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Wireless)의 편리함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지만 사용할 때는 항상 배터리의 잔량에 신경을 써야 하는 번거로움은 어쩔 수 없죠. 배터리의 용량을 크게 늘리면 충전 스트레스는 어느 정도 줄어들지만 무게 역시 비례해서 늘어나 사용자가 휴대하거나 직접 착용을 해야 하는 기기들에서는 치명적인 단점이 되어버리죠.
이럴 때 가장 편리하고 효율적인 방법은 분리형 배터리를 사용인데 PCS 같은 예전의 이동통신 기기나 초창기 스마트폰을 사용해 본 분들이라면 바로 이해가 될 겁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SteelSeries Arctis Nova Pro Wireless는 이런 분리형 배터리 방식을 사용했으며 무선 베이스 스테이션에서 배터리 충전은 물론이고 추가적으로 게이밍 헤드셋에서 필요한 여러 가지 부가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제품의 구성품은 헤드셋, 보관용 파우치, 무선 베이스 스테이션, 부품 상자와 설명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박스가 제법 큰 편이라 조금 놀랐는데 가격대가 높은 만큼 안쪽 포장도 상당히 신경을 썼더군요.
설명서는 다국어로 되어있어서 분량이 조금 되는 편이며 한글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액세서리 박스에는 3.5mm 4극 케이블, C to A 케이블 두 개, 추가 배터리와 마이크용 팝 필터가 있습니다.
Nova Pro Wireless의 본체라고 할 수 있는 무선 베이스 스테이션과 헤드셋입니다. 헤드셋은 흰색으로 상당히 깔끔한 편인데 스테이션도 같은 색이었다면 좀 더 좋았을 거 같네요. 특히나 요즘은 시스템이나 책상을 화이트로 맞추는 사용자들이 많은 만큼 이런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테니까요.
베이스 스테이션 바닥에는 제품의 스펙이나 각종 인증로고가 있으며 실리콘으로 마감되어 있습니다.
디자인은 NOVA 5와 비슷하지만 흰색과 알루미늄 플레이트로 인해 조금 더 깔끔한 느낌이었습니다. 화이트 콘셉트를 좋아하는 사용자들에게는 확실하게 어필할 수 있겠네요.
오른쪽에는 교체형 배터리가 왼쪽에는 헤드셋에서 바로 충전할 수 있는 Type-C 포트가 있는데 알루미늄 재질의 플레이트에는 두 개의 자석이 있어서 쉽고 빠르게 탈부착이 가능합니다.
헤드셋과 베이스 스테이션에 배터리를 충전할 때는 "upper" 문구에 맞게 위쪽을 향하도록 넣어야 합니다. 두 곳 모두 같은 방향이라 설계 단계에서도 이런 부분을 신경 쓴 거 같네요.
배터리를 장착한 상태의 무게는 342g으로 약간 무거운 편입니다.
헤드셋의 성능이나 기능을 바꿀 수 있는 대부분의 버튼과 3.5mm 단자는 왼쪽에 있으며 오른쪽에는 블루투스 페어링을 위한 버튼과 LED만 있습니다. 기능 버튼들의 구분감이나 동작은 좋은 편이었으며 다른 버튼들과 다르게 마이크 음소거 버튼은 들어가는 단계가 다른 스위치라 확실히 구분할 수 있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300g이 넘는 무게 때문에 착용감을 걱정했는데 중간의 밴드 덕분에 착용감은 상당히 좋았습니다. NOVA 5를 사용할 때도 느꼈는데 저 밴드의 신축성은 착용감에 아주 좋은 효과를 보여줍니다.
야외에서 사용하는 블루투스 헤드폰이라면 하드 케이스가 필요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실내에서 사용하는 게이밍 헤드셋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실내에서 보관할 때는 좋을 거 같네요.
각각의 이어 패드 위쪽에는 ANC(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와 Transparent(주변소리 듣기) 역할의 마이크가 있습니다.
마이크는 안쪽으로 내장이 되며 양쪽으로 메탈 재질의 필터가 부착이 되어 있습니다.
