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체험단

파이널 ZE8000, 플래그쉽 노이즈 캔슬링 무선 이어폰 사용기

L8 IT리뷰창고 23.10.24. 09:3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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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 오디오 디자인(이하 파이널로 표기)은 헤드폰 D8000, 이어폰 A8000이라는 걸출한 최상급 모델과 대중적인 E 시리즈로 잘 알려진 일본의 프리미엄 브랜드입니다. 고음질을 추구하면서 주로 유선 제품을 다루었지만, 무선 음향 기기 시장이 커지면서 많은 제조사들이 발을 들이는 것처럼 파이널 또한 ZE3000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죠. 이후 나온 ZE8000은 현재 30만 원 중반에 위치한 플래그십 무선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노이즈 캔슬링, 8K 사운드 기술, aptX Adaptive 고음질 코덱 지원 등을 갖추었는데요, 출시한지 시간이 좀 흘렀지만 자사 E4000을 주력으로 사용하는 입장에서 기대와 함께 2주 가까이 직접 사용해 보았습니다.

"Final ZE8000 패키지 구성"

사실 ZE8000이 가진 기능은 최신 트렌드를 담은 무선 이어폰들의 것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정밀하게 설계된 사운드 기술로 최상의 음질과 디테일함을 전달한다는 파이널의 새로운 "8K 사운드 기술"이 접목된 만큼, 어쩌면 기능 보다 기본인 음질에 더욱 포커스를 맞추지 않았나 싶네요. 파이널이라는 제조사가 그렇기도 하고요, 때문에 소리가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Qualcomm QCC5141 칩셋, 초저 왜곡과 노이즈 최소화를 위한 AB Class 앰프 및 PML CAP 사용, 13mm f-CORE for 8K 드라이버, 20Hz-44kHz 주파수 응답 범위 정도가 눈에 띄는 스펙이네요. 또한 노이즈 캔슬링, 앰비언트 사운드를 포함한 4가지 모드, 볼륨 스텝 최적화와 같은 몇 가지 기능들도 전용 앱으로 간편하게 컨트롤할 수 있습니다. 컬러는 블랙, 화이트 두 종류.

구성품은 유닛과 충전 크래들, USB Type C 충전 케이블, 아웃도어 스포츠용 이어폰에서 볼 수 있는 이어 팁과 비슷하게 생긴 SS/S/L/LL (M은 기본 장착) 사이즈 Type Q 이어 팁, 그리고 무선 이어폰에서는 흔치 않은 먼지 필터와 교체용 툴이 들어 있습니다.

"Final ZE8000 디자인"

충전 크래들 두께는 얇고 무게는 가볍지만 옆으로는 조금 큰 편입니다. 넓적하게 생겼죠. 물론 휴대성이 강조된 제품에 비하면 크지만 그렇다고 가지고 다니기 불편할 정도는 아니라는 점. 무광 블랙에 표면은 약간 거친 질감을 가져 고급 진 느낌이 있고 커버는 슬라이딩 방식으로 부드럽게 개폐되며, 내부 오른쪽 위에 있는 작은 버튼은 초기화 및 수동 페어링에 사용됩니다.

충전은 C 타입으로 이루어지고 전면에는 배터리 상태를 표시하는 LED가 배치된 모습입니다. 5분 충전으로 45분 들을 수 있는 고속 충전은 지원하지만 아쉽게도 무선 충전은 불가합니다. 게다가 완충 시 유닛 플레이 타임이 5시간이라는 점도 사용자에 따라서는 다소 짧다 생각될 수 있겠네요. 크래들을 이용하여 추가 2회 충전, 최대 15시간 사용 가능합니다.

유닛은 길쭉한 바 타입인데 막대가 거의 4cm에 가까워서 전반적으로 약간 크게 보일 수 있겠습니다. 하우징은 크래들과 동일한 표면 질감으로 마감되어 잡았을 때 지문이 잘 남지 않고 스크래치에도 강한 면모를 보이며, 대다수 바 타입은 안쪽 또는 아래에 마이크가 있는 반면 특이하게 바깥쪽에 배치되어 있네요.

뭔가 좀 단순하지 않고 개성 있는 디자인인데요, 세미 오픈형인가 싶었지만 노즐 구조나 이어 팁 모양을 보면 일반적인 커널형 인이어 타입으로 보는 게 맞지 않을까 싶네요. 13mm 드라이버를 사용하며 막대 가운데 영역은 터치 패드로 노이즈 캔슬링, 엠비언트 사운드 전환, 재생 및 정지, 통화 관련된 기능들을 싱글, 더블, 트리플 탭으로 컨트롤합니다. IPX4 생활 방수도 지원하기 때문에 약간의 물기나 약한 비 정도는 신경 쓰지 않고 사용해도 됩니다.

