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드릴 제품은 일본의 프리미엄 음향기기 브랜드 파이널에서 출시한 코드리스 이어폰 ZE8000 입니다. 파이널 주식회사는 2007년 11월에 설립된 오디오 기기의 개발, 생산, 그리고 판매를 하는 음향 기기 전문 회사입니다. 미국의 커넥터 제조업체인 Mollex의 자회사인 S'NEXT로 시작하여 2014년 현재의 경영진에 의한 MBO를 통해 독립하였습니다. 그럼 회사의 역사가 16년 정도 밖에 안된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사실 그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1974년에 故 가네모리 타카이 씨가 설립한 하이엔드 오디오 메이커 였던 동명의 제조 회사를 전신으로 삼고 있습니다.

반백년의 세월 동안 "근본적으로 옳은 것들에 대한 포괄적인 추구"라는 브랜드 컨셉 아래 아날로그 방식을 고집하지 않고,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채택하며 발전해가고 있다고 합니다. 디자이너의 아이디어가 제품으로 생산되려면 통상적인 장비로는 불가능한 작업이 많은데, 파이널에서는 전문 설비 및 도구가 있는 자체 공장까지 설립해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 했습니다.

파이널의 공식 홈페이지를 살펴보니, 일본 가와사키시에 있는 파이널 본사에는 제품을 직접 사용해볼 수 있는 쇼룸이 있다고 하는데, 국내에선 서울에 위치한 셰에라자드에서 청음해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운 좋게도 ZE8000를 리뷰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는데, 지금부터 제품의 패키징과 하드웨어적 특징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전용 어플리케이션 그리고 실사용 후기까지 공유하고자 합니다.

사실 파이널을 아시는 분들이라면 ZE8000이라는 모델명에서 8000이 갖는 의미를 쉽게 파악하실 수 있으실 텐데, 파이널에서 8000은 플래그십 모델에 붙는 넘버링 입니다. 헤드폰을 살펴보면 D8000이 있고, 유선 이어폰에선 A8000이라는 모델이 있습니다. 그런 만큼 패키징에도 상당히 신경 쓴 모습이 느껴집니다.

구성품도 저가형과는 확실히 차별화 된 모습입니다. 양쪽 5회 교체 가능한 '먼지 필터'와 '필터 교체용 툴'을 제공하는데, 사실 제가 이어폰을 수십개 써보고 리뷰도 써봤지만, 처음 봤습니다. 파이널의 제품을 오래된 시계처럼 보존 가치가 있는 골동품으로 만들고 싶다는 소개글이 번뜩 생각이 나더라구요.

그리고 또 다른 차별점인 'TYPE Q 이어팁'도 눈에 띄었는데요. 이중 레이어 타입의 이어팁으로 하우징의 단단한 표면이 귀와 직접 점촉하는 대부분의 TWS와는 다르게 훨씬 부드러운 실리콘 접촉 표면을 제공합니다. 크기는 SS, S, M, L, LL로 다섯 가지 사이즈를 제공하는데, M사이즈가 기본적으로 본제품에 씌워져 있습니다.

메뉴얼에는 제품 구성품, 충전, 켜기, 페어링, 콘트롤, 모드변경 그리고 이어팁 씌우는 방법까지 상세하게 나와있습니다. 영어와 일어만 표기되어 있으나, 그림과 함께 설명해주고, 통상적인 상식에서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이해하는데 문제는 없습니다.

공식홈페이지에서 메뉴얼을 상세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snext-final.com/en/products/detail/ZE8000

본격적으로 본품을 살펴보겠습니다. 충전 케이스와 이어폰 모두 3개의 육각형 마크로 구성된 파이널 로고가 찍혀있고, 충전 케이스에는 워드 로고가 세리프체로 새겨져 있습니다. 색상은 지금 보시는 화이트 버전 외에 블랙도 있습니다.

사진으로 질감이 느껴지실지 모르겠는데, 케이스와 이어폰 모두 전체적으로 오돌토돌한 알갱이 코팅으로 레진을 마감했습니다. 이러한 마감 역시 파이널에서 개발한 특별한 공장이라고 합니다. 보통 이어폰은 매끄럽고, 케이스는 러버 코팅으로 마감하는 것과 차별화 되는 부분입니다. 이러한 코팅 덕분에 오염과 이염에 특히 강해서 화이트 색상도 걱정없이 사용할 수 있겠죠.