이어 패드는 똑딱이 방식으로 탈부착이 가능합니다.
Nova Pro Wireless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무선 베이스 스테이션입니다. 오른쪽에 큰 노브(knob)가 인상적이며 바로 옆쪽의 흰색 동그라미 부분은 터치로 이전 단계로 이동을 할 수 있는 이차 버튼입니다. 현재 연결되는 음질(비트, 샘플레이트), 좌우 밸런스, 볼륨이 표시가 되는데 OLED로 시인성은 좋은 편이었습니다.
스테이션의 뒤쪽에는 USB 입력이 두 개가 있는데 이를 활용하면 두 개의 시스템에서 연결한 뒤 스테이션에서 간편하게 입력되는 채널(기기)을 바꿀 수 있어서 PC, 맥북, 노트북, 콘솔기기와 연결할 수 있습니다. 현재 사용하는 스피커들은 Line Out에 연결한다면 스피커와 헤드셋 역시 자동으로 변환이 되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무선 베이스 스테이션은 단순 충전이나 무선 수신기만이 아니라 외장 사운드카드, DAC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컨트롤 휠을 2초가량 누르고 있으면 메인 메뉴로 들어가며 휠 + 이차 버튼으로 원하는 기능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EQ 설정 역시 가능하며 각각의 게임에 최적화된 프리셋을 제공하므로 편리하게 사용할 수
메인 볼륨뿐 아니라 휠 기능을 하는 컨트롤 휠의 조작감은 준수한 편이었습니다. 기기 자체에 각도가 있어서 앞쪽의 액정을 볼 때 시인성이 조금 더 좋은 편이었습니다.
헤드셋의 전원을 켜면 액정에 모양이 헤드셋 아이콘과 배터리의 충전 상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테이션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기능을 전용 소프트웨어에서도 설정할 수 있으며 바뀌는 부분은 스테이션의 화면에도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마이크 볼륨은 8-90%로 해도 소리가 클리핑 되지 않아서 좋았고 측음은 완전히 끄는 걸 추천합니다. 설정 탭에서는 블루투스를 자동으로 연결하게 되면 무선 + 블루투스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2.4GHz 무선과 블루투스가 서로 번갈아서 연결되는 게 아니라 두 개의 기기 소리가 같이 재생이 되는 거라 통화 중에는 소리를 12dB 낮추는 옵션을 선택하는 게 좋습니다.
원하는 소스를 따로 선택할 수도 있으며 자동으로 연결이 된 상태에서 전화가 오면 스테이션에 "Incoming Call"이라는 표시가 뜨고 컨트롤 휠을 클릭하면 바로 전화가 연결이 됩니다. 전화를 안 받는 경우는 있어도 못 받는 경우는 없을 테니 안심(?)입니다. ^^
블루투스는 멀티 페어링, 포인트는 지원하지 않으며 SBC 코덱을 사용합니다. 블루투스 방식의 음감용 헤드폰이 아니라 이런 부분이 단점이라고 할 수는 없겠죠.
EQ 세팅을 하지 않은 FLAT에서 들어보면 저음의 양감이 좀 많고 보컬 대역의 강조도 있는 편이라 약간의 V자 형태의 소리로 체감이 되었습니다. 보통 음감에서 이야기하는 V자형의 고음보다는 조금 낮은 세팅이지만 이 역시 너무 과하지 않고 대부분의 사용자들 취향에 잘 맞추었다고 생각합니다.
