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북 충전 테스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
▲ 애플 맥북프로 맥세이프 충전
실리콘 M1 PRO 또는 실리콘 M1 MAX를 탑재한 맥북프로는 높아진 성능만큼 더 높은 출력의 전원을 공급받아야 할 필요성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이번 맥북프로부터는 사라졌던 애플의 맥세이프 충전이 다시 부활했는데요. 16인치 맥북프로의 경우는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USB PD 충전의 100W를 넘어선 최대 140W 맥세이프 충전을 지원합니다.
▲ 맥북의 포트를 확장하면서 충전까지 겸용으로 사용하는 멀티 허브
그런데 모든 사람이 맥세이프로만 충전을 원하진 않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무거운 맥세이프 어댑터보다 더 가벼운 USB PD 충전기를 선호하기도 하고요. 맥북에 없는 USB 타입 A 단자와 RJ-45 LAN 포트 혹은 모니터 연결이 필요해서 멀티 허브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왕이면 충전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HOST 충전을 지원하는 멀티 허브를 많이 구매합니다.
또 어떤 사람은 우수한 성능의 맥세이프 어댑터가 마음에 들어서 케이블만 C to C로 교체해서 다른 노트북이라든지 전자 기기를 충전하는 용도로 활용하기도 할 겁니다.
▲ 실리콘 M1 PRO와 M1 MAX가 포함된 애플 2021 맥북프로 14인치와 16인치 모델
그러면서 수면 위로 올라 올랑 말랑하고 있는 이슈가 하나 있는데요. 바로 맥북프로의 충전 이슈입니다. 우선 맥북 프로는 성능에 따라 포함된 번들 어댑터의 모델이 다른데, 그에 따른 충전 속도가 다르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멀티 허브를 거쳐서 맥북프로를 충전하는 경우에는 USB 장치 호환에 이상이 생기거나 심할 경우 맥북이 벽돌이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일각에서는 소프트웨어 문제로 패치가 이미 돼서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이러한 이슈들은 현재 애플 기술 지원센터에 문의하여도 정확한 답을 받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어쩌면 맥북의 사용자가 다른 노트북에 비하여 많은 점. 특히 노트북의 고급 기능을 많이 활용하는 전문가들이 많은 점 때문에 극히 일부 기기의 증상일지라도 이러한 현상이 발견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반대로 USB PD 충전을 지원하는 다른 노트북에도 마찬가지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이렇게 많은 제품을 준비했습니다)
맥북프로를 충전할 수 있는 방법은 정말 다양합니다. 애플에서 전부 테스트할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어댑터와 허브, 케이블을 이용해서 충전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자유로워서 편할 수 있지만, 이 자유가 과연 안전한 걸까요?
그래서 이번 콘텐츠에서는 총 9편 정도의 분량으로 나누어 맥북프로를 충전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테스트해 보려고 합니다. 맥북프로 번들 어댑터 별로 충전 속도를 비교해 보고, 다양한 버전의 충전 케이블을 바꿔가며 충전해 보기도 하겠습니다. 허브를 이용한 충전 시에는 USB 연결, 데이터 전송 그리고 모니터 연결 등 충전 외의 다른 기능도 제대로 작동하는지 여러 가지 케이스로 나누어 점검해 보려고 합니다.
따라서 아래와 같은 준비물을 마련하고 충전 테스트를 진행해 보겠습니다.
맥북프로 충전 테스트를 통해 알아보고 싶은 것
▸ 아무 멀티 허브를 이용해서 충전해도 괜찮을까?
- 썬더볼트 지원 멀티 허브와 애플 정품 디지털 AV 멀티포트 어댑터의 충전 비교
- 썬더볼트 미 지원 일반 USB 멀티 허브의 USB 버전(속도)에 따른 충전 비교 (5Gbps vs 10Gbps)
* HOST 충전을 지원하는 줄 알고 구매한 Microsoft Travel Hub는 HOST 충전 미지원으로 제품 리뷰만 진행 예정
▸ 맥북프로 번들 어댑터에 맥세이프 케이블 조합 대신 USB 타입 C To C 케이블로 충전해 보기
▸ 가장 흔히 사용하는 애플 정품 디지털 AV 멀티포트 어댑터는 맥북프로에서 쓸 만한가?
