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게임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뭐가 나왔다고 하면 호기심에 구매해 보긴 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금방 질려서 중고로 내놓기 일쑤입니다.
PS4 처음 나왔을 때도 VR 헤드기어까지 풀세트로 구매했었지만, 한 달 정도 해보고 중고 장터에 던졌었습니다.
유일하게 오랜 기간 보유하고 있는 게임기가 닌텐도 스위치입니다.
한 달에 한두 번 할까 말까 하는데 인테리어 상 보기 좋아 TV 장 위에 얌전히 올려 두었습니다.
가끔 손님들 와서 궁금해하시면 한 번씩 시켜 드리는데 딱 그 정도로 게임을 즐기지 않습니다.
이런 스타일인 제가 또 게임기를 구매했습니다.
이번에는 좀 다릅니다. 콘솔형 게임이 아닌 VR 게임기입니다.
VR.. VR 말로만 들었고, 오큘러스가 대세다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올해 2월부터 SKT가 총판권을 휙 득하여 정식 공급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SKT 예판 행사에서 12개월 부가 서비스로 물건을 구매하였습니다.
주문량이 폭주하여 한 1~2주 기다릴 줄 알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배송이 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택배 포장을 개떡같이 해서 보냈더군요, 큰 박스 안에 본체 박스만 덩그러니 그 흔한 뽁뽁이는 사치입니다.
다행히 본품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박스 몇 군데가 찍혀 있어서 반품할까 하다가 구하기 어렵다고 하여 일단 개봉하였습니다.
기다리는 게 더 힘들거든요.
오큘러스는 페이스북에서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더 믿음이 갔습니다.(사. 대. 주.의 적 발상이지요)
박스는 별거 없습니다.
유명한 VR 게임 몇 개가 뒤에 프린트되어 있는데 저는 저 중에 딱 한 개 구입했습니다.
제가 구매한 모델은 64기가 용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통상 제일 큰 용량 제품을 구매하는 걸 선호하기 때문에 아이폰도 512기가입니다만, 이 녀석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조만간 128기가도 풀린다고 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뭔가 막 신뢰도가 상승하는 FACEBOOK.
SKT가 총판을 하기 시작하기 전까지 오큘러스 유저들은 해외 직구를 통해 물건을 구매하였습니다.
그래서 AS는 많이 불편했습니다.
이제부터 한국 총판을 통해 구매하게 되어 보증 수리를 (1년 무상보증)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물건을 받아 며칠 써보니 딱히 초기 불량이 아니면 AS 받을 일이 없을 거 같긴 하지만, 또 모르니 총판을 통해 구매하는 게 정신건강에 이롭겠다 생각합니다.
겉 박스를 벗겨내면 이렇게 따뜻한 톤의 단단한 종이박스가 나타납니다.
아무래도 정밀한 기계이니 배송 시 충격에 대한 대비가 단단히 되어 있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택배 포장을 개떡같이 해서 보내는 SKT는 각성하시기 바랍니다.
박스를 열어 봅니다.
박스 안쪽 상단에는 Quick Play를 위한 가이드가 그려져 있습니다.
쉽습니다. 머리에 착용하고, 두 개의 컨트롤러를 손에 쥔 후 전원 켜고 플레이하면 됩니다.
오큘러스 퀘스트2에서 가장 중요한 컨트롤러입니다.
이게 없으면 자체 메뉴 컨트롤도 힘들고, 게임도 할 수 없기 때문에 소중히 다루어야 합니다.
최근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자의 손 제스처를 인식해 이 컨트롤러들 없이도 운영체제 조작은 가능하게 바뀌었습니다.
박스 하단부에는 조그만 박스가 들어 있는데 이 안에는 충전용 어댑터와 USB-C 케이블이 들어 있습니다.
