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쯤에 아이피타임 A8004ITL 기종을 지른 걸로 간단하게(?) 글을 올린적이 있습니다.
그걸 계속 써오다가 금전적 사정으로 처분하고(믿겨지진 않겠지만 그게 어느 시점에서 가격이 꽤 뻥튀기되어있길래 혹시나해서 당시 구입했던 가격인 11만원 쯤에 올려봤더니 그거 올리자마자 잽싸게 팔려나갔습니다. 공식적으로는 단종인 모양인데, 한편으로는 다른 물건을 얼마나 개판으로 만들었으면 저런 물건이 저 가격에 금방 나가는가 싶기도합니다.) 임시방편으로 쓸 것들 중 그나마 싼 아이피타임 A1004NS 기종을 질렀다가... 아 이거 괜히 돈만 날렸다는 판단하에 바로 처분해버리고 그나마 좀 제정신으로 쓸만한 걸 고민해보다 최종적으로 결정한 게 이겁니다.
TP-Link Archer C7
다른 거 냅두고 이걸 지른 게, 일단 집에다 걸어둔 게 기가비트라 당연히 100M 전용 공유기는 다 걸러야하고, 여기에 여러차례 속을 뒤집어엎은 똥구데기 리얼텍 & 미디어텍 칩셋까지 거르면(즉 브로드컴 or 퀄컴 칩셋 내에서) 결과적으로는 저게 가장 싸게 걸쳐있는 걸로 나옵니다. 근데 저 회사 제품을 쌩으로 쓰기는 좀 아햏햏하니(무슨 안습근평이네 동네로 뭐가 날아가네 뭐네 이런 얘기가 꽤 많습니다. 펌웨어 단계가 아닌 하드웨어 단계에서 비롯된 문제라면 어쩔 수 없지만.) 펌웨어를 다른 걸로 덮어씌울 수 있는지 확인해본 결과 역시 저 기종이 그 중 가장 싼 걸로도 나옵니다.
사실 이거 아래쪽으로도 Archer C6 기종 중 초기형이 퀄컴 칩셋 탑재된 것으로 확인됩니다만(후기형은 숨이 턱 막히는 망할 미디어텍, 이 쪽은 제품 생겨먹은 것 자체가 다릅니다.) 문제는 출시 국가에 따라 세부 사양이 미묘하게 다르다는건데 이게 커스텀 펌웨어를 적용할 수 있는 기종이 갈린다는 것입니다. 유럽 버전이 특정 커스텀 펌웨어를 해당 펌웨어 측에서 공식적으로 지원하고 미국 버전은 비공식 지원이라 설치 과정이 더 복잡해질수도 있다는 점, 그리고 국내에 판매중인 건 어느 쪽 기반인지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 없기 때문에 굳이 이런 쪽으로다 모험을 걸기엔 심히 아햏햏하니 결과적으로는 저걸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상자는 유난히 리스테린 특정 기종틱한 색이 주를 이루네요. 앞쪽에는 제품 생겨먹은 게, 뒤쪽에는 제품에 대한 간략한 내용이 있습니다.
상자를 까보면 나오는 내용물은 이렇습니다. 기기가 비닐로 한 번 더 포장되어있는데 보면 느끼는 게 뭐 갖다버릴 게좀 늘어나긴 합니다만 한편으로는 기스 찍 갈 염려는 거의 없다는 거, 아이피타임 기종들 몇몇이 저런 처리가 전혀 안돼있다보니 물건을 꺼내보면 기스가 가있는게 보이긴 했습니다. 그것도 좀 비싼 기종에서...
내용물은 당연히 본체가 들어가고, 그 외 18W짜리(12V 1.5A) 어댑터, CAT.5E LAN 케이블, 사용설명서(대충 요약본 정도), 그리고 무슨 카드틱한 게 들어가있는데...
그 카드틱하게 생긴 것에 위와 같은 게 적혀있습니다. 보통 저런 게 본체 어딘가에 붙어있지 않나 싶은데(이것도 본체 아래쪽에 같은 게 적혀있습니다.) 아마 어디에다 붙여서 써먹는 용도로 보입니다. 뒤쪽에 무슨 스티커 같은 게 있더군요.
무슨 관리 앱도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밑에서 언급하겠습니다만 아마 저걸 쓸 일은 없을 듯 합니다.
