 안성맞춤입니다.
"본 후기는 업체로부터 제품을 제공받아 어떠한 간섭 없이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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