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9일 Microsoft 사의 새로운 운영체제인 Windows 10 이 출시되었습니다. 9가 아닌 10 이란 숫자가 붙은 것에 대한 의문은 아직 풀리지 않고 있지만 Windows 10 이 PC 사용자에게 가져다줄 변화는 10이 아닌 12란 숫자에서 나올 것임을 우린 모두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DirectX 12(이하 DX12) 란 새로운 API 의 등장이고 지난 4월에 있었던 MS 의 개발자 컨퍼런스인 BUILD 행사에서도 개발자들과 관계자들의 뜨거운 관심으로 증명되었듯이 DX12 는 Windows 10 을 통해 PC 사용자들에게 큰 영향을 가져다주리라 예고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대 가운데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예상되었던 PC 게임 분야에서 최조의 DX12 지원 게임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Ashes of the Singularity (이하 AotS) 입니다.
최초이지만 가장 뛰어나게 보여줄 수 있는 게임
AotS는 Stardock Entertainment 사와 Oxide Games 에서 개발한 Nitrous® 엔진을 기반으로 한 실시간 전략 게임(RTS) 입니다. 아직 개발 단계에 있지만 스팀(Steam) 을 통해 현재 프리뷰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올해 말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 Ashes of the Singularity 게임 장면. 수 만개의 유닛을 컨트롤 하는 RTS 게임. 출처: AotS 홈페이지]
이 AotS 게임이 크게 주목을 받는 이유는 최초의 DX12 기반 게임이라는 것 뿐만 아니라 게임 내의 벤치마크 툴을 제공하여 게임을 즐기기에 앞서 게이머가 자신의 하드웨어 성능을 직접 테스트 해볼 수 있게 해놓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Futuremark 사의 3DMark 등과 같은 제한적인 Synthetic 벤치마크가 아닌 실제 게임을 바탕으로한 테스트이므로 게이머에게 자신이 플레이 할 수 있는 척도를 가장 현실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Oxide Games 의 공동 설립자이자 개발자인 Dan Baker 는 Oxide Games 의 블로그를 통해 밝히고 있습니다.
실제로 벤치마크를 실행하여보면 화면 안을 가득채운 수 많은 유닛들과 그 유닛들을 중심으로 보이는 시각 효과들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고 게임 플레이에 앞서 '저 많은 유닛들을 어떻게 컨트롤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떠오르게 할 만큼 방대한 스케일의 RTS 게임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 GDC 2015 에서 Dan Baker 가 발표한 자료 가운데 AotS 의 메모리 사용에 대한 내용.
AotS의 벤치마크 툴은 GPU 아주 가혹하게 테스트할 수 있을 정도이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점이 AotS 가 DX12의 달라진 특징들을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구현하고 있으며, 제공하는 벤치마크를 통해 DX12 API 의 도입이 PC 하드웨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할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지게 하였습니다.
아래 영상은 AotS 벤치마크 툴의 진행 화면을 녹화한 것으로 여러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삽입하였습니다.
벤치마크 테스트?! 혹은 필드 테스트?!
하드웨어 배틀에서 실시한 AotS 벤치마크는 다음과 같은 조건에서 이루어졌습니다.
| 테스트 시스템 / Test Bed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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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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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L 6th Core i7-6700K (스카이레이크) (Non O.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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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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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SUNG DDR4 8GB PC4-17000 2EA (Total 16G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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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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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Rock Z170-Extreme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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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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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SUNG 850 EVO 1T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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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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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SP AURUM PRO AU-1000PR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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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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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rosoft Windows 10 Pro 64bi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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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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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VIDIA GEFORCE GAME READY DRIVER (355.82) WHQL / AMD Catalyst Driver 15.8 Bet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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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OS Game cli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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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 0.51.1248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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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chmark Conf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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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 preset with MSAAX4 |
벤치마크 화면은 다음과 같이 볼 수 있으며 하드웨어 배틀은 Minimum, Medium, High, Crazy 프리셋 중, HIGH 프리셋에 MSAA X4 를 별도로 적용하여 테스트하였습니다. DX11 모드와 DX12 모드로 API 선택만 다르게 하였을 뿐 나머지 모든 조건들도 동일하게 적용하였습니다.