케이스는 C타입 충전포트를 지원하며, 무선충전은 지원되지 않습니다. 충전률은 4단계로 표기되는데, 충전케이스를 충전하는데 2시간이 걸리며, 완충 후 최대 15시간 동안 연속 재생이 가능합니다. 이어폰의 경우 완충에 필요한 시간은 1.5시간이며, 최대 5시간 연속 재생이 가능합니다. 주의 사항으로 최대 출력 20W를 초과하는 고속 충전 어댑터 사용을 권하지 않습니다.

케이스는 가볍게 슬라이드 해서 여닫을 수 있으며, 일정 부분이 열리거나 닫히면 반자동으로 개폐가 됩니다. 케이스 오픈 즉시 페어링 되며, 오른쪽에 있는 유닛을 오른쪽 귀에 왼쪽에 있는 유닛은 그대로 왼쪽에 착용하게 되어 있습니다. 원한다면 한쪽 유닛만 꺼내서 사용할 수도 있구요. 오돌토돌한 표면 덕분에 꺼내면서 떨어트릴 위험도는 낮아 보입니다.

위 아래로 점이 두개씩 찍혀있는게 보이는데, 이게 빔포밍 마이크 위치입니다. 마이크에 유입되는 소리의 시차를 계산해 사용자의 목소리만 효과적으로 추출하여 더욱 깨끗한 음질로 통화를 할 수 있게 해줍니다. 그리고 그 사이로는 터치 콘트롤 패널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옆에서 보면 생각보다 높이가 상당하다는걸 다시금 체감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코드리스 이어폰의 경우 콩나물 같은 바타입 혹은 강낭콩 모양인데, ZE8000의 경우 3단 구조로 보이는 형태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착용했을때에도 실리콘 이어팁 부분은 귀에 닿고, 나머지 부분은 귀에 전혀 닿지가 않습니다.

안쪽으로는 충전을 위한 단자가 파이널의 로고와 비슷하게 삼각 배치되어 있습니다. 당연히 각각 유닛에는 오른쪽 왼쪽 표기가 되어있구요. 지금보니 오른쪽 이어팁이 살짝 돌아가 있는데, 원래는 이어폰에 있는 구멍과 일치하게 씌워져야 합니다.

TYPE Q 이어팁을 벗기면 위에서 살펴보았던 먼지필터가 잘 부착되어 있는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했던 구멍이 위와 옆에 자리잡고 있는게 보입니다. 안쪽으로 분해해서 볼 수는 없지만, 내부에는 13mm 드라이버와 AB Class 앰프 그리고 PML CAP (Polymer Multilayer Capacitors)이 정말 속을 꽉 채우고 있습니다. 통상적인 Class-D 증폭기나 MLCC (Multilayer Ceramic Capacitor)보다 낮은 왜곡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보다 나은 착용감을 위해서 기본 M 사이즈가 잘 맞다고 느껴지더라도 사이즈를 바꿔가며 끼워보는 편이 좋습니다. 그리고 오른쪽 왼쪽 외이도의 크기가 동일하지 않을 수도 있구요. 이어팁 교체시에는 구멍 위치를 보며 맞추면 쉽습니다.

전용 어플리케이션인 final CONNECT를 안드로이드와 아이폰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위 모델인 ZE3000과 ZE2000이 있지만, 공용이 아니라 오직 ZE8000을 위한 어플리캐이션 입니다.

기본적으로 충전율을을 확인할 수 있으며, 4가지 모드 전환을 유닛을 직접 터치하지 않고도 앱으로 손쉽게 변경 가능합니다. 메뉴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노이즈 캔슬링, 윈드컷, 앰비언트 사운드, 그리고 보이스 쓰루 4가지로 나뉘는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이하다면 특이하게도 노이즈 캔슬링을 사용하지 않는 모드가 없습니다. 제가 약간 우려했던 점은 노이즈 캔슬링을 사용할때 나는 특유의 백색 소음 혹은 전기음 같은게 있을까봐 걱정했었습니다. 그런데 다행이도 꽤 효과적인 노이즈 캔슬링 성능을 지원하면서도 전기음 같은게 전혀 들리지 않더군요. 대신 윈드 컷 모드는 더 강한 노이즈 캔슬링 모드인지, 노래를 듣지 않는 상태에선 약간의 전기음이 들립니다. 엠비언트 사운드나 보이스 쓰루 모드는 주변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볼 수 있는데, 보이쓰 쓰루 모드의 경우 음악 소리가 작아지는 차이가 있습니다.