- 맥북프로 14인치와 16인치에서 사용할 때 충전 속도의 차이가 있을까?
- 맥북프로에 있는 3개의 썬더볼트 4 단자에 각각 연결해 볼 때, 모두 동일한 속도로 충전될까?
- HDMI와 USB 타입 A 확장 포트는 쓸 만한 성능일까?
- 맥북프로 번들 어댑터 별로(67W, 96W, 140W) 연결했을 때 충전 속도 차이가 있을까?
▸ 맥북프로 14인치에서 67W, 96W, 140W 번들 어댑터로 충전하면 모두 동일한 속도로 충전될까?
(14인치 맥북프로에서 어댑터에 따른 충전 속도 비교)
▸ 반대로 맥북프로 16인치에서 67W, 96W, 140W 번들 어댑터로 충전하면 어떨까?
(16인치 맥북프로에서 어댑터에 따른 충전 속도 비교)
▸ 같은 기대치(스펙)의 케이블이 종류에 따른 속도 차이가 있을 수 있을까?
- 애플 정품 C 타입 케이블, 애플 정품 썬더볼트 케이블, 애플 정품 맥세이프 케이블, 타사 C 타입 충전 케이블 등
※ 위 계획 내용은 콘텐츠를 진행하는 도중 테스트 결과에 따라 언제든지 변경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시작하려 했는데? 시작부터 이슈 발생! 과연 무슨 이슈가?
문제의 발단
원래 첫 콘텐츠는 ‘아무 멀티 허브를 이용해서 충전해도 괜찮을까?’라는 주제로 썬더볼트 지원 허브와 USB 버전별 멀티 허브에서 충전 속도를 비교하는 콘텐츠를 2부로 나누어 제작하려고 했습니다.
앞서 소개한 준비물이 모두 순조롭게 도착하여 모든 제품을 차례대로 연결해 보면서 간단하게 초기 불량이 있는지 점검해 봤는데요. 작동 테스트 시작하자마자 ‘예상치도 못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문제의 구성
1. APPLE 2021 맥북프로16 MK183KH/A (M1 MAX, 32GB, SSD 512GB)
2. 맥북프로 16인치 번들 어댑터 (140W, USB-PD)
3. SooPii S10CC 전력표시 Type C to C 100W PD PPS 초고속 충전 케이블 (2m)
4. EFM ipTIME UC305HDMI (5포트/USB 3.0 Type C)
문제의 내용
문제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일단 맥북프로 16인치 모델을 개봉해서 번들 어댑터에 100W PD 충전을 지원하는 SooPii 케이블을 연결했습니다.
그리고 맥북프로 16인치 모델에 구매한 멀티 허브들을 차근차근 연결하며 간단하게 충전이 되는지 테스트를 해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처음 테스트한 ipTIME 제품에 SooPii 케이블을 꽂는 순간, ‘픽’하는 소리와 함께 타는 냄새가 진동하고 흰 연기가 약간 올라왔습니다.
순간 멘붕이 오긴 했지만 재빠르게 케이블을 분리하고 차근히 대미지부터 파악해 보았는데요.
