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그십 모델 ATH-R70xa에 이목이 집중되면서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오디오테크니카 ATH-R50x는 입문용으로 강력히 추천할 만한 모니터링 헤드폰입니다. 최근 유선 헤드폰 음악 감상의 걸음마를 시작한 저에겐 가장 이상적인 모델로 느껴졌거든요. 혹시나 구입을 고민 중인 분들에게 유용한 후기가 되길 바랍니다.
ATH-R50x의 정발 가격은 26만 9천 원입니다.
ATH-R50x는 좌우 유닛 측면 프레임과 헤드밴드 결합부를 제외한 거의 모든 파츠가 메탈로 제작된 오픈형 헤드폰입니다.
무게를 최소화하기 위한 격자형 디자인은 마치 최근 유행 중인 초경량 마우스의 트렌드와 비슷해 보입니다. 폴더블과 스위블을 지원하진 않지만 밴드 결합부 안쪽으로 약간의 공간을 만들어두어 이어컵 각도를 조금은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어컵 패드는 원형이며 부드러운 촉감의 패브릭 소재에 하드한 쿠션감을 갖고 있습니다.
45mm 규격의 다이나믹 드라이버를 사용하며 쿠션 내경의 지름은 약 53mm입니다. 착용 시 귀 바퀴 상하와 쿠션의 간섭이 있지만 그릴에 닿거나 내부 공간이 좁아서 생기는 간섭은 없습니다.
정수리를 누르지 않도록 양쪽으로 나누어진 헤드쿠션 역시 다소 하드한 쿠션감을 갖고 있어서 헤드폰을 꾹 눌러서 착용할 경우 정수리 부근의 통증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가볍게 얹어서 착용하면 오래도록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굳이 쿠션을 두껍게 만들지 않아도 되었을 것 같아요.
헤드 밴드는 좌우 각 12단계, 최대 35mm까지 조절 가능합니다. 밴드 안쪽에 홈이 있어 단계별로 걸리면서 고정되는 방식인데 단단하게 고정되진 않아서 이런 쪽으로 좀 예민한 분들은 불편할 수 있겠습니다.
케이블은 2가지 길이로 제공됩니다. 3m 짜리 케이블은 스크류 방식으로 고정되는 6.3mm 젠더가 포함되어 있는 것을 제외하면 둘 다 3극 3.5mm 플러그를 사용하는 동일 케이블입니다. 피복은 단단하지만 연성이 살짝 높게 잡혀있어 사용감이 좋았습니다.
스튜디오가 아닌 일반 데스크파이나 스마트폰 또는 DAP 연결 등 다양한 활용도 면에서는 1.2m 길이의 케이블의 존재가 큰 장점으로 느껴졌습니다. 오디오테크니카에서 ATH-R50x를 헤드폰 대중화를 위한 입문용 모델로 출시했음을 느낄 수 있는 부분입니다. 케이블은 왼쪽 유닛에 연결하는 단일 커넥터 구성입니다.
케이블 없이 약 207~211g의 가벼운 유선 헤드폰이기 때문에 당연히 정수리 통증은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첫날은 상당한 통증에 고통받았습니다. 계속 사용해 보니 머리 위에 살포시 올려두는 느낌으로 착용해야 하더군요. 이때를 제외하고는 현재까지 하루 종일 착용해도 통증 없이 사용 가능했습니다.
좌우 장력은 적당해서 고정력도 어느 정도 확보했고 좌우로 눌리는 통증도 없었습니다. 안경을 착용한 상태에서도 말이죠. 다만 원형의 이어컵 구조상 뒤쪽으로 약간의 공간이 발생하는데 스위블이 되진 않아도 조금의 각도 조절이 가능하므로 손으로 잘 만져서 최대한 조절해 볼 것을 추천합니다.
K7와 같은 입문용 헤드폰 앰프가 있다면 충분히 구동 가능하며 ZX300과 같은 구형 DAP에서도 하이 게인 모드를 사용하면 충분한 성능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물론 일반 PC나 스마트폰에 직결할 경우 볼륨을 많이 잡아먹기는 해도 충분히 들을만한 소리를 만들어냅니다.
울림이 거의 없는 탄력 있는 저음을 베이스로 선명하고 디테일한 표현이 돋보이는 중음역대 그리고 자극적이진 않지만 미묘하게 샤이한 밝은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고음역대를 지니고 있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청감에 의한 소감이므로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오픈형 헤드폰이지만 이전에 들었던 제품들과 다르게 좀 더 본격적인 개방감이 느껴지며 확연하게 확장된 공간감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플랫 한 음색으로 느껴졌지만 그럼에도 저음의 존재감은 확실하게 갖고 가기 때문에 소리가 심심하게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담백하고 디테일한 맛이 있어 소리의 자연스러움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모니터링 헤드폰과 음악 감상용 헤드폰 사이를 적절히 잘 걸치고 있달까요. 입문용 레퍼런스 헤드폰으로 좋은 포지션을 차지할 수 있을 거란 생각입니다.
영화 감상에도 아주 괜찮았습니다. 공간감 대비 스테이징이 넓진 않지만 완벽에 가까운 개방감 덕분에 감상에 여유가 있달까요. 특히 규모가 큰 영상에서는 웅장함의 느낌이 달랐습니다. 대사 전달이 또렷하고 이펙트가 선명하게 들려 몰입도도 좋았고요. 영화관 같은 느낌은 아니지만 그에 근접하는 느낌은 받을 수 있었습니다.
게이밍 용도로 꽤 좋았습니다. 다만 이 경우 앰프 사용을 추천합니다. 평면적인 공간감에 좀 더 좋은 퍼포먼스를 느낄 수 있지만 상하 입체적인 공간감도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정도의 규모로 재현되기 때문에 사플용으로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오래 착용해도 땀이 안 차고 피로감이 없다는 것도 장점이며 환경 및 행동 이펙트 캐치가 매우 쉽다는 건 게이밍 유선 헤드폰으로서의 큰 장점이었습니다.
휴대용 블루투스 리시버는 사양에 따라 풀 볼륨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충분히 활용 가능했습니다. 동네 산책 시에도 괜찮았고 다소 무리하여 출퇴근용으로도 착용해 봤는데 나쁘지 않았습니다. 확실히 플래그십 모델 보다 구동 제약이 덜해서인지 여러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성비적인 측면도 잘 확보했다고 생각합니다.
ATH-R50x는 플래그십만큼의 관심을 받고 있진 않지만 올라운더로 활용할 수 있는 조건을 잘 갖추고 있으며 다소 저렴한 가격으로 모니터링 헤드폰의 맛을 느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입문용으로 추천할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가오는 봄과 여름을 생각하면 오픈형 헤드폰이 여러모로 좋을 테고 말이죠.
기왕 구매하는 유선 헤드폰 다양하게 굴려보고 싶은 분들에겐 ATH-R50x을 추천합니다.
오랜만의 오디오테크니카 헤드폰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SECTOYD 님께서 작성하신 글이 소비자사용기 게시판으로부터 2025.02.25 10:36:41 에 이동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