이게 본체인데, 생각보다 차지하는 면적이 꽤 넓습니다. 사양이 현 시점에선 구리구리한 물건이라 내부는 좀 휑하지 않을까싶은데 찾아보니 내부가 휑한 건 아닌 모양이더군요. 위쪽에 두 줄로 움푹 들어간 부분이 있는데 정면에선 보이지 않는 방향으로 통풍구가 숭숭 뚫려있는데, 이거 작동 시 의외로 발열이 제법 있는 편이더군요.
사양 얘기가 나온김에 언급하자면, 이 공유기 내부 사양이 퀄컴 QCA9563(꼴랑 1코어, 초기 기종은 QCA9558) + RAM 128MB DDR2 + Flash 16MB 요렇게 된다고합니다. 요새 기준으로는 거의 뭐 개 구데기나 다름없고 이딴 사양이 6만원 안팎이라는 게 말이 안 되긴 하지만(말이 6만원 안팎이지 실제로 구입했을 땐 급하게 구해야해서 이곳저곳 쑤셔본 끝에 7만원 가까이 되는 거금을 들여 겨우 구했습니다.) 요건 내에서는 ‘그나마’ 싼 물건인데다 이것보다도 바가지가 극심한 기종이 있기도하니 뭐...
뒤쪽 포트 구성. 전원 포트 - 전원 스위치 - 공장 초기화 스위치 - USB 2.0 - WAN - LAN * 4 순입니다. 현재 판매중인 가장 최신 기종 이전에 있었던 것들은 USB 포트가 2개 있었다고하는데 최신형은 보시는바와 같이 1개만 탑재되어있고 그거 외에도 몇 가지 개악된 부분이 있다는데, 현 시점에선 중고품을 찾는 게 아닌이상 그 이전 판들을 구하기가 쉽지는 않으리라 봅니다. 그만큼 가격이 싸졌다면 모르겠는데, 원래 가격이 얼마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그닥 싸지도 않습니다.
그 전에 저기에 뭘 연결할 일이 있을 것 같지 않다는 게... 굳이 찾자면 추후 프린터를 들일 때 저기에 연결할 일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본체를 두는 곳이 따로 있는데 공간 문제로 거기엔 프린터를 둘 수가 없어서 다른 위치에 둬야하는데 그걸 네트워크로 연결해서 써먹는 방법이 있긴 하니까요.
그러고보면 왜 아이피타임 공유기엔 전원 스위치가 없는건지 의문이네요. 그나마 상위 기종에 속하는 물건에도 없고(이건 A8004ITL 기종에서 확인했습니다.) 최상위 쪽(ex. AX8004BCM)에는 비슷한 게 있다고는 하나 Wi-Fi만 끄고 켤 수 있다는 의미 불명의 사양, 그나마 있는 건 확장기 쪽이더군요.
공유기 작동 시 켜지는 LED. 전원 - 2.4G - 5G - 인터넷 신호(주황색 : 연결은 감지되었으나 신호가 들어오지 않음, 녹색 : 정상) - LAN 1~4 - USB - WPS 순입니다.
설정 화면에 진입하면(기본값 192.168.0.1) 처음엔 관리자 비밀번호를 설정하라고 합니다. 대충 설정해주고...
설정 과정은 시간대 - 인터넷 연결 방식(유동 IP인가 고정 IP인가 그런 것, 자동 감지 설정이 있습니다.) - MAC 주소 관련 설정 - Wi-Fi 설정 순입니다.(밑에 QR 코드 어쩌구저쩌구 되어있는 부분으로 아래쪽이 가려져서 저걸 닫아야합니다.) Wi-Fi 설정 중에 ‘스마트 커넥트’라는 기능이 있는데 2.4G 쪽과 5G 쪽을 같은SSID로 묶어서 접속된 기기에 따라 적절한 대역폭으로 알아서 잡아주는 기능이라고 합니다...만, 이게 과연 효율적일지는 모르겠고 무엇보다도 밑에서 언급할 점으로인해 현재로썬 이 기능을 쓸 일이 없습니다.
완료 시 로그인을 하라는데, 그냥 쌩깝니다. 공유기 자체 기능과는 크게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이고 무엇보다도 특정작업을 거치려고하기 때문에 굳이 저기에다 계정을 만들 일이 없기도합니다.
아무튼 설정을 모두 끝내면 위와 같은 화면이 뜹니다.