이 케이블을 통해 PC와 연결도 가능한데 짧아서 거의 무용지물이고요, 보통 버추얼 데스크톱이라는 앱을 오큘러스에서 구매 후 설치하면 집안 네트워크에 물려있는 데스크톱을 오큘러스를 통해 VR 모드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 10분 하면 어지럽기도 하고, 키보드 치는 것도 오큘러스 컨트롤러로 일일이 찍어쳐야 하기 때문에 불편합니다.
보통 이 앱을 까는 이유는 데스크톱에 스팀이라는 게임회사가 제공하는 VR 게임을 설치하고, 이를 구동하여 VR에서 원격으로 플레이하기 위해 많이들 사용합니다. 게임 용량이 큰 게임 같은 경우 오큘러스에 설치가 어렵기 때문에 다들 이렇게 하시더라고요.
참!
박스 안에는 봐도 별로 도움 안 되는 가이드와 보증 관련 내용이 있습니다.
오큘러스 본체의 모습입니다.
여타 VR 게임기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만, 이건 비싼 녀석이기 때문에 전방에 렌즈가 4개 달려 있습니다.
게임이나 오큘러스 사용 시 안전 경계를 벗어날 경우 요 조그만 카메라들이 저화질의 Pass Through 화면을 보여주기 때문에 오큘러스 바깥 주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는 오큘러스 운영체제의 바탕 화면을 Pass Through로 세팅하면 바탕화면으로 계속 주변 영상을 보여 줍니다. (배터리가 빨리 소진될 것입니다.)
위에서 봤을 때 모습입니다.
별다른 건 없고, 오큘러스 퀘스트 2 장착을 위한 헤어 스트랩이 보이는데요. 이거 조금 불편합니다.
혼자 사용하는 거면 상관없는데 VR 게임 특성상 남녀노소 가족 구성원이 모두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다 보니 매번 다른 사람이 할 때마다 헤어밴드를 조정해야 되는데 매번 매우 매우 귀찮습니다.
이걸 개선한 게 오큘러스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엘리트 스트랩이라는 게 있는데 내구성 이슈가 있어서 추천을 잘 안 하시더라고요.
저는 그래서 헤일로 스트랩이라는 것을 따로 구매했습니다.
안전모 쓰고 뒤측 다이얼 돌려서 사이즈 조정하듯 할 수 있기 때문에 편할 거 같아서입니다.
측면 모습입니다. 오른쪽에 전원 버튼이 있습니다.
오랫동안 누르면 꺼지고 켜지고 하고, 짧게 한 번 누르면 대기모드로 들어가고 그렇습니다.
그 아래에는 볼륨 버튼이 있습니다.
볼륨은 거의 맥스로 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VR 게임을 즐길 수 없을 정도로 자체 스피커 출력이 세거나 하지 않습니다.
더욱 박진감 있는 사운드를 원하시면 다른 측면에 있는 오디오 잭을 통해 이어폰을 연결하여 사용하시면 됩니다.
왼쪽의 검은 구멍이 이어폰 연결 잭이고, 오른쪽은 USB-C 충전 및 데이터 통신 포트입니다.
중요한 얼굴과 맛 닿는 안면 폼 부분입니다.
스펀지 같은 걸로 되어 있는데 까칠한 소재여서 장시간 착용하면 스펀지가 얼굴에 닿는 부분이 빨갛게 올라옵니다.
전 세계적으로 이 부분에 대한 사용자의 불편이 많이 접수되었고, 오큘러스는 신청자에 한해 이 스펀지를 인조 가죽 소재로 된 제품으로 무료 교체 배송해 주고 있습니다.
아래 링크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 아래 폼에 따라 작성 후 일사천리로 무료 안면폼 신청 링크 이메일을 받았지만 간혹 피부가 빨갛게 올라온 사진 제출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오큘러스 퀘스트 2의 렌즈부 입니다. 사람의 양쪽 눈에 영상을 보내주는 방식입니다.
1,832X1,920의 비교적 높은 해상도와 함께 90Hz 주사율을 보여주기 때문에 격렬하게 머리를 좌우 또는 위아래로 흔들지 않는 한 어지럽지 않습니다.
