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하느라 한 달 넘게 사용한 애즈락 B650M Pro RS 메인보드를 반납하고, 똑같은 메인보드를 구매해 새로 세팅한 메인 컴퓨터로 돌아온 지도 거의 일주일째다. 지난번 리뷰에서도 언급했지만, 딱히 이 제품이 타사 대비 엄청나게 우수하고, 애즈락이 아니면 안 될 이유가 있어서 구매한 건 아니다. AM5 소켓 M-ATX 메인보드 중 흰색 디자인이 적용된 제품이 거의 없다 보니 선택지가 남지 않았을 뿐. 그래도 나름 '연구소'라고 불리는 제조사답게 이런저런 특이한 기능은 엿볼 수 있었다. 애즈락 보드를 메인으로 사용하게 되면서 설치해 잘 활용하고 있는 기능을 두 가지 소개해 본다.
먼저 애즈락 A-Tuning 소프트웨어다. 성능, 일반, 절전 모드를 원클릭으로 오갈 수 있으며 꽤 세세한 CPU 오버클럭 기능도 탑재했다. 수동 오버클럭은 어마어마한 시행착오가 필요한 일이라 여간해서는 건드릴 일이 없다. 그래도 UEFI 설정에서 열심히 클럭을 조정하고 재부팅해서 테스트하는 걸 반복하기보다는, 그나마 부팅 후 프로그램으로 조정하는 게 좀 더 속 시원하겠거니 싶었다.
단, 라이젠 CPU 설정을 바꿀 생각이라면 A-Tuning보다는 AMD가 제공하는 라이젠 마스터 소프트웨어가 좀 더 세세하니 좋다. 이쪽은 커브 옵티마이저, PBO 설정, 자동 오버클럭까지 제공하므로 좀 더 본격적인 오버클럭을 원한다면 A-Tuning 대신 라이젠 마스터를 활용해 보자.
그렇다고 A-Tuning을 지울 필요까지는 없다. 주 사용 목적은 바로 '팬타스틱(FAN-Tastic) 튜닝' 기능이다. 메인보드에 연결한 팬 속도를 그래프 형태로 조절할 수 있다. CPU 팬은 기본적으로 CPU 온도에 따라 변하며, 다른 팬은 동작 기준 온도를 CPU와 메인보드 중 고를 수 있다. 이 프로그램으로 짭수 쿨러의 워터펌프 속도와 케이스 팬 회전 속도를 기본보다 약간 올렸으며, 소음이 큰 SSD 쿨러 팬 속도를 내렸다. 아쉬운 점은 A-Tuning이 윈도우 소프트웨어다 보니 부팅 후 시작 프로그램이 모두 로드될 때까지 이 프리셋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 그래서 부팅 직후에는 여전히 SSD 쿨러 소음이 크다. 팬속 설정을 메인보드에 저장할 수는 없는 걸까.
일해라 연구소
최근 메인보드는 CPU·램 클럭 제어 같은 기능을 대부분 소프트웨어로 제어할 수 있다 보니 UEFI에 들어갈 일이 거의 없다. 애즈락 B650M Pro RS를 쓰면서는 딱 하나, 'LED' 때문에 UEFI 설정에 들어갔다. LED 조명 색을 바꾸는 기능이 UEFI에 있었기 때문. 조명 효과까지 바꿀 수 있어, 사실상 제어 소프트웨어가 필요 없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LED가 내장된 부품에 따라 색감 차이는 미묘하게 있는 법. 똑같이 RGB 코드를 흰색(255,255,255)으로 설정했더니 램은 이상적인 흰색에 어느 정도 가깝게 나왔지만 상하단 팬이 너무 푸르딩딩했다. 그래픽카드 LED도 순수 흰색보다는 형광등 같은 푸른 흰색에 가까웠지만, 이 제품은 애즈락 폴리크롬 싱크와 호환되지 않으므로 별도 설정을 통해 바꿨다.
애즈락 'ASRRGBLED'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컴퓨터 내외 폴리크롬 싱크를 지원하는 모든 LED 내장 제품의 조명 효과를 실시간으로 제어할 수 있다. 필자의 컴퓨터 부품 중에서는 메인보드 뒷면, 케이스 상하단 팬, 램에 내장된 LED가 폴리크롬 제어 대상에 속했다. 푸른빛이 너무 강했던 상하단 팬과 아주 약간 파란 느낌이었던 램 조명 색을 조금씩 바꿔 이상적인 흰색을 만들었다. UEFI로도 색상 변경이 가능하지만, RGB 비율을 조절하면서 실시간으로 색을 확인할 수 있는 건 역시 프로그램 쪽이 편하다. 부품별로 색을 따로따로 지정할 수도 있고.
ASRRGBLED 역시 윈도우 프로그램이다 보니 컴퓨터를 부팅하는 동안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부팅 후 ASRRGBLED를 실행하는 동안 약 30초가량 팝업창이 뜨고 CMD 창이 수차례 떴다 사라지는데, 상당히 어지럽고 다른 작업을 방해하므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됐다. 팬타스틱과 LED 모두 설정값을 메인보드에 저장하는 기능이 있다면 굳이 시작 프로그램으로 등록할 필요도 없을 테니 더 만족스러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