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이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나는 영화를 매우 좋아한다.
이슈가 되는 영화는 가급적이면 상영관에서 보려 하고, 수작이라면 한번 본 영화도 몇 번이고 다시 보곤 한다.
더구나 영어 학습에 도움이 될 만한 작품(특히 애니메이션)이라면 자막까지 따로 인쇄해 참고한다.
때문에 홈시어터까지는 아니더라도 그에 준하는 AV기기를 나름 갖춰 놨다.
아니 '솔까말' 리시버나 스피커 등과 같은 전문 음향 기기는 엄두도 못내고, 그냥 저렴한 42인치 LED/3D TV만 하나 장만했다.
여기에 영화 파일을 저장해 TV로 출력하는 이른 바 '디빅스 플레이어(Divx player, 1TB 용량)' 정도만 구비했다.
그러면 분명 안되지만, P2P 사이트 등을 통해 다운로드 받는 영화는 대개 파일 형태라 대용량의 디빅스 플레이어만 있으면 큰 불편 없이 영화를 즐길 수 있다. 예전에는 CD나 DVD 타이틀로도 감상하기도 했는데, 여러 가지 번거로움 때문에 활용도가 낮아 이는 마련하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 들어 '블루레이'의 매력에 빠지고 있던 터라 블루레이 플레이어에는 관심을 갖고 있던 터다. 더구나 3D 영화를 만끽하기 위해서는 블루레이 플레이어가 필수다. 물론 P2P의 영화 파일도 3D로 볼 수 있는 게 있다지만 다분히 제한적이긴 하다.
다 알겠지만, 블루레이는 약 50GB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어, 4GB 정도의 DVD보다 훨씬 높은 화질과 음질을 담을 수 있다. 일반 DVD가 720p급의 HD화질이라면, 블루레이 1080p 이상의 풀HD 화질과 무손실 사운드를 저장할 수 있다. 그러니 영화를 사랑한다면, 그리고 여건이 된다면 블루레이 시스템을 마다할 거 없다. 요새는 블루레이 플레이어 가격도 저렴해져서 충분히 접근해 볼만 하다.
LG전자에서 최근 내놓은 블루레이 플레이어 BD670 또한 그러하다. 2012년 7월 초 현재 네이버 쇼핑 최저가 16만원 선의 3D 블루레이 플레이어다. 사용자들의 평가도 (현재까지는) 나름 긍정적이다. 사실 이만한 가격대에 3D 영상에 스마트TV 기능까지 겸비한 블루레이 플레이어라면 사용해 보지 않아도 대체적으로 그리 평가할 만하다. 뭐 LG에서 만든거니 제조 품질이나 사후 지원 등이야 두말 할 나위 없을 것이고...
간단하고 명료한 조작법이 인상적
예전에는 일반 비디오(VHS) 플레이어도 '다기능'을 강조하다 보니 제대로 사용하기가 쉽지 않았다. 별로 써먹지도 않을 수 많은 버튼과 설정 옵션 등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가격대만 올리는 결과만 낳았는데, BD670은 처음 딱 보기에는 '이게 다야?' 할 정도로 심플하고 간결하다.
전면 좌측에는 블루레이/DVD/CD 트레이, 우측에는 트레이 배출(Eject) 버튼, 플레이 버튼, 정지 버튼, 전원 버튼, 그리고 USB 외장 디스크 등을 연결하는 USB 포트가 전부다. 그나마 버튼 역시 리모컨으로 대체할 수 있으니 거의 사용할 기회 없다. 아울러 3D 입체 영상을 지원한다는 'Blueray 3D' 로고가 정중앙에 폼 나게 자리잡고 있다. 왠지 미래지향적이지 않은가....
좌우측 면에는 아무 것도 없고, 뒷면에만 TV 등과 연결하는 AV 단자(콤포넌트, HDMI), 광디지털 사운드 출력 단자, 유선 랜 단자 등이 있다. BD670은 유선 랜은 물론 무선 랜도 지원하니 랜 케이블 끌어 오기가 곤란하면 무선 랜을 쓰면 된다(단 빠른 속도를 위해서는 유선 랜을 사용하는 게 좋다).
