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처음 시작하려는 초보 사진가들에게 유용한 것이 사진 서적이다. 카메라를 선택하는 방법에서부터 사용법, 촬영 이론과 저자의 팁까지 알려주는 이들 사진 서적은 자세한 예제 이미지까지 곁들여져 있다. 그렇기에, 사진 서적을 보면 누구나 쉽게 카메라를 다루고,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시중에는 그만큼 다양한 사진 서적이 있다. 수십 종에 이르는 사진 관련 서적 가운데 어떤 책을 선택할 것인지, 초보 사진가들이 한 번쯤은 부딪히는 문제이기도 하다.
그 가운데, 수 년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가장 많은 사진가들이 추천한 사진 서적이 있다. 그 인기에 힘입어 이 서적은 사진가들의 성경과도 같은 책으로 추앙받아왔다. 9판이라는 경이적인 재판 횟수 역시 이를 증명한다. 필름 사진가에서부터 디지털 사진가까지,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음직한 사진 서적의 바이블, 바바라 런던의 '사진학 강의'다.
최근 출시된 사진 서적들은 저마나 긴 수식어와 제목으로 사진가들을 현혹한다. 하지만, 사진학 강의는 언제나 짧고 간결한 5글자 제목만을 타이틀로 내세웠다. 이것은 도리어 책의 깊이와 광범위한 내용을 표현하는 단어다.
초판, 필름 사진과 필름 카메라 위주의 내용으로 꾸며졌던 이 책은 디지털 시대에 걸맞게 모습을 바꾸었다. 디지털 후보정과 이론에 관한 내용이 추가된 것이다. 하지만, 내용을 추가했을 뿐, 기존의 심오한 이론과 응용법은 고스란히 담고 있다. 사실, 디지털 카메라와 필름 카메라의 촬영 기법과 이론은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 그렇기에 이 책은 필름 사진자들은 물론 디지털 카메라만 사용하는 사진가들에게도 가치있는 책이다.
기존 디지털 카메라 서적이 카메라 다루는 법과 후보정 기능에 역점을 두었다면, 이 책은 기본기에 초점을 두었다. 사진이 만들어지는 원리와 색에 대한 이해, 구도 선정과 다른 사진가들의 사진을 통해 자신만의 시선을 찾아가는 길 등, 이 책은 급하게 지식을 부어 넣는 것보다는 천천히 굳혀가는 방법을 택했다. 혹자는 그렇기에 이 책이 딱딱하다고도 한다. 하지만, 한 장 한 장 끈기있게 넘겨 나가다보면, 어느 순간 파인더를 통해 들어오는 풍경이 달라 보이게 된다. 촬영한 사진에 깊이가 느껴지기 시작하며 자신의 사진에 만족하며 웃음을 지을 수 있게 된다.
1976년 초판 발매 이후, 30여 년 간 사진가들을 키워온 사진학 강의. 연륜있는 사진가들은 이 책이 재판될 때마다 구입해 책장 한 가운데 꽂아놓고는 한다. 그것은, 단순히 이 책의 역사가 길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 책이 그 사진가들의 살을 찌우고 이론을 덧대고 한 장의 사진을 완성하게끔 한 동반자요 스승이 되는 책이기 때문이다.
사진 인구는 계속 늘어난다. 아마추어 사진가들의 실력은 점점 탄탄해지고 그들의 이론과 호기심을 채워줄 사진 서적 또한 필요하게 될 것이다. 어떤 사진 서적보다도 긴 역사와 깊이있는 내용을 담고 있는 사진학 강의는 이들 신진 사진가들에게 지금까지, 지금도, 또한 앞으로도 추천할 만한 사진 서적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