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OXIA라는 브랜드명은 조금 생소하다. 혹시 어디 중소 브랜드인가 싶어 고개를 돌리시려는 분들께 잠시 브레이크를 걸자면, 키오시아는 도시바 메모리가 분사해 나온 곳으로 예전 도시바 메모리가 지금은 키오시아라는 이름으로 나온다 보면 되겠다.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키오시아 EXCERIA 라는 이름의 SSD로, 분사 전 도시바 PC500과 동일 모델에 펌웨어만 조금 손 본 버전이다. 당시 PC500의 포지션을 생각해 보면, 보급형 SSD지만 디램(DRAM)이 탑재돼 "쓸만하다"라고 평가할 수 있는 위치의 제품인 것. SSD 고를 때 가장 많이 보는 규격 몇 가지만 먼저 언급하자면 ▲PCIe 3.0x4 인터페이스, ▲NVMe 1.3 규격, ▲M.2 2280 폼팩터를 갖춘 제품이다.
구성품은 SSD 본체와 퀵 스타트 가이드, 그리고 플라스틱 케이스에서 빼낼 때 한 쪽 먼저 들어올리라는 소소한 주의사항이 적힌 종이가 있다.
전반적인 디자인은 통상적인 M.2 2280 폼팩터 SSD 형태다. 방열판은 따로 없으나, 국내 총판에 따르면 뒷면 스티커가 손상되지 않는 이상 5년 A/S가 적용된다고 한다. SSD 성능 보존을 위해 따로 방열판을 부착하는 유저들을 위한 정책인 듯.
KIOXIA EXCERIA는 성능상 보급형에 가까운 SSD지만 디램리스까지는 아니다. 총판에 따르면 250GB 및 500GB 모델에는 512MB 디램이, 1TB 모델에는 1GB 디램이 탑재돼있다고 한다. 디램이 없는(디램리스) SSD는 한꺼번에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때 병목현상이 발생하기 쉽다 보니(도저히 못쓰겠다 싶을 정도로 드라마틱하게 지장 있는 편은 아니지만) 소비자들은 대체로 디램 탑재 SSD를 선호하는 편이다.
총판에서 공개한 전체 스펙 표. 여타 SSD와 동일하게 파일 처리 속도는 용량이 클수록 우수하고, 수명도 그만큼 길다. 2021년 3월 기준 다나와 최저가가 250GB는 5.7만 원, 500GB는 7.2만 원, 1TB는 13.5만 원 상당인데 타제품 대비 가성비는 500GB가 가장 나은 편이다.
새 저장 장치는 항상 실사용 전에 디스크 초기화와 볼륨 할당을 해줘야 한다. 사용할 데스크탑이나 노트북이 M.2 슬롯을 2개 이상 지원한다면 초기 작업을 하기 수월하지만, 여의치 않다면 외장 SSD 케이스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 필자의 경우 ASUS TUF B450M-PRO GAMING 메인보드가 M.2 SSD를 2개까지 장착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OS 설치 SSD를 2번 슬롯에 옮기고 KIOXIA를 1번 슬롯에 장착하는 방식으로 큰 불편함 없이 초기 작업을 할 수 있었다.
※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제품은 PCIe 3.0x4 슬롯에 장착했을 때 최대 효율을 보여준다. 메인 SSD로 사용할 때의 부팅 시간은 OS나 UEFI 설정 및 사용 환경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20초 내외로 빠른 편이다.
TIP) 디스크 초기화 및 볼륨 할당은 윈도우10 기준 시작 버튼 우클릭 - [컴퓨터 관리]에서 좌측 탭의 [디스크 관리] 항목에 들어가 수행할 수 있다. 볼륨이 할당되지 않은 디스크가 검은색으로 표시되기 때문에 용량과 할당 여부로 새 저장 장치가 몇 번 디스크인지 판별할 수 있다.
KIOXIA EXCERIA SSD 500GB 모델 기준 사용 가능한 공간은 465GB로 표시된다. 이는 이론과 실제 계산에 적용되는 단위 값의 차이 때문.
>> 테스트 PC 스펙 <<
저장 장치 리뷰에 빠지지 않는 크리스탈 디스크마크 테스트 결과 순차 읽기/쓰기 속도는 각각 1700, 1600MB/s 대로 스펙시트에 맞게 나왔다. AS SSD 벤치마크에서는 1500, 1400MB/s 대로 비교적 낮게 측정되었다.
ATTO Disk Benchmark를 통해 속도 측정을 한 모습. 읽기 속도는 I/O 파일 크기 128KB부터, 쓰기 속도는 32KB부터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디램과 SLC 캐싱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진행한 나래온 더티 테스트 모습. 전체 용량 중 약 2% 정도 채운 시점에서 속도가 절반으로 떨어졌고, 남은 용량 75% 지점부터 다시 소폭 저하된 모습을 보였다. 테스트 결과 속도를 끌어올리는 SLC 캐싱 용량은 10GB 정도로 추정된다.
대용량 단일 파일 복사 테스트를 진행한 모습. 대체로 2GB/s 정도의 속도를 보이나 4GB 시점부터는 조금씩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소용량 다수 파일 복사 테스트를 진행한 모습. 속도가 안정적이지는 않지만 대략 200MB/s 전후로 동작한다. 이 또한 마찬가지로 한 번에 복사하는 용량이 커질수록 후반부에 속도가 조금 떨어지는 면을 보인다.
사용 전후 온도 변화 모습. 일반적으로 벤치마크 테스트를 하면 지속적으로 읽기/쓰기 작업이 수반되기 때문에 SSD 온도가 크게 상승하는데, KIOXIA EXCERIA는 부팅 직후 48도로 시작해 크리스탈 디스크마크 테스트 직후 71도로 표시되었다. 타사 제품들에 비해 온도가 전반적으로 10도 정도 높은 편이라 가능하다면 M.2 SSD 전용 방열판을 장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래서 후면 스티커만 온전하면 A/S 해준다는 듯)
게임을 하드디스크나 USB에 설치한 게 아닌 이상 로딩 속도는 대체로 비슷한 수준의 빠르기를 보여준다. 갓 설치한 메이플스토리를 실행해 본 결과 약 37초 만에 창이 활성화되었으며, 이는 여타 PCIe 3.0x4 SSD를 사용할 때와 비슷한 정도의 시간이었다. 사용자마다 즐기는 게임이 다양하고 로딩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도 많기 때문에 그냥 참고만 하면 될 부분.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몇몇 수치가 약간 아쉽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KIOXIA EXCERIA는 플래그십보다는 보급형에 가까운 포지션의 SSD라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동급 스펙 동일 용량 중 가격대가 가장 저렴하며, 디램이 장착된 제품인 만큼 특히 쓰기 속도가 디램 리스에 비해 우수한 면모를 보여준다. 하지만 SLC 캐싱이 10GB로 적은 편이라는 점은 다소 아쉬운 점으로 지적할 만하다(출시 초기 언론에서 진행한 리뷰 콘텐츠에서는 캐싱이 40GB 수준으로 나타났으나 리버전 혹은 펌웨어 변동이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개인적인 사용 소감으로는, 높은 성능을 요구하는 메인 SSD보다는 PCIe 4.0x4와 3.0x4를 동시 지원하는 최신 메인보드에서 데이터 저장용 서브 SSD로 사용하는 것이 좋은 활용처가 될 것 같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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