하지만 이거 그냥 쌩으로는 안 쓸겁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그냥 쓰기는 좀 아햏햏한 느낌이 들다보니(+ 여기에 소문에 의하면 국내 쪽은 펌웨어 지원이 다소 구리퀘퀘하다는 악평도 있다고합니다.) 커스텀 펌웨어로 갈아엎을 생각이기 때문이죠. 그렇다보니 나머지 부분은 그냥 과감하게 생략해버렸습니다.
혹시 모를 경우를 대비해서 일단 원본 펌웨어는 최신 버전으로 갱신해놨습니다.
그래서 이 물건을 어떻게 할 것인가, 커스텀 펌웨어 중 인지도가 높은 ‘OpenWRT’라는 펌웨어를 올리고자 합니다. ‘OpenWRT Archer C7’ 식으로 검색 시 위와 같은 사이트가 뜨는데, 여기에서 위 기종용 커스텀 펌웨어를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주의해야 하는 점이 기기의 세부 버전에 따라 적용 가능한 펌웨어가 다르다는 것, 그러니까 버전을 잘못 봐서 잘못된 펌웨어로 올리게되면 최악의 경우 쓰레기통으로 직행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확인법은 기기 아래쪽이나 설정 화면에 기기 버전이 표기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해외 쪽 펌웨어는 확실치 않으나(펌웨어 버전에 따라 다르다는 언급도 존재) 국내 쪽 펌웨어에선 저 커스텀 펌웨어를 바로 올릴 수 없더군요. 펌웨어 업그레이드 방식으로 올리려고하면 잘못된 형식이라면서 빠꾸를 쳐먹이는데, 이거 관련해서 찾아본 결과 아래와 같은 내용물이 나옵니다.
- 우선 기기 버전에 맞는 펌웨어를 내려받으시오.(끝에 ‘factory’라 적혀있는 걸 올려야합니다. ‘sysupgrade’라 적혀있는 건 이전 버전에서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할 때 써먹는 펌웨어입니다.)
- 펌웨어 파일명을 ‘ArcherC7v5_tp_recovery.bin’으로 변경하시오.
- TFTP 유틸리티를 실행, 이 때 PC IP를 ‘192.168.0.66’으로 고정하고(이 때 반드시 공유기와 PC가 유선으로 연결되어있어야 합니다.) 폴더를 해당 펌웨어가 저장된 경로로 지정하시오.(원 글에는 root 경로라고 적혀있으나 해당 펌웨어가 저장된 위치라면 어디든 상관없는 듯 합니다. 혹시 모르니 쌀나라말 외 다른 언어가 적혀있는 폴더는 X.)
- 공유기 전원을 내립니다. 이후 Reset 스위치를 누른 상태로 전원을 다시 올리고 TFTP 유틸리티에서 공유기로 펌웨어 파일이 전송이 완료될 때까지 Reset 스위치를 계속 누르고 있다가 완료되었을 때 땝니다.(원문에서는 5~10초 정도로 언급, 이 때 위에서 언급한 WPS LED 부분이 점멸합니다.)
- 몇십 초 ~ 몇 분 이내로 펌웨어 작성이 완료됩니다.(원문에서는 30초 이내로 언급)
(출처 : https://www.reddit.com/r/openwrt/comments/a1ixlb/is_archer_c7_v5_supported/)
즉 이 과정을 거치려면 유선 네트워크 연결을 할 수 있는 PC가 있어야한다는 겁니다. 저 작업을 거쳤을 당시 중고 노트북 처분 준비 직전이었기 때문에 이 때 급히 작업을 떠놔야했습니다. 아이패드 갖고는 저 작업이 불가능하니까요.
아무튼 이 작업이 무사히 완료되면 짜잔~ 위와 같은 화면이 뜹니다. 요건 192.168.1.1 주소로 접속합니다.
이 쪽 펌웨어의 특징으로, 초기 설정이 Wi-Fi OFF로 되어있기 때문에 유선 연결이 가능한 PC가 필수적이며, Wi-Fi 관련 설정에서 별도로 활성화를 거쳐야합니다.(애석하게도 그 부분까지는 못 건져놨습니다. 글 작성 시점에선 노트북을 처분해버린 상태라 지금은 확인도 어렵습니다.)
근데 이 펌웨어 자체가 써먹기 좀 복잡하기도해서, 이것보다는 조금 써먹기 쉬운 물건으로 건너가고자 합니다.
‘Gargoyle Router’라는 또 다른 커스텀 펌웨어인데, 위의 OpenWRT 기반이라고 합니다.
