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컴퓨텍스는 5월 30일부터 6월 3일까지, 5박 6일간 진행된다. 필자는 이보다 짧은 3박 4일로,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고 고국인 대한민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인천을 떠나 타이베이로 온 게 오늘 아침같은데 시간은 너무도 빠르게 지나가고 있다. 짧은 여정이었지만 필자가 느낀 감정이나 생각에 대해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 설렘 -
비행기를 타고 한국을 떠난다는 건 참으로 설레는 일이다. 목적이 여행이든, 일이든 말이다. 1년 365일 중 대부분을 고개를 들어야지만 하늘을 볼 수 있는데, 이때 만큼은 하늘을 내려다볼 수 있다.
최근 들어 대한민국 대기는 뿌옇기만 하였다. 한국을 떠나 대만으로 향하는 길에서 만난 하늘은 황사와
미세먼지로 쌓인 스트레스와 불만을 깔끔하게 해결해 줄 정도로 너무나 파랗고 시원하였다.
- 당황 -
비행기를 탄다는 것은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다. 여행사에서 티켓을 발급받고 무거운 짐을 부친 뒤, 소지품 검사 후 출입국 심사를 거쳐야지만 출국을 할 수 있다. 기내에 들고 가기 어려운 짐이나, 여행용 가방은 수하물로 처리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혹시라도 발생할 사고를 대비하며 각종 배터리, 전자담배,
라이터 등은 수화물이 아닌 본인이 직접 들고 비행기에 탑승해야 한다.
사람은 실수하면서 배운다고 한다. 그러나 공항에서의 실수는 리스크가 너무나도 크다. 수화물에 넣어서는 안 될 "노트북 배터리"를 필자는 실수로 넣었고, 그 사실도 모른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면서 비행기에 탑승하고자 할 때 그 사실을 고지받았다. 바로 노트북 배터리의 생사를 물어보았다.
아쉽게도 파기된다고 하였다.
괜찮아. 괜찮을꺼야. 괜찮은 걸까?
취재 하거나 세미나를 들으면서,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기사 작성을 위해 필요한 "노트북 배터리"가 파기되었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내가 파기시켰다고 해야 할 것 같다. 다행히 노트북 어댑터를 잘 활용하여 일정에 큰 문제는 없었지만, 너무나도 당황했던 그 순간들이 지금도 생생하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실수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큰 깨달음을 얻는 시간이었다.
- 기대 -
작년 컴퓨텍스 행사때에도, 킨텍스 PlayX4 행사에서도 VR을 즐길 기회가 분명히 있었다. 그러나 바쁘다는 핑계로 응하지 않았다. 부끄럽게도 이번 2017 컴퓨텍스 행사를 통해 처음으로 VR을 체험해 보았다. 평범한 게임이 아니라, 주변환경까지 실제와 흡사하게 꾸며놓은 레이싱 VR 게임이라 기대는 더 높아졌다.
운전하는 입장에서 VR 게임은 실제와 정말 흡사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을 정도로 괜찮았다. 머리를 돌려 내가 보고 싶은걸보는 건 아직도 신기하다. 다만, VR 해상도와 그래픽 품질이 조금 낮은 건 아쉽게 생각된다. VR 시장이 한풀 꺾였다는 평이 있지만, 앞으로 VR 게임 시장은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관련 기사는 클릭하여 확인할 수 있다.
- 감명 -
세미나, 강연, 컨퍼런스, 발표회, 간담회 등 다양한 곳에 방문하였지만, 이때 만큼 감명을 받은 적이 없다. 바로 InnoVEX에서 열린 Zane의 강연이다. 아마존에서 비지니스 개발을 담당하는 Zane의 강연을 들으면서, 현재 아마존이 AI(인공지능), IoT(사물 인터넷), 딥러닝(Deep Learning) 등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으며, 그 원리는 어떠한지 보여주었다. 프레젠테이션은 문자보다 그림과 사진을 활용하였으며, 적재적소에 쓰인
영상을 통해 영어를 하나도 모르는 사람도 고개를 끄덕이게끔 하는 완벽한 강연이었다.
강연이 끝나고 그에게 다가갈 수밖에 없었다. 필자는 Zane에게 "당신의 강연은 매우 감명적이였다. 당신에게 고맙다는 말을 해야만 했다"라면서 악수를 청했다. 흔쾌히 악수에 응해준 Zane은
필자에게 있어 너무나도 매력적인 사람으로 변해있었다. 관련 기사는 클릭하여 확인할 수 있다.
- 변화 -
작년 이맘때만 하더라도 실시간으로 스트리밍하는 미디어나 취재진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올해는 확실히 다르다는 걸 느낀다. 2~3명으로 구성된 팀이 방송을 하거나, 1인 방송을 하는 취재진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유투브를 비롯하여 트위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플랫폼의
등장으로 인해 스트리밍 서비스는 앞으로도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다나와에서도 유투브, 페이스북을 통하여 실시간 스트리밍 방송을 진행하였다. 다나와 운영자가 직접 부스를 찾아다니면서 신제품 소식은 물론, 관계자와 1:1 질문과 답을 주고 받는 것도 스트리밍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스트리밍 서비스의 범위가 확대 될 것으로 예상한다.
2018 컴퓨텍스에서는 어떠한 방법으로 취재할지 매우 기대된다.
- 아쉬움 -
미디어와 기자들만 출입할 수 있는 프레스센터에는 위 사진과 같이 시간에 쫓겨 쪽잠을 자는 인원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번 컴퓨텍스에 참여한 모든 기자는 아마 시간과 체력이 부족하였을 것이다.
아무리 잘하려고 해도 항상 아쉬움이 남을 때가 있다. 올해 컴퓨텍스의 아쉬움은 어느 때보다 더 크다.
가본 부스 보다 가보지 못한 부스가 훨씬 더 많으며, 꼭 가보고자 계획해 두었던 부스를 일정과 시간에 쫓겨 지나치지도 못하였다. 원인을 찾으면 시간, 체력, 일정 등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본인 자신"이다. 우선순위를 두고 일정을 구성하였다거나, 체력적으로 받쳐주었다면
아쉬움은 꽤 줄어들었을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