"Final ZE8000 기능, 사운드"

디자인을 보면 감이 오실 텐데요, 노즐과 이어 팁이 장착된 드라이버만 안쪽으로 들어오고 나머지는 돌출되는 형태다 보니 착용 핏이 썩 좋은 편은 아니네요. 정면에서 보면 옆으로 좀 튀어나오게 되죠. 하지만 착용감은 우려와 달리 꽤나 좋습니다. 이압도 적고 안정적으로 고정되어 장시간 사용해도 큰 불편은 느끼지 못했네요. 다만 구조상 귓구멍을 이어 팁이 막는 형태여서 그런지 차음성이 높지는 않습니다.

유닛을 꺼내지 않고 크래들 커버만 오픈해도 편리하게 페어링이 진행되며 오디오 코덱은 SBC, AAC. aptX, aptX Adaptive, 여기에 퀄컴 스냅드래곤 사운드까지 지원합니다. 때문에 플레이어 기기가 이를 지원한다면 최대 96kHz, 24bit 고해상도 재생이 가능해지죠. 전용 앱의 메뉴 구성은 텍스처 위주 단출한 수준, 노이즈 캔슬링과 주변 소리 듣기인 엠비언트 사운드, 바람 소리를 감소하는 윈드 컷, 엠비언트와 비슷하지만 조용한 실내에서 적합한 보이스 쓰루로 제공합니다.

노브와 슬라이드 쉽게 조절되는 커스텀 EQ, 세밀하게 조절이 가능한 볼륨 단계 최적화, 그리고 앱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8K Sound+도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값비싼 플래그십임에도 멀티 포인트, 멀티 페어링이 되지 않아 쓴소리가 좀 있었지만 10월 20일 자 최신 펌웨어에서 멀티 포인트 옵션이 생겼고 실제 스마트폰과 아이패드에 연결해 두고 편리한 활용이 가능했습니다. 복잡하지 않고 필요한 기능만 있어서 좋지만 터치 컨트롤을 커스터마이징 하지 못한다는 점은 앱에서 아쉬울 수 있겠네요.

포지션을 고려하면 노이즈 캔슬링 성능에 대한 기대는 당연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강도는 높지 않네요. 분명 기능을 켰을 때와 껐을 때 차이는 체감되고 저음도 준수하게 걸러주지만 가격까지 감안한다면 아쉽게 생각됩니다. 하지만 소리의 왜곡이 없고 자연스레 음악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는 일견 긍정적이기도 합니다. 엠비언트 사운드와 보이스 쓰루는 작동 노이즈가 약간 있지만 무난하고 바람 소리 감소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제 경우 오래 사용한 E 시리즈 기준, 파이널의 시그니처 사운드는 특유의 살짝 어두운 분위기와 함께 중저음 성향의 부드럽고 편안한 느낌, 청량함이나 밝은 톤과는 거리가 좀 있다 표현하는데요, aptx 연결된 ZE8000은 시원스레 올라가면서 자극적이지 않은 고역의 화사함 덕에 해상도 굉장히 뛰어난, 어둡지 않은 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진짜 해상력은 발군인 것 같네요. 보컬은 한발 물러선 듯하지만 극저역까지 들려주는 묵직한 저음도 인상적으로 다가왔으며 명확한 음 분리, 섬세한 중고음 음선, 좋은 톤 밸런스를 지녀 소리는 확실히 어필해도 무방한 듯싶네요.

올 라운드로 듣기에 기본적인 소리가 너무 좋아 별다른 세팅이 필요할까 싶지만, 사용하는 스마트폰이 aptX Adaptive를 지원하는 관계로 8K Sound+까지 활성화하고 동일한 곡들을 여러 번 반복적으로 들어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저음과 고음이 좀 더 명료해집니다. 물론 이러한 높아진 해상도가 곡에 따라서는 "호"가 될 수도 있고 또 "불호"가 되기도 하는 만큼 좋다, 나쁘다 단언하기보다는 기회가 된다면 직접 청음 해보시고 판단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ZE8000은 통화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빔 포밍 알고리즘을 적용하였고 aptX Adaptive도 사용하니까 통화용 노이즈 캔슬링 CVC 8.0도 지원 될 텐데요, 그럼에도 세팅의 문제인지 뛰어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일반적인 수준의 통화 퀄리티였습니다. 복잡한 장소나 대로변에서는 불만, 실내에서는 나름 쾌적한 통화 품질입니다.

"Final ZE8000 사용 후기"

파이널을 좋아하지만, 해당 모델은 솔직히 보는 관점에 따라 판단이 나뉠 것 같습니다. 디자인은 취향이라 논외로 하고, 요즘 무선 이어폰은 단순히 소리만 고려하고 구입하는 제품이 아닐 겁니다. 특히 일반 사용자들이라면 음질 외에 노이즈 캔슬링 성능이나 통화 품질과 같은 유용한 부가 기능도 선택에 있어 포인트가 되는데, 이러한 관점에서 접근하면 ZE8000은 가격 대비 아쉬움을 안겨줄 수도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기능보다는기본이면서 가장 중요 사운드에 방점을 찍으신다면 선택하셔도 괜찮습니다. 특히 들을수록 해상도 높고 매력 있는 사운드는 분명 가치가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