마이크 음소거 버튼을 누르면 빨간색 LED로 현재 상태를 확실하게 알 수 있으며 이때의 밝기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기본 구성품에 팝 필터가 있어서 파열음을 막을 수 있는데 이를 사용하지 않아도 메탈 재질의 필터가 있어서 대부분의 파열음과 함께 숨소리 역시 상당히 잘 잡아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음악을 들을 때는 EQ를 사용하지 않지만 게임에서는 자주 활용을 하고 있는데 스틸시리즈에서 제공하는 프리셋은 상당히 좋은 편이더군요. 특히나 FPS와 같은 게임에서 더욱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들이 많이 즐기는 14가지의 게임의 프리셋으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배그 프리셋이 가장 좋았습니다. 근거리의 발소리뿐 아니라 멀리서 들리는 소리의 방향감을 잡는데도 좋았으며 거리감 역시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게임 시장이 바뀐다면 EQ가 추가될 수도 있겠죠. ^^
Arctis Nova Pro Wireless는 노이즈 캔슬링을 지원하는데 이 기능은 음감용 헤드폰에 비해서 노캔에 비해 그 강도는 적은 편입니다. 밀폐형 구조라 기본적인 패시브 노캔 성능은 좋은 편이지만 소리를 감쇄시켜 주는 범위 역시 조금 더 적은 편인데 이는 야외보다는 실내에서 주로 사용하는 기기의 특성을 고려한 거라 생각됩니다. 저는 오픈 케이스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사용해서 쿨러의 소음이 조금 있는 편인데 노캔을 활성화하면 이런 쿨러나 웅~~ 하는 저음대의 소리는 확실하게 줄어드는 걸 체감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노캔의 강도보다 소프트웨어에서 노캔이나 트랜스페어런츠를 설정할 수 있는 부분이 빠져 있는 게 아쉬웠습니다. 업데이트가 된다면 이 부분은 꼭 추가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ANC 기능은 짧게 버튼을 한번 누르면 활성/비활성화가 되며 비프음으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트랜스페어런츠는 두 번)
이전에 노바 헤드셋을 리뷰하면서도 언급했지만 소프트웨어에 포함된 소나(Sonar) 기능은 정말 좋습니다. 사용자가 원하는 EQ를 세팅하면서 단순히 크기뿐 아니라 진폭(BandWidth)까지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활용 범위가 훨씬 커지며 마이크에서도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Sonar 기능을 사용하면 기본 EQ 프리셋은 비활성화가 되니 참고하세요. (소나 기능은 설정에서 끌 수 있습니다.)
스팀 상점에서 보던 Aim Trainer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데 게임에 얼마나 진심인지 알 수 있죠. ^^
스테이션에 배터리를 넣으면 액정 화면에 충전 아이콘과 배터리 잔량이 표시됩니다.
소프트웨어에서도 헤드셋에 장착된 배터리와 추가 배터리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7초 안에 새로운 배터리가 장착이 되면 헤드셋의 전원은 그대로 유지가 되는 장점도 있습니다. 2.4GHz 무선과 블루투스를 모두 켜놓은 상태에서 연속으로 3시간 정도 사용하니 약 10% 정도 줄어들더군요. 사용시간도 그렇고 추가 배터리까지 있으니 충전 스트레스는 확실하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스테이션으로 두 개의 입력을 받을 수 있으므로 USB 케이블만 연결한다면 데스크탑, 노트북, 맥북에서도 바로 변환해서 사용이 가능합니다. 케이블을 바꿔가며 사용할 수 있는 것과 화면에서 입력 채널을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건 꽤나 큰 차이입니다. (맥북과 연결하려면 C to C 케이블을 사용해야 합니다.)
특히나 플스나 스위치 같은 콘솔 게임기기를 가진 사용자들이라면 활용도를 더욱더 높일 수 있습니다.
스틸시리즈 Arctis Nova Pro Wireless 게이밍 헤드셋은 현재 게이밍 시장에서 사용자들이 원하는 모든 기능을 다 가지고 있는 가장 상위 기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무선 베이스 스테이션을 활용해 여러 가지 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과 배터리 관리의 스트레스를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은 확실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는 물론 자체 소프트웨어의 기능도 만족스러웠으며 ANC나 블루투스를 이용하는 부가 기능도 실제 게임을 할 때도 상당히 편리했습니다. 40만 원 후반의 가격이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지만 게이머들이 그동안 원하는 모든 기능을 다 넣었기에 이런 부분이 이해가 되는 수준이었습니다. "너희들이 뭘 좋아할지 몰라서 이것저것 다 넣어봤어."라는 말이 잘 어울릴 정도의 성능이라 하이엔드를 꿈꾸는 사용자들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