PRO 이퀄라이저 또한 지원하고 있는데, 주파수 바가 네줄밖에 없어서 세밀하게 컨트롤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4줄 안에서 레버를 돌려서 바꾸고 싶은 주파수를 변경 할 수 있긴한데, 지금 사진처럼 중음에 집중할지 혹은 다른 음역대에 집중할지 선택을 해야 합니다. 지금 사진은 보컬 음역대를 강화한 모습입니다.

스마트폰의 일반적인 볼륨 제어를 세분화하여 보다 정밀한 볼륨 조절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큰소리의 경우 무의미할 수 있지만, 작은 소리를 설정할때 유용해보이는 기능입니다. 특정 볼륨 위치를 선택하면, 그 근방은 아주 세밀하게 볼륨을 올리고 내릴 수 있습니다.

ZE8000의 가장 큰 특징인 8K 사운드를 활성화 할수 있습니다. 8000이라는 넘버링도 8K지만, 여기서 말하는 8K는 현재 디스플레이에서 4K UHD 화질이 존재하는데, 다음 세대에 8K 표준을 겨냥해서 파이널에서 만들어낸 용어입니다. 설명문을 읽어보면, 디지털 신호 처리 알고리즘을 최적화하여 ZE8000의 성능을 최대한 발휘하는 모드입니다. 대신 배터리는 조금 더 빨리 소모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 외에 보이스 가이드 언어는 영어와 일어 선택이 가능하며, 앱 내 언어는 좀 더 다양하지만 아쉽게도 한국어는 없습니다. 뉴스탭을 눌러보면 신제품 뉴스도 확인할 수 있더군요.

제 경우에 이어폰을 가장 자주 사용하는 곳은 헬스장 입니다. IPX4 방수 덕분에 운동 중에도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사실 충전 케이스의 크기는 조금 큰 편인데, 배터리 용량이 생각보다 작아서 듣다가 끊기는 게 아닌가 생각도 들었는데, 막상 사용해보니 주1회 충전으로 하루 한 시간 반정도 사용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었습니다. 또한, 노이즈 캔슬링 모드가 기본인데, 헬스장에 사람이 많을 때에도 말소리는 정말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안 들리더군요.

위에서도 한번 언급했지만, 착용 시 밖에 위치한 바 형태 구조가 제 귀에 전혀 닿지 않으며, 무게 균형이 엄청 좋은 편이라서 거의 착용하지 않은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착용감이 좋습니다. 다만 보시다시피 살짝 귀툭튀 느낌이라서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가 나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론 생김새가 특이해서 누가 훔쳐가지 않을 것 같아서 마음에 들더라구요.

이제 가장 중요한 사운드에 대해서 공유드리고 마무리 짓고자 합니다. 일단 ZE8000에 대해서 검색하면, 정말 호불호가 크게 나뉘는걸 알 수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이유는 평소에 듣던 사운드와는 달라서 입니다. 셰에라자드 MD분들의 리뷰에서도 처음 들었을 때 이해하기 어려운 제품이라 소개했고, 이러한 유저들의 반발에 심지어 파이널 본사 트위터에서도 해명아닌 해명을 내놓았을 정도니까요.

이러한 리뷰들을 제품 수령 전부터 읽은 상태였기 때문에 혹시나 다른걸 못 느낄까봐 걱정과 달라서 더 좋을 것 같다는 기대감이 반반이었습니다. 그래서 처음 들을 때부터 미리 메모를 좀 해뒀는데, 사실 제 경우엔 크게 '와 다르다' 이 정도는 아니였습니다. 제가 주로 팝을 많이 듣는 편인데, 보컬이 좀 작게 들린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건 그냥 전체적인 볼륨을 키우면 사실 어느 정도 해결이 되는 문제기도 하고, 악기 소리가 크게 들리니 운동할 때는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평소에는 안 들리던 신디사이저의 깔리는 소리들이 들리기 시작하니 재밌게 느껴지기도 했구요.

저보다 악기를 오래 다루고, 음악에 조예가 있는 와이프에게도 청음을 부탁했었는데, 소리가 멀리서 들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하더 라구요. 다른 리뷰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부분이었는데, 아무래도 강조되는 음역대가 없이 소리를 표현하는 제품이라서 임팩트를 기대했다면, 조금 심심하게 들릴 수는 있다고는 생각이 듭니다.

이 제품은 최소한 일주일 이상 사용하며, 뇌이징이 필요한 제품이라는게 정설처럼 받아드려지고 있는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평소에 듣지 못하던 소리를 듣게 해주는 음악의 본연을 듣을 수있도록 귀를 열어주는 제품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이 사용기(후기/리뷰)는 셰에라자드를 통해 제품 지원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