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부터 후덥지근한 바람과 함께 끈적끈적한 불쾌한 습도가 애워싸는 요즘. 이 높은 습도는 금방 불쾌지수를 머리 끝까지 끌어올려 ‘짜증'이라는 심지에 불을 붙이자마자 그대로 폭발하게 만든다.
이대로 쭉 날이 더워지다가 장마철이 오면 그제서야 습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제습기 구매해볼까?'하며 이리저리 알아보는 분들이 많을것이다. 그러나 그때는 벽 언저리가 곰팡이들에게 점령당하고 내 건강이 상한 이후일지도 모른다.
높은 습도는 '짜증폭발'이라는 불쾌지수를 끌어올리는 것 못지 않게 건강에 좋지 않다. 특히 곰팡이는 온도 20℃이상, 습도 70% 이상일 때 증식이 잘 되며, 장마철 습도가 80~90%까지 올라가면 곰팡이가 삶의 터전을 잡고 증식하는 최적의 환경이 조성된다고 한다.
쌍둥이처럼 꼭 닮은 퓨전에프앤씨 퓨어코치 제습기와 큐디스 미니제습기
그래서 찾게되는 '제습기'는 그 주거환경과 사용 용도, 에너지 효율, 편의기능에 따라서 기능도 가격도 천차만별인데, 요즘에는 기존에 출시되었던 거실이나 큰 공간에 사용하는 제습기뿐만 아니라 원룸이나 작은 옷방 등에서 사용할 만한 컴펙트한 미니 제습기도 많다.
그래서 오늘은 대륙에서 건너온 2개의 미니제습기로 작은 자취생들의 방과 거실 에어컨으로도 커버 불가능한 옷방의 습기를 얼마나 잡아줄 수 있는지 비교해보았다.
큐디스 미니제습기 T9 vs 퓨전에프앤씨 퓨어코치 DH750-250D
1. 제품 사양
두 제품은 하루 제습량 300ml용량으로 15m² 반경을 제습할 수 있는 제습기다. 기존 제습기에서 사용하는 컴프레셔 압축 방식이 아닌 펠티어 기술을 이용하여 전력 소모량과 소음이 적은 제습기라고 한다.
*펠티어 방식이란?
두 종류의 전기가 잘 통하는 소재를 결합하고 전류를 흐르도록 할 때, 한쪽 면은 발열이 되어 온도가 상승하고 다른 면은 흡열하여 온도가 낮아지도록 하는 펠티어 소자를 적용한 방식이다. 펠티어 방식의 제습기는 컴프레셔 제습기보다 발열이 적고 소모 전력도 적으며 작고 가벼운 특징이 있다. 대신 제습력이 낮아 집 전체 제습 같은 넓은 면적보다는 옷장이나 원룸 같은 작은 공간에서 사용해야 효력을 볼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두 제품의 스펙을 표로 정리하다 보니 거의 모든 기능이 동일하다. '내가 잘못 적은 건 아니겠지...' 두 번, 세 번을 다시 확인해봤다. 심지어 냉각방식의 이름도 달라 보이지만 영어를 다른 발음으로 읽은것이지 스펠링은 같은 단어이다(일부러 살짝 달라 보이려고 이렇게 표기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초소형이라 그런지 별도의 부가 기능은 없었으며, 두 제품 다 '공기 정화의 효과'가 있다고 적혀 있었다. 그래서 1부 실험에서는 구성과 제품 외형, 제습 효율, 추가로 발열로 인한 온도 상승 여부와 공기청정 효과까지 확인해보려고 한다.
2. 구성품
상자에서 꺼낸 두 개의 제습기는 정말 귀여운 사이즈다. 이해가 쉽도록 설명하자면 가로는 여자 손으로 한 뼘 크기, 세로는 남자 손으로 한 뼘, 깊이는 여자 손으로 반 뼘 정도 된다. 거기에 구성마저 미니멀한데, 본체(+물통포함), 어댑터, 설명서 3가지 물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이게 왠일!!! 정말 나란히 놓고 보니 앞면 제습구의 디자인만 제외하고 높이며 폭, 심지어 물통 사이즈까지 신기할 정도로 똑닮은 쌍둥이 모델이다!
3. 외형
3-1. 전원버튼
사진을 찍고도 한참을 '어디가 다를까?' 찾아봤던 필자로서... 이 글을 보고 구매에 참고하려는 분들은 상단 전원 부분에서 다르점을 느꼈을까? 정말 궁금하다. (찾으신 분들은 댓글주세요 하하;)
꼭 이럴 때는 뭔가 다른 점을 찾고픈 욕망에 상단의 기울기까지 측정해보았다. 결론은 기울기마저 똑같더라... 그래서 오늘 리뷰는 '틀린 그림찾기'를 부제로 정하고 진행해야겠다!
