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뺏기고 미국에 유출된 고종 국새 4점, 보물로
문화재청 지정 예고
구한말 고종의 공식 도장인 국새(國璽) '제고지보' '칙명지보' '대원수보'는 한일강제병합 6개월 후인 1911년 3월 약탈돼 일본 궁내청으로 들어가는 수모를 겪었다. 광복 후 1946년 8월 15일 미 군정이 궁내청에서 환수해 총무처(국무총리 소속 중앙행정기관)에 인계한 후 1954년 6월 28일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이전했다.
고종의 또 다른 국새 '대군주보'는 미국까지 흘러들어갔다가 뒷면에 'W B. Tom'이라는 이름이 새겨진 채 돌아왔다. 미국 재미교포 사업가 이대수 씨가 한 경매 사이트에서 낙찰받아 2019년 12월 기증해 지금은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보관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28일 미국과 일본으로 유출됐던 고종의 국새 4점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밝혔다. 국새는 국권을 나타내는 실무용 도장으로, 외교문서와 행정문서 등 공문서에 사용했다. 기존에 보물로 지정된 국새로는 '황제지보' 등 4점이 있다.
국새 제고지보, 칙명지보, 대원수보는 모두 대한제국 시기에 왕실 인장(도장)을 전문적으로 담당한 보장(寶匠) 전흥길 등의 주도로 만들어졌다. 황제 명령을 알리고 관리를 임명할 때 쓰려고 제작한 도장이다.
제고지보는 1897년 9월 19일 완성됐다. 제고는 제왕이 내리는 명령으로, 이 국새는 대한제국 시기에만 사용했다. 조선왕실 어보는 손잡이 동물이 거북이지만, 제고지보는 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