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D의 가격 하락을 이끄는 디램리스
낸드 플래시 메모리의 가격이 가파르게 하락함에 따라 SSD의 가격 역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특히 고가 제품보다는 저렴한 중보급형 제품의 가격 하락이 큰 편인데, 그중에서도 디램이 없는 제품의 경우 몇 달 전과 비교했을 때 절반 가까이 하락하여 SSD 시장의 가격 파괴를 이끌고 있습니다. SSD의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디램이 없기 때문에 가격 하락의 속도가 상대적으로 큰 편인데, 한편으론 디램이 없는 제품들은 상대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디램이 없는 제품들은 저마다 속도가 비슷한지, 아니면 제조사의 기술력에 따라 어느 정도 차이가 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최근 들어 삼성에 이어 2등 제조사라고 평가받는 마이크론의 한 제품과 과거 한 시대를 풍미한 제조사였던 OCZ를 인수한 도시바의 신제품을 각각 하나씩 선택하여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Toshiba TR200 240GB 패키지
올 10월 국내에 첫선을 보인 Toshiba TR200 SSD는 현재 240GB 용량만 유통되고 있으며, 도시바 의 국내 유통을 책임지는 주영통신을 통해 판매되고 있습니다. 박스 전면에는 도시바 국내 유통임을 나타내는 정품 스티커가 부착되어 있으며, 주영통신을 통해 3년 동안 무상으로 품질을 보증받을 수 있습니다.
함께 제공되는 구성품으로는 설명서가 전부이며, 별도의 가이드나 나사 등은 포함되지 않은 상당히 단촐한 구성을 이루고 있습니다. 보급형 제품의 경우 가격을 최대한 낮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요즘 출시되는 대부분의 중저가형 SSD의 경우 이런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Toshiba TR200 240GB의 커버는 금속 재질로 상당히 견고하고 단단한 느낌을 주며, 뒷면의 경우 마이크론 MX 시리즈를 연상시킬 정도로 상당히 고급스런 모습을 보여줍니다. 중보급형 제품의 경우 제조 단가를 낮추기 위해 저렴한 플라스틱 커버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Toshiba TR200 240GB는 중보급형임에도 디자인에 상당히 신경을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품의 뒷면에는 모델명(THN-TR20Z2400)과 12자리의 시리얼 넘버(S/N), 현재 적용된 펌웨어의 버전(12.4) 등 제품의 정보를 나타내는 항목들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뒷면 역시 플라스틱 재질이 아니라 금속 재질이기 때문에 외형적인 측면 외에 발열 해소에도 상당히 도움이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바이오스 설정하기
Toshiba TR200 240GB의 성능을 최대한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SSD를 메인보드의 네이티브 SATA3 포트에 연결한 후 바이오스에서 AHCI 모드로 설정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덧붙여 CPU의 전력관리 기술(C-state/EIST)이 SSD의 성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를 꺼두는 것이 좋습니다.
- AHCI(Advanced Host Controller Interface) 모드 사용 : 하드디스크 연결은 크게 IDE/AHCI/RAID 모드로 나뉘어지는데, SSD가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AHCI 모드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IDE 모드로 연결해도 SSD의 정상적인 사용에는 문제가 없으나 SSD의 성능과 부가 기능(핫플러그, 핫스왑) 사용에 일부 제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SSD를 처음 사용하는 사용자의 경우 바이오스에서 AHCI로 변경하는 과정이 필수입니다.
- Native SATA3 사용 : SATA3 대역폭의 SSD를 사용할 경우 이를 인텔/AMD 사우스브리지 칩셋에서 지원하는 SATA3 포트(네이티브 포트)에 연결해야만 최적의 성능을 얻을 수 있습니다. 본인의 메인보드가 SATA3 인터페이스를 지원하지 않아 SATA3 지원 SSD를 SATA2만을 지원하는 포트에 연결하거나 네이티브가 아닌 마벨과 같은 별도의 컨트롤러에 의해 지원되는 포트에 연결할 경우 제품이 가진 성능을 완전히 이끌어 낼 수 없습니다.
- 전력관리 기술 끄기 : CPU의 전력관리 기술은 CPU의 발열과 소비전력을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지만 SSD의 성능에는 상당히 악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Toshiba TR200 240GB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메인보드의 바이오스에서 CPU의 절전기술인 C-state와 EIST를 반드시 비활성화시켜야 SSD가 가진 성능을 100%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SSD UTILITY
Toshiba TR200 240GB의 경우 SSD를 관리해 주는 프로그램이 존재하며, 이를 통해 SSD를 최적의 상태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SSD 최적화부터 초기화, 펌웨어 업데이트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는 SSD Utility는 처음 사용하는 사용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상당히 알기 쉽게 직관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SSD Utility를 처음 실행하면 드라이브의 정보 및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드라이브 요약 창이 뜨는데, 여기서는 각 드라이브의 제품명, 일련번호, 펌웨어 버전, 드라이브 상태 및 건강 상태 등의 정보가 표기됩니다.
