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있는 고집, 보네이도 (VORNADO)
보네이도(VORNADO)는 VORTEX(소용돌이)와 TORNADO(회오리바람)의 합성어로 미국 실내 공기 가전 전문 기업이다. 대표 상품으로는 에어 서큘레이터(공기순환기), 히터, 가습기, 공기청정기 등의 제품이 있다. 1925년 에어 서큘레이터의 개념을 탄생시켰고, 1938년 공기역학 기술 특허를 획득. 1943년에는 최초 에어 서큘레이터 시제품을 소개하는 등 에어 서큘레이터 분야에서 굉장히 유래 깊은 역사를 갖고 있다.
▲ 사진 출처 (보네이도 한국 공식 사이트)
깊은 역사가 함께 하는 만큼 보네이도의 에어 서큘레이터는 아직까지도 한 가지만 고집하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성능’이다. 보네이도의 제품은 에어 서큘레이터 본연의 기능인 ‘공기순환’이라는 기능에 조금이라도 실(失)이 되는 것을 제품에 포함하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실(失)이 되는 기능은 회전기능, 타이머 기능, 수면풍, 자연풍 등의 편의기능이다. 타사 제품에는 대부분 포함된 기능인데, 보네이도는 이러한 기능들을 아직까지도 넣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 사진 출처 (보네이도 한국 공식 사이트)
보네이도는 365일 24시간 사용을 기준으로 설계했다고 한다. 봄, 가을에는 환기를, 여름철에는 냉방을, 겨울에는 난방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365일 24시간 가동하는 것을 기준으로 설계했다고 한다. 다만 봄에는 미세먼지가 날아오고 겨울에는 바닥 난방을 많이 사용하는 우리나라의 환경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 사진 출처 (보네이도 한국 공식 사이트)
또한 대표적으로 회전기능이 많이 포함되는데, 보네이도 서큘레이터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서큘레이터는 공기 통로를 만들어 일정하게 바람을 멀리 불어내기 위해 만들어진 가전이다. 직진으로 최대한 바람을 멀리 불어내야만 전체의 공기를 순환시키면서 실내를 쾌적하게 유지할 수 있다. 이러한 가전에 회전기능은 중요하지 않다. 회전을 하게 되면 바람의 경로가 계속 바뀌게 되고 바람 끼리 부딪히고 힘이 상쇄되면서 공기순환이라는 기능 자체를 잃게 된다.
▲ 기능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타사 제품
▲ 성능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보네이도 제품
보네이도와 타사의 서큘레이터를 비교하면 이런 점의 차이가 두드러지게 관찰된다. 타사의 제품에는 회전기능, 리모컨, 타이머기능 같은 편의적인 기능이 많이 포함된 반면, 보네이도 제품에는 그러한 것들이 없다. 물론 기능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에어 서큘레이터는 ‘공기순환’이라는 목적상 타이머나 회전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그런 기능이 있으면 때에 따라선 선풍기를 대신하여 사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보네이도는 저가형 제품도 20m 이상의 공기를 이동 시킬 수 있는 ‘성능’을 보여준다. 따라서 스펙상으로 확인해보면 일반 가정은 물론 평수가 넓은 대저택, 사무실, 캠핑장, 병원, 농가, 식당 등의 넓은 상업 시설에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 이번 사용기에서 비교하려는 보네이도 사의 에어 서큘레이터 3종
이번 사용기는 보네이도 서큘레이터 인기제품 3종의 비교로 어떤 제품이 가격대비 효율이 좋을지 확인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
비교 대상 3종의 보네이도 서큘레이터는 아래와 같다.
1) 보네이도 660
2) 보네이도 633DC
3) 보네이도 530W
필자는 비교하려는 보네이도 에어 서큘레이터 3종의 스펙을 정리해봤다. 제품명 뒤에 오는 숫자가 높을수록 순수 성능(공기이동거리, 냉난방면적)이 좋다. 그 밖에 부가적으로 AC 모터, BLDC 모터, 날개 지름에 따른 공기흐름양, 소음, 소비전력 같은 요소에서 차이가 있다.
AC 모터와 BLDC 모터의 차이?
