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는 NEX-6에 대한 기능에 대해 하나하나 다뤘습니다. 각 편의 사용기 마다 그 기능에 따른 느낌을 적었지만, 이번에는 기능에 대한 설명을 접어두고 느낌 자체에만 집중해 보고자 합니다.
자동 카메라에서 발전해 나가다
저희 집 장롱 속에는 아버지가 사용하시던 단단한 SLR카메라도 있었지만 누르면 바로 사진이 찍히는 P&S카메라도 있었습니다. 시력이 나빠진 아버지는 뷰파인더를 바라보며 수동으로 초점 잡는 것이 힘들어 그냥 누르기만 하면 사진이 찍히는 P&S카메라를 구입하셨다고 얘기해 주셨습니다.

P&S카메라는 포인트 앤 샷. 즉 바라보고 누르면 바로 찍히는 완전 자동 카메라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필름카메라 시절의 P&S카메라는 수동 기능이 거의 없었습니다. 사용자가 할 수 있는 것은 단지 집어 넣은 필름의 감도를 입력하는 정도였습니다.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P&S카메라는 컴팩트 카메라 혹은 똑딱이라고 불리는 자동 카메라로 변했습니다. 물론 P&S라는 말이 가지고 있는 의미는 여전합니다. 혹 해외에서는 아직도 P&S라고 부를지도 모르겠습니다. 컴팩트 카메라는 결국 완전 자동 카메라에 뿌리를 두고, 사용자가 초점 및 노출조작을 하지 않는 것을 기준으로 개발된 것입니다.

반대로 DSLR은 그야말로 SLR카메라가 디지털화 된 것입니다. 사용자의 적극적인 조작을 기본으로 한 제품입니다. 그 조작방법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디지털 화 되면서 요구되는 몇 가지 조작이 추가됐을 뿐입니다.

처음 NEX 시리즈가 출시됐을 때 NEX-3와 NEX-5의 조작 컨셉트는 렌즈가 교환되는 하이엔드 카메라에 가까웠습니다. 소니쪽 자료에서 ‘NEX는 렌즈 교환식 하이엔드라고 생각해 주십시오’라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 것은 일부러 말 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부분이었습니다. 소니 입장에서는 미러리스 카메라가 DSLR 시장의 소비자를 빼앗아 가는 것 보다 컴팩트 카메라의 유저가 카메라를 업그레이드 하는 쪽을 더 원했을 것입니다.
DSLR의 방식을 적극 도입했다
NEX-6는 모드 컨트롤 다이얼이 추가되고 이 외에도 후면 다이얼과 펑션 버튼이 추가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조작을 돕는 외부 요소들을 도입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용자는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DSLR의 직접적인 조작성을 기대하게 됩니다. 카메라의 성능이나 렌즈를 교환할 수 있다는 형식의 유사성, 가격 포지션은 이러한 기대를 부추겼습니다.
처음 NEX 시리즈가 출시됐을 때는 조작 방법에 대한 의견이 조금 달랐습니다. 당시 의견이 ‘새로운 카메라는 이렇게 조작하는 것이구나’ 정도였다면 NEX-6는 ‘기왕 이렇게 할 바에 좀 더 편하게 만들어 줬으면 좋지 않겠느냐’ 수준입니다. 그리고 이 말은 더 깊숙히 들어가 외형에 DSLR적인 요소를 도입할 정도였으면 아예 조작하는 법도 DSLR이랑 같은 것이 낫지 않겠느냐 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겠죠.
글쎄요, NEX-6는 더 편한 조작성을 가진 카메라이지만 여전히 NEX 시리즈 중에 하나입니다. 하이엔드 카메라의 조작성을 닮은 다른 NEX 카메라의 연장선에 있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 뿌리는 ‘완전 자동’조작을 기반으로 한 P&S카메라와 닿아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NEX-6는 자동으로 찍을 때 굉장히 편합니다. 사람들이 자동 기능을 사용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사진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수동 촬영이 자동 보다 더 낫기 때문입니다. 카메라는 완전하지 않고, 노출 환경에 대한 선택과 판단은 여전히 기계보다 사람이 더 뛰어납니다. 그런데 만약 결과물이 워낙 뛰어나서 그럴 필요가 없다면 어떨까요?
이미지 품질에 신뢰도가 높다
NEX-6의 자동 노출은 신뢰도가 높습니다. 과거 중앙 부분에 한 영역으로 측광하던 시절은 지나갔고, 이제 카메라는 이미지 센서로 들어오는 빛을 모두 읽어서 가장 적합한 노출 값을 제시합니다. 그래서 자동 노출에 대한 걱정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NEX-6는 나아가 노출을 실시간으로 보여줍니다. 카메라 중에서는 노출보정을 했을 때 그 수치를 화면에 그대로 반영하지 않는 제품도 있습니다. 그에 비한다면 NEX-6의 노출 반영은 신뢰도가 높습니다. 실제 촬영한 사진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동으로 촬영하면서 가볍게 노출 보정을 하는 정도로도 수동으로 찍는 것에 버금가게 자신이 원하는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NEX-6는 오토 화이트 밸런스를 신뢰할 만 하고, 심지어 ISO를 오토로 둬도 걱정이 없습니다. 높은 감도에서도 노이즈가 적기 때문에 카메라가 제멋대로 높은 감도를 설정한다 해도 특별히 문제 될 것이 없습니다.