1) 맥북프로 16인치는 정상 작동하였고, 썬더볼트 4 단자도 이상이 없었습니다. (정상)
2) 맥북 프로 번들 어댑터 또한 정상 작동하였습니다. (정상)
3) 다른 디바이스에 물려 테스트해 본 결과 SooPii 케이블의 충전 기능은 정상 동작하였습니다. 그러나 충전 속도를 표기하는 디스플레이가 표시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직접적으로 탄 냄새가 진동했습니다. (일부 문제 발생)
4) SooPii 케이블과 직접 연결했던 ipTIME 멀티 허브의 PD 충전 단자에서도 탄 냄새가 진동하였습니다. 그러나 다른 디바이스에 물려 테스트해 보니 기기는 정상 작동하였습니다. (정상)
▲ 문제가 된 케이블 (사고 이후 충전 디스플레이가 표시되지 않음)
위 4가지 사항을 종합하면, 충전 속도를 확인하기 위해 전력 표시가 되는 <SooPii S10CC 전력표시 Type C to C 100W PD PPS 초고속 충전 케이블 (2m)> 케이블을 사용한 것이 문제가 된 것 같습니다. 다른 디바이스에 다시 케이블을 연결하여 확인해 본 결과 충전이 잘 되는 것으로 보아, 정확히 문제가 된 부분은 SooPii 케이블에서도 전력 표시를 하는 디스플레이가 문제 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케이블이 연결된 순간 커넥터의 부가 기능을 담당하는 디스플레이 회로에 과전류가 흐르면서 버티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문제 발생 시점 이전에 (맥북프로 번들 어댑터)-(SooPii 케이블)-(맥북프로)를 연결하여 케이블 테스트부터 먼저 해봤는데, 당시에는 분명 SooPii 케이블은 전력 표시 디스플레이까지 정상적으로 작동했었습니다. 확실한 건 아니지만 분명한 건 멀티 허브를 사용할 때, 무언가가 문제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 원인 분석 1 (다른 충전 케이블 연결)
우선 케이블 불량이 의심되어 마침 집에 있던 전력 표시 기능을 지원하는 또 다른 100W PD 충전 케이블 <Mcdodo CA-882 디스플레이 Type C to C충전 케이블 (1.2m)>을 사용해서 문제가 일어난 것과 동일하게 구성해 보았습니다.
한참이 지나도 충전 케이블이 타거나 전력 표시 디스플레이의 작동이 멈추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고, 이대로 SooPii 케이블 문제로 종결하려고 하던 찰나 약간 의심스러운 점이 발견되었습니다.
<EFM ipTIME UC305HDMI> 멀티 허브의 상품 DB를 보면 최대 60W PD 충전을 지원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Mcdodo(맥도도) 케이블에 표시된 전력 표시는 그것을 훌쩍 넘어서는 89W를 찍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충전 속도가 명확히 명시된 다른 디바이스에서도 테스트를 해봤기 때문에 Mcdodo(맥도도) 케이블의 전력 표시 기능에 문제점은 없었습니다.
문제 원인 예측
따라서 문제의 원인을 두 가지로 예측해 보았습니다.
예측 1) SooPii 케이블의 단순 불량 첫 번째는 SooPii 케이블의 단순 불량입니다. 원래부터 케이블에 문제가 있었다고 가정하면, 대체 케이블 Mcdodo(맥도도)에서 정상 동작하는 것으로 충분히 설득이 될 수 있습니다. |
예측 2) EFM ipTIME UC305HDMI 멀티 허브와 맥북 프로 간 전력 이슈 우리는 위에서 EFM ipTIME UC305HDMI 멀티 허브에 Mcdodo(맥도도) 케이블을 연결한 결과 89W의 전력이 멀티 허브에 전달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멀티 허브의 상세 스펙에는 불과 60W PD 충전을 지원한다고 나와 있었습니다. 여기서 남은 29W의 전력이 허브에 남아서 흐르다가 SooPii 케이블의 충전 표시 디스플레이 회로를 망가뜨린 게 아닐까 추측됩니다. |
문제 원인 분석 2 (EFM ipTIME UC305HDMI 멀티 허브의 잔류?)
우리는 예측 2에서 혹시 EFM ipTIME UC305HDMI 멀티 허브에 충전에 쓰고 남은 잔류가 맴돌면서 케이블을 망가뜨린 게 아닐까 의심했습니다. 이럴 경우 허브에 다른 디바이스를 연결할 때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없고 최악의 경우 맥북에도 영향이 갈 수 있겠다고 생각되었습니다.
▲ 전류 측정기 <이지넷유비쿼터스 NEXTU NEXT-VA03>
따라서 실제로 맥북프로에 인가되는 전류의 양이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맥북프로에 인가되는 전류의 양을 측정할 수 있는 USB 전류 측정기 <이지넷유비쿼터스 NEXTU NEXT-VA03> 제품을 추가로 구매했습니다.