모터의 종류는 교류전기(AC)를 사용하는 AC 모터와 전압이 낮은 직류전기(DC)로 변환해 사용하는 DC 모터가 있다. DC 모터는 AC 모터보다 전력 소모량이 적고, 소음이 적으며, 모터의 세기를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AC 모터보다 비싸고 마모성 부품인 브러시(Brush)가 있어서 내구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 BLDC 모터
그리고 DC 모터에서 마모성 부품인 브러시(Brush)를 제거하여 내구성을 개선한 제품이 바로 BLDC 모터(BrushLess DC Motor)이다.
과연 이 세 제품 중 어떠한 제품이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기 적당할까? 위 스펙을 토대로 필자가 살고 있는 요즘 국민평수라고 불리는 34평형 아파트에서 비교 실험을 진행하려고 한다.
세 제품의 구성품은 본체와 작은 책자(설명서, 팸플릿, 보증서)로 굉장히 단출하다. 유일하게 보네이도 633DC만 전용 십자드라이버를 제공한다. 유일하게 분해하기 위해 전용 십자드라이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구성품은 세 제품 모두 매우 심플하다.
보네이도 시리즈는 제품명에 숫자가 높을수록 제품의 사이즈가 커진다. 상위 버전일수록 특히 날개지름이 커지기 때문에 한 번에 보낼 수 있는 공기양도 많아진다. 보네이도 660의 경우 보네이도 530W 보다 제품의 부피는 약 1.6배이며, 날개지름은 약 40% 정도 길지만 원 넓이로 계산하면 2배나 넓은 면적으로 바람을 보낼 수 있다.
아래는 세부 디자인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보네이도 660
보네이도 660은 정확히 상하 각도조절 90도를 지원한다. 90도 수직으로 작동시키면 에어빔이 천정을 타고 실내 전체로 퍼지면서 공기를 순환시켜 주기 때문에 실내 전체의 공기 순환을 하기에 적절하다.
보네이도 660은 AC 모터를 사용했기 때문에 풍속 미세조절을 할 수 없다. 단 4단계의 풍속을 버튼식으로 지원한다.
보네이도 633DC
보네이도 633DC도 마찬가지로 90도의 상하각도조절을 지원하지만 완전히 수직으로 세우지는 못한다. 단, 정방향보다 약간 아래로 숙여서 높은 곳에 설치해서 아래로 공기를 순환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BLDC 모터를 사용했기 때문에 풍속을 미세조절 할 수 있다. 아날로그 다이얼을 돌린 만큼 풍속이 빨라진다. 따라서 적정 풍속을 맞추기에 매우 좋고, 전기료 절감에 큰 도움이 된다.
보네이도 530W
보네이도 530W는 그릴이 받침대보다 앞으로 많이 튀어나와 안정감 있는 디자인이라고 볼 수는 없다. 실제로 무게 중심이 스탠드보다 위 그리고 약간 앞 쪽에 있기 때문에 각도조절을 할 때 한쪽 손으로 받침대를 잡고서 해줘야 한다.
보네이도 530W 같은 경우는 회전축을 중심으로 각도를 재본 결과 약 65° 정도의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보네이도 530W은 AC 모터를 사용했기 때문에 풍속 미세조절을 할 수 없다. 다이얼을 돌려서 1, 2, 3단계의 풍속을 조절할 수 있다.
스펙에서 살펴본 공기 이동거리는 위와 같았다. 공기이동거리란? 공기를 보낼 수 있는 최대거리를 말한다. 그렇다면 공기이동거리 만큼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시원한 바람을 느낄 수 있을까?
정답은 그렇지 않다. 공기 이동거리는 최상의 기상컨디션에서 바람의 세기, 공기의 양을 따지지 않고 최대로 도달할 수 있는 거리를 측정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 공기이동거리 스펙만큼 멀리 떨어진 곳에서는 바람을 느끼기 힘들다.
바람세기와 공기의 흐름양이 적절하게 갖춰진 거리를 ‘유효거리’라고 하는데, 이는 공기이동거리 스펙의 약 20% 정도에 해당한다고 한다. 필자는 이 유효거리를 측정해보기 위해 거실과 복도(끝에서 끝 약 12m 거리)를 이용하여 1m 마다 테이프를 붙여서 표시해두었다.