TV나 앰프(리시버 등)에 연결하는 것도 그다지 어렵지 않다. AV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제품에 동봉된 설명서만 참고하면 능히 연결하리라 사료된다. 나는 HD-TV와 HDMI 케이블로 연결했다. HDMI 케이블 하나로 디지털 영상과 사운드를 동시에 TV로 출력할 수 있으니 복잡할 게 없다. 아울러 앰프나 리시버와는 광디지털 음성 출력 단자로 연결하면 된다(7.1채널 사운드 지원). 참고로 BD670 제품에 HDMI 케이블은 기본 1개가 포함되어 있지만, 광디지털 사운드 케이블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TV와 연결하고, TV의 외부입력 선택 기능을 통해 BD670 연결 항목을 선택하면 BD670의 메인 화면이 TV에 출력된다. 블루레이 플레이어지만 영상은 물론 사진과 음악 재생까지 가능하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디빅스 플레이어와 거의 동일한 기능이다. (물론 디빅스 플레이어는 내장 하드디스크가 있긴 하지만)
가장 먼저 네트워크(인터넷) 연결 설정을 했다. 내 경우 유선 랜을 끌기가 좀 '거시기'해서 무선 랜으로 설정, 연결했다. BD670은 거실에, 무선 공유기는 건넌방에 있지만 무선 신호만 약간 약할 뿐 데이터 수신에는 큰 문제 없었다. 노트북으로 무선 랜 설정을 할 수 있는 사용자라면 설명서 안 보고도 설정 가능하리라 본다. 이 네트워크 연결을 통해 스마트TV의 콘텐츠를 보거나 펌웨어/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가능하다. 업데이트를 무선 랜을 통해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건 대단히 바람직하다 평가하고 싶다.
기본 설정이 끝나면 일반 TV나 비디오 사용하든 조작하면 된다. 디지털 기기에 조금이라도 익숙한 사용자라면 전혀 어려울 것 없다. 화면에서 하라는 대로 하면 되고, 혹 모르는 내용이라면 설명서를 참고하면 충분하다. 뭘 잘못한다고 고장날 것도 아니니 염려말고 막 조작해 봐도 된다.
전반적인 디자인도 무난, 디지털 TV 세트와 적절한 조화
전형적으로 AV 기기의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TV나 AV 기기가 검정색 계통인걸 감안해 BD670도 검정 컬러로 둘렀다. 디지털 TV와 배치하니 뭐 제법 폼 난다. 다만 크기를 좀 더 줄일 수 있었다면 더욱 좋았겠다. AV 기기용 다이가 없는 일반 가정이라면 TV 장식대에 올려 놓기가 애매할 수도 있겠다. 아울러 무게는 가벼워서 좋으나 전원을 켤 때 블루레이 드라이브가 동작하는 진동이 다소 발생한다(원래 그러니 인정하기로 한다). 'Bluray 3D' 로고 우측 옆으로 작동 LED가 표시된다. 전원을 켜면 'HELLO'가, 업데이트 중이면 'SU(Software Update)' 등으로 표시된다.
'블루레이' 화질의 신세계로 초대
제품과 함께 배송된 '마법천자문 3D' 타이틀로 첫 테이플 끊었다. 아마도 이 타이틀은 '체험단 지원' 목적으로 제공된 거라 일반 패키지에는 들어있지 않으리라 예상한다. 일단 1080p급의 풀HD 화질로 애니메이션을 보니 무엇보다 8살 딸아이가 환장한다. 3D 영상을 지원하지만 그보다는 역시 깔끔한 화질과 선명한 색상 때문에 아이 눈에는 2D 평면 화면이 더 좋은가 보다. 한번 TV 앞에 앉으니 좀처럼 자리를 내주지 않는다.
평소 블루레이 타이틀을 수집하지 않아 다른 건 플레이하지 못했고, 그동안 먼지만 수북하게 쌓여 있던 DVD 타이틀과 CD 타이틀 몇 개만 더 돌려 봤다. 오래된 타이틀이지만 아무 문제 없이 정상적으로 플레이 됐다. 오랜만에 다시 보니 감회도 새롭다. 하지만 역시 화질과 음질 면에서 블루레이를 따라 올 수 없다. 사람이라는게 이렇게 간사하다. 조금이라도 좋은 걸 보면 이전 거는 완전히 잊어 버리게 된다는 거...
블루레이의 신세계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지금껏 제대로 접해 보지 않았던 게 후회스러울 정도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블루레이 타이틀을 대여하는 곳이 없다. 예전처럼 비디오/DVD 대여숍 같은 업종이 거의 모두 사장됐기 때문이다. 결국 소장할 만한 타이틀은 직접 구매해야 하는데, 블루레이는 기존 DVD와는 용량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니 기본 영상 외에 다양한 부가 영상이 들어간다. 그런 면에서는 소장의 가치는 충분히 있지만 역시 가격대가 만만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