약 3분간 진행되는 테스트가 끝나면 결과 화면이 표시되며 Batch (Draw Call) 수준에 따라 Normal, Medium, Heavy Batch 에 대한 상세 결과가 별도로 구분되어 표시됩니다. 이 중 Oxide Games 에서 DX12 성능을 측정하기 위한 지표로 권장하는 것은 Heavy Score 입니다.
자, 그럼 실제 테스트 결과를 정리하여 보여드리겠습니다.
AotS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
1080p 의 해상도임에도 DX11 과 DX12 에서의 차이가 상당히 벌어졌습니다. 특히 AMD Radeon R9 390 의 경우 DX12 에서의 성능은 아주 놀라울 정도입니다.
그럼 다음 결과를 계속 보시겠습니다.
잠깐!! 그런데 뭔가 잊으신건 없으신가요?
사실 아직 말씀드리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위의 그래프에 표시된 390, 290X, 780Ti 에 대한 소개를 안했습니다. 이걸 눈치채지 못하셨다면 다음의 결과를 보실 때에 재미가 반감되셨을 겁니다.
그래프의 범례는 복면을 쓴 복면 제품이었습니다. 이제 테스트에 사용된 VGA 제품들을 소개하여 드립니다.
※ 주: 290X 는 코어클럭 1000MHz 메모리 클럭 5000MHz, 512-bit 의 AMD 레퍼런스 제품
GTX 980 Ti 와 Radeon R9 Fury X 및 Radeon R9 290X 를 제외하면 레퍼런스 제품과 스펙 상으로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제품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히 290X 와 780Ti 는 의미 깊은 제품으로 관심을 가지고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테스트 결과를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QHD 해상도에서 AMD 라데온 제품들은 DX 11에서 DX12 로 API 변화에 따른 성능향상이 두드러집니다. 특히나 FURY X를 포함한 하와이 계열의 290X/390/390X 제품들의 성능향상 폭이 대단히 큰 것을 알 수 있으며, 정 반대로 NVIDIA GTX 900 시리즈 제품군들은 성능이 오히려 하락하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기서 하나 포인트는 GTX 780Ti 의 성능입니다. 맥스웰 기반의 GTX 900 시리즈 제품군과 달리 오히려 변화가 없는 성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UHD 테스트에서도 QHD 테스트와 마찬가지로, 라데온 제품들의 성능향상이 두드러지며, NVIDIA 제품들은 소폭 하락하는 결과를 보여줍니다.
마지막으로 DX11 과 DX12 에서의 API 차이에 따른 프레임 변화(차이)를 각 제품마다 해상도 별로 정리하여 보았습니다.
API에 따른 프레임 변화를 정리한 표를 보시면 잘 아시겠지만, DX11->DX12 로 API 가 변함에 따라 AMD 라데온 제품들의 성능향상폭은 생각보다 크다는 걸 아실 수 있습니다. 하와이 계열로 본다면 최소 13% 이상, 최대 47%에 육박하는 성능향상을 이루어냅니다.
반면 NVIDIA 제품들은 케플러 끝판왕 격인 지포스 GTX 780Ti 를 제외하고는 모두 성능이 하락하는 결과를 볼 수 있습니다.
AMD GCN 코어는 왜 DX12에서 성능이 향상될까?
AMD GCN 아키텍처 기반의 라데온 시리즈는 DX12에서 그동안 숨겨져왔던 잠재력을 보여줄 만반의 준비가 된 모습입니다. 반면 NVIDIA의 맥스웰 시리즈는 오히려 DX11 보다 성능이 줄어드는 결과가 나왔고, 케플러 기반의 GTX 780 Ti가 그나마 제 성능을 유지했지만 DX12 시장이 그리 달갑지 않은 상황으로 보입니다.
DX12는 지금까지 수많은 IT 매체들이 앞다퉈 반복했듯이 Low-Level API 입니다. DX11 이하 버전부터 줄곧 이어져 온 High Level API의 오버헤드(Overhead)를 대폭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DX11 이하의 High Level API는 사용이 쉽긴 하지만 그만큼 기능적인 제약도 많습니다. 그래서 그래픽 명령어라고 해도 드라이버 레벨(CPU)에서 명령어들의 처리순서(Schedule)까지 배열해줘야만 작업을 시작하거나 중지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DX11 자체가 CPU를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했기 때문에 병목현상이 상당했습니다.
