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와이프가 새로운 직장을 가지고 업무를 시작하게 되면서, 허구헌날 야근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코로나로 온 세상이 시끄러운 와중에도 주말을 가리지 않고 출근하는게 너무 안쓰러워 VPN 신청을 통해 주말에는 집에서 일하자! 라고 결정을 내리게 되었고, 업무 전용 PC를 구축하게 되었습니다.
사무용이라 기존의 구형 부품들을 최대한 활용하기로 했고, 업무중 소음이나 기타 문제가 없도록 최대한 조용한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하지만 못내 아쉬웠던 부분이 바로 메인 SSD 였죠. 구형에 소용량(128GB) 제품이긴해도 나쁘지 않은 성능을 보여주었지만, 함께 주로 사용하던 PC가 NVME 방식의 SSD였기 때문에 뭔가 빠릿함이 모자란 것이 느껴지더군요. 그래서 체감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4K 속도가 좋은 녀석으로 비교해보기 시작했습니다.
비교를 하다보니 안타깝게도 SATA3 방식의 경우 QLC까지 나오는 형태로 점점 데이터 저장용 제품들이 주로 나오고, 고성능의 제품은 점점 NVME 타입으로 출시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 어차피 구형 포트 방식인지라, 속도의 한계점이 분명하니 이미 있는 제품을 활용하는 것 같더군요.
그러다 바라쿠다 120 시리즈가 눈에 띄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최근에 출시가 된 제품이기도 하고, 차세대 컨트롤러를 강조하는 부분이 인상적이더군요. 게다가 가격도 괜찮았습니다. 사실 이 부분이 가장 핵심이죠. 기대되는 성능이나 사후 지원에 비해 가격적인 메리트가 있다.
그래서 일단 질렀습니다. 4K 속도에 대한 호평 사용기도 있다 보니 더욱 기대도 되고 궁금하더군요. 그리고 "문앞" 님이 제품을 수령했다는 문자를 받은 후 금요일 퇴근길이 한 결 더 기대되고 두근거렸습니다. 그리고!
5년 보증 기간 스티커가 인상적입니다. 초창기 TLC 방식이 나왔을 때만 해도, MLC 방식이 훌륭하니 TLC를 선택하는 과오를 범하지 말라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3D TLC 방식이 나오면서 내구성 문제는 완전히 하늘로 가버렸죠. 250GB 제품을 기준으로 150TBW 를 보증합니다. 언젠가는 QLC도 TLC를 대체할 수 있는 날이 올지 모르겠습니다만, 당분간은 3D TLC가 대세인 것 같습니다.
패키지는 보증 스티커를 중심으로 봉인처리가 되어 있습니다. 5년 보증스티커 사진 옆에 날짜를 보니, 3월에 구매한 제품이 2월 일자이면 행여나 영수증을 잃어버리더라도 보증 기간에 손해는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패키지는 아주 간단합니다. 제품 본체와 제품보증서가 전부입니다. 마트에서도 자율포장대에 테이프와 노끈을 없애는 시절이니, 가급적이면 포장은 과하지 않는 것이 좋겠죠. 어차피 관련 프로그램도 요즘은 전부 홈페이지에서 내려받는 것이 일반적이니, 이런 쪽에서 비용을 줄이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제품은 외부 포장도 봉인되어있지만, 내부 제품도 밀봉 형태로 제공됩니다. 괜시리 좀 더 마음이 안심이 되죠. 따로 디스크 정보를 통해 확인 할 수도 있지만, 재포장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방식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제품 겉면 재질은 금속 재질입니다. 플라스틱 재질에 비해 좀 더 고급스러움을 주는 것이 좋네요. 애초에 케이스 내부에 들어가면 잘 안보인다지만, 그래도 마음의 눈으로는 보이기 마련이니 뭐라도 더 나은 건 반갑습니다.
그럼 이제 기존의 제품을 보조 드라이브로 돌리고, 메인 드라이브로 설치를 시작해보겠습니다. 먼저 디스크 복제를 통해 기존의 데이터를 그대로 복사합니다.
시디롬 전원선과 케이블을 활용해서 바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구형 삼성 슬림 케이스를 재활용하다보니, 공간이 협소하여 이런식으로 작업을 시작했네요.
참고로 디스크를 그대로 복제하는 툴은 정말 많습니다. 제조사에서 직접 제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따로 없는 경우에도 Macrium Reflect 7 과 같은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쉽게 해결되죠. 바라쿠다 120 의 경우 제조사에서 툴을 제공하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활용해보았습니다.
