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확찐자'가 되어 버린 모든 이들에게 애도를 표한다. 외출은 줄고, 배달 음식을 먹으며 무럭무럭 키워낸 살들, 게다가 말도 살이 찐다는 천고마비의 계절이 돌아오면서 다이어트란 더 어려운 숙제가 되었다.
그렇다면, 체중계를 통해 자신의 신체 상황을 정확히 수치로 캐치하고, 다이어트의 의지를 다져보는 건 어떨까? 자주 체중을 확인하는 것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실제로 미국 듀크대의 연구에 따르면 매일 몸무게를 잴 때 체중이 3배로 많이 빠지고, 군것질 횟수도 줄어든다고 한다.
수많은 체중계 중 어떤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을까?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체중계 시장의 트렌드를 '차트뉴스'로 빠르게 파악하고, 이를 참고해 다이어트, 건강관리에 도움을 줄 옥석을 가려보자.
코로나19 효과? 상반기 판매량 호조
체중계의 월별 판매량은 하반기에 강세를 보여왔다. 지난 3년간의 판매량을 살펴보면 체중계는 6~9월 사이에 가장 큰 판매량을 기록했다. 특히 스마트 체중계의 판매량이 크게 늘어 2019년의 경우 다른 해보다 압도적인 수치였다.
반면, 올해는 이야기가 좀 다르다. 상반기 특히 2월, 가파른 상승세를 시작으로 전년 대비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3년 동안은 판매량이 다소 주춤한 시기였던 5월이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시기였다는 것이 눈에 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코로나19와도 연결 지어 설명할 수 있다. 실제로 2월~3월에는 신천지예수교 및 대구시, 5월에는 이태원 클럽과 관련한 집단 감염 사태로 인해 전 국민이 불안함에 떨었던 시기였다. 그 결과, 실내 체육시설 방문 대신 홈트레이닝을 택하고, 건강관리에 관심을 둔 이들이 늘어나면서 역대급 판매고를 달성한 것으로 점쳐진다.
10대 중 7대가 스마트 체중계
체중계는 크게 세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체중 측정의 기능에만 충실한 체중계, 체중뿐 아니라 체지방량, 근육량의 신체 치수를 측정할 수 있는 체지방계, 앱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 체중계다.
다나와 리서치에 따르면, 최근 1년간 판매된 체중계의 70%는 스마트 체중계로 나타났다. 일반 체중계는 24%, 체지방계는 6% 순으로 그 뒤를 따랐다. 체중계와 체지방계의 점유율을 모두 합해도 스마트 체중계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압도적인 인기의 원인은 스마트 체중계의 편의성에 있다. 관련 기기를 보유한 피트니스 센터나 병원을 가지 않더라도, 스마트폰에 전용 앱이나 호환 앱을 설치하면 체성분을 측정하고 실시간 그래프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측정된 내용을 기록해놓고 그래프로 그 변화를 직관적으로 볼 수 있어 체계적으로 자신의 신체 정보를 관리하는 것이 가능하다.
스마트 체중계는 3년 연속 성장세
체중계 중 가장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건 단연 스마트 체중계다. 다나와 리서치 결과,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모두 스마트 체중계의 판매량이 월등하게 나타났다. 체중계는 체지방계보다 약 2배 정도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스마트 체중계의 판매량은 3년 동안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시장 경쟁의 심화 및 기술 발전으로 스마트 체중계의 가격대가 많이 하락했고,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대부분의 스마트 체중계가 체지방계의 기능을 겸하고 있기 때문에 그 시장 파이까지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어떨까? 2020년 9월까지의 판매량을 보면, 스마트 체중계 > 체중계 > 체지방계의 판매량 순위는 동일하게 유지됐다. 판매량의 경우, 체중계는 이미 지난해 판매량을 가뿐히 넘어선 상태다. 스마트 체중계 또한, 9월까지의 추이임을 고려하면 올해 또한 전년 대비 상승세를 기록하거나 엇비슷한 정도의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측정결과 저장 기능은 저장 메모리에 사용자별 데이터를 저장해, 개인별 맞춤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능이다. 이를 탑재한 제품은 저장메모리에 사용자별 데이터를 체중, 근육량, 신장 등 신체지수를 저장하는 것이 가능하다. 게스트 모드가 있어 저장하지 않고 일회성으로 측정할 수는 제품도 있다.
