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30일부터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리고 있는 컴퓨텍스 2017에는 총 100건 이상의 컨퍼런스와 포럼이 열린다. PC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도 친숙한 이름인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를 비롯해 다양한 기업이 포럼에 참여해 미래 기술 트렌드, 사물인터넷 등의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내용의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엔비디아는 최근 ICT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인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이하 AI)을 주제로 단독 포럼을 개최했다.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회장은 ‘컴퓨팅의 미래’를 시작으로 엔비디아가 연구·개발하고 있는 다양한 기술에 대해 얘기했다.
GPU가 컴퓨팅의 중심이 된다?
황 회장은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성능 향상에 대해 “CPU의 싱글 스레드 성능이 2000년대 초반에는 연 1.5배 정도였지만 현재는 연 1.1배 정도로 그 성능 향상의 폭이 줄어들었다”면서, “하지만 그래픽 프로세서의 컴퓨팅 성능은 그 향상 폭이 1990년대부터 거의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 이대로라면 2025년경에는 그 성능의 격차가 1천 배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컴퓨터의 성능을 담당하는 2개의 프로세서 CPU와 GPU의 비중이 뒤집히고 있다는 반증이다.
소비자용 CPU는 성능과 소비전력 등 여러 면에서 계속 진화하고 있다. 제조 공정이 14nm까지 작아졌고, 덕분에 같은 크기의 하우징 내에 더 많은 코어가 집적되고 있다는 점은 놀라운 기술의 발전이다. 하지만 단일 코어의 성능 향상의 폭은 그리 크지 않았다. 2008년 출시된 인텔 코어 1세대 네할렘 프로세서에서 이미 단일 코어 속도는 3.0GHz를 넘었고, 이후 8년 뒤인 2014년 4세대 데빌스캐년 프로세서에서 4.0GHz 속도를 지원했다. 현재 제원 상의 단일 코어 기본 속도가 가장 빠른 CPU는 AMD FX 9590 비쉐라 프로세서의 4.7GHz다.
여러 조건을 제쳐두고 숫자 하나만으로 종합 성능을 판단할 순 없지만, GPU의 경우 싱글 코어와 멀티 코어의 성능을 구분하지 않고 종합 성능으로 판단하는 것이 보편적인 기준이다. 가장 최근에 출시된 일반 소비자용 그래픽카드는 지포스 GTX 1080 Ti로, 기본 속도가 1480MHz(파운더스 에디션 기준)다. 8년 전인 2009년에 출시된 GTX295의 575MHz에서 250% 이상 향상된 수치다. 황 회장이 CPU와 GPU의 입지가 바뀔 것이라고 자신하는 것도 일견 납득이 되는 듯하다.
증강현실 이미지 공유 프로젝트 ‘HOLODECK’
지난 5월 초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먼저 공개한 바 있는 ‘홀로덱’(HoloDeck)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었다. 가상의 공간에서 증강현실 3D 이미지를 여러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홀로덱은, 자동차 전시장에서 신상 바이크를 체험해보는 시뮬레이션으로 많은 사람들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엔비디아는 홀로덱 기술을 빠르면 오는 9월 초기 버전을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게이밍 랩탑을 위한 새로운 디자인, MAX-Q
엔비디아가 새로운 랩톱 컴퓨터 디자인 방식 ’Max-Q’를 공개했다. 황 회장은 Max-Q를 공개하며, ‘더 얇은 두께와 저소음, 고성능으로 게이밍 랩톱의 판도를 뒤집을 새로운 디자인’이라고 소개했다.
우주비행선이 대기권에 진입할 때 공기의 압박이 가장 강하게 가해지는 부분을 Max-Q라 부른다. 따라서 미항공우주국(NASA)은 이 Max-Q를 중심으로 우주비행선을 설계한다. 엔비디아는 이와 비슷한 개념의 디자인을 게이밍 노트북에 적용하며 같은 이름을 코드명으로 정했다. 노트북 제조사들은 이전 세대 제품 대비 두께는 최대 1/3으로 얇고, 성능은 최대 3배 더 강력한 게이밍 노트북을 소비자들에 선보일 수 있게 됐다.
