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모니터는 Passive Device라고 합니다. 자체적으로는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고, 반드시 다른 기기와 연결해서 제 위력을 발휘한다는 뜻이지요. 하지만 요즈음은 TV기능은 물론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을 더해지면서 이런 말도 무색해지고 있습니다.

LG전자에서 24형 화면크기의 멀티미디어 모니터 TV, LG M2450D를 내 놓았습니다. 요즈음에는 화면이 큰 27형을 내 놓는 판국에 이게 무슨 생뚱맞은 일인가 하는 생각도 들죠. 하지만 한 번만 다시 생각하면 27형의 필요성에 대한 의문이 생기기도 합니다.

모니터 크기는 꾸준히 커지고 있으며, 요즈음 모니터 시장은 24형에서 27형으로 옮겨지고 있는 시기입니다. 모니터 크기가 자꾸만 커져가는 이유는 무엇보다 마케팅적인 부분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만드는 이들로서는 기존상품보다 조금 더 큰 화면으로 만들어 쓰는 이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여 꾸준한 매출을 유지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끝없이 커질 수는 없죠. 지금처럼 커져만 가다보면 TV와 모니터의 경계 모호해질 수도 있습니다. TV 역시 모니터의 기능을 대부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구요.

부가가치가 높은 TV 브랜드를 가지고 있고 사실상 화면 크기를 결정하는 패널까지 제작하는 LG전자입장에서는 굳이 중소기업들과 똑같이 화면크기 마케팅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세계적인 수준의 TV를 만들기 때문에 디스플레이와 멀티미디어 관련 기술력이 뛰어난 LG전자는 화면크기 마케팅보다는 화질과 3D의 부가기능 마케팅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당연히 LG의 멀티미디어 모니터 TV는 TV 수준의 부가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왜 24형인가라는 의문이 생깁니다. 현실적으로 24형의 화면크기는 PC 모니터로 충분합니다. 오히려 책상을 많이 차지하여 24형도 부담스러운 이들도 있을 정도입니다. 그래픽작업을 하거나 특별히 많은 창을 한 화면에서 봐야 하는 것이 아니면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현재 27형 모니터들이 많이 나오고는 있지만 합리적인 화면크기인 24형의 수요를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다들 27형만 바라보고 있을 때 24형을 공략하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LG M2450D의 포인트는 합리적인 화면크기에 멀티미디어파일 재생과 TV수신 기능입니다. 모니터가 TV도 되고 디빅스 플레이어도 되는 것이죠. 콘솔 게임기가 있다면, HDMI나 컴포넌트 단자로 연결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부터 재주가 많은 24형 멀티미디어 모니터 TV, LG M2450D를 소개하겠습니다.

제품사양 / 출처: LG전자 홈페이지 - www.lge.co.kr

생김새와 화질 살펴보기

LG M2450D의 생김새에 대해 설명은 되도록 사진으로 대신하겠습니다. 특이한 것은 전원 표시등입니다. LG로고 아래에 옅은 보랏빛이 비추어지는 모습입니다. 아래쪽 받침 또한 유선의 아름다움이 잘 표현되었습니다.

OSD 조작버튼과 전원 버튼은 터치방식이며, 손가락으로 살짝 스치면 작동됩니다.

뒷모습은 크게 도드라지는 것 없이 무난한 수준이지만 멀티미디어 모니터 TV의 입력단자를 살펴보지 않고 지나갈 수는 없습니다. 단자들을 하나씩 살펴보면, HDMI, DVI, D-SUB, USB, 광(디지털 사운드 출력), 아날로그 사운드 입력/출력(스테레오), 컴포넌트(5개의 RCA), RF(공중파 안테나 혹은 유선방송)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S-VIDEO와 컴포지트가 없지만 사실상 요즘 거의 쓰지 않기 때문에 크게 불편하지는 않습니다.

생김새는 봤으니 이제는 화질을 보겠습니다. 화면을 찍은 사진은 모두 6장을 준비했습니다. 에이조 테스트를 실행한 사진 2장, 이미지를 띄운 사진 2장, TV시청화면 1장, 게임화면 1장. 먼저 에이조 테스트 사진부터 보겠습니다.

에이조 테스트를 통해 색상과 명암 표현력, 색 균일성 등을 눈으로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눈으로 확인하는 까닭에 각자 취향에 따라 다른 평가를 내리기는 하지만 특정 이미지를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여러 모니터를 본 경험이 있다면 나름의 객관성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색상은 LED 백라이트 덕분에 색이 밝고 화사하게 보이며, 명암도 TN LCD 패널치고는 괜찮게 나오는 편인데 블랙보다는 화이트 부분에서 표현이 잘 됩니다.

사진을 띄운 화면은 녹색 잎사귀가 가득 찬 사진과 야경입니다. 둘 다 생생한 느낌을 잘 전달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LED 백라이트를 쓰면 녹색이 조금 과장되는 느낌입니다.

다음은 TV화면과 게임화면입니다. TV화면은 LG M2450D가 TV수신이 되는 모니터라 그냥 넣어 본 것이고, 게임화면은 어두운 화면의 명함 표현이 잘 된다는 것을 보여 드리기 위해 준비했습니다.