자, 그럼 이제 어댑터를 연결하고 제품을 작동시켜보자.
《 기본 전원을 켤 때 : 녹색 》
《 물통의 물이 가득찼을 때 : 주황색 》
두 제품 모두 동일하게 만수(滿水)시 자동 전원이 OFF되는 기능이 있다. 다시 전원버튼을 누르면 주황색 불빛으로 물이 가득 찼음을 알려준다.
두 제품이 실제로 작동하는 이미지들을 보면 기본 실행(녹색)과 만수(滿水)시의 경고등(주황색) 또한 동일한 것을 볼 수 있다. 이제 필자는 전원이 켜지는 미세한 속도마저 두 개가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3-2. 뒷면물통
앞면의 디자인이 안 나왔지만, 위 두 장의 사진은 같은 기종의 사진이 절.대 아니다!
물통의 조작법은 아주 간단했다. 그냥 위의 사진과 같이 잡아 당기면 그대로 빠지는 형태이다. 하지만 너무 간단하게 쉽게 빠져서(걸림이나 잠금자체가 없는 듯하다) 본체를 통으로 뒤로 넘어트리면 물통이 빠져버리기 일수였다. 물이 가득 담긴 상태였다면 바닥이 한강이 되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두 제품 모두!
조작법과 단점까지 동일한 두 제품... 어떻게 이렇게 물통의 곡선마저 똑같을 수 있는지! 필자도 괜한 승부욕이 생겨서 애써 다른부분을 찾아보겠다는 일념으로 저울을 갖고와 물통의 무게를 측정해보았다.
저울로 두 개의 물통의 무게를 각각 측정해보니 대략 2g정도의 차이가 발생했다. 두 번째 제품을 측정할 때 '공기가 살짝 무거웠나' 싶을 정도로 극소한 차이였다.
3-3. 뒷면
뒷면은 환풍구와 어댑터 연결구, 그리고 물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쯤에서 필자는 확신했다.
분명 같은 금형으로 찍어낸 것이라고.
3-4. 하단부
하단부에서 드디어 틀린 그림을 찾아다! 다름 아닌 제품정보를 나타내는 스티커! 하지만 스티커를 붙이는 곳마저 같은 위치에 있다니...
퓨어코치 제품의 스티커에는 품목명과 모델명, KC안전인증과 전기안전인증 번호와 제조/수입사, A/S 담당 연락처, 제조국 정보가 친절하게 국문으로 적혀 있다.
반면 큐디스 T9의 스티커에는 영문으로 적힌 제품명과 모델명, 정격전압과 소비전력, 인증 마크, 제조국이 적혀 있다. 참고로 스티커에는 없지만 리뷰에 사용한 큐디스 T9 제품도 정식 수입을 통해 KC안전인증과 전자파 안전 인증을 획득했다.
외형 비교까지 진행된 리뷰에서 두 제품의 틀린점은 제습구의 모양과 하단부 스티커에 적힌 내용이 전부다. 이제는 성능 차이를 테스트해볼 차례다. 정말 성능마저도 동일할까?
4. 제습량&공기질 변화 비교 테스트
두 제품의 제습구 디자인이 다르기 때문에 분명 제습량의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고 비교 테스트를 진행해보았다.
참고로 두 제품의 스펙은 일일 제습량 300ml에 제습면적 15m²(4.5평) 다. 그런데 중국 제품의 경우, 제품 정보에 적힌 스펙이 중국 환경을 기준으로 측정되다 보니 실제 사용할 때는 스펙상 성능과 실제 성능의 차이가 있다는 기사를 보았다. 중국에서는 온도 30℃에 습도 80%의 환경에서 측정하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27℃에 60%의 습도에서 측정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 제품의 경우 국내 환경에서 테스트를 마쳤다는 'HD인증마크'가 있지 않으면 제품 스펙에 적힌 제습 효율을 국내 환경에 맞춰 환산해야 하는데, 300ml 제품의 경우 절반인 150ml로 계산해 사용하면 된다.