▲ 유효거리를 측정하기 위한 도구 제작
따라서 필자는 유효거리를 비교하기 위해 삼각대와 젓가락, 비닐을 이용하여 특별한(?) 도구를 하나 제작했다. 도구를 이용한 측정방법은 아래와 같다.
각 에어 서큘레이터와 직선상에 유효거리를 측정하기 위해 제작한 삼각대를 두고 삼각대의 ①번 젓가락에 걸려있는 비닐이 ②번 젓가락에 10초 이내로 닿으면 ‘성공’. 또한 한번 성공은 우연일 수도 있기에 5번 실험을 통해 3번 이상 ‘성공’하면 유효한 바람으로 ‘인정’.
실제로 비닐이 90도로 휘날리면서 ②번 젓가락에 닿을 정도면 몸으로 느껴지는 정도의 바람이기 때문에 이러한 실험을 통해 적정한 유효거리를 측정해보았다.
측정결과는 위와 같다.
정리해보면 보네이도 660은 스펙 상 최대 공기이동거리 (30.5m) 대비 유효거리 측정 결과 8.4m로 27.5% 의 효율을 보여주었다.
보네이도 633DC는 최대 공기이동거리 (23m) 대비 7.79m로 33.8%의 효율을 보여주었다.
마지막으로 보네이도 530W는 최대 공기이동거리 (30m) 대비 5.3m로 26.5%의 효율을 보여주었다.
스펙 대비 효율은 보네이도 633DC가 가장 좋았으며, 세 제품 모두 20% 중반에서 30% 초반대의 유효거리로 측정되면서 스펙 대비 좋은 수준임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측정 거리만 따져보면 보네이도 660이 최대 공기이동거리 스펙에 걸맞게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다음으로 보네이도 633DC 모델과 보네이도 530W 모델 순으로 좋았다. 최대 풍속에서 보네이도 660과 보네이도 633DC는 크게 차이나지 않았다. 이유는 날개지름이 거의 비슷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부피가 상대적으로 많이 작은 보네이도 530W는 두 제품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많이 짧은 유효거리를 보여주었다.
실제 스펙에서 살펴보아도 보네이도 660은 1단계에서 공기 흐름양이 251 CFM이고, 보네이도 530W는 최대 풍속에서 207 CFM이다. 공기 흐름양부터 스펙 상으로 차이가 크기 때문에 실제 이번 실험에서 큰 차이를 보여준 것 같다.
또한 특이한 점으로는 BLDC 모터가 탑재된 보네이도 633DC의 경우 다이얼이 50% 이하인 경우 유효거리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BLDC 모터의 특성 상 최저 바람 세기부터 최대 바람세기까지 미세하게 바람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최저바람과 최대바람의 차이 역시 엄청나게 두드러졌다.
이번에는 순수 바람세기를 비교해 보았다. 비교 방법은 각 제품 중앙에 비닐을 두고 어느 방향으로 비닐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확인하여 바람세기를 비교하였다.
바람세기를 비교한 결과 위와 같았다. 비닐이 움직이는 모습을 확인하여 바람이 강함부터 약함까지 대략적으로 나열하면 위와 같은 표가 나온다. 바람의 세기가 압도적인 것은 보네이도 660과 보네이도 633DC의 최대 풍속일 때이다. 상대적으로 보네이도 533W는 보네이도 660과 비교해서 절반 보다 조금 좋은 정도에 해당하는 스펙을 보여주었다.
가격대를 따져보면 보네이도 서큘레이터의 성능은 딱 가격만큼 성능을 보여주는 것 같다.
여기까지 1부 사용기에서는 제품의 소개, 디자인, 바람세기를 중점적으로 비교해 보았다. 가격의 차이는 곧 ‘성능’이라는 합리적인 제품 라인업으로 부가기능이나 옵션에 따라 가격이 올라가는 타 제품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제 날씨가 점차 더워지고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필자는 이에 맞춰서 2부에서는 여름철 냉방 시 에어 서큘레이터의 효율에 대해서 비교해보려고 한다. 과연 냉방 시 각 에어 서큘레이터의 효율은 어떠할지 2부 사용기에서 확인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