먼저 전력 표시 기능을 지원하는 <Mcdodo CA-882 디스플레이 Type C to C충전 케이블 (1.2m)>과 <이지넷유비쿼터스 NEXTU NEXT-VA03> 기기의 측정오차 범위를 확인하고 레퍼런스를 정의하기 위해 멀티탭-가정용 전류측정기-어댑터-맥도도 케이블-NEXTU 전류측정기-맥북프로 순으로 연결해 보았습니다.
다이렉트로 연결했을 때 멀티탭에 연결된 가정용 전류 측정기는 평균 97.6W, 맥도도 케이블은 93-95W, NEXTU 전류 측정기는 평균 90.0W의 전력량을 표시했습니다. 두 제품 간 차이는 평균 약 4W입니다. 이 측정 결과를 레퍼런스로 정의하고 바로 문제가 됐던 <EFM ipTIME UC305HDMI> 멀티 허브의 측정값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측정 결과 멀티탭에 연결된 가정용 전류 측정기는 평균 90.9W, 어댑터-멀티허브의 구간은 88-89W로 측정되었고, 멀티 허브에서 맥북프로로 인가되는 전류는 평균 81.7W였습니다. 다이렉트로 연결할 때보다는 다소 큰 약 6.8W의 차이가 발생했습니다. 측정값 대비 비율로 계산해 볼 때 약 3.1W의 에너지 손실 (혹은 잔류)가 남아 있을 걸로 추정됩니다. 혹시 제품에 따라 어댑터-멀티허브, 멀티허브-맥북프로로 인가되는 전류의 양이 차이가 있는지도 추후 사용기에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충전 효율 비교
그러나, 제품의 스펙을 보고 당초에 예상했던 20W 이상의 전류가 남아 있지는 않았습니다. 애초에 <EFM ipTIME UC305HDMI> 제품은 상품페이지에 나와 있던 60W 보다 더 높은 수준의 HOST 충전을 지원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EFM ipTIME UC305HDMI> 출시 날짜(2020.08)로 예상컨대 그때 당시 60W PD 충전을 지원하는 노트북으로 충전 테스트를 할 수밖에 없어서 상품페이지에 60W 충전까지만 명시된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결론
아무튼 <EFM ipTIME UC305HDMI> 제품의 PD 충전 속도는 상품 DB의 오류로 예상되었고, 덕분에 100% 확실하게 SooPii 케이블의 고장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끝내버리게 되었습니다. 다만, 맥북에 다른 호환되는 기기를 사용해서 충전할 때, ‘100% 안전할 수 없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만으로 충분함을 느낍니다.
아직 남아있는 찜찜한 부분은 차츰 맥북프로 충전 테스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풀어보려고 합니다. 사실 이번 SooPii 케이블 사망 사건과 같은 해프닝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다시 관찰될 수 없을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이긴 합니다.
어떤 허브를 이용해서 데이터 연결이랑 충전을 같이 사용하면 맥북이 벽돌이 된다거나 다른 USB 장치가 고장 난다거나 맥북 정품 케이블과 다른 충전 케이블에 속도 차이가 난다거나 맥북 어댑터마다 충전 속도가 다르다거나 하는 이슈들은 어쩌면 테스트하는 동안 나오지 않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됩니다. 이슈가 나오면 나오는 대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제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일 수도 있겠지만, 이번 프로젝트는 그걸 조금이라도 확인해 본다는 내용에서 결코 나쁘지만은 않을 것 같다고 생각됩니다.
(앞으로 열일 할 맥북프로, 그때까지 잘 버텨줘!)
그래도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충전하고 테스트를 하다 보면 ‘모든 방법이 빠르고 안전했다’, ‘어떤 제품이 더 좋다’, ‘어떤 방법이 나이스하다’ 등의 결론이 나오고 사용자들에게 유익한 정보가 될 것을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맥북프로 충전 테스트 프로젝트를 시작하겠습니다.
(다음 사용기에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