고백 하는데 저는 NEX-6로 촬영하는 동안 두 손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날씨가 추운 탓에 한 손은 주머니에 넣은 채로 촬영을 했었죠. 새로운 팬케잌 번들렌즈인 16-50은 이러한 촬영에 최적의 렌즈였습니다. 손으로 카메라를 쥔 채 약지로 전자식 줌 링을 슬쩍슬쩍 조작해 화각을 조절했습니다. 그야말로 성실하지 못한 모습의 극치였죠. 하지만 사진 노출에 실패하거나 제가 원하는 사진을 찍지 못한 경우는 없었습니다. 그만큼 자동 기능의 신뢰감이 높았습니다. 때때로 모드 변경이 필요할 때 조차도 엄지로 모드 다이얼을(쉽지는 않지만) 빙글빙글 돌려 설정을 바꿨습니다.
DSLR을 닮은 조작 계열은 제게 있어서 만큼은 오히려 자동 카메라적인 요소를 강조하는 역할을 한 셈입니다.


NEX-6의 사진은 한계가 높습니다. 더 작은 센서를 적용한 카메라와 비교했을 때 관용도, 해상도, 고감도 노이즈가 무척 적습니다. 프로그램을 통해 RAW파일을 만질 때에 변화를 받아들이는 범위가 무척 넓고 쉽게 망가지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인터넷에 게시할 때의 크기로 줄이면 ISO 6400 이상의 감도도 크게 거슬리지 않았고 무엇보다 높은 감도에서도 색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가지고 있어서 거칠거칠한 노이즈만 잘 처리한다면 낮은 감도로 촬영한 사진과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사실 최근 출시되는 APS-C 사이즈의 센서를 가진 카메라들은 좋고 나쁨을 이야기 하기가 머쓱할 정도로 성능이 모두 뛰어납니다. 그래서 오히려 변별력을 주는 것은 센서의 성능보다도 덧붙여 사용할 수 있는 렌즈의 성능이라 볼 수 있습니다. NEX 시리즈는 올 해 여러 종류의 렌즈를 출시했으며 앞으로도 렌즈군을 늘려갈 예정입니다. 다른 메이커의 DSLR 렌즈군과 비교하면 다소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현재 NEX 시리즈의 렌즈는 13가지로 전혀 부족한 편이라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더욱이 아답터를 통하면 알파시리즈의 렌즈까지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실제로 NEX-6를 사용하면서 렌즈에 대한 필요가 크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PZ 16-50mm OSS 렌즈는 조리개가 f3.5~5.6으로 밝은 편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손떨림 보정 장치가 내장되어 있어서 셔터 속도가 낮아지는 환경에서도 충분히 사용이 가능했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높은 고감도 노이즈 억제 능력으로 인해 열악한 조명 아래에서도 큰 어려움 없이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만일 여기에 35mm f1.8 같은 렌즈가 더해진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설레일 정도입니다. 그야말로 칠흑같이 어두운 환경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사진을 찍는 것이 가능할지 모릅니다. 그리고 NEX-6는 ‘실제로’ 그랬습니다.
부족한 하드웨어는 소프트웨어로 보완했다
소니는 하드웨어 성능의 향상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의 발전도 이뤘습니다. 여러장의 사진을 합치는 기술을 통해서 하드웨어가 가지고 있는 성능의 한계를 넘어섰습니다. 그 예가 바로 ‘손으로 들고 야경 촬영’기능입니다. 칠흑같이 어두운 환경에서 걱정 없이 셔터를 누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기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평소에 독특한 분위기 때문에 한 번쯤은 사진을 찍고 싶었던 어두운 다리 밑을 NEX-6로는 삼각대 없이 아주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안정적인 환경에서 촬영하는 것 보다 선명함은 부족했지만 셔터속도가 부족해서 흔들린 사진과는 수준이 다른 결과물이었습니다.

