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즈락 메인보드와 그래픽카드를 리뷰하게 됐다는 소식을 들은 친구가 "스톰답네"라고 뼈를 때렸다. 평소에도 효율보다 특이한(?) 감성을 더 중시하고 기상천외한 시도를 하는 필자에게 잘 어울리는 조합이란다. "애즈락이 어때서!"라고 반박하자 카톡방이 웃음판으로 변한 건 덤. 아무튼 그렇게 됐다. 1년 넘게 블로그에 소홀했는데, 라이젠 5세대를 찍먹해 볼 기회가 아닐까 싶어 애즈락 서포터즈에 참여하면서 다시 시동을 걸었다.
정말 오랜만에 참석한 오프라인 행사. 용산에서 서포터즈 발대식을 진행하면서 전반적인 진행 순서와 제공 내역, 미션 등을 확인했다. 모집 당시와 약간 달라진 점(서포터즈에게 증정하는 애즈락 굿즈가 당초 공지보다 증식했다)도 전달받고, 요즘 IT 업계 돌아가는 이야기도 폭넓게 주고받았다.
따로 빔프로젝터나 모니터를 보고 진행한 발대식은 아니다 보니 남은 건 밥 사진뿐. 용산역 부근 스시 오마카세 집이었는데, 인원이 많고 행사 진행이라는 여건 때문인지 오마카세 대신 코스 요리를 즐겼다. 퀄리티가 꽤 마음에 들었으므로 나중에 근처 올 일이 있으면 기억해 둬야겠다.
8주간 리뷰할 제품은 애즈락 B650M PRO RS 메인보드와 애즈락 라데온 RX 7600 XT 스틸레전드 OC 그래픽카드 되시겠다. 솔직히 말해 컴퓨터 부품을 주마다 두세 개씩 소개하는 헤비 리뷰어도 아니고, 고사양 게임을 극한의 옵션으로 즐기는 하드코어 게이머도 아니다. 오랫동안 하던 RPG 게임에 최근 망조가 들어 접은 뒤로 컴퓨터로 하는 고사양 작업이라고는 포토샵 AI 관련 기능 정도다. 사용하는 모니터가 울트라와이드 비율이라 벤치마크 점수도 이상하게 나올 게 뻔하다. 애즈락+라데온이라는 특이한 조합에 사용 환경도 워낙 매니악하다 보니 8주간 업로드할 리뷰가 얼마나 많은 독자에게 도움이 될진 모르겠다. 그래도 기왕 맡은 이상, 할 수 있는 건 하는 게 예의가 아닐까 싶다.
ASRock B650M PRO RS
메인보드는 컴퓨터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이다. 물론 성능을 따지려면 CPU나 그래픽카드에 더 신경 쓰는 소비자도 있지만 메인보드가 받쳐주지 않으면 말짱 꽝이다. B650M은 라이젠 5세대 CPU 전용 칩셋 중에서 중간 등급 포지션에 속하지만 가장 많은 소비자가 찾는 등급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많은 메인보드 제조사가 B 시리즈 라인업 확장에 상당히 신경 쓴다.
애즈락 B650M PRO RS는 애즈락 라인업 중 가장 표준적인 프로 시리즈에 속하지만 기본 사양이 걸출해 게임 매니아도 고를 만한 제품이다. Vcore 출력이 총합 400A에 달해 고사양 CPU도 무리 없이 장착할 수 있고, 지원하는 메모리 클럭은 무려 7200MHz에 달한다. M.2 SSD를 3개까지 장착할 수 있어 데이터 백업 매체를 하드디스크에서 고용량 SSD로 전환하려는 소비자가 눈독 들일 만하다.
구성품은 메인보드와 설명서, SATA 케이블, M.2 고정 나사 4개와 가이드 볼트 1개다. 고정 나사가 4개나 제공된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는데, 그도 그럴 만한 게 M.2 SSD 3개와 M.2 와이파이 모듈만 장착해도 나사를 전부 사용한다.
폼팩터는 M-ATX(24.4x24.4cm)로 웬만한 미니타워 이상 케이스에 장착할 수 있다. 부품 확장성은 표준 ATX보다 부족하지만(특히 PCIe) 미니타워 케이스 사용자에겐 최상의 선택지다. 물론 더 작은 ITX 보드도 있지만 제조사가 잘 만들려 하지 않는 데다 가격도 비싸다.
전원부는 8+2+1페이즈로 구성됐다. 페이즈당 전류를 50A 공급하므로 CPU에만 총합 400A 할당할 수 있다. 애즈락 메인보드의 Vcore 출력이 타사 동급 제품보다 낮다는 의견이 종종 보이나 실제 사용하는 데에는 충분하다. 이론상 모든 라이젠 5세대 데스크탑 CPU를 장착할 수 있다.
제품을 개봉하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M.2 SSD 슬롯이었다. 1번 슬롯에 PCIe 5.0x4 SSD를 장착할 수 있어 테라바이트(TB) 급 전송 속도를 누릴 수 있는데, 최신 세대 SSD의 고질적 발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기본으로 히트싱크를 제공한다. 2번과 3번 슬롯에는 각각 PCIe 4.0x4, PCIe 4.0x2 SSD를 끼울 수 있다. PCIe 4.0만 돼도 통상적으로 사용하기 충분한 속도를 내는 데다 가성비도 준수하다 보니 아직 백업용 M.2 SSD는 PCIe 4.0 이하 제품을 많이 사용한다. TMI로, 3번 슬롯은 그래픽카드에 가리지 않기 때문에 다른 부품을 빼지 않고도 SSD를 탈착할 수 있다.