물론 최적화된 드라이버 설계를 통해 이러한 문제를 어느정도 개선할 수 있었고, 엔비디아 지포스 시리즈는 이런 부분에서는 칭찬받을 만큼 훌륭한 DX11 최적화 실력을 보여줬습니다.
[ 비동기 셰이더의 명령어 스케줄링 및 처리과정을 나타낸 다이어그램 ]
하지만 DX12에서는 이러한 문제들이 근본적으로 개선되었습니다. Low-Level API는 상대적으로 더 많은 기능과 높은 권한을 쓸 수 있습니다. 그 덕분에 쓸 수 있게 된 핵심적인 기능이 바로 그래픽 명령어에 한해서 명령어 순서를 직접 배열하고 처리할 수 있는 비동기 쉐이더(Async Shader)의 추가입니다.
DX11에서 부진했던 GCN 그래픽 코어가 DX12에서 갑자기 급격한 성능 향상을 이루게 된 이유는 바로 비동기 셰이더와 관련된 작업을 전담하는 Async Compute Engine 이 탑재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최초의 ACE 엔진은 자체개발한 독자 API 맨틀(Mantle)을 위한 구조였지만,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을 통해 다이렉트X 12의 밑바탕이 되면서 이제는 표준규격에서도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는 밑바탕이 된 셈입니다.
[ AMD의 모든 GCN 아키텍쳐에는 DX12를 위한 ACE 엔진이 탑재됩니다 ]
잘 우려낸 GCN 사골, DX12에서 진국이 되다!
AMD 라데온 300 시리즈 발표 이후, 수 많은 유저들에게 비난 받았던 GCN 코어 기반의 리브랜딩 제품들이 머리속을 스쳐 지나갑니다. 불과 몇달 전 라데온 R9 370X로 지포스 GTX 950을 견제하는 한편(비록 성공적이진 않았지만), 라데온 R9 380은 지금도 충분히 지포스 GTX 960을 견제하는 역할에 충실하고 있습니다.
11월 출시를 앞둔 라데온 R9 380X 역시 리브랜딩이라는 평가에서 자유로울순 없겠지만, 데스크탑용 그래픽 카드로는 모습을 드러 낸적이 없는 2,048개 스트림프로세서 버전의 Antigua(Tonga) 코어라는 점 만으로도 라데온 R9 380보다 높은 성능을 기대해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냉정하게 말해서 AMD GCN 아키텍쳐는 처음부터 DX11 최적화를 목표로 출시된 NVIDIA 맥스웰 아키텍쳐에 비해 경쟁력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미래보다는 현재 보여줄 수 있는 가치가 필요한 소비자들의 선택은 당연한 결과였고, 당장 보여줄 것이 부족했던 AMD는 시장에서 외면받는 결과를 받아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야심차게 진행했던 AMD의 독자 API 맨틀(Mantle)이 성공적인 평가와 함께 차세대 DX12로 DNA를 이어가면서 반전의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윈도우 10과 DX12는 성공적인 평가를 얻으며 빠르게 보급되고 있고, 게임이 나오는건 한 참 뒤라고 여겨졌던 DX12 게임이 벌써부터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국내외 대작 타이틀에 빠지면 섭섭한 게임엔진 언리얼(Unreal)까지 재빠르게 DX12 지원 소스를 내놓은 것을 보면 결코 작은 흐름이 아니라는 것은 충분히 알 수 있을 것 입니다.
[ 국내의 다수 온라인 게임들이 사용하는 언리얼 엔진 또한 DX12를 지원한다. ]
사골이라는 비아냥을 들으면서도 GCN을 버리지 않고 리브랜딩을 통해 수명을 연장시켜온 AMD 라데온 시리즈가 DX12에서 비로소 그동안 숨겨온 잠재력을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셈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끝내 DX 12 테스트에서 AMD의 잠재력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NVIDIA도 이 상황을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당장 성능 역전의 상황을 맞이한 NVIDIA 드라이버 팀은 한동안 분주하겠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DX11 수준으로 맥스웰을 안정화시키고 숨을 고를 가능성이 큽니다.
AMD는 GCN 아키텍쳐의 장점을 극적으로 이끌어낸 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결과들이 계속해서 힘을 가질 수 있도록 NVIDIA 못지않게 적극적인 개발 지원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과연 DX12 라는 새로운 전장에서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까요?
이번만큼은 양사 모두 공정하게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 소비자들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상황이 만들어지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