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에서 패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가히 절대적입니다. 시각에 호소하는 감각적 장비인 모니터의 거의 모든 것이라고 해도 결코 지나치기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소비자들은 모니터의 패널 종류는 물론 제조사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하지만 보통 모니터 제조사들은 어떤 패널인지는 알려주지만 어느 회사 제품인지까지는 친절한 설명을 덧붙이지 않습니다. 매번 똑같은 제조사의 똑같은 패널로 같은 모델을 만드는 것이 아닌 까닭입니다.
보통 모니터 패널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TN패널입니다. 상대적으로 가장 값이 싸서 사실상 시장을 석권하고 있습니다. 빠른 반응속도와 풍부한 명암비 등이 장점입니다. 물론 상대적으로 시야각이 좁다는 단점이 있지만 가격대비 성능이라는 절대적인 장점이 있어, 판매량에서는 다른 패널을 압도합니다. 모니터에 특별한 설명이 없다면, 요즈음 선보이는 모니터들은 모두 TN패널이라고 보아도 좋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모니터에 관심 있는 이들은 TN 패널도 좋지만, 이왕이면 IPS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이는 TN패널의 장점인 빠른 반응속도보다는 IPS패널의 장점인 색 표현력과 시야각이 사실 눈에는 훨씬 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냉정하게 말해 값만 싸다면 사서 쓰고 싶은 패널은 TN패널은 아닙니다. 쓰는 이의 눈이 반응속도에 매우 민감해서 TN 패널 LCD 모니터가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IPS 혹은 또 다른 고급 패널인 VA 패널 제품에 좀 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돈이죠.
이런 분위기에서 LG는 23인치 IPS LCD모니터를 작년에 발표하고, 올해 들어 20만 원대라는 말 그대로 파격적인 값에 내 놓았습니다. 이 가격이면 TN LCD모니터와의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인데, 작년 봄에 디스플레이 패널을 만드는 LG Display에서 TN 비율은 줄이고 IPS 비율을 높이겠다고 한 것의 영향이 아닌지, 아니면 요즈음 흔히 쓰는 말대로 더 이상 가격전쟁을 용납하지 않는 가격종결자의 역할을 하겠다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부담 없이 IPS를 만나 볼 수 있는 것은 분명히 좋은 일이지만 반대로 걱정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사람들은 싼 것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자신이 알고 있는 틀에서 벗어난 값으로 나오면 의심부터 하려고 합니다. 이러한 의심은 여론 검증이 이루어지면 금방 사그라지고 큰 인기를 얻기도 합니다. 이른바 장안의 화제, LG 플래트론 IPS236이 저렴함에 대한 의심을 떨쳐내 버릴 수 있는 물건인지의 관점에서 보기로 하겠습니다.
색 표현력 좋은 광시야각 LCD 모니터
LCD 모니터는 패널, 백라이트, A/D보드 그리고 파워유닛으로 구성됩니다. 화면을 표시하는 패널, 빛을 밝혀 주는 백라이트, PC의 신호를 받아서 화면으로 나올 수 있게 해 주는 A/D보드, 전기의 성질을 바꿔주는 파워유닛(요즘은 슬림화로 인해 외부 어댑터가 많음). 이 중에서 화질을 결정하는 것은 패널과 백라이트 그리고 A/D보드입니다. 이 세 가지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앞서 설명한대로 패널입니다. 백라이트와 A/D보드는 화질을 더 좋게 해 주는 재주는 있지만 패널의 특성까지 바꾸지는 못합니다.
<왼쪽이 TN패널, 오른쪽이 LG IPS236입니다.>
LCD 패널은 IPS, VA, TN 이렇게 3가지 계열이 대표적인 패널의 종류입니다. IPS와 VA 패널은 명암과 색 표현력, 시야각이 좋지만 반응속도에서는 TN 패널이 빠르고, TN은 IPS와 VA에 비해 명암과 색 표현력이 떨어지지만 값이 셋 중 가장 저렴합니다.
IPS236은 IPS 패널 가운데서 UH-IPS(Ultra Horizontal) 패널을 씁니다. IPS의 종류는 E-IPS, S-IPS, AS-IPS, H-IPS, UH-IPS, P-IPS 등이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H-IPS를 기본으로 하여 LED 백라이트 특성에 맞게 새롭게 만든 것이 UH-IPS이고, H-IPS보다 더 밝고 선명하다고 합니다.
