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마피아 조직을 이끄는 두목에 초점을 맞췄지만 사실상 그가 지키려는 것은 가족이다.
코폴라 감독은 보스이기 이전에 가장으로서 가족을 지키고 자식들을 강하게 키우려는 대부의 인간적인 모습을 부각시켰다.
덕분에 이 영화 개봉 이후 미국에서는 마피아에 대한 시각이 우호적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실제로 원작자인 마리오 푸조의 소설이나 영화에 그런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
이를 우려해 여러 감독들은 마피아를 미화한 작품이라며 감독 제의를 거절했다.
영화 제작 소문을 듣고 원작 베스트셀러 소설을 쓴 마리오 푸조를 비롯해 제작진을 협박했던 마피아들도 사전에 제작자가 건네 준 대본을 읽어보고 더 이상 위협을 가하지 않았다.
다만 극중 '마피아'라는 말을 사용하지 말라는 조건을 붙였을 뿐 내용은 문제삼지 않았다.
그만큼 영화 속 마피아 패밀리는 잔혹하면서도 의리있고 뚝심있는 사내들로 묘사됐다.
여기에는 과도한 폭력 묘사를 싫어했던 코폴라 감독이 단순 범죄 영화나 폭력물이 되지 않도록 세심한 공을 들인 드라마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를 위해 코폴라 감독은 원작을 충분히 숙지하고 영화에 맞도록 푸조와 공동 각색을 했다.
덕분에 수 많은 인물들이 얽히고 설키며 벌어지는 배신과 음모의 이야기가 파노라마처럼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그러면서 충격적인 마피아들의 범죄 행각을 양념처럼 끼워 넣어 극적 재미를 부각시켰다.
특히 다른 조직을 일소하는 장면을 아이의 세례식 속에 몽타주처럼 끼워 넣어 절묘하게 처리한 시퀀스는 새삼 영화의 품격을 돋보이게 만들었다.
말론 브란도, 알 파치노, 제임스 칸 등 배우들의 열연도 훌륭했다.
무엇보다 위풍당당하던 보스에서 늙고 지친 노인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준 말론 브란도의 연기는 일품이다.
여기에는 유난히 어두운 조명을 좋아해 '어둠의 왕자'로 불린 촬영 감독 고든 윌리스의 기여가 컸다.
그는 위에서 뚝 떨어지는 조명으로 말론 브란도의 얼굴에 짙은 그늘을 드리우며 눈이 보이지 않도록 만들어 신비감을 강조했다.
니노 로타가 작곡한 쓸쓸한 메인 테마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애조 띤 선율이 가족의 비극과 잘 어울리며 비장미를 강조한 명곡이다.
마피아의 미화 여부를 떠나 대부는 한 시대의 아이콘이다.
숱한 갱 영화의 전범이 된 이 작품은 범죄 영화가 우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걸작이며, 대를 이어 세습되는 절대 권력의 속성을 파헤친 고발장이다.
이번에 3부작 세트로 나온 블루레이 타이틀은 4K로 화질이 리마스터링됐다.
2007년에 나온 화질 보정판 DVD도 영상이 우수하지만 이번에 나온 블루레이는 훨씬 뛰어나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원본 필름 뿐 아니라 여러 군데 보관된 필름까지 확보해 디지털스캔을 거친 뒤 워너브라더스 산하의 스피리트4K에서 원본에 가까운 최적의 화질을 뽑아냈다.
코폴라 감독도 "원본 영상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오래된 작품을 이토록 아름다운 영상으로 복원해 놀랍다"고 감탄햇다.
그만큼 1080p 풀HD의 1.78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필름의 고운 입자감이 느껴지는 가운데 매끈한 윤곽선과 선명한 색감을 자랑한다.
다만 어두운 부분이 지나치게 묻힌 감이 있는데, 이는 블루레이의 문제가 아니라 원래 고든 윌리스 촬영감독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짙은 암흑으로 찍었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스피리트4K 복원팀이 원본 필름의 어두운 장면을 분석해 봤더니 아무것도 찍혀있지 않을 정도로 어두웠다.
총 4장의 디스크로 구성된 블루레이 박스세트에는 각 편마다 음성해설이 들어있고, 4번째 디스크에 기존 DVD 부록과 블루레이에 새로 추가된 HD 영상의 부록들이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특히 DVD에서는 자막없이 수록된 음성해설에 한글 자막이 들어가 반갑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