최근 1년 동안의 다나와 리서치에 따르면, 측정결과 저장 기능을 탑재한 제품의 절반 정도가 12명 이상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예 무제한으로 측정결과를 저장할 수 있는 제품도 35%에 달했다. 4~6명만 기록할 수 있는 제품은 1%에 불과했다. 다만, 대가족이 아닌 이상 4~6명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에 참고삼아 보면 될 것 같다.
전원은 AAA건전지가 대세
디지털 체중계이기 때문에 전원의 종류도 중요하다. 가장 비중이 높았던 것은 AAA건전지로, 2019년 10월부터 2020년 9월까지 판매된 체중계 중 79%를 차지하며 다른 유형을 압도했다. 구하기 쉽고 교체도 편리하기 때문에 많은 제품들이 AAA건전지를 전원으로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흔히 코인 건전지 또는 동전 건전지로 불리는 CR2032전지는 12%로 2위, AA건전지는 8%로 3위를 기록했다. 이들과 AAA건전지(79%)를 합치면 세 가지 건전지가 전체의 99%에 달한다.
충전식 제품은 전체의 1%에 불과했는데, 번거롭게 충전하고 관리하기보다는 건전지를 넣어 두고 집 한 쪽에 방치하는 것이 체중계의 사용 행태와 어울리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스마트 체중계, 대표적인 측정기능은?
스마트 체중계는 전체 체중계 중에서 67%의 비중을 차지하며 대세 자리를 꿰차고 있다. 그렇다면, 스마트 체중계에는 주로 어떤 기능들이 탑재돼 있을까?
2020년 9월까지 판매된 제품을 측정기능별로 살펴본 결과는 근육량(13%), 내장지방(12%), 골량(11%), 체질량(BMI, 11%), 체수분(11%), 기초대사량(11%), 신체나이(11%), 단백질(11%) 순이었다.
소비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근육량, 내장지방, 골량, 체질량 측정 기능은 상대적으로 많은 제품들에 공통적으로 탑재되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선택도 이들 기능 위주로 이뤄지고 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 체수분, 기초대사량, 신체나이, 단백질과 같은 기능은 비중이 약간 낮은 편이다.
눈에 띄는 변화도 있다. 바로, 신체나이, 단백질 측정 기능의 점유율 향상이다. 2018년과 2019년에는 두 기능 모두 6% 미만 선에서 머물렀으나 올해 점유율이 11% 이상으로 크게 올랐다. 또한, 해당 그래프에는 기입되지 않았지만, 단순히 점유율 뿐 아니라 판매량도 대폭 늘어남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호환 앱은 애플 > 핏빗 = 구글이 강세
스마트 체중계와 연동해 사용하는 헬스케어 앱은 애플 건강, 핏빗(Fitbit), 구글 피트니스와 같은 외산 앱이 대부분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 중에서도 소비자들의 선택을 가장 많이 받은 것은 애플 건강이다. 전체 판매 제품 가운데 36%가 애플 건강과 연동되는 제품이었다. 애플 건강의 경우, iOS 8 이후에 출시된 모든 아이폰에 선탑재되고 있는 피트니스 앱으로, iOS가 아닌 다른 운영체제로 운영되는 스마트폰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헬스케어를 대표하는 앱 중 하나인 핏빗과 안드로이드 진영의 구글 피트니스는 각각 27%로 뒤를 이었다. 국산 헬스케어 앱을 대표하는 삼성 헬스와 LG 헬스는 8%, 2%로 아직 점유율이 높지 않다.
요즘 가장 잘 나가는 체중계는?
기획, 편집 / 조은혜 joeun@danawa.com
글 / 양윤정 news@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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