AI 포럼 현장에서 황 회장이 공개한 게이밍 노트북은, 가장 얇은 곳의 두께가 18mm로 게이밍 노트북 대비 얇은 편이고, 게임 성능은 현직 게이밍 노트북 대비 최대 70%까지 끌어올렸다. 더 작은 플랫폼 안에 더 강력한 성능을 부여하기 위해 엔비디아의 최신 파스칼 아키텍처를 최적화와 최적의 구성 작업을 거쳐 적용했다. Max-Q를 중심으로 노트북 본체, GPU, 전기 부품 등의 디자인 요소를 정밀하게 설계해 성능과 함께 효율을 최대한 끌어올렸다.
파스칼 아키텍처 기반의 ‘GTX 1080’은 16nm FinFET 프로세스와 GDDR5X 메모리를 사용하고 있다. Max-Q는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새로운 GPU 운영 방식에 저전압 최적화 클럭 커브를 적용해, 전력 사용은 줄이면서 게이밍 성능은 최대한 끌어내는 등의 다양한 최적화 기법을 결합하고 있다. 최대 효율로 운영되는 효율적인 GPU에 더해, 모든 시스템에서 모든 게임에 대해 최상의 게이밍 경험을 구현하면서도 최적의 시스템 효율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게임 레디 드라이버도 조정됐다.
Max-Q 디자인을 적용한 노트북은 성능을 최대로 끌어내기 위해 첨단 발열과 전기 디자인 설계가 적용됐다. 새로운 발열 솔루션은 레귤레이터의 높은 효율과 함께 적용돼, 현재 판매 중인 제품과 비교해 얇은 게이밍 노트북의 성능을 더욱 끌어올리고 작동 시 소음 발생은 더욱 줄일 수 있다.
게임 마니아들은 Max-Q 디자인이 적용된 노트북으로 고성능 게이밍과 고해상도 엔터테인먼트를 경험할 수 있다. Max-Q 디자인은 최신 게이밍 기술, 게임 레디 드라이버, 엔비디아 지싱크, VR, 4K 게이밍 등 모든 지포스 게이밍 플랫폼을 지원한다. 또한, 게이머들이 곧바로 최적의 설정으로 게임을 할 수 있도록 자동 게임 프로파일을 제공한다. 덕분에 사용자들은 엔비디아 지포스 익스피리언스(NVIDIA GeForce Experience)를 바로 활용할 수 있다. 발표 현장에선 아직 출시 전인 '프로젝트 카 2'의 시연을 통해 Max-Q 게이밍 노트북의 성능을 잠시나마 확인할 수 있었다.
저소음 기술인 위스퍼 모드는 게임의 프레임 레이트 유지하는 동시에 전원 효율성 높이기 위해 그래픽 설정을 구성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는 게이밍 노트북의 전반적인 음향 수준을 낮추는 것을 기본으로 사용자가 모든 설정을 조절할 수 있다. 모든 파스칼 GPU 기반 노트북에 적용되는 위스퍼 모드는, 지포스 익스피리언스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제공될 예정이다.
the ERA of Artificial Intelligence
엔비디아의 차세대 볼타 아키텍처를 적용한 첫 GPU는 '테슬라 V100'이다. 기존의 파스칼 100 대비 코어 집적도와 연산 성능이 1.4배 높아졌고, 4X4 구조의 새로운 텐서 코어가 적용돼 연산 속도를 최대 12배 빠르게 했다.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를 적용해, 데이터 전송 속도는 현존하는 최고 속도의 D램보다 7배 이상 빠르다.
컴퓨텍스 D&I 어워드에서 '베스트 초이스 어워드' 상을 수상하기도 한 '젯슨 TX2'는 임베디드 모듈 형태의 인공지능 슈퍼컴퓨터다. 임베디드 컴퓨터는 일반 컴퓨터가 아니라 산업용 로봇, 스마트 공장, 드론, 지능형 서베일런스 시스템 등 단일 기기에서 인공지능을 구현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전작보다 성능은 2배 높이고 소비전력은 절반으로 줄여, 더 넓고 깊은 엣지 디바이스의 신경망을 구동할 수 있다. 4K UHD 동영상 촬영을 지원하고 6대 이상의 카메라를 연결, 활용할 수 있다. 현재 개발자 킷을 599달러에 구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