그래서 필자는 효과적인 제습 효율 실험을 위해 제습량을 150ml로 계산하고, 미니 제습기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최적의 장소로 2평 남짓한 옷방(드레스룸)을 선택했다. 그리고 시계, 온습도계와 적정 습도를 제공하기 위해 3개의 유리컵에 각각 동일한 양의 물을 놓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제습량이 어느정도 되는지 체크해보았다. 덧붙여 두 제품이 공기정화에도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착안해 공기질 측정기도 설치해 실내 공기질 변화도 체크했다.
4-1. 오늘의 습도 (기상청)
먼저 오늘의 습도와 방의 습도를 비교해보았다. 네X버의 습도는 64% 방안의 습도는 62%로 바깥과는 약 2%정도의 차이가 있었다. 온도도 방안과 비슷하게 측정이 된 것을 볼 수 있다.
실험실은 시계, 온습도계, 제습기, 공기질 측정기, 물3잔 그리고 옷장과 건조기, 각종 잡동사니들로 가득한 방으로 구성되었다. 첨언하자면 샤오미 공기질 측정기는 필자의 촬영 위치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여 작동하므로 대략적으로 제습기에 의해 공기질이 어떻게 변화해가는지 정도로만 확인하길 바란다.
4-2. 제습기를 사용하지 않았을 때 (pm 1:00~1:20) : 변화없음
먼저 제습기를 틀지 않고 20분간 실험을 했다. 창문도, 문도 열어놓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공기질 및 온.습도가 20분 동안 전혀 변하지 않았다. 20분간 관찰 결과, 눈대중으로는 물컵에 남은 물의 양을 확인하기 힘들 것 같아서 20분 뒤 제습기 가동 시점부터는 스티커를 붙여서 확인했다.
물은 이렇게 하단 라인에 맞게 스티커를 붙여주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두 개의 제품을 사용하여 각각 1시간씩 제습효과를 테스트해보겠다. 제발 결과가 달랐으면 좋겠다^^!
4-3. 큐디스 T9 미니제습기를 사용했을 때 (pm1:20 ~ 2:20)
먼저 큐디스 미니제습기로 1시간 가량 테스트를 진행하였다. 꽤 높은 습도에서 진행해서 그런지 초반 20분에는 크게 습도가 줄어들다가 뒤로 갈수록 수치가 작아지는 경향이 보였다. 그리고 공기질 또한 미니가습기로 인해 바로 영향을 받는 모습이 보인다.
1시간 테스트 후, 10분가량 제습기를 끄고 동일한 습도와 온도로 맞춘 뒤 다음 실험을 진행하려 하였으나 완벽하게 맞추지 못했다. 약간의 오차가 있으니 이 점을 고려해 테스트를 봐주길 바란다.
4-4. 퓨전에프앤씨 퓨어코치 DH750-250D를 사용했을 때 (2:30~3:30)
퓨어코치 미니제습기로 1시간 가량 테스트한 결과 큐디스와는 다르게 꾸준히 습도가 적정량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큐디스 제품과는 다르게 공기질과 온도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듯했다.
퓨어코치 제습기는 작동 전 실내 온도 29.7℃, 습도 57%, 미세먼지 수치가 12였던 것이 20분 후에는 습도 54%, 미세먼지 11로 떨어졌고, 1시간 후에는 습도 50%, 미세먼지 10으로 낮춰졌다. 정리하자면 1시간에 습도 7%가 줄어들고 미세먼지 수치도 2가 낮아진 셈이다.
큐디스 제습기의 경우 작동 전 실내 온도 28.5℃, 습도 62%, 미세먼지 수치가 13이었던 것이 20분 후에는 습도 58%, 미세먼지 8로 떨어졌고, 1시간 뒤에는 습도 57%, 미세먼지 6으로 낮춰졌다.
제습효율성은 퓨어코치가 2%더 높은 습기 제거를 보여주었고, 공기청정은 큐디스 제품이 좀 더 효과적이었다.
아래는 각 실험이 끝난 후 컵에 담긴 물의 양이다.
허무하게도 물의 양의 변화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는데, 그것은 아래의 물통에 물이 담긴 양을 보면 왜 물컵의 물의 양에 변화가 없는지 확인할 수 있다.
1시간 동안 제습한 물의 양이다. 두 제품 모두 동전 크기만큼의 물이 모인 상황이다. 두 제품의 사용설명서에서는 300ml가 1일 제습량이라고 규정하였으니, 12.5ml가 1시간에 채워진다고 규정하는 것인데, 국내 기준에 맞춰 제습량을 절반으로 낮춘다고 해도 습도가 아주 높은 날이거나 높은 방을 기준으로 규정한 것 같았다.
두 제품 실험의 결과를 아래 표로 정리해보니 드.디.어 확실하게 두 모델의 차이가 눈에 보인다.
