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IT 블로거 시월입니다 :)
유무선 기계식 키보드를 접한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거치게 되어있는 키크론에서 조금 독특한 디자인의 키보드가 나왔습니다. Q3 PRO Special Edition라는 모델명을 가지고 있으며, CNC 알루미늄 가공된 바디와, QMK/VIA 프로그래밍을 지원하는, 커스터마이징이 적용된 Q 시리즈를 이어가는 제품으로, "게이밍" 라인업이 아닌 모델들과 놓고 보자면 거의 끝판왕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이번 모델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역시 좌측에 위치한 큼지막한 노브와, 네 개의 매크로 버튼입니다. 이것들을 좌측에 과감(?) 하게 배치함으로써, 업무 및 작업 효율에 다양성과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습니다.
블랙, 그린, 그리고 실버, 세 가지 색상으로 출시된 Q3 PRO SE 라인업에서 필자가 사용한 것은 실버 모델입니다. 꽤 밝은 톤의 바디 덕분에 화이트 색상으로 셋업 된 필자의 책상에도 꽤 잘 어울리는듯하죠. Q3 PRO의 독특한 외형 때문에, 데스크테리어를 위한 오브제 구매를 목적으로 하는 수요층들도 꽤 생겨날 것으로 보입니다 :)
좌측의 노브와 ESC 키 위쪽으로는 OS 전환 및 전원과 연결 방식의 설정을 위한 스위치들이 배치되어 있으며, 유선 연결용 USB-C 포트도 함께 위치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기계식 키보드에서는 센터에 위치한 USB 포트를 선호하는데, 이 부분은 조금 아쉽습니다.
제품 하단에는 뭐, 키크론 로고 외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각 모서리에 위치한 미끄럼 방지를 위한 패드들을 제외하면 말이죠. 다만, 스티커 형태의 로고는, 디테일을 저해하는 요소가 아닌가 싶네요 :(
전체 사이즈는 415 x 144 x 31.4mm로, 딱 일반적인 텐키리스 키보드의 가로 길이에 좌측 노브와 매크로 버튼 영역이 더해진 만큼의 사이즈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상당히 무겁습니다. 아니, 필자가 경험해 본 어떤 키보드들 보다 무겁습니다. 처음 박스에서 꺼낼 때 깜짝 놀랐을 정도로요. 제원상 풀 패키지 기준으로 약 2.3kg이라고 하니, 키보드만의 무게는 약 2kg 정도 나갈듯합니다.하지만, 전체가 알루미늄 프레임으로 둘러싸여 있어, 상당히 단단해 보입니다. 아마 "파손"이라는 단어가 붙을 일은 절대 없을듯한 비주얼이죠.
무선 기계식 키보드 Q3 PRO SE는, 이중 사출로 제작된 PBT 재질의 KSA 프로파일 키캡이 적용되었습니다.
KSA 프로파일 키캡은 윗면이 납작한 형태의 일반적인 OEM 프로파일에 비해 조금 더 방향성이 있고 키마다 윗면의 곡률이 다르게 제작되었기 때문에, 많은 타이핑에 조금 더 특화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키감이 상당히 낯설게 느껴지지만, 익숙해지면 OEM에 비해 더 편하게 타이핑이 가능해지더군요.
물론, 이중 사출로 각인의 지워짐 등의 내구성 측면의 문제도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무선 기계식 키보드의 끝판왕이라고 해도 피해 갈 수 없는 건 역시 타건감입니다. 우선, Q3 PRO SE는 타건 시 통울림이나 키의 마찰음이나 타격 음 등을 줄이기 위해, 실리콘 개스킷과 이중 레이어 흡음재를 적용하였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경험해 본 키크론 Q 라인업 중에서 가장 정숙한 타건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마 초창기 Q 시리즈에 충격 아닌 충격을 받으신 분들도 계시리라 믿습니다만, 이번 제품은 기대하셔도 좋습니다.스태빌라이저도 모두 볼트 타입을 채택하여, 타이핑 시 스태빌의 흔들림으로 인한 잡음을 최소화하였습니다. 필자의 제품만 그런 건지 백스페이스에서는 기대하지 못했던 소리가 섞여있기도 합니다.



VIA 프로그램에서는 여러 개의 레이아웃을 만들어두고 운영체제별로 세팅해둘 수 있고, 키들의 역할을 내가 원하는 대로 바꿔줄 수도 있습니다.
물론, 노브와 M1 ~ M4 매크로 키에도 나만의 설정을 할당해 줄 수 있는데요. 아마 필자처럼 사진 및 영상 편집 툴을 자주 다루는 분들이라면 노브의 역할을 뭘로 지정할지 이미 다 정해두셨으리라 생각되네요 :)
기본값은 시스템 볼륨으로 설정되어 있지만, VIA를 통해 타임라인 이동, 브러시 사이즈 조절 등 다양한 기능의 매핑이 가능합니다.그리고, 매크로 기능들을 추가하여 좌측 M1부터 M4 키에 할당이 가능한데요. 매크로는 특정 키를 누르는 명령을 내리거나, 키보드 키 스트로크를 녹화하여 이것을 재현해 주는 용도로도 활용이 가능합니다.
예시로, 필자는 M1에는 [ Ctrl + Shift + ESC ] 단축키를 할당하여 작업 관리자를 띄우도록 해두었고, M4에는 [ 검색 ▶ 검색어 입력 ▶ 엔터 ]를 누르는 과정을 할당하여 바로 가기를 빼두지 않은 프로그램을 실행하도록 해보았습니다.
키를 누르는 사이사이 딜레이도 녹화가 가능하여, 특정 프로그램이 실행되기를 기다리거나, 창이 뜨기를 기다리는 딜레이를 심어줄 수도 있어, 잘 활용하면 상당히 편한 작업 능률을 가져다줄 것 같습니다.
현저하게 감소한 소음과 울림, 사전 윤활로 쫀득하면서도 사각거림 없는 타건감, 묵직하고 깔끔한 인상의 디자인과 놓치지 않는 몇몇 디자인적인 포인트들, 그리고 업무 능률의 증대를 가져다줄 노브와 매크로 키.
아, 그리고 22가지 패턴의 RGB 백라이트도 빼놓을 순 없겠죠.확장된 좌측의 패널의 끝에 존재하지도 않는 ESC 키를 찾아 손가락이 허우적거리기도 하고, KSA 프로파일은 아직도 낯설지만, 게이밍이 아닌 분야에서 적어도 끝판왕 자리를 다투기에 충분한 스펙을 갖고 출시된 제품임은 틀림없습니다.
다만, 갖춘 스펙만큼 가격적인 진입 장벽은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유무선 기계식 키보드를 찾는 분들에게 추천드리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을 제품 중 하나입니다 :)
"본 후기는 키크론으로부터 제품을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