케이스와 연결하는 단자는 대부분 보드 하단에 몰려 있다. 최근 몇몇 제조사가 시도하는 것처럼 단자를 아예 메인보드 뒷면으로 보내지 않는 이상 그래픽카드에 어느 정도 가려지는 보드 하단부에 몰아놓은 게 미관상 가장 낫다. 특이하게 CPU 팬 단자도 하단에 3개나 있다. 썬더볼트4 단자도 탑재된 게 눈에 띄는데,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썬더볼트 PCIe 카드를 구하기 어려워 아직 제대로 써보긴 힘들 듯하다. 여건만 갖춰진다면 다중 모니터나 외부 전력 공급 등 다방면에 활용하기 좋을 전망이다.
DDR5 램을 4개까지 꽂을 수 있으며 지원하는 최대 용량은 192GB, 최대 클럭은 OC 기준 7200MHz다. 단, 듀얼 채널까지만 지원하는데 DDR5 램을 4개 꽂으면 메모리 컨트롤러 성능상의 한계로 램 클럭이 떨어지기 때문에 가급적 2개만 꽂는 게 좋다. XMP뿐만 아니라 AMD EXPO 오버클럭 프리셋도 지원하므로, 가장 나은 선택지는 EXPO를 지원하는 고용량 고클럭 램을 2개 꽂는 것.
후면 단자에는 I/O 실드가 미리 장착됐다. 케이스에 끼울 때 별도로 I/O 실드를 마련할 필요가 없다. USB 단자 수는 2.0 버전 4개, 3.2 Gen1 버전 4개(1개는 C타입 단자)다. 2.0 단자에는 키보드·마우스·기타 전력 소모가 적은 액세서리를, 3.2 단자에는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기 연결을 권한다.
ASRock 라데온 RX 7600 XT 스틸레전드
AMD가 바로 지난주에 공개한 따끈따끈한 신상 그래픽카드 '라데온 RX 7600 XT'를 애즈락이 재해석(?)한 모델이다. 오버클럭은 기본이고, 크리에이터와 게이머에게 적합한 '스틸 레전드(Steel Legend)' 포지션 제품으로 많은 소비자에게 적합한 제품이 될 전망이다.
아직 정보가 많지 않을 테니 대략적인 사양을 요약해 보자면 △AMD RDNA3 아키텍처 기반 △그래픽램 16GB(대역폭 128비트) △캐시 메모리 32MB △HYPR-RX 지원 △AFMF(AMD 플루이드 모션 프레임) 지원 △안티랙·FSR·다이렉트스토리지 등 이하 기존에 지원하던 AMD 기능들 탑재 정도 되겠다. 연산 유닛과 AI 가속기, 스트림프로세서 수는 RX 7600과 동일하나 전반적인 클럭이 오르고 메모리 용량이 8GB에서 16GB로 늘었다. 권장하는 파워 용량은 650W 이상이며, 컴퓨터 램 용량은 8GB(최소)나 16GB(권장) 이상 필요하다.
구성품은 그래픽카드 본체와 설명서, PCIe 단자 보호 덮개와 후면 단자 마개로 간결하다. 최고 등급 제품에는 그래픽카드 지지대나 라이저 케이블이 증정되는 경우도 간혹 있지만 RX 7600 XT는 그 정도 급까진 아니다 보니 '있을 건 있는' 정도에 그쳤다.
다각도로 깎인 흰색 커버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기존 애즈락 그래픽카드보다 디자인에 신경 쓴 느낌이 감돈다. 팬은 LED 색을 투과하기 용이하도록 투명&반투명 투톤 디자인을 적용했다. 단자는 PCIe 4.0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므로, 라이젠 4~5세대 CPU 사용 환경이라면 호환성에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백플레이트는 군용 모자이크 패턴을 연상시키는데, 다소 호불호가 갈릴 여지는 있다. 다행인 건 모자이크 패턴 부분이 CPU 쿨러 그림자에 가려지므로 실사용 시 크게 신경 쓰이거나 눈에 확 들어오진 않는다는 점. 전원 단자는 8핀 2세트로 구성했는데, 케이블을 장착하면 단자 바로 아래에 있는 라데온(RADEON) 글씨가 가려진다. 어차피 LED가 들어오는 부분이 아니므로 별로 아쉽지 않지만.
후면에는 DP 2.1 단자가 3개, HDMI 2.1 단자가 1개 탑재됐으며 8K 모니터 출력까지 지원한다. 차지하는 브라켓 슬롯 수는 팬 커버 높이까지 고려해 3줄로, 메인보드에 무선랜카드나 썬더볼트 확장 카드 같은 다른 PCIe 계열 부품을 장착할 생각이라면 두께를 잘 계산해야 한다.
일단 간단하게 리뷰 제품을 살펴봤으며, 향후 본격적으로 컴퓨터를 조립한 후기를 비롯해 애즈락 메인보드와 라데온 그래픽카드, AMD 라이젠 5세대 CPU가 지원하는 다양한 기능과 성능을 체험하고 분석해 볼 예정이다. 기존에 라이젠 4세대 CPU를 사용했던 만큼 성능 향상 폭이 크게 느껴질 것으로 전망되며, 애즈락과 라데온 조합이 얼마나 독특한(!?) 경험을 선사할지 기대된다.
본 내용은 ASRock 다나와 서포터즈 활동 일환으로 ASRock의 지원을 받아 제작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