화질에 대해 총평을 한다면, 전문가급은 아니지만 집에서 영화 보고 사진편집 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수준입니다.

TV수신과 멀티미디어 기능 활용하기

LG M2450D의 TV와 멀티미디어 기능을 쫓아올 모니터 회사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몇 곳 되지 않을 것입니다. LG 엑스캔버스 등의 LG TV를 보면 LG M2450D와 비슷한 UI를 볼 수 있습니다.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TV기술을 모니터에도 적용했을 것이고, 덕분에 이만큼의 수준 높은 UI와 기능을 넣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추측이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더 고급스럽게 느껴집니다.ㅎㅎ)

먼저, 리모컨의 메뉴를 눌렀을 때 나오는 화면을 보겠습니다.

LG전자의 TV를 본 사람은 느끼겠지만 UI가 너무나 비슷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TV의 UI와 같은 것이 아니라 TV만큼의 쉽고 편리한 인터페이스로 조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조금 다른 얘기를 곁들이자면, 예전 CRT(브라운관) 시절에는 TV보다는 모니터 UI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때는 UI 말 대신 OSD 유저인터페이스라고 불렀습니다. 아날로그 TV는 설정할 것이 많지 않았지만 모니터의 경우는 화면 조정할 것이 많았기 때문에 경쟁사보다 편한 UI는 마케팅에 있어 중요한 포인트였죠. 그러던 것이 LCD 시대가 되면서 모니터에서는 화면 조정 할 필요가 줄어들고, TV는 부가기능의 증가로 반대가 되어 버리면서 TV의 UI가 모니터보다 더 직관적이고 편하게 되었습니다.

메뉴로 들어가서 설정하는 것이 복잡한 사용자를 위해 ‘간편설정’이라는 기능이 있습니다. 리모컨의 간편설정 버튼을 누르면 아래 사진처럼 나오는데, 주로 바꾸는 설정메뉴를 한 번에 찾아들어가 설정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화면크기조절(와이드, 4:3 등), 취침예약 등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안테나를 연결하고 TV를 보겠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TV를 보기 위해서는 디지털 실내용 안테나를 설치하거나 유선방송 서비스에 가입해서 RF 케이블을 꽂아야 하며 PC작동과 TV 시청은 무관합니다. 그리고 유선방송 서비스 업체에서 디지털 셋톱박스를 추천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는 RF 케이블이 아닌 컴포넌트를 통한 외부입력 방식을 TV를 봐야 하며 리모컨 조작도 셋톱박스에 딸려 나온 리모컨을 써야 합니다.

이번에는 디지털TV의 대표 기능, EPG(전자 방송 안내)를 보겠습니다.

리모컨의 빨간 버튼을 누르면 방송안내모드가 시간대별로 바뀝니다. 지금 시간의 무슨 방송(프로그램)을 하는지 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사진은 일반모드만 준비했습니다.

외부입력을 누르면 어떻게 될까요? 연결감지 기능이 있어 연결된 장치만 컬러만 보입니다.

USB단자에 외장하드를 꽂으면 USB인식을 알리며, 인식 후에는 사진목록, 음악목록, 영화목록 3개의 메뉴가 나옵니다. 이후는 보통의 디빅스플레이어처럼 폴더 찾아서 재생해 보면 됩니다.

먼저 사진 보는 기능부터 보겠습니다.

파일을 선택하면 사진이 크게 나오고, MP3을 재생하면서 슬라이드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솔직히 이 정도는 당연히 되어야 하는 것이죠. ㅎㅎ

음악 재생도 사진 보는 것과 비슷해서 건너뛰고 동영상 보는 기능을 살펴보겠습니다. 폴더목록은 사진보기와 거의 같으며 프리뷰(폴더 옆 작은 화면)에서도 동영상 재생이 됩니다. 아래 사진은 동영상 재생 장면과 설정화면입니다. 설정이 보통의 디빅스플레이어처럼 아주 상세하거나 많은 기능을 제공하지는 않습니다.

샘플 파일을 통해 LG M2450D에서 동영상 재생 테스트를 해 보았습니다. 대부분의 파일이 AVI(DIVX, XVID), MP4(h.264), MKV이었는데 SMI 자막을 포함해 별 탈 없이 재생되었고 스킵도 매끄럽게 잘 되었습니다. 참고로 동영상의 오디오 코덱은 AAC와 MP3입니다. WMV는 파일이 없어 해 보지 않았는데 워낙에 오래되고 멀티미디어에 있어 기본이 되는 포맷이니 당연히 재생이 잘 될 것이라 봅니다.

합리적인 선택

LG M2450D는 화질도 좋지만 멀티미디어가 더 강한 모습을 보이는 모니터입니다. 값은 평균 33만 원으로 보통의 모니터보다 몇 만원 더 비쌉니다. 비교 모니터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의 모니터보다는 5만 원, TV만 되는 모델보다는 7만 원 가량 더 줘야 살 수 있습니다.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디지털셋톱박스와 디빅스플레이어의 값을 알아보면 LG M2450D의 멀티미디어 기능은 10만 원 이상의 값어치를 한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다른 것 없이 모니터만으로 동영상 재생과 TV수신 기능을 해결하고 싶다면 LG M2450D만한 제품은 없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