S.M.A.R.T 탭은 드라이브의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탭으로 주의깊게 봐야 할 항목은 낸드의 불량이 발생된 횟수를 의미하는 Bad Block Count입니다. 흔히 하드디스크에서 언급하는 배드섹터를 의미하며, 수치가 늘어난다면 교환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Power-On Hours Count는 전원이 들어온 횟수를 의미하며 사용기간이 늘어날수록 수치가 증가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Sequential(128K)과 랜덤(4K) 읽기/쓰기 속도 및 지연시간을 측정할 수 있는 간단한 벤치마크 기능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버 프로비저닝(예비공간)은 SSD의 일부 영역을 SSD의 성능과 수명 연장을 위해 사용하는 기술로서 이 기능을 사용함으로서 SSD의 사용가능 용량은 줄어들지만 SSD의 수명이나 성능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습니다.
SSD에 저장된 데이터를 완전히 지우는 Secure Erase(매핑 테이블 삭제) 기능 역시 지원합니다. 샌디스크와 같은 일부 제조사의 대쉬보드는 Sanitize(모든 블록 삭제), Crypto Erase(공장 초기화)까지 지원하기도 하지만 일반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Secure Erase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Toshiba TR200 240GB 성능
디램이 없는 Toshiba TR200 240GB의 성능을 살펴보기 위한 비교 대상으로 Micron Crucial BX500 240GB를 선택했습니다. 용량이 같은 두 제품은 디램이 없다는 공통점에다 비슷한 가격대를 이루고 있어 비교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요건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운영체제 설치시간 비교
Microsoft Windows 10 Education x64 RS5 운영체제를 경로 지정 후부터 시작하여 파일 복사가 끝나고 재부팅 후 지역(국가) 설정을 하는 화면이 나오기까지 걸린 시간을 측정했습니다.
USB를 통한 설치라 그런지 두 제품 모두 상당히 설치가 빨리 끝났는데,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Micron Crucial BX500 240GB는 7분 40초, Toshiba TR200 240GB는 7분 26초가 걸려 Toshiba TR200 240GB가 14초 빨리 설치를 끝마쳤습니다.
파일 이동시간 및 속도 비교
Micron Crucial MX500 250GB에 있는 12.2GB 용량의 블루레이 동영상 파일(mkv 확장자)을 각각의 SSD로 옮기는데 걸린 시간을 측정했습니다.
테스트 결과 Micron Crucial BX500 240GB는 2분 6초, Toshiba TR200 240GB는 1분 30초가 걸려 36초의 매우 큰 차이가 발생했는데, 평균 전송속도로 환산해보니 Toshiba TR200 240GB는 135MB/s로 96MB/s에 그친 Micron Crucial BX500 240GB를 상당히 압도하고 있습니다.
파일 압축/코딩시간 비교
파일 압축과 코딩 테스트는 1.96GB 용량의 avi 파일을 Winrar를 사용하여 최대 압축율로 압축을 완료하기까지 걸린 시간과 550MB의 용량으로 코딩을 완료하기까지 걸린 시간을 각각 측정했습니다.
먼저 파일 압축 테스트에서 Micron Crucial BX500 240GB는 7분 22초, Toshiba TR200 240GB는 7분 8초가 걸려 Toshiba TR200 240GB가 Micron Crucial BX500 240GB보다 14초 빨리 압축을 끝마쳤습니다.
이어진 코딩 테스트에서 Micron Crucial BX500 240GB는 14분 27초, Toshiba TR200 240GB는 14분 18초가 걸려 Toshiba TR200 240GB가 Micron Crucial BX500 240GB보다 9초 빨리 작업을 끝마쳤습니다.
게임 설치시간 비교
게임 설치 테스트는 Microsoft Windows 10 Education x64 RS5에 기본 탑재된 가상 드라이브를 이용하여 iso 확장자의 크라이시스2 게임 파일을 경로 지정 이후부터 시작하여 드라이브에 설치를 완료하기까지 걸린 시간을 측정했습니다.
테스트 결과 Toshiba TR200 240GB는 1분 5초만에 파일 복사를 끝내 1분 47초가 걸린 Micron Crucial BX500 240GB보다 42초 빨리 설치를 끝마쳤습니다
디램이 없는 제품간에도 성능 차이는 존재
Toshiba TR200 240GB는 디램은 없지만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능과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그 경쟁력을 찾을 수 있습니다. 디램이 없더라도 제조사의 기술력에 따라 성능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점을 Toshiba TR200 240GB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내년 초반까지 낸드 플래쉬 메모리의 가격 하락이 이어진다고 하니 현재 4만원 중반대의 가격은 앞으로도 계속 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SSD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큰 디램리스 제품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들이 있습니다. 디램이 SSD의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디램리스 SSD는 전문적인 용도보다는 가벼운 용도로 사용하는 중보급형 시장을 타겟으로 나온 제품이기에 성능보다는 가격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합니다. 장기적으로 볼 때 디램리스 SSD는 나름대로 SSD 시장의 저변 확대에 기여할만한 요소가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