필자는 두 실험의 시작 온.습도 및 공기질이 다르기 때문에 최종 온.습도의 차이보다는 각각의 실험의 습도 차이가 몇%가 났는지를 비교해보았는데, 결과는 근소한 차이이긴 하지만 퓨전에프엔씨 제품이 2% 더 높게 습도를 줄인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째서일까? 두 제품의 전면부, 즉 제습구의 디자인이 어떤 차이를 주기 때문일까? 두 제품의 제습구를 확대해서 촬영해 보았다.
짧은 시간 동안 진행한 제습 성능의 차이는 공기를 빨아들이는 제습구의 설계에 있는 것 같았다.
큐디스 제품 같은 경우는 제습구가 크지만 교차로 설계돼 있어, 공기가 바로 기계 안으로 통하지 않고 벽과 벽 사이로 이동해야 들어갈 수 있는 디자인이며, 반면에 퓨전에프앤씨 퓨어코치의 경우에는 제습구가 작고 촘촘한 반면, 공기가 바로 제습구 안으로 일직선으로 통과해 들어가는 형태의 디자인(눈으로도 안의 내부 기계가 보인다)이었다.
결론적으로 이 둘의 제습구 디자인 차이가 제습 실험에 약간의 차이를 주지 않았나 싶다. 또 추가적으로 필자는 테스트 시 퓨어고치 제습기에 붙어 있는 스티커를 제거하지 않았는데, 이를 제거하고 사용했다면 더욱더 효과가 좋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여담이지만 퓨어고치 제습기 스티커에 붙어 있는 제습용량 700ml는 물통용량을 말한다. 일일제습량은 300ml, 제습저장 용량이 700ml라는 말이다. 자, 의미에서 다음 테스트는 물통 용량 측정 실험이다.
5. 물통용량
제습기를 살 때 제습용량과 제습면적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한 번에 얼마나 많은 양의 물을 모아둘 수 있는지 여부다. 아무리 제습 성능이 좋아도 물통 면적이 적어서 매번 시간 단위로 물을 갈아줘야 한다면 그것만큼 집안일을 늘리는 번거로움이 있을까 싶다.
이 점에서 두 회사는 동일하게 700ml의 물통을 제공한다. 위의 실험 결과를 보면 미니 제습기로 하루에 700ml를 모은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지만... 어쨌든 기본적으로 이틀에 한번씩 물을 비워준다면 충분히 편하게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우선은 정말 스펙상 표기처럼 700ml의 물이 담기는지! 직접 테스트를 해보기로했다.
필자가 사용하는 쿠X정수기를 이용해서 한 번 클릭할 때 나오는 정량(120ml)의 물을 따라 넣어보았는데, 실험 결과는 120ml의 물을 6번가량 담을 수 있는 용량이었다. 즉 720ml이나, 앞서 살짝 흘린 물을 빼면 대략 700ml의 용량이 담길 수 있다는 것은 정확한 것 같다.
+ 1부 추가. 물통 물버리기
두 제품 다 물통이 쉽게 빠지는 것은 단점이었지만 물 버림 기능은 정말 편리했다. 중앙의 물 담김 구멍과 함께 끝에 있는 고무 마개를 살짝 빼주면 물이 두 곳에서 빠지기 때문에 금방 물을 버릴 수 있었다.
6. 1부 결론
정말 너무 비슷한 두 제품이었다. 왕년에 오락실에서 '틀린 그림찾기'를 꽤나 좋아하던 필자에게 승부욕을 자극시키는 비교 테스트였다. 제습 성능 실험결과가 다르게 나오긴 했지만 그 차이가 미미해서 이 정도의 성능 차이라면 필자는 가격이 더 저렴한 것을 구매하는 게 현명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현재 업로드 시점에는 퓨전에프엔씨의 퓨어코치가 더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
그리고 제품을 만드는 회사에 살짝 제안을 한다면 물통이 너무 쉽게 빠지는 점이 아쉽다. 그래서 물통에 걸림고리 같은 장치를 설치하거나 버튼 등을 눌러서 뽑을 수 있게 개선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된다. 가뜩이나 본체도 가벼운데 물통까지 쉽게 빠지면 누구나 한 번은 물통을 쏟아버리는 사고를 칠 것만 같기 때문이다.
다음 리뷰인 2부에서는 두 제품을 사용해 빨래 건조에 얼머나 영향을 미치는지, 소비 전력은 어느 정도인지, 소음은 어느 정도 되는지를 등을 확인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