뿐만이 아니라 스위프 파노라마와 같이 화각의 한계를 넘는 기능이나 리치톤 모노크롬처럼 관용도의 한계를 넘는 기능 등 하드웨어의 한계를 넘어서는 결과물을 여러장의 사진을 합치는 기능을 통해 얻을 수 있었습니다.
여행을 간다고 생각해 봅시다. 가방을 챙길 때 카메라는 의외로 큰 짐입니다. 사진에 욕심이 있어 여러가지 액세서리를 챙겼다면 가방의 반은 사진 관련 기기들로 채워질 것입니다. 그런데 NEX-6 라면 그 모든 것을 꺼내고 카메라와 메모리 두 가지만 챙기면 됩니다. 심지어 충전기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스마트폰 용으로 가져간 5핀 USB 단자 하나만 있으면 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저는 이전에 일본으로 취재를 갈 때 NEX 시리즈를 통해 짐을 많이 덜었습니다. 번들 렌즈와 바디뿐인 아주 단촐한 구성이었지만 취재에 필요한 사진은 부족함 없이 얻을 수 있었습니다. 틸트 액정으로 인해 더 다양한 앵글의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DSLR을 가져갔을 때 보다 오히려 전체적인 사진의 흐름은 볼거리가 더 많았습니다.
만약에 조금 마음이 불안하다면 스트로보를 하나 더 챙겨가면 그만입니다. 더욱이 NEX-6는 기존의 NEX 전용 핫슈냐 알파 시리즈 전용 핫슈가 아닌 범용 핫슈를 적용해 대부분의 스트로보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TTL과 같은 기능은 활용하기 어렵지만 말입니다.
소니는 스스로 자신들의 DSLR 시장을 축소했다
이제 사용기를 마무리 하려고 합니다. 어쩌면 지금까지 6편으로 나눠진 모든 사용기 중에서 이 부분이 가장 쓸모 있는 부분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NEX-6는 DSLR을 저 만치 넘어서는 기계적인 성능을 가진 카메라는 아닙니다. 말했듯이 매뉴얼 촬영을 하는데 필요한 충분한 조작성을 제공한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나 결코 DSLR보다 사진의 질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더 훌륭합니다. 해상도, 관용도, 노이즈 모두 수준급 이상입니다. 그럼에도 무척 작고 가볍습니다.

필요한 것은 수준 높은 사진이지 커다란 사진 찍는 기계가 아닙니다. DSLR과 같은 기능을 하는데 더 작고 가볍다면 이를 마다 할 이유가 없습니다. DSLR과 비교해 좀 유별나게 보이는 조작방법은 적응하면 그만입니다. 막상 몇 일 써 보니 크게 어려운 부분도 없습니다. 예전 후지 DSLR같은 것과 비교하면 양반입니다. 범용 핫슈 덕에 이제 스튜디오에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전자식 뷰파인더가 있어서 야외에서도 문제 없습니다. AF요? NEX-6도 위상차 AF입니다. DSLR과 동일하다는 뜻입니다.
취미 사진의 용도에 한정한다면 이제 같은 크기의 센서를 가진 DSLR의 장점은 가격밖에 남은 것이 없는 듯 합니다. 이런 결론을 내리는 것이 시대적으로 조금 성급한 것은 아닌가 고민도 했는데, 미러리스 카메라. 충분히 그 수준까지 발전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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