씨게이트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바로 다운로드가 가능합니다.
서비스 및 소프트웨어 코너를 지나가서...
DiscWizard 프로그램을 설치하시면 디스크 복제 가능합니다.
설치 후 실행하면 아래와 같은 항목을 보실 수 있고,
디스크 복제 코너를 활용해서 간편하게 복사가 가능합니다. 실제로 자동 모드를 지원하기 때문에 쉽고 편리하게도 가능하고, 파티션 용량의 조절이 필요한 경우 수동모드를 통해 복제를 하실 수 있습니다.
대체 프로그램을 잘 알고 활용하실 수 있는 분들이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잘 모르시는 분들께는 큰 의미가 될 수 있겠죠. 무사히 복제를 마무리 한 후에 작업을 마무리 해보겠습니다.
구형 슬림 케이스를 활용한 탓에 2.5인치 슬롯이 따로 제공되지 않아 가이드를 활용해 설치합니다. 과거에는 가이드가 기본제공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가이드를 제공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혹시나 업그레이드를 하셔야 하는 상황인데, 구형 시스템이라 관련 슬롯이 없다면 가이드를 함께 구매하시는 편을 권해드립니다. 워낙 SSD가 가볍다보니 한쪽을 고정하는 것만으로도 설치가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좀 더 다부지게 설치하는 것이 좋겠죠.
가이드를 슬롯에 고정합니다. 이미 설치되어있는 하드디스크를 제거하고, 기존에 메인드라이브로 활용하던 SSD는 보조 드라이브로 활용할 계획이죠. 문제는 이렇게 복제한 드라이브와 기존에 사용하던 드라이브를 동시에 설치했을 때 부팅이 꼬일 수 있으니, 복제가 완료되고난 드라이브는 교체한 드라이브가 제대로 부팅되는 것을 확인한 후 초기화를 거쳐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럼 이제 간단한 테스트를 통해 수치상으로 훌륭한 구매였는지 확인해봐야겠죠.
테스트에 사용된 시스템은 2가지로, CrystalDiskMark 프로그램을 활용했습니다. 라이젠 2400G, A320 시스템 / 하스웰 4570, H81 시스템에서 각각 기존의 제품과 비교한 결과입니다.
우선 AMD 시스템에서 비교한 결과입니다. 좌측이 바라쿠다 120, 우측이 PM981 입니다. 읽기 최대 속도와 쓰기 속도는 당연히 PM981 쪽이 좋지만, 실제 체감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랜덤 4K 읽기/쓰기 속도가 정말 좋습니다. 가장 하단의 결과를 보면 비록 일정량이 기록된 상황이긴 하지만, 읽기 속도는 바라쿠다 120이 더 높게 나오기도 하네요.
이제는 직접 활용할 구형 시스템에서 테스트 해보았습니다.
좌측이 바라쿠다 120, 우측이 트랜샌드 370S 제품입니다. 비교에 사용된 제품은 MLC 제품으로, 128GB 용량인 탓에 최대 쓰기 속도가 반토막 났지만 읽기 속도를 비교해 보면 대략적으로 체감이 가능합니다. 최대 읽기의 경우 엇비슷하게 따라가지만, 결국 4K에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그만큼 실체감에서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경험해본 체감도 상당히 훌륭합니다. 4K 속도가 좋다보니 빠릿함이 확실히 향상된게 느껴지더군요. NVME를 사용하는 PM981과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웹페이지를 뿌려주는 속도나 반응성이 좋습니다. 확실히 차세대 컨트롤러가 채택된 부분이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SSD 시장 자체가 NVME 인터페이스가 아니면 신제품 자체가 거의 디램리스의 저가형 제품이 주를 이루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주력으로 사용하기에 좋은 신제품이 있다는 것은 소비자에게 좋은 소식인 것 같습니다 게다가 가격적으로도 상당히 괜찮은 포지션을 가지고 있으니, 상대적으로 구형 PC에 새 힘을 불어넣기에 적합하다고 보여집니다. 생각해보니 요즘은 워낙 게임들이 고용량이라, 게임 설치 디스크로 활용해도 상당히 유용할 것 같네요.
아무튼 NVME를 외장 드라이브로도 활용하는 시기에, SATA3를 활용하는 좋은 성능의 신제품을 만나 업그레이드를 잘 마무리했습니다. 이 업그레이드가 와이프의 업무를 돕는데 작지만 큰 도움이 되면 좋겠네요. 코로나도 좀 빨리 사그라들고, 와이프의 업무량도 빨리 줄어들기를 기원해보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