이 쪽도 커스텀 펌웨어 측에서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기종으로 나오는데 역시 버전에 따라 올릴 수 있는 펌웨어가 다릅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중기형(V3 계열) 기종은 펌웨어가 없네요.
이것도 올리는 방법이 위의 OpenWRT 펌웨어와 같습니다. 이거 관련해서 삽질을 벌려서 하마터면 7만원 가까이 되는 금액을 쓰레기통에 쑤셔박을 뻔했는데 OpenWRT 내에서 저걸 펌웨어 업데이트 식으로 올렸다가 먹통이 되갖고 고생을 좀 했습니다.
몇 년 전 이 쪽 펌웨어를 손대본 적이 있었는데(당시 같은 회사 TL-WA850RE 극초기형 기종에서 확인) 그 땐 OpenWRT 내에서 Gargoyle 펌웨어를 업데이트 방식으로 바로 올릴 수 있었는데 위 기종의 경우 펌웨어 구조가 다른건지 바로 올리려고 했더니 기기가 뻗어버리더군요.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인 게 위의 복구법이 그대로 먹혀들어가서 이 쪽으로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 다른 쪽으로 생각해보면 요 방법으로 원본 펌웨어로 되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건 나중에 직접 확인해봐야 알 것 같습니다.
(덧. 뒤늦게 눈치챘는데 이 펌웨어 기반이 OpenWRT 18.06.5 버전이었습니다. 베이스가 구 버전이라 문제됐던 것으로 추정. 어쩐지...)
어쨌든, 무사히 작업이 완료되면 짜잔~ 위와 같은 화면이 뜹니다. 이것 역시 192.168.1.1 주소가 기본값입니다.
이건 위의 펌웨어와는 달리 특이하게도 1번 LAN 포트에 기기 연결 시 LED는 4번 포트에 해당되는 부분이 켜집니다. 뒤쪽에서는 1-2-3-4 순이지만 앞에서 봤을 땐 4-3-2-1 순이 되는데 아마 이것 때문인 듯 합니다.
여기에선 처음엔 암호를 입력하라고 나오고 아무거나 치면 접속이 안 되는데, 펌웨어 배포 사이트에 초기 기본 암호가 언급되어있습니다. 그걸로 입력해서 접속하면 신규 암호 및 시간대를 설정하라는 게 나오고 그 둘만 설정하면 바로 메인 화면으로 진입하게 됩니다. 언어 파일을 별도로 집어넣을 수 있는 것 같은데 별도 파일은 보이지 않는 것 같더군요.
초기 설정 화면 중 일부. 이것도 기본 설정이 Wi-Fi OFF입니다. 역시나 유선 연결이 가능한 PC가 필요하며 설정은위의 ‘Wireless’라고 적혀있는 부분에서 저게 비활성화되어있는 걸 ‘Access Point’로 설정하면 되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저걸 설정한 직후에 LAN 포트가 잠시 마비되더군요. 다시 연결하면 되긴 했습니다만.
위의 OpenWRT 펌웨어도 그렇지만 지금 유선 연결이 가능한 PC를 팔아치운 상태라 혹시라도 여기에서 전체 초기화를 거쳐야할 일이 생기면 이러한 점 때문에 그야말로 난리가 납니다. 개인적으로 쓴다면야 모르겠는데 공용이라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나머지 부분은 딱히 손댈만한 곳이 별로 없다시피해서(굳이 찾자면 공유기 내 시간 설정) 다른 부분은 생략했는데, 이것도 추후 좀 자세하게 둘러볼까 생각을 좀 해봐야겠네요.
지른 지 얼마 안 됐기도 했고(전날) 커스텀 펌웨까지 때려박은 상태라 시간이 좀 흘러야 어떻게 돌아갈 지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것 같긴 하지만 일단 구리구리한 하드웨어 사양 치고는 제법 쓸만한 상태는 됩니다. 현재 공유기에 연결 중인 기기가 아이폰, 아이패드 요 둘 뿐인 것도 있긴 한데(PC는 공유기와는 별개로 벽 쪽 LAN 포트와 직통으로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사실 이게 성능보다는 안정성 자체가 문제였던 게 상당히 크긴 합니다. 망할 미디어텍 칩셋에선원인 불명의 뚝뚝 끊김 문제로 미친듯이 시달려본 경험이 있다보니 그것만 벗어나도 거의 뭐 감지덕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