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의 '황혼에서 새벽까지'(From Dusk Till Dawn, 1996년)는 B급 정서의 영화란 어떤 것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도망중인 은행강도에서 시작한 영화는 느닷없이 흡혈귀 이야기로 발전해 한바탕 피칠갑으로 끝난다.
할리우드의 악동 쿠엔틴 타란티노가 각본을 쓰고 주연까지 했으며, B급 홍콩영화를 보며 감독의 꿈을 키운 로드리게즈가 만났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그만큼 영화는 황당하고 요란하며, 잔인하다.
일단 내용이 우악스럽다.
흡혈귀들과의 싸움이다보니 주인공 일행은 마치 게임하듯 총질을 하고 상대의 사지를 잡아 뽑는다.
당연히 사방에 피가 튀는 것은 물론이고 신체 절단이 난무하다.
영화의 미덕 아닌 미덕이라면 과할수록 무덤덤해지는 효과를 노려, 천연덕스럽게 잔혹한 장면을 숱하게 보여주다보니 오히려 둔감해진다.
그만큼 이 영화는 잔혹 액션에 흡혈귀 공포물과 좀비물까지 한꺼번에 잡탕찌개처럼 섞였다.
따라서 아무 생각없이 피비린내 나는 잔혹 액션극을 즐기고 싶다면 탁월한 선택이 될 만한 작품이다.
은행 강도 이야기를 말도 안되는 상황을 만들어 희한한 뱀파이어물로 이끌어낸 타란티노와 로드리게즈 콤비의 기막힌 상상력 하나는 높이 살 만 하다.
이 작품으로 영화계에 데뷔한 조지 클루니를 비롯해 하비 케이틀, 줄리엣 루이스, 로드리게즈 사단인 셀마 헤이엑과 치치 마린, 대니 트레조 등 스타들이 대거 출연하니, 이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1080p 풀HD의 1.78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평범한 화질이다.
아무래도 제작연도가 있다보니 입자가 거칠고 요즘 영화처럼 디테일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DVD보다 월등 개선됐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리어를 적극 활용해 서라운드 효과가 확실하다.
부록으로 감독과 타란티노의 음성해설, 제작과정, 삭제장면, 제작 다큐 등 다양한 내용이 한글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타이틀은 블루레이와 DVD 2장을 함께 묶은 합본팩으로 나왔다.
블루레이에는 과거 2장의 디스크로 국내 출시됐던 DVD 타이틀의 내용이 모두 들어 있다.
by 블로그 '달콤한 인생' http://wolfpack.tistory.com/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 스크린 샷은 저작권 문제가 걸려 있으니 퍼가지 말아주세요 *
'내츄럴 본 킬러'의 줄리엣 루이스도 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