렌즈와 렌즈 사이에 숫자가 보이는데요 이건 사용자의 동공 간 거리를 (IPD) 조정하는 장치입니다. 사람마다 각기 동공 간 거리 차이가 있기 때문에 내 눈에 딱 맞는 수치를 세팅하고 사용하여야 최적의 화면을 보면서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이게 안 맞으면 일단 영상이 겹쳐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조정할 수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희한하게 요 렌즈는 알콜이나 액체 형태의 클리너로 닦지 말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른 융으로 살살 달래 가면 닦아줘야 합니다. 따라서 최대한 렌즈 부가 오염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중요 포인트입니다.
오큘러스 퀘스트2는 전작 대비 해상도와 주사율도 개선되었지만 프로세서, 메모리, 무게 부분에서 개선을 이루었습니다.
프로세서: 스냅드래곤 835 --> 스냅드래곤 XR2
메모리: 4GB --> 6GB
무게: 571g --> 503g
오큘러스 퀘스트 2 패키지에는 안경 착용자를 위한 스페이서가 달려 있습니다.
이걸 장착하면 한 5미리 정도 공간을 띄워져서 안경을 쓴 사람도 벗지 않고 오큘러스를 바로 착용하여 사용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스페이서가 없는 상태에서 안경을 쓰면 안경 종류에 따라서 오큘러스 렌즈부와 안경 렌즈가 맞닿아 스크래치가 생기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으니 안경 착용자는 사용 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오큘러스 렌즈부에 직접 안경 렌즈를 장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를 렌즈 가이드라고 불리는데 네이버에 검색해 보면 다양한 렌즈 가이드 활용 사례가 나오니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저 역시 알리에서 자석식 렌즈 가이드를 주문하여 배송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이드가 오면 제가 다니는 안경점에 가서 렌즈를 장착할 예정입니다.
렌즈 가이드를 장착하면 확실히 안경을 쓰고 하는 것보다 오큘러스를 머리에 썼을 때 느낌도 좋아지고, 화면이 더욱 선명해지며, 불필요한 외부의 빛이 덜 들어오는 효과가 있어 게임이나 오큘러스 사용에 보다 더 집중할 수 있습니다.
오큘러스는 핸드폰과 연결하여 1차적으로 페어링을 한 후에 사용이 가능합니다.
동일 무선 네트워크에 접속되어 있으면 알아서 기기를 페어링 하고, 필요한 초기 업데이트를 진행합니다.
워낙 사용방법이 직관적이다 보니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가 없을 거 같습니다.
★
우리 딸내미에게 주라기 공원 앱을 실행해서 한 번 보여줘 봤는데 현실감이 있는지 무섭다고 하는 거 보니까 VR 효과가 있긴 한거 같습니다.
★★★★
저는 비트 세이버라는 대표적인 오큘러스 게임을 구매하여 실행해 봤는데요, 이 게임이 정말 돈값 합니다.
운동도 되고, 리듬에 맞춰서 몸을 흔들 수 있는 게 재밌기도 하고 스트레스도 풀립니다.
싱글 플레이도 되고 멀티플레이도 되다 보니 경쟁도 자연스럽게 유도되는 부분이 있어서 시간 가는지 모르고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 한 30분 정도 하니 온몸에 땀이 줄줄 흐르더라고요.
정리해보면 VR 게임을 평소 얼마나 집중해서 할진 모르겠으나, 심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을 때 바로 머리에 쓰고 게임을 몰입해서 할 수 있다는 점에 있어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비트 세이버 같은 게임은 운동의 효과도 있으니 더욱더 의미가 있기도 합니다.
다만 무거운 헤드셋을 머리에 착용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목 건강은 오롯이 사용자의 몫이라는 점도 간과해선 안될 포인트입니다.
이상 오큘러스 퀘스트2 개봉기를 마치겠습니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