<빨간 자동차는 물론이며 주위의 색도 모두 명확한 느낌입니다.>
LG IPS236의 화면을 직접 눈으로 보면 다른 LCD모니터보다 색이 선명한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화면에서 느껴지는 전체적 느낌은 차가우며 다른 LCD 모니터와 비교하면 조금 어두운 편입니다. 사양표를 봐도 250칸델라로 상대적으로 조금 어두운 편이지만 밝기만 하고 색이 날아가 버리는 TN 패널의 LED 백라이트 LCD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정확한 색을 보여줍니다. 화이트밸런스만 조금 따뜻한 색으로 세팅되면 가히 최고라고 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사진을 보면 하늘색, 풀색 등의 자연색 표현 능력도 뛰어납니다.>
색 표현력과 명암 표현력, 응답속도 등을 확인하는 소프트웨어인 EIZO TEST를 통해 화면을 보았습니다. 위 사진은 명암 부분입니다. 사진이라 모니터에 따라 다르게 보이겠지만 실제로 보면 모든 부분이 표현됩니다. 역시 TN 패널의 LCD 모니터와는 다른 품질입니다.
<응답속도에 대해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IPS라고 하면 사람들은 응답속도에 대한 걱정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앞서 말한 대로 응답속도에 강한 것이 TN이고 색표현에 강한 것이 IPS라는 기술적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IPS의 응답속도가 TN에 비해 느리다는 것이지 문제될 정도로 느린 것은 아닙니다.
이 제품의 응답속도는 TN 패널 제품의 절반 수준인 5ms GtoG인데, 알기 쉽게 표현해서 5ms면 5/1000초, 약분하면 1/200초입니다. 통상적으로 사람은 1/60초보다 짧은 시간은 느끼기 어렵다고 하니 이론적으로 봤을 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또한 실제로 운동경기나 3D 게임 등 빠른 화면 전환이 필수적인 화면을 보았을 때도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시야각 역시 IPS 패널답게 뛰어납니다.>
사진 영상을 왼쪽 위와 오른쪽에서 찍어 보았습니다. 어느 쪽에서 보던 잘 보입니다. 참고로 LG IPS236 제품사양에서의 시야각은 178도입니다.
디자인은 무난한 정도
모니터 사용기를 쓸 때에 보통은 디자인부터 얘기를 하지만, LG IPS236은 패널에 포커스된 모니터라서 화질 얘기를 먼저 했습니다. 이 제품의 디자인은 딱히 거론할 것이 없을 정도로 무난한 수준입니다. 특별히 두께가 얇은 것도 아니고 독특한 디자인의 제품도 아닙니다. 굳이 특징을 말한다면 LCD를 받치고 있는 부분이 호박색으로 포인트를 주었다는 정도입니다.
<무난한 스타일의 디자인>
색상은 블랙이며 전원 버튼과 OSD 조절 버튼은 역시나 이번에도 터치방식입니다. 아랫부분은 투명플라스틱으로 정리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전통적인 플래트론 디자인에서 벗어나지 않는 디자인입니다.
뒤로 돌려 보면 벽걸이용 VESA Hole이 있으며, 아래의 LCD를 받치는 부분이 호박색의 반투명플라스틱으로 처리되었습니다.
연결단자를 보면 HDMI, DVI, D-SUB, 스테레오 오디오 단자가 있습니다. 오디오단자는 출력전용이며 HDMI로 입력되는 오디오를 아날로그로 출력하는 기능입니다. 필요한 경우에 스피커를 연결해 쓸 수 있습니다.
<연결단자들>
IPS 패널 LCD 모니터의 대중화를 이끌 제품
LG IPS236의 시야각, 명암 표현능력, 색상 표현능력은 TN 패널의 LCD 모니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습니다. 모니터에 관심 없는 이들도 구분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러한 제품이 30만원 미만이라는 것은 지금껏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일입니다. 그것도 대한민국 대표 모니터 브랜드인 LG전자에서 나와 그 충격은 더 큽니다. 그야말로 파격적인 가격정책인 것이죠.
상황을 보면 LG의 독주를 예상해 보지만, 다른 회사에서 독주를 가만히 놔둘 리 없습니다. 분명히 값 경쟁을 하거나 품질 경쟁을 할 것입니다. 여하튼 지금으로써 가격대비성능비에서 LG IPS236을 당할 LCD 모니터는 없어 보입니다. 왜곡된 색